대단한 세상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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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 [화재의 색], [우리 슬픔의 거울] 3부작에 이은 새로운 시리즈 4부작의 첫 서막을 연 작품이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만났던 추리소설에서 압도적인 묘사로 인해 충격이 가시질 않았던 작품이 있었던  만큼 다른 분위기로 만난 프랑스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적인 작품을 대한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전 작 3부작에서 보인바 있는 그만의 상황설정 속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보인 언행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하지만 확실히 전 작품 라인들보다는 훨씬 더 흡입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서 영광의 시절로 불리는 1945년부터 1975년 사이를 관통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 안에서 저마다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린 이 작품은 프랑스 지배에서 독립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비누 공장을 운영하는 프랑스인 펠티에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다.



장, 프랑수아, 에티엔, 엘렌으로 이뤄진 4남매, 첫아들 장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는데 실패하고 아내 준비에브와 파리로 떠나 아버지의 도움으로 지인의 회사에 취직한다.



둘째 프랑수아는 파리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거짓말을 하고 파리로 떠나  신문사 리포터로 취직하게 되고 회계사인 동성애자 에티엔은 벨기에 출신으로 외인부대에서 근무하는 애인 레몽이 사이공으로 떠나자 함께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인도차이나 외환국에 일자리를 얻어 떠난다.



막내 엘렌은 오빠들이 모두 떠나고 부모님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며 그녀 또한 미술공부를 하고 싶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오빠들이 있는 파리로 떠난다.



4남매의 각자 자신의 인생행보를 결정짓는 이러한 과정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사건들을 그린 내용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블랙유머와 예기치 못한 살인행각, 그리고 애인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알게 된 거대한 음모에 휩쓸리게 되는 사연들에 이르기까지 시종 롤러코스터를 타고 멈출 수 없는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무엇하나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는 큰 아들 장이 벌이는 충동적인 행동과 얽히고설킨 프랑수아와의 연결고리, 죽은 레몽에 대한  그림움과 목숨을 바치면서 전쟁을 벌이는 현장에서 파리만도 못한 레몽의 죽음을 알게 된 에티엔이 아편으로 빠져드는 과정은 눅눅한 습기와 예고도 없이 내리는 비와 맞물려 그려나간다.






한편 저자가 그린  전쟁포로의 고문 장면은 읽으면서 차마 말 못 한 감정에 휩싸일 만큼  전쟁에 대한 추악함 들은  그 뒤에 여전히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 거대한 세력들을 함께 보임으로써 상반된 삶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당시 파리에서 벌어진 광부들의 파업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불안, 전쟁이 끝난 후 군인들의 직업 찾기와 생활 속 고난과 함께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허를 찌른 반전의 진실들은 끊임없이 몰아친 분위기를 충실히 그려냈다.



그들 4남매는 무엇을 희망하며 부모 곁을 떠났을까? 



무엇하나 독립적이지 않았던 그들, 부모의 도움을 거부했지만 알고 보면 결국 부모의 끝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한걸음 내딛을 수 있었단 사실은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한다.



700 페이가 넘는 두께임에도 지루함을 모르고 읽은 책, 걷잡을 수없이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세상에 대한  기대치는 무엇이었는지, 대단한 세상은 말 그대로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에서 희로애락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 저자가 4부 시리즈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을 그려나갈지 후속 편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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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엑스 마키나 - 인류의 종말인가, 진화의 확장인가
베른트 클라이네궁크.슈테판 로렌츠 조르크너 지음, 박제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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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사 중 하나인 인간수명에 대한 기대는 이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범위로 이어지고 있는바, 이 책에서 다룬 핫한 주제들의 담화들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제목인 호모 에스 마키나(Homo ex Machina)는 기계가 된 인간이란 뜻으로 나노 기술, 유전공학 기술, 마인드 업로딩 등으로 인간의 신체는 물론 정신적 능력까지 향상된 상태를 뜻한다.







이쯤 되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정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실험과 도전이 이미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고 이 책의 두 저자는 트랜스 휴머니즘 분야와 철학자인 슈테판 로렌츠 조르그너 철학자와 향노화 관련분야에서 권위자 베른트 클라이네궁크 의학교수다.



