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박서련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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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의 화자인 영화감독이자 배우인 실존인물 이경손과 그의 사촌인 앨리스를 주축으로 그려진 작품으로 경성을 무대로 한 점이 근 현대사의 시대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소설이다.



대대로 의관 집안이지만 누구보다도 예술에 대한 의지를 지닌 이경손이 독립운동을 위해 떠난 아버지를 찾으러 상해로 이주한 앨리스를 다시 만나고 둘은 종로 관훈동에 끽다점 카카듀라는 카페를 차린다.



 그곳에 모이는 여러 예술인과의 만남과 이후 앨리스와 카카듀에 관한 비밀이 드러나는 진행으로 흐르는  이 작품 속 전체를 흐르는 분위기는 당 시대 젊은 예술인들이 고뇌와 방황들이다.



여려 실존인물들의 등장하지만 낯익은 인물은 나운규 일정도 그 시대에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고 잊힌 예술인들을 살피자니 겉으로 보기엔 그저 아무런 생각 없이 순리대로 흘러가면 이에 순응한다는 식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들이 얼마나 힘든 고민과 삶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녹록지 않은 현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했는지를 알 수 있다.



이경순뿐만이 아니라 앨리스란 인물 또한 그 시대 여성들의 살아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주도적인 행동을 보이지만 그들의 생각 속에 잠재된 의식 한 부분엔 여전히 고정관념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이중성을 느낀 부분과 앨리스 자신이 갖고 있던 사상으로 인해 조국에서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들은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개인의 변화를 함께 그려 보인다.



무거운 분위기일 수도 있는 설정이나 이경손의 유머와 개성이 작품의 활력소처럼 다가온 작품이라 읽으면서 잠시 카카듀의 분위기를 상상해보곤 했다.



그 시대의 예상치 못한 부분들의 황당함들, 예술을 사랑하는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 예술도 발전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당시 문화적인 분위기를 잘 살린 작품으로  드라마나 영화로 만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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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 - 돈과 기름의 땅, 오일샌드에서 보낸 2년
케이트 비턴 지음, 김희진 옮김 / 김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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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출신 만화가 케이트 비턴이 직접 겪은 경험담을 그래픽 노블로 녹여낸 작품-



캐나다 동부 해변마을 출신인 저자는 문과 전공으로 졸업했지만 자신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직업의 한계와 학자금금 대출을 갚기 위해 서부의 앨버타 오일샌드 광산으로 떠난다.







고향에 있던 사람들조차도 스스로 떠나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알려진 그곳에서의 2년간의 생활상을 담은 이 책은 당시 2005년도부터 2년 간 몸 담아왔던 그곳에서 일한 경험들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주를 이룬 남성들에 비해 여성들의 수가 적은 곳, 무수히 자신을 향하는 남성들의 호기심과 성적 농담이 담긴 말은 다반사요, 위험한 작업인 만큼 떠나고 신입이 들어오는 횟수가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거대한 오일 회사의 주도로 이뤄진 석유채굴 과정에서 좀 더 높은 임금을 원했던 저자의 일자리 옮기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환경적 제한들은 그녀뿐만이 아니라 고립된 채 오로지 일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외로움, 스스로 이를 이기기 위해 마약과 가까울 수밖에 없는 주변부 일들은 최악의 일터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그곳을 시원하게 떠날 수 없는 이유는 자본주의란 체제에서 가족부양을 위해 일해야 만 하는 책임감과 더불어 남성 수와는 차이가 현격히 나는 여성직원을 대하는 방식에서부터 시작된다.








같은 캐나다인이라도 출신지에 따라 다르고 타국에서 일하러 온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 여성을 두고 그들 나름대로 농담이라고 하면서 내뱉는 말속에 담긴 여성 혐오와 편견은 그녀에게 아픈 트라우마 사건들까지 겹쳐지는 일들이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본토박이 원주민들이 석유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고스란히 피해를 받고 있는 실정과  야생동물들의 피해,  노동자 숙소에서 벌어지는 여성이 느끼는 위기들은 그 느낌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생존을 위해 힘들지만 해야만 하는 노동의 열악함과 생존율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묘사와 관계는 한컷 한컷에 담긴 그 당시 저자가 겪었던 아픔이 들어있고 거대 회사가 가진 위력 앞에 당시 솔직하게 말할 수 없었던 제도의 허점들을 드러낸다.



