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미쳐 있는 - 실비아 플라스에서 리베카 솔닛까지, 미국 여성 작가들과 페미니즘의 상상력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류경희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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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문학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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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되찾다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한수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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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서 보인 푸른 잔디와 그네가 마냥 신나게 놀 것 같은 어린아이들을 연상시킨다.




이미지를 토대로 그린 내용상 초등학생들의 어떤 발랄한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실상 읽다 보니 현실적인 많을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여름방학이라고 해도 여전히 학교만 다니지 않을 뿐 학원에 다니느라 즐거운 방학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자신들의 여름 방학을 되찾기 위해 깜찍한 방법을 생각해 내니 바로 스스로 모습을 감추는 방법이다.




한두 명씩 모습을 감췄다가 2~3일 안에 모습을 드러낸다는 계획은 어른들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하는 한편 이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가십전문지 기자가지 출동하는 범위로 넓혀진다.





신입기자인 사루와타리와 프리랜서 기자인 사사키가 문제의 학생 집으로 오면서 취재를 시작하는 과정은 아이들이 날로 정교해지는 트릭과 행동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처음엔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아이들의 행동이 귀엽게 다가왔는데 실상 점점 진행되는 일들의 여파가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이어지는 행보에 대한 여파는 차별과 알력싸움, 여기엔 어른들의 세계 못지않은 어린아이들의 세계도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현실적인 모습이란 점에서 씁쓸하게 다가왔다.





내편, 네 편이란 양 갈래로 나뉜 세계, 어린아이들 나름대로 고충이 담긴 행동이 어른들의 세계와 함께 비칠 때 추리소설로써만 대할 수는 없단 생각이 들게 한다.




-악의라곤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세 가지 원색이 겹쳐져서 검은색이 되듯이, 여러 가지 요소가 겹쳐지는 바람에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탄생하고 말았다. 그들에게도 과실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탓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설령 그들이 아무리 괴로워하더라도, 그로 인해 나나미가 눈을 뜨지는 않는 것이다. 돌연 사사키가 벌떡 일어났다. 그의 태도와 표정에서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한테는 그가 빈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보였다. - p.453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으로 알려진 작가의 작품으로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평범한 이야기를 특유의 따뜻함과 미스터리 소설로 풀어낸 작품,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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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프, 바이 더 시 - 조이스 캐럴 오츠의 4가지 고딕 서스펜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이은선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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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노벨 문학상 후보자로 꼽히고 있는 저자의 중편 소설집이다.


단편과 장편의 중간에 있는 중편이 주는 느낌과 여기에 고딕풍 서스펜스로 무장한 그만의 작품 분위기는 시종 음습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등 뒤가 서늘해지는 모종의 기묘한 느낌을 발산한다.



총 4개의 작품들은   여주인공들의 각기 다른 환경과   안정적이지 못한 시절의 충격들을 토대로 다룬다.




책 제목인 카디프, 바이 더 시에 등장하는 클레어의 경우 입양아로서의 불안한 삶 속에 알지도 못했던 친할머니의 유언으로 유산을 물려받게 되면서 카디프에 도착한 후 일을 다룬 이야기들은 복선과 자신의 부모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리는데 그녀 자신의 어릴 적 충격적인 진실에 대한 향방이 궁금증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정서적 학대와 계부의 집요한 추근거림에 대한 두려움, 자신을 괴롭히던 학생 뎀스터가 잔인하게 죽고 유일하게 자신의 친구이자 가족처럼 대한 고양이 먀오 다오의 관계는 두 남자의 사건과 어떤 연결고리로  이어지는지 미지의 궁금증인 동시에 여전히 오리무중의 끌림으로 이어진다.




