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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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자전적 SF 연작 소설집으로 이번 작품이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다.




해양생물을 주제로 풀어낸 6가지 이야기들은 코믹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찡한 부분으로 다가오면서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변화하는 흐름과 그 흐름들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할 부분들을 던진다.



문어로 시작되는 이야기들을 필두로 연이어서 흐르는 이야기들이 한 곳에 머무는 것이 아닌 러시아 , 일본에 이르기까지 지금 펼쳐지고 있는 전쟁과 원전폐수 오염에 이르는,  바다의 물 흐름처럼 흘러 흘러 연속성의 물결처럼 이야기는 흘러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작품들은 시간강사인 작가가 실제 처우 개선을 위해 싸운 이야기부터 바닷속 생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위기에 이르는 문제에 이르는 진행은 노동 생존권, 장애인에 대한 처우와 이용권 무시하는 시설, 환경문제들까지 무거운 주제를 유머 있게 그려냈다.



지구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들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는 소설집, 육. 해. 공 모든 곳에 존재하는 생물들과 우리들이 함께 행복이란 이름으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심이 있어야 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집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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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재나 마르틴 베크 시리즈 1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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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권의 문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니 이제는 영. 미 문학권의 작가 이름들처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익숙함과 함께 그들이 묘사하는 장면 하나하나에도 이국적인 냄새를 맡으며 읽는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이미 추리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뚜렷한 두각을 내고 있는 영. 미권의 작가들 외에도 북유럽권의 이러한 장르들, 특히 경찰 소설이라고 불리는 분야에 새롭게 첫 발을 내디딘 작가는 누구였을까?


 


사실 책을 읽으면서 막연하게 이러한 의문점을 두지 않았던 것은 독자로서 이러한 장르에 워낙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통해서 접하게 된 북유럽 미스터리의 원점이라고 불리는 시리즈를 대한 느낌은 사뭇 달랐다고 할 수 있다.


 


좋아하는  요 네스뵈, 헨닝 망켈...



이들이 추종하고 모방하면서 독자적인 하나의 캐릭터를 창조해 내며 시리즈로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을 제공한 두 저자의 글은 읽으면서 경찰 소설의 모범이라고 할만하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스웨덴을 가로지르는 유명한 관광지 예타 운하에서 한 여성의 시체가 발견이 된다.




나체로 성폭행과 폭력의 흔적이 있는 상태로 발견이 된 이 여성의 신원을 밝혀내기까지 경찰들은 당시 운하를 오고 가는 모든 배들을 조사하지만 뚜렷한 그 어떤 실마리조차도 건져내지 못한다.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스웨덴 국가범죄수사국에 근무하는 형사 마르틴 베크는 사건 현장인 모탈리로 가게 되고 그는 동료들과 촉각을 곤두세우며 사건 해결에 힘을 기울이게 된다.


 


시간이 흐르고 답답함만 지니고 있는 상태에서 그녀의 신원은 미국으로부터 날아오게 되면서 활기를 찾게 되고  그녀의 이름이  로재나 란 사실, 직업은  사서로 일하는 여성임이 밝혀진다.


 


이 책이 나온 연대는 1965년 소설임을 염두에 두고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치 과거로의 회귀를 한 듯한 착각 내지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가 사건에 대한 모종의 추리를 하게 하는 장치들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이 장면에선 요즘엔 이 장치를 이용하면 훨씬 빨리 알아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답답함마저 들게 하는 여건들, 가령 미국에서 보내오는 편지와 사진들을 항공을 이용해 기다려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배에 탑승한 승객들의 신원조회를 통해 각국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받아와 다시 현상하고  동료들과 보고 의논을 하며 , 타자기에 종이를 말아 타닥타닥 경위서를 써야 하는 절차들이  당시 경찰들의 일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게 그려놓고 있는 장면들...


 


과연 그녀는 왜 죽어야만 했는지, 누군가 같이 여행 와서 죽임을 당한 것은 아닌지에 대한 경찰들의 수사는 진전이 보일 듯 말듯한 시간과의 내기에서 누가 이기느냐 같은 경쟁 심리마저 느끼게 한다.


 


소설의 패턴은 지금의 우리가 읽고 있는 추리 스릴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대로 보인다.




이것이 기존의 정적인 형사 내지는 경찰 출신 한 사람에 의해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아닌 경찰 소설 말 그대로 같은 동료들의 분업된 조사와 토론, 그리고 죽은 사람이 묵었던 배를 중심으로  범인을 추적해 좁혀 들어가는 방식들이 시대적으로 느리게 흘러갈 뿐, 모든 것의 패턴이 같다는 것을 느끼면서 읽는 과정이 왜 이 소설이 경찰 소설로써의 원점이 되는지를 여실히 느끼게 해 준다.