기술의 변화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여기에 자연과학까지 기반을 둔 철학을 트랜스 휴머니즘이라고 불리는데 두 저자는 이것이 우리들에게 어떤 이익(기회)과 위기를 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 내용들이 실제처럼 다가온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이를 연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급진적 생명 연장의 의제로써 다루는 트랜스휴머니즘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인간수명은 500년 이상을 바라본다.



이를 위한 연구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생의학은 물론이고 예방의학 범위까지 필요한데 마치 영화 속에서 부활에 대한 인간의 기대치를 실현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처럼 보인다.







그런데 만약 정말 실현이 된다면 냉동인간은 과연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신체는 이미 노화된 상태로 깨어났고 세상은 변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갖추어지려면 비용이 발생할 텐데 이 비용은 어디서?...(이런 점에서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그것까지 생각하고 있으니 대단해요!)




실제 이런 트랜스휴머니즘이 철학자들에 의해 발전하고 니체의 '초인'개념 또한 초기 사상에 분류되었단 사실과 함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유전자 강화와 마인드 업로딩이다.




원하는 유전자만 선택해 아기를 탄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와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뇌에 대한 가상이 실제로 이뤄지는 세상이 온다면 이는 비단 공상과학이나 영화에서만 다루는 문제가 아닌 테크노아트에 이르기까지 창작과 상상에 대한 것들이 현실로 와닿을 수 있다는 점들이 놀라웠다.








인간의 능력을 어디까지 향상될 수 있을까에 대한 도전과 연구는 과학과 시술활용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어 무엇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윤리적인 문제와 자유에 대한 올바른 생각이 필요함을 느꼈다.




생식의 자유, 교육의 자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함으로써 우리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진정한 유토피아로 살아갈지, 아니면 남용으로 인한 디스토피아 세계로 살아갈지에 대한 책임감까지 두 저자가 나눈 내용들을 통해 보다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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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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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가사 노랫말에 들어 있는 ~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1년도 버틸 거야~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떠올린 가사말인데  하루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수고했다고, 내일은 또 다른 희망이 있을 것이란 의미처럼 느껴지는 작품 속 내용과 어울린 듯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등장인물을 맞이하는 카페 주인의 모습은  실제 작가도 운영한 경험담이 녹아있는 듯한데 퇴근길에 잠시나마 지친 나의 심신을 휴식처 삼아 쉴 수  있는 곳이라면 이런 카페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연작처럼 이어지는 분위기와 함께 그들의 1인칭 서술로 이어지는 진행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듯한 느낌도 들고 밤에만 열린다는 설정이 아늑하고 차분한 마음의 소리를 진정시켜 주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



빨리 흘러가는 것이 아닌 치유의 장소처럼 드리운 카페의 분위기는 내 얘기 같기도 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도 할 수 있게 되는 마법 같은 곳이자 커피 향이 퍼지는 곳.



따뜻한 커피와 마시멜로, 샌드위치, 버섯타르트, 통사과구이까지, 카페 주인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음식을 권하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라면 누구든 환영하지 않을까?



아니 나만이 아는 장소로 간직하고픈 곳이기도 한 카페, 소설 속에 잠시 내 마음을 담그고 힐링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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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고려사 : 고려거란전쟁 편 - 알고 봐도 흥미진진한 역사 이야기
박종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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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고려- 거란 전쟁]이 끝났다.



사극 드라마가 대부분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다룬  것들이  많고  고려 역사 중에서도 무신 정권을 다룬 드라마를 방영하던  것에서 벗어나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좀 더 재밌게 접할 수 있는 책을 만나본다.



역사 전문 교양 채널인 [역주행 조선왕조실록]으로 역사를 대하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는 저자의 이번 책은 역사가 주는 암기위주의 방식이 아닌 스토리텔링과 그림을 접목해서 독자들에게 들려준다는 점이 기존 역사서와는 차별화를 둔다.



이 책을 읽기 전 운영채널을 봤는데 역사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있는 독자들에겐 아주 유용한 구성으로 짜여있음을 느꼈다.



이 책 또한 채널에서 보인 부분들과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들을 더해 출간한 책으로 고려를 세운 왕조부터 거란 3차전에 이르기까지 당시 거란의 정세와 고려의 상황을 비교하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동화처럼 다가온다.



