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경이 60년대라는 것만 빼고 읽는다면 지금의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드러낸 듯 보인 작품이다.



서문에서 요 네스뵈가 썼듯 그가 애정하는 이 두 작가에 대한 경외심은 물론이고 작품 속에 처음 등장한 군나르에 대한  이미지가 '해리 홀레'의 모습을 연상케 했는데 혹시 이 작품을 통해 캐릭터 설정을 했는지도 궁금해진다.



사건의 발단은 은퇴한 노인이 개를 산책시키러 나왔다가 강도를 당한 사건이 일어나고 이후 유사한 수법이 연일 발생하던 중 8세 여자아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연이어 벌어지는 여아 유기 살인사건...




전 작에서 보인 수사의 특징이 이 작품에서 등장한 소재보다는 무난하다(?) 싶을 정도로 현대의 이유 없는 살인이나 정신이상으로 인한 살인 사건의 토대를 이루는 배경은 강하게 와닿는다.



어린아이의 시신을 두고 펼쳐지는 수사방향에서 좀체 범인의 흔적조차 찾을 수없는 설정이라든가 단순한 신고처럼 여겨졌단 그 순간의 정보가 이렇게 큰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한방일 줄이야 누가 알았을까?



홀로 수사를 해왔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 전 두 작품에서 보인 행보와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보다 많은 동료들과의 협동 조사를 하는  모습들, 사건 해결에 대한 수사방향이 난항을 겪으면서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듣게 되는 경찰계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공무원 신분으로서,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빠인 그들이 갖는 심신 피로와 누적된 수사 난항을 한 동선마다 실린 세심한 묘사로 인해  마치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곁에서 관찰하듯 그린 점들이 지금의 경찰 소설이자 추리소설로서의 원형으로 자리를 잡았는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지금의 추리물가 비교해 보면 많은 부분들이 허술하고 틈이 보인다는 것이 독자들 눈에 비치지만 이 작품 라인들이 지금의 기라성 같은 추리작가들의 모태가 됐다는 사실에서는 그들의 창작성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복지 국가의 시스템이 감춰버린 속에서 곪아터지고 있는 약의 남용과 복용, 주거지가 없는 노숙자들의 비참한 생활상들을 보인 부분을 통해 사건해결과 함께 사회적인 문제점과 모순들을 드러냈다는 것 또한 사건의 방향과 함께 사실성에 기반을 둔 작품이라 읽는 동안 시종 흥미로웠다.




당시 실제 사건을 실화로 기초로 해서 쓴 작품이라는데 이런 일들은 제발 소설 속에서만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커진다.



작품성과 대중성이란 두 가지를 모두 잡은 작품, 이 시리즈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 속엔 중요한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스기모토 다쓰히코 외 지음, 고시이 다카시 그림, 노경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류의 진화와 더불어서 함께 구축된 건축의 세계, 수많은 유적지를 통해서 당시 그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여행지에서 유적지 방문은 그 시대를 대표로 하는 여러 가지 유산들을 통해서 느낄 수 있지만 동. 서양을 막론하고 건축이 주는 의미는 완성되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간축의 소재, 건축할 당시의 사회적, 정치적인 분위기, 누가 다스리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세워지는 건축물들은 이 책에서도 세계사란 역사의 틀 안에서 많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세계문명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오리엔트 문명, 인도문명, 중국문명으로  나뉘어 각 시대를 풍미한 왕조들과 연관된 다양한 부분들을 들려준다.








아주 먼 시기에 인류의 사피엔스가 출현하고 인지혁명이 일어나면서 본격적인 농경생활, 이어서 왕국의 출현과 통일을 이루면서 시대에 부응한 건축물의 성장 과정은 정치, 관습, 종교, 문화, 결정적으로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는 인류의 삶 전체가 이동과 정착을 반복하면서 건축의 양식이 발전해 왔음을 알 수 있다.







하나의 위대한 건축물이 탄생하기까지 가장 기초적인 부분인 '구할 수 있는 소재'는 있는가에서 시작돼 환경조건에 맞는 건축이 완성되기까지 인류의 역사는 하나의 건축물을 보면서 당 시대의 생활상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고 하나의 건축물을 통해 그 의미를 드러내거나 담아내고자 한 이들의 뜻을 엿볼 수가 있다.



지금이야 많은 건축자재의 다양한 쓰임새와 용도에 맞는 공법이 과학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불가사의에 해당할 정도의 거석문화나 흙, 목재를  이용한 건축물에 대한 공법에 대해서는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특히 중국문명 파트에서 오늘날 현대적인 공법의 기초라고 생각할 수 있는 '영조방식'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오랜 노하우의 탄생으로 이뤄진 것으로 인류가 뿜어내는 욕망과 위정자로서 충실히 정치력을 발휘해 온 곳곳의 유적들이 놀랍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오늘날 건축이 주는 실용성은 말할 것도 없지만 미를 주축으로 그 안에서 필요로 한  모든 충족을 이룰 수 있는 공법들이 실은 과거의 모습에서 연상되듯 발전시켜 왔다는 사실은 문화의 태동 자체가 서로 교류와 접촉을 통해서, 인류의 발전사와도 맞물려 있기에 건축에 문외한인 독자라도 재밌게 읽은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점이 좋았다.