 







두 저자의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기존의 한 사람의 능동적인 활약이 아닌 동료란 의식에서 합심해 사건 해결을 위해 분주히 뛰어다니는 모습들과  여기에 개인적인 마르틴이란 인물의 가정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분위기까지 그리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사건에만 치중해 그 중심으로 돌아가 글의 구성을 이뤘던 다른 책들과는 달리 가장으로서 느끼는 경제적인 압박감, 샐러리맨으로서 느끼는 집에 대한 생각, 마치 현재의 우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대변해 주듯 도심의 중심지에서 살고 싶으나 여건이 허락지 않는 바람에 도심 근교에서 생활하는 모습, 아내와 아이들과의 대화, 오로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시간은 모형조립을 하는 시간들이란 사실까지, 저자들은 정적인 주인공보다는 당시 사회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평범한 한 사내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동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또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 냈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 네스뵈가 창조해 낸 인물 해리 홀레 시리즈 생각이 많이 났다.




알코올 중독자에다 사랑에 아파하는 한 남자의 외로운 모습을 부각한 요 네스뵈는 정말로 이들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창작인물에 대해 생명을 불어넣는데 많은 참고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들...


 


2012년 요 네스뵈의 인터뷰를 보면 더욱 그 느낌을 강하게 느낄 수가 있다.


 


- "1970년대 이래 마이 셰발과 발뢰는 스칸디나비아 범죄소설의 대부모(God parents)였습니다.


그들은 간이매점에서 팔던 스칸디나비아의 범죄소설을 번듯한 서점에서 팔게 만들었습니다."


 


사건의 범인을 잡기까지의 과정도 지금 생각해 보면 평범한 속임수에 그칠 수 있는 소재일 수 있으나 출간 당시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새로운 기준점이 되었단 사실은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으로  다음  시리즈를 기대해 보게 만드는 책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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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 살인사건
애슐리 칼라지언 블런트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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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깅을 하던 레이건은 좁은 골목길에 널브러져 있는 토막 난 시체를 발견하고 경악한다.




당연히 경찰에 신고를 해야 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그녀, 자신과 너무나도 닮은 시체를 본 순간 공황에 빠지면서  예전 일이 번복될까 봐 두려워하며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한때 한국에서 영어 강사로 일한 경험과 호주로 돌아오면서 화원 운영을 하고 있는 그녀는 일상생활에서 이제는 없으면 불편함이 느껴지는 스마트폰조차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페북, 별그램, 그 외 일반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모든 것들과는 거리가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중이다.



과거 그녀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는 남긴 그 사건의 여파는 화원 운영마저 위태로울 지경인데, 연이어 벌어진 사건들의 시체가 모두 그녀와 닮았다는 사실은 우연일까? 아니면 그녀가 생각하는 그가 돌아온 것인가?




실화를 바탕으로 그린 이 작품 속에서는 현대인들의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소셜미디어의 모든 것들을 대부분 다룬다.



원치 않은 스팸메일은 물론이고 메일을 통한 협박,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가짜 동영상, 여성혐오, 여기에 딸을 믿지 못하는 믿음의 부재로 인한 소통결여까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스토커란 존재의 공포감이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사회관계에 이르기까지 믿음과 신뢰를 무너뜨리는지 그  과정은 섬뜩하고  강하게 다가온다.



SNS 매체가 주는 선의의 효과는 분명 있지만 이를 악용하는 자들의 무분별한 한 개인에 대한 공격과 차별적인 폭격은 하나의 작품이란 생각마저 허물수 있을 만큼 강력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데 정말 실화라고 하니 소름이 쫙 끼쳤다.



운이 없었다고 하기엔  정작 인간이 지닌 내면에 대한 것을 가장 가까운 사람들마저 모른다는 진실은  한 개인의 삶이 회복되기엔 너무도 많은 희생이 있었음을 느끼게 한다.



무심코 찍은 한 장의 사진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이 때문에 한 개인의 삶이 어긋난다면?



 무시무시한 세상이란 말이 절로 나오는 작품의 전개는 범인이 누구인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재미도 있지만 뭣보다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에 대한 현대인이 겪는 상실감이 더 크게 와닿는다.