이는 딱딱한 문체가 아닌 옆에서 얘기를 나누듯 그 당시 상항에서 왜 그런 상황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부분과 어지러운 혈연 족보 관계도, 거란의 침입과정, 그 시대 왕으로서 잘한 점들은 무엇이며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리에 대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일목요연하게 다룬 점들이 재미를 느끼게 한다.








거란의 침입에 맞서 외교나 공방전을 통해 영웅이 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긴 세월 동안 거란을 물리치기까지의 여건이나 희생정신은 물론 배신자나 도망자, 왕권강화를 위해 노력한 헌종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고려가 조선과 다른 점은 무엇이며 그로 인한 고려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과정 속에 복잡한 상황 관계도는 그림과 요약을 통해 깔끔하게 다룬 점이 돋보이는 책이다.








요즘은 동영상을 통해 공부하는 것도 하나의 교육 방법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 관한 많은 채널들과 책들이 많지만 이 책과 동영상을  통해 보다 쉽고도 흥미유발의 역사를 들여다본 시간이 좋았다.




특히 고려사, 고려사절요, 요사등 고전 문헌을 참고하면서 저자 자신의 생각들을 함께 들려줌으로써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좋았고 연표와 그림 가계도, 업적들을 다룬 부분들,  단순하게 그 시대의 연도와 공적들을 암기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진행을 이어가며 이해를 돕는 부분들이 역사를 대하는 방식을 좀 더 수월하게 느낄 수 있게 한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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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나라 정벌 - 은주 혁명과 역경의 비밀
리숴 지음, 홍상훈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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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40만 부 팔린 이 책은 중국 고대사 중에서도  갑골문자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상'나라에 대해서, 상주 혁명과 주역의 탄생, 공자에 이르기까지 한 편의 드라마틱하다고 느낄 수 있는 저서다.



제목에 정벌이 들어간 말은 상을 멸한 주나라와 비교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그리면서 오늘날 전근대 사회에 영향을 끼친 부분들을 다룬다.



이 책에서 가장 충격이 컸던 부분은 상나라를 대표하는 '인신공양제사'를 다룬 부분이다.



고대문명인 아즈텍에서 보인 것처럼  상나라에서도 인신공양이 이뤄졌는데 인신공양의 대상이 발굴현장에서 드러난 형태를 통해   글로 표현하기엔 끔찍하다고 밖에 할 수 없고, 약 1000년여간 지속된 이러한 흔적은 상나라 때 절정을 이뤘다고 한다.








여기엔 고사성어로 회자되는 '주지육림'이란 말이 생기고 실제 제사에서 술에 취해 인간이 행할 행위는 아닌 행동을 보인 내용은 이후 주나라가 상나라를 정벌하면서 없어진다.




책은 후반부에 이르러서 저자의 역사 재구성 형식으로 이어지는데 주나는 상나라에 제사에 사용할 제물(대부분 강족 사람들)을 바치는 일을 담당하던 나라다.



그런 주나라가 문왕 때 맏아들 백읍고를 바치면서 절치부심, 상나라 정벌을 함으로써 새로운 나라가 세워진다.



 새로운 나라의 기틀이 세워질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과거를 지우는 일이다.



주나라가 상을 멸하고 자신들의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지우는 과정에는 주공의 주도하에 인신공양은 물론 인간사냥에 대한 일들을 지우고 필요한 부분만 남겨두었다는 점이다.



이는 혁명에 대한 타당성 외에도 잘못된 제도를 폐하고 인간이 가져야 할 예의 필요성을 대두시키며 펼친 정책을 통해서 어떤 기준점에 주안을 두었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혁명에 성공한 나라인 주나라,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피를 피할 수없었던 점은 이를 무마하고자 한 노력과 함께 덕치와 개혁에 필요했던 일신교 추진은 공자에 이르러 그가 펼쳐낸 육경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알고 있던 역사를 새롭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된다.




저자의 세세한 고증과 상상력을 덧대 펼쳐낸 내용들은 역사 속의 한 나라로 인식되던 상나라에 관한 고대사를 다큐를 접하는 듯했다.




두꺼운 책임에도 순식간에 빠져들 정도로 지루함이 없었던 시간, 그 고대의 시간 속에서 살다 간 인간들의 처세와 생각들을 현대에 살고 있는 독자들에게 다시 일깨워준 저자의 노력이 빛나는 책으로 고대사에 관한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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