가본 장소에는 반가움이, 방문하고 싶은 건축물을 만났을 때는 더욱 흥미롭게  읽었던 책, 다만 조금 아쉬움이 있다면 그림 외에 사진이 함께 곁들였다면 더 쉽게 와닿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실제 사진을 찾아가면서 읽은 부분들이 있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굴 죽였을까
정해연 지음 / 북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반전의 맛으로 큰 충격을 던졌던  [홍학의 자리] 이후 새로운 신작으로 만나게 된 작품-




고교 2학년 18살  세 명의 청소년들인 원택, 필진, 선혁은 삼인방으로 불리며 학창 시절을 보내는 사이, 그들의 아지트라 불리는 숲 속에서 청소년 수련원에 온 이웃 학교 학생을 뜻하지 않게 죽이게 된다.



이후 9년의 시간이 흐른 현재, 그 사건 이후로 서로가 뜸했던 그들은  원택의 부고 소식을 듣고 다시 만난다.



사기 전과자로 교도소를 출소한 원택이 살해되었단 사실과 그의 입에서 나온 ‘9년 전 너희 삼인방이 한 짓을 이제야 갚을 때가 왔어’ 란 쪽지는  다시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뒤이어 필진의 죽음과 홀로 남은 선혁은 다음 순서는 자신임을 느끼고 공포에 떨게 되고  과연 누가, 왜 이제야 9년 전의 사건을 들고 이런 행동을 벌이는 것일까? 에 대해 초미의 관점이 모아지는데...




초반부터 혹시 이 사람이 아닐까?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범인의 윤곽이 확실해지는 과정으로 흐르는 내용은 사건 자체에 대한 진실을 두고 과거의 자신들이 한 일들을 덮고 싶은 마음, 죽은 이에 대한 죽음에 얽힌 내막을 선혁과 진짜 범인, 경찰의 진실 파헤치기란 관계가 서로 연결되면서 흐르는 설정으로  추리 미스터리의 방향을 제대로 짚어나간다.




한순간의 실수가 빚은 한 가족의 비애, 그런 비애조차도 자신의 앞날과 그때의 상황을 말할 수 없는 두려움, 그 당시에  닥쳤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던 잘못된 우정으로 벌어진 사건의 내막들이 점차 하나의 진실이란 문 앞에서 밝혀지는 모습은 슬픔이 느껴졌다.




자라온 환경으로 인한 외로움과 고립, 그런 가운데 자신이 지키고자 한 그 마음에 대한 진실성은 과연 누구를 위함인지, 정작 그 진실을 받아들일 상대는 그마저도 외면할 것 같은데, 서로 평행선을 달리면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긴박감과 안타까움이 들면서 읽었다.




과거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하지 못할 것 같은 행동의 결과물,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초점과 사건을 두고 하나의 진실로 다가온 사건의 여파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죽은 자도, 떠난 자도, 미수에 그친 자도, 어느 것 속 시원 한 감정이 들지 않았던 결말, 정말 그들은 누굴 죽였던 것일까?




사건의 미스터리는 물론  인간의 심리 중점에 맞춰 상황에 따른 서로의 오해와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몰랐던 반전의 비밀들을 속도감 있게 그려낸 작품, 드라마로 만난 [유괴의 날 ]에 이어 이 작품 또한 언젠가 드라마로 만나보길 기대한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하라 죽이기 - #퍼뜨려주세요_이것이_진실입니다
도미나가 미도 지음, 김진환 옮김 / 라곰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NS의 발달로 인해   세상에서 펼쳐지는 상상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극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진실이 아닌 거짓된 사실들이 당사자의 결백이 분명함에도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실태에 대한 고발을 그린 것과  동시에 그럼에도 여전히 한 곳에서는 도움과 연대를 통해 고통을 나누고 해결하려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을 수 있는 내용이다.



웨딩플래너로 일하는 성실한 아이하라가 겪는 일로 시작되는 사건은  회사 내에서 자신이 아닌 직장동료 미노의 잘못으로  그 실수를 뒤집어쓰게 된 진행으로 이어지고  SNS이란  거대한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모르는 사람들의 인신공격은 물론 그 자신마저도 피폐해져 가는 실상들이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처음부터 고객에게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정중히 했더라면, 이렇게 일이 커지지는 않았을 일들이 회사와 실수를 저지른  당사자, 그 외의 주변 관계된 이들의 행동이 이어지면서 일파만파로 번지는 경과들은  참담함과 분노를  느끼며 읽게 된다.



~하더라, ~라고 했다던데?, ~ 그럼 그렇지, 그럴 줄 알았어...