그런가 하면  [환영처럼 1972] 작품은 대학생으로 철학과 교수와의 만남으로 이어진 임신, 노년의 교수가 그녀를 대하는 시선과 목적이 깃든 요구, 여기에 반전의 맛이라고 하기엔 너무도 억울한 그녀를 둘러싼 미스터리 사건은 위 두 이야기와는 분위기가 다른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마지막 작품인 [살아남은 아이]의 경우도 후반부에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이 반전과 고딕풍의 호러처럼 다가오는 분위기와 함께 미스터리의 결말이 비교적 잘 드러난다.




총 4편의 작품들 중에는 [엘러리 퀸] 잡지에 연재된 것도 있고 스티븐 킹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장치, 특히 뒤 두 편의 이야기는 전개 과정에서 미스터리의 주된  느낌이 더욱 와닿는 작품들이었다.




읽는 내내  서서히 다가오는 미지의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정체는 무엇일까를 연신 궁금해하며 읽게 되는 작품들이라 주인공들인 여성들이 자신에게 닥친 각기 다른 상황에서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큰 장치는 없지만 그런 가운데 서서히 다가오는 느낌은 또 다른 추리맛을 즐겨볼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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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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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시작되면 추리 스릴러의 강세가 이어진다.


각기 다양한 작가들의 추리의 맛을 함께 느끼며 읽는 재미가 있는 요즘, 첫 표지에 드러난 가위가 눈에 띄었고 작품 내용 속에 감춰진 추리는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게 다가온 그림이기도 하다.



소설가로서 자신의 작품을 출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자리 잡은 애덤은 안면실인증을 갖고 있다.



결혼생활을 하는 동안 삐걱거린 관계 회복을 위해 그는 상담사의 충고대로 아내 어밀리아와 함께 스코틀랜드  블랙워터라  불리는 성에  여장을 푼다.



하지만 왠지 으스스한 분위기와 자신들의 침대와 똑같은 형태로 갖춘 침실, 창문에 누군가 자신들을 엿보고 있다는 꺼림칙한 느낌은 착오에 이른 감정 탓인지, 아니면 그들 말고 외진 곳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의 여지는 커지다 사라지다를 반복한다.



소설은 네 개의 시점으로 이뤄지는 구성을 이룬다.


애덤, 어멀리아, 아내가 애덤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형식, 그리고 로빈의 시점으로 이들의 상관관계는 도대체 무슨 연관성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시종 과거와 현재, 그리고 드디어 베일이 벗겨지는 과정에 이르는 진행을 통해 기막힌 반전의 맛을 드러낸다.








나와 사랑해서 결혼한 상대방, '우리'란 가족공동체를 형성하면서 결혼생활 유지에 있어 각자가 지닌 비밀들은 없는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 시종 떠나지 않는다.



아내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애덤이 향수, 목소리, 손의 감촉을 통해 인지한다는 사실에서 출발한 이 작품 속의 전개 과정은 각자 자라온 아픈 환경에 덧대 그들 나름대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관점의 차이 극복, 특히 이벤트 당첨으로 오게 된 성에서 벌어지는 공포는 결혼생활에 있어서 믿음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각자가 보고 싶고 믿고 싶었던 진실, 그들이 서로의 비밀을 밝혀내는 반전은 엎치락뒤치락의 연속처럼 다가와 도대체 누구의 말이 진실인가에 대한 생각을 던지게 한다.




결혼은 실패하지 않는다.  사람이 실패할 뿐이란 문장이 가장 인상에 남는 구절인데 서로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서로의 인연이 이어지는 과정 속에 가장 잊지 못한 반전 또한 남다르게 다가온 작품이기도 하다.




그 후 그들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정말 서로가 서로에게 이젠 진실된 삶을 함께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을까? 에 대한 물음이 있다면 약간은 망설일 것 같다.