비단 저자가 겪은 일이 캐나다에서만 일어났다고 할 수 없는 것은 자신이 원하던 전공분야를 살리지 못한 직업의 한계성과 현재 가장 필요로 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를 미뤄야만 하는 상황들은 오늘날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모습을 함께 보는 듯했다.



여기에 환경오염이란 수식어를 연일 입에 내릴 수밖에 없는 석유회사의 채굴현황들은 그녀가 오일샌드와 그 외 일들을 전전하는 동안에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음을, 테일링 연속에 빠져 죽은 오리들을 보며 진정한 해결책에 대한 것은 찾지 않은 회사의 정책(한순간 눈가림), 퇴직하는 순간에도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부분은 저자의 여러 시선들을 교차하면서 들려주는 책이다.








젠더, 환경오염, 야생동물 보호, 힘든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를 위한 개선책들과 생존율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그래픽 노블-



 오로라가 있는 곳이란 그곳이 정 반대의 현장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줌으로써  이 책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오일 샌드는 지구 어느  한 곳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필요함에도 씁쓸함을 지울 수 없게 한 책, 그녀가 작가후기에서 전해준 말들이 가슴에 와닿는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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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세상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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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부아], [화재의 색], [우리 슬픔의 거울] 3부작에 이은 새로운 시리즈 4부작의 첫 서막을 연 작품이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만났던 추리소설에서 압도적인 묘사로 인해 충격이 가시질 않았던 작품이 있었던  만큼 다른 분위기로 만난 프랑스 역사를 관통하는 시대적인 작품을 대한 것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전 작 3부작에서 보인바 있는 그만의 상황설정 속에서 각 등장인물들이 보인 언행들이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하지만 확실히 전 작품 라인들보다는 훨씬 더 흡입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에서 영광의 시절로 불리는 1945년부터 1975년 사이를 관통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 안에서 저마다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모습들을 그린 이 작품은 프랑스 지배에서 독립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비누 공장을 운영하는 프랑스인 펠티에 가문의 이야기를 그린다.



장, 프랑수아, 에티엔, 엘렌으로 이뤄진 4남매, 첫아들 장은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는데 실패하고 아내 준비에브와 파리로 떠나 아버지의 도움으로 지인의 회사에 취직한다.



둘째 프랑수아는 파리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거짓말을 하고 파리로 떠나  신문사 리포터로 취직하게 되고 회계사인 동성애자 에티엔은 벨기에 출신으로 외인부대에서 근무하는 애인 레몽이 사이공으로 떠나자 함께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인도차이나 외환국에 일자리를 얻어 떠난다.



막내 엘렌은 오빠들이 모두 떠나고 부모님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며 그녀 또한 미술공부를 하고 싶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오빠들이 있는 파리로 떠난다.



4남매의 각자 자신의 인생행보를 결정짓는 이러한 과정에서 벌어지는 기막힌 사건들을 그린 내용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블랙유머와 예기치 못한 살인행각, 그리고 애인의 행방을 추적하면서 알게 된 거대한 음모에 휩쓸리게 되는 사연들에 이르기까지 시종 롤러코스터를 타고 멈출 수 없는 흡입력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무엇하나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는 큰 아들 장이 벌이는 충동적인 행동과 얽히고설킨 프랑수아와의 연결고리, 죽은 레몽에 대한  그림움과 목숨을 바치면서 전쟁을 벌이는 현장에서 파리만도 못한 레몽의 죽음을 알게 된 에티엔이 아편으로 빠져드는 과정은 눅눅한 습기와 예고도 없이 내리는 비와 맞물려 그려나간다.






한편 저자가 그린  전쟁포로의 고문 장면은 읽으면서 차마 말 못 한 감정에 휩싸일 만큼  전쟁에 대한 추악함 들은  그 뒤에 여전히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 거대한 세력들을 함께 보임으로써 상반된 삶의 모습을 보인다.



이는 당시 파리에서 벌어진 광부들의 파업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불안, 전쟁이 끝난 후 군인들의 직업 찾기와 생활 속 고난과 함께  마지막까지 독자들의 허를 찌른 반전의 진실들은 끊임없이 몰아친 분위기를 충실히 그려냈다.



그들 4남매는 무엇을 희망하며 부모 곁을 떠났을까? 



무엇하나 독립적이지 않았던 그들, 부모의 도움을 거부했지만 알고 보면 결국 부모의 끝없는 관심과 사랑으로 한걸음 내딛을 수 있었단 사실은 세상이 그렇게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한다.