스멀스멀 피어나는 공포감의 실체가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기엔 이 세상이 너무도 무섭게 변화하고 있다는 세태의 경각심을 울린 작품, 주인공의 답답한 행보가 보인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스토리 전체적으로 볼 때 현대인들이 안고 살아가는 고통과 피해들을  잘 그려낸 작품이다.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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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4
김말봉.박솔뫼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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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잇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집인 '기도를 위하여'-



그동안 '잇다'시리즈를 접해오면서 얻은 가장 큰 보람이라면 익숙지 않았던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단 사실이다.



 단권으로 출간되는 작품으로 만나보기 힘들었던 앞선 시대를 살아갔던 여성 작가들과 현대 여성작가들의 콜라보를 통한 시리즈란 기획은 이번에도 여전히 설렘을 가지게 했다.




왜 소설을 쓰느냐는 질문에 ‘돈 벌려고 쓴다’고 대답했던 김말봉 작가의 솔직함은 자신이 소설가란 직업을 갖고 어떤 자세로 작품을 쓰고 있는가에 대한 자신감과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 작품집에 수록된 세 편의 내용을 통해 당 시대에 여성들의 삶과 사랑, 사회체제 변화에 눈을 뜨는 과정들은 소설적으로도 매우 흥미로웠고 톡톡 튀는 발상이나 유머는 어색함 없이 다가온 점들이 인상 깊었다.




한국 근대 문학의 유명 작가들의 이름만 나열해도 교과서나 단행본으로 만나볼 수 있는 분들이 있는 반면 이번에 작가의 이름과 작품을 처음을 만나봤다는 사실은 동시대를 함께 살았고 창작의 열을 불태웠음에도 우리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많은 아쉬움이 들게 한다.








여기에 박솔뫼 작가의 '기도를 위하여란 작품이 김말봉 작가의 '망명녀'의 바통을 이어받아 자연스럽게 이끄는 글이 주는 힘은 서로가 교차하면서도 다른 것과 같은 것들이 오버랩되는 듯한 감상과 함께 김말봉 작가의 본거지였다는 부산을 거닐며 감회를 다룬 글이 참 좋았다.




시대를 넘는 경계를 허무는 시도, 그 시도가 문학 본연의 맛과 느낌을 오롯이 즐기며 읽을 수 있다는데서 '잇다' 시리즈의 남다른 돋보임이 보인다.





 소설가로서 쓴다는 행위에 보람을 느낀 김말봉 작가, 일단 글이란 대중들에게 통속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재밌게 읽혀야 한다는 것, 눈으로 글만 읽는 것이 아닌 글 속에 내가 빠져들어가는 시간 그 자체의 즐거움을 일찍이 알았던 작가의 만남이 즐거웠던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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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 - 죽어가는 행성에서 에코페미니스트로 살기
에코페미니즘 연구센터 달과나무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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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후에 대한 변화를 체감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재도 세계 각국의 이상 기후 때문에 불편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경각심이 든다.




정말로 지구가 유엔이 발표한 것을 넘어 지구 자체 내에 끊고 있는 온도의 변화가 눈앞에 닥친다면 우리 인류들이 설 자리는 과연 어디일지, 상상을 덧붙여보자면 화성으로 간다? 글쎄, 그것이 최선의 방법인지는(?)...



이 모든 자연순환의 연결고리에서 인간이 자신들의 편리함을 가지기 위해 그동안 해왔던 행동의 결실이라면 그 누구를 막론하고 걱정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총 4부에 걸쳐 다룬 내용들은 기후위기의 중대한 선언을 시작으로 취약해진 부분들은 무엇이며 이를 보안하기 위해서 어떤 연대가 필요하고 특히 공존하기 위한 실천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려준다.




특히 에코페미니스트의 사유와 실천이 담긴 내용들 하나하나를  읽다 보면 그 맥락에서 오는 진정성은 현재 우리들의 실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제도를 떠올려보게도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지구를 벗어나 떠나는 삶이 아닌 그전에 미리 지구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더 나은 방안을 적은 글들이라 공생에 대한 생각 자체를 더욱 깊게 할 수가 있다.




아무런 제재도 없었던 지구에서 각기 생존해 살아가던 그 수많은 생물들의 종이 하나둘씩 사라져 가는 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죽어가는 행성을 누가 만들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들을 되새겨보면서 읽게 되는 내용들은 에코페미니즘이란 개념이란 것이 탄생된 시간을 생각해 볼 때 지구 내에서의 변화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이제는 너도나도 발 벗고 나서서 행동으로 지구를 살려야 할 때란 것을 인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 기후위기로 '불타는' 지구에서 누군가는 도피를 꿈꾸고, 누군가는 ‘바로, 여기‘에서 지구 돌봄을 선택한다 - P14








*****출판사 도서협찬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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