나와는 일면식도 없는 타인에 대한 그렇다고 하더라는 허공에 뜬 전파력의 피해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타인에 대한 일말의 호기심은  욕망이란 이름으로 민낯을 보인  진행으로 이어지면서  현실처럼  크게 와닿았다.



한 사람을 지목해 마녀사냥을 일삼는 행태, 이 작품을 통해서 '디지털 타투'란 개념을 알게 됐는데 만일 아이하라처럼 당하는 당사자라면 얼마나 억울할 일인지, 소설 속의 내용이지만 세상엔 참 나쁜 마음을 지닌 사람도 많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여전히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일들이 어디 아이하라란 여성에게만 있는 일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상처가 담긴  댓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A하라를용서할수없다’는 해시태그 자체가 주는 공포감은 사이버 범죄의 온상을 제대로 보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아이하라는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흥미진진하면서도 공포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 SNS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다.





****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처, 문화로 쓴 세계사 - 하버드대 마틴 푸크너의 인류 문화 오디세이
마틴 푸크너 지음, 허진 옮김 / 어크로스 / 202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에게 문화란 무엇으로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오랜 시간 동안 축적해 온 많은 유산과 유물들을 대할 때 그것에 대해 소유한다는 개념은 과연 성립되는가? (사실 조금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저자가 바라보는 문화의 작용에 대한 관점이 두 가지로 나뉘어 공통된 풍습과 소유할 있다는 생각을 거부한다는 것으로 시작하는 서문부터 기존에 생각해 오던 부분들에 대해 달리 바라보는 시간이 된다.



책표지의 문구 중 아카이브란 말이 있듯이 책 전반에 걸쳐 다룬  세계를 뒤흔든 인류 문화 15가지 장면들을 통해 '문화'의 속성과 그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는 어떤 진행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보인다.



단일민족이란 생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갖는 근저에는 문화 또한 전승과 계승, 발전이란 시간을 거쳐오면서 축적된 유산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또한 이것이 시작되거나 태동된 근저를 올라가다 보면 먼 과거부터 이미 각 다른 문화들과 연관이 있음을 말한다.



책을 읽는 동안 전체적인 하나의 그림이 떠오르면서 시종 그 이미지 안에 저자가 담아내고 있는 15가지 연관성들을 연결하게 됐는데 바로 하나의  '원'이다.



돌고 순환하는 동그란 '원'이 갖는 특징은 하나의 출발점(쇼에 동굴)부터 시작해서 노하우(KNOW- HOW)와 노와이(KNOW- WHY)에 대한 개념과 이집트 네페르티티 왕비 유물 발견으로 이어지고  하나의 문화를 자국의 문화로 수용하고 새로운 창조를 이뤄나가는 과정이 거리를 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속적으로 그려진다.





하나의 단일한 문화란 없으며 문화라고 부르는 오늘날의 모든 것들이 실은 이렇듯 서로 관계를  주고받으면서 때로는 수용과 거부, 단절과 복원, 파괴와 창조, 접목이란 이름으로 다뤄지며,   문자가 있기 전 기억에 의존한 구술전승과 이후 새롭게 인쇄의 발달로 이어지는 과정들로 인해  폭발적인 전환의 시기도 있었지만 그 흐름들이  유연하게 때로는 전쟁이란 이름으로 폭정과 억압으로 이어지는 역사적인 단계를 통해 발전하는 시기를 보인다.








동. 서양의 만남으로 인해 동양적인 신비함이 서양의 예술에 끼친 영향과 문헌학, 사료편찬, 소설과 연극, 영화, 모더니즘이란 과정으로 연결되지만 저자가 우려하는 바는 인문학에 대한 고민이다.



현시대에 과학의 발전이 주도하고 있는 발달은 필요한 부분이지만 중간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입장에 있는  위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대학에서의 교육의 입지가 더 이상 좁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낸다.



한류열풍에 이은 케이팝이란 용어가 부상하면서 주목한 저자의 글엔 세계의 변화의 흐름이 과거와는 달리 훨씬 빠른 속도로 전파하고 받아들이고 있음을, 이 또한 먼 과거의 시간과 견주어 본다면 교류의 과정으로 탄생한 하나의 문화 발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거의 문을 두드려 들어가 보면 또 하나의 지식 창고가 있는 식으로 연결되어 다룬 다양한 문화사에 대한 글들은 자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순수한 의도로 순수성을 지키고자 타 문화 수용에 대한 거부감은 갖지 말아야 함을, 2114년에도 과연 도서관이란 존재가 이어질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을 다룬 저자의 물음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한 챕터당 담겨 있는 역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른 책들을 찾아가며 연결된 고리를 찾아 이어서 읽는다면 훨씬 재밌는 책이다.



다만 우리나라에 관한 내용이 케이팝과 한강 작가에 머문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일테면 불교에 관한 역사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도 중요하단 사실은 모르시는지...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