700 페이가 넘는 두께임에도 지루함을 모르고 읽은 책, 걷잡을 수없이 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세상에 대한  기대치는 무엇이었는지, 대단한 세상은 말 그대로 그들이 살아가는 시대에서 희로애락을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라 저자가 4부 시리즈를 통해 어떤 이야기들을 그려나갈지 후속 편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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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엑스 마키나 - 인류의 종말인가, 진화의 확장인가
베른트 클라이네궁크.슈테판 로렌츠 조르크너 지음, 박제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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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심사 중 하나인 인간수명에 대한 기대는 이제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대를 바라볼 수 있다는 범위로 이어지고 있는바, 이 책에서 다룬 핫한 주제들의 담화들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제목인 호모 에스 마키나(Homo ex Machina)는 기계가 된 인간이란 뜻으로 나노 기술, 유전공학 기술, 마인드 업로딩 등으로 인간의 신체는 물론 정신적 능력까지 향상된 상태를 뜻한다.







이쯤 되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지지 않는가?



정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실험과 도전이 이미 과학자들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고 이 책의 두 저자는 트랜스 휴머니즘 분야와 철학자인 슈테판 로렌츠 조르그너 철학자와 향노화 관련분야에서 권위자 베른트 클라이네궁크 의학교수다.



기술의 변화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여기에 자연과학까지 기반을 둔 철학을 트랜스 휴머니즘이라고 불리는데 두 저자는 이것이 우리들에게 어떤 이익(기회)과 위기를 보일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룬 내용들이 실제처럼 다가온다.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이를 연장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급진적 생명 연장의 의제로써 다루는 트랜스휴머니즘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인간수명은 500년 이상을 바라본다.



이를 위한 연구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생의학은 물론이고 예방의학 범위까지 필요한데 마치 영화 속에서 부활에 대한 인간의 기대치를 실현할 날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처럼 보인다.







그런데 만약 정말 실현이 된다면 냉동인간은 과연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신체는 이미 노화된 상태로 깨어났고 세상은 변했으며 현재를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갖추어지려면 비용이 발생할 텐데 이 비용은 어디서?...(이런 점에서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그것까지 생각하고 있으니 대단해요!)




실제 이런 트랜스휴머니즘이 철학자들에 의해 발전하고 니체의 '초인'개념 또한 초기 사상에 분류되었단 사실과 함께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유전자 강화와 마인드 업로딩이다.




원하는 유전자만 선택해 아기를 탄생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와 클라우드에 업로드된 뇌에 대한 가상이 실제로 이뤄지는 세상이 온다면 이는 비단 공상과학이나 영화에서만 다루는 문제가 아닌 테크노아트에 이르기까지 창작과 상상에 대한 것들이 현실로 와닿을 수 있다는 점들이 놀라웠다.








인간의 능력을 어디까지 향상될 수 있을까에 대한 도전과 연구는 과학과 시술활용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어 무엇보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윤리적인 문제와 자유에 대한 올바른 생각이 필요함을 느꼈다.




생식의 자유, 교육의 자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함으로써 우리들이 앞으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진정한 유토피아로 살아갈지, 아니면 남용으로 인한 디스토피아 세계로 살아갈지에 대한 책임감까지 두 저자가 나눈 내용들을 통해 보다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된 책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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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장민주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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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가사 노랫말에 들어 있는 ~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1년도 버틸 거야~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떠올린 가사말인데  하루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수고했다고, 내일은 또 다른 희망이 있을 것이란 의미처럼 느껴지는 작품 속 내용과 어울린 듯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사연을 지닌 등장인물을 맞이하는 카페 주인의 모습은  실제 작가도 운영한 경험담이 녹아있는 듯한데 퇴근길에 잠시나마 지친 나의 심신을 휴식처 삼아 쉴 수  있는 곳이라면 이런 카페를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연작처럼 이어지는 분위기와 함께 그들의 1인칭 서술로 이어지는 진행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그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듯한 느낌도 들고 밤에만 열린다는 설정이 아늑하고 차분한 마음의 소리를 진정시켜 주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된다.



빨리 흘러가는 것이 아닌 치유의 장소처럼 드리운 카페의 분위기는 내 얘기 같기도 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도 할 수 있게 되는 마법 같은 곳이자 커피 향이 퍼지는 곳.



따뜻한 커피와 마시멜로, 샌드위치, 버섯타르트, 통사과구이까지, 카페 주인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음식을 권하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카페라면 누구든 환영하지 않을까?



아니 나만이 아는 장소로 간직하고픈 곳이기도 한 카페, 소설 속에 잠시 내 마음을 담그고 힐링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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