가위바위보로 한 순간을 결정짓는다는 분위기의 시도도 이색적이었던 과정, 다시 책표지로 돌아가 가위를 들여다보면서 의미를 곱씹어 본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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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민 토킹
미리엄 테이브스 지음, 박산호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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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책 소개에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작품이란 사실에서 호기심이 들었고, 이내 펼쳐든 순간 내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허리케인급 충격이라고 하면 설명이 되려나?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몰로치나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메노파 종교를 지니며 살아가던 곳에서 3세부터 노인 여성을 대상으로 벌어진 폭행과 강간 사건은 마을의 공동체 남자들이 동물용 마취제를 사용해 그녀들에게 해를 입혔다는 사건을 토대로 다룬다.



이는 마을 남자들, 그것도 친척관계인 자들을 포함한 8명이었고 이들에 대한 여성의 보복성에 대해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신부가 도시로 보내는 사건은  이들을 방면하고자 다른 남자들이 돈을 모아 도시로 나간 사이에 두 가문의 여성들이 모여 나누는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엄격한 그들 특유의 종교집단의 교리에 충실한 삶에 맞춰 남자들의 지시와 이를 무조건적인 순응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던 여인들, 정작 신부는 이들을 용서해야만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종용하면서 이에 대한 이들 여성들의 토론은 먼 과거가 아닌 현시대에 발생한 사건이란 점이 충격이었다.



누구도 아닌 나의 아내, 딸, 미처 인지하지도 못하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저지른 이런 만행에 대해 여성들은 침묵을 강요당한다.



1. 아무것도 하지 않기

2. 남아서 싸우기

3. 떠나기







위 세 가지 투표에 대한 대화를 가지면서 벌어지는 여성들의 연대감은 읽는 독자들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우선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분노, 아픔, 종교가 지닌 힘에 의해 구속당하고 이를 당연하듯이 받아들인 그녀들의 삶, 글도 모르고 읽을 줄도 모르는 그녀들의 대화를 아우구스트 예프란 자가 구술을 받아 기록한 형식으로 남긴 이 작품의 구성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도 여전히 남과 여의 성차별과 종교 속에 각인된 천국의 실천은 무엇인지를 물어보게 한다.




용서라는 것이 침묵과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그녀들 스스로 우러나는 행동의 발산이 아닌 만큼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녀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뒀던 부분은 아이들 보호와 평화로운 종교의 삶을 이루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읽으면서 갑갑했던 부분 중 하나가 왜 이곳을 떠나자는 결단을 빨리 내릴 수 없는가였다.



타자의 시선에선 여전히 남자들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참회의 행동은 보일 기미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인 이곳에서 위험에 노출된 삶에 지속 여부를 망설인 이유 중 하나인  근거가 종교가 지닌 막강한 힘의 논리, 성서에 의지한 삶을 토대로 살아간 그들이 외부 세계 근절로 인한 한정되고 고립된 공동체란 사실, 그렇기에 쉽게 외부 세계로 발을 내딛기까지의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본 많은 고민들이 발목을  잡았고 이런 부분들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뒤 부분에 갈수록 이해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종속적인 삶에 의지해 살아가는 여인들이 자신들을 '몰로치나의 여자들'이라고 말한 대목이나 13~14세에 이르는 남자아이들을 함께 데리고 떠나기를 결정한 부분에서는 여성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존재감과 모성애를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엿보여 읽는 내내 절절한 마음마저 들었다.




우리들은 남녀평등을 외치지만 위 공동체 삶처럼 살아가는 이들에겐 이런 의미마저 의식하지 못하며 살아가고 실제 그녀들이 서로에게 고성과 위안, 웃음을 터트리는 대목들을 읽을 때는 자신들이 동물이 아닌 인간이란 사실을 자각하는 부분들을 깨우치는 모습과  침묵을 벗어나  독자적인 얘기를 통해 그녀들만의 새로운 삶의 목적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잊지 못할  부분으로 남을 것 같다. 









과학자들도 밝히지 못한 수면 밑바닥에 유유히 흐르는 물살처럼 그녀들의 인생도 어쩌면 이보다는 더 나은 세상으로의 발길을 통해 지금보다는  행복한 삶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게 다가온 작품이다.






*****  출판사 도서 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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