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줄 몰랐어
모르강 스포르테스 지음, 임호경 옮김 / 시드페이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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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표지를 보니 섬뜩하다.

핏자국의 형상이 여지 저기 흩어져 있고 제목에 맞는 느낌이 개운치만은 않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데에는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닌 실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그저 필요에 의해서 저질러지는, 뭐라 말할 수없는 허탈감에 차 있는 경우를 당할 때가 있다.

 

 코트디부아르에서 프랑스로 이주한 부모를 둔 아랍계 프랑스인 스물다섯 살 야세프.

 

온갖 자질구레한 사건을 일으키며 감옥에 2년간 복역한 후 출소를 했지만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프랑스철도청은 범죄자를 원하지 않고, 그저 오로지 할 수있는 일이라고는 비정규직 노동일 뿐이다.

 

어떻게 자신에 대한 평판이 인식이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에게 걸리면 영락없이 큰 일을 당할 것이라는 소문과 함께 그가 거주하는 곳의 패거리들과 건너 편 다른 패거리들 사이에서도 마약과 대마초에 대한 경쟁이 심해 서로가 견주어보는 사이에서 야세프는 불만의 나날을 보낸다.

 

 한 건만 크게 터트리면 제대로 일하지 않고  살 수있다는 계획 하에 자신의 친구들과 똘마니 급의 어린 청소년들을 규합해 계획을 세운다.

바로 알짠 부자로 소문이 난 유대인을 납치해서 인질로 잡고 돈을 요구한다는 것-

 

몇 차례의 실수를 거쳐 이란 출신의 열일곱 살 젤다와 함께 일을 도모하게 된다.

이에는 역시 건너편 패거리들의 크라크라고 불리는 세네갈 출신의 이슬람 교도의 협조로 모든 일을 실행하게 된다.

 

 젤다의 유혹에 넘어간 사람은 휴대폰 가게에서 일하는 23 살의 유대청년 엘리-

캄보디아 출신의 여성과 동거하면서 미국에 이민을 가서 정착을 할 것을 꿈꾸는 그저 보통의 유대인이다.

 

왜 하필이면 유대인을 납치할 인종으로 선택했을까?

바로 부자들이 많고 그들의 독특한 유대감 형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한 명의 유대인이 실종이 됬다면 프랑스 내의 모든 유대인들의 협력하에 원하는 돈을 쉽게 갈취할 수있다는 허황된 계획은 그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워 요리조리 피하며 엘리의 가족에게 전화와 사진을 동원해  온갖 협박을 하게 되지만 이미 경찰의 수사대에 의해 일을 처리하게 된 엘리의 가족들은 쉽게 돈과 엘리의 교환을 허락하지 않게 된다.

 

여기저기 돈을 꾸고 코트디부아르에 가서 일을 조종하는 야세프는 어느 덧 사건 본연의 개념에서 벗어나 오히려 자신의 협박을 무시하는 엘리의 가족과  그 뒤를 조종한다고 생각하는 경찰에게 선전포고를 한다.

바로 엘리를 죽이겠다는 것-

 

모든 것을 체념하다시피한 엘리를 사이에 두고 사흘 만에 사건해결이 된다고 설득했던 야세프는 동료들이 하나 둘 지쳐 포기하고 다시 새 인원을 협박해서 충족시키는 가운데 결정적인 일을 저지르게 된다.

 

2006년도에 있었던 프랑스에서 있었던 살해사건을 작가가 르포 형식을 취하면서 그린 소설이다.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엘리가 공원에서 납치 당할 시의 목소리를 들었던 주위의 대학가 사람들과의 취재, 잡힌 범인들이 법정에서 진술한 내용들, 엘리의 목소리, 그의 아버지 엄마가 했던 행동들의 이면이 시간적으로 엘리가 죽기까지의 흐름을 보여준다.

 

프랑스 내에서 살고 있는 이민자들의 생활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이 책을 통해서 훨씬 실감있게 다가온다.

 

야세프를 비롯해서 모두 이 사건에 가담한 사람들의 배경을 보면 온전한 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들이 없다.

모두 프랑스가 한 때 제국주의 시절에 점령을 했던 나라들의 이민 세대들의 자식들로서 프랑스에서 태어난 야세프만 해도  코트디부아르로  가고 여전히 프랑스 내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 아니 노력은 하나 정착하기가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가 거주하는 구역 자체도 아시아, 흑인, 소수의 백인들이 모여사는 험한 동네요, 그 동네 안에서 모두가 알고 있는 얼굴들, 서로의 사정을 빤히 알고 있기에 쉽게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서슴없이 납치사건에 일조을 하게 되고 이는 곧 야세프란 인간에게 조여오는 뜻하지 않는 계획의 어긋남에 있어서 드러난 야만적인 행동들의 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다.

 

당시 내부부장관이었던 사르코지의 명에 따라 , 프랑스 내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과 맞물린 점도 엘리의 목숨에 지대한 영향도 끼쳤고, 읽으면서 참으로 답답했던 대목이 바로 엘리의 부모가 경찰 수사대의 말을 너무 믿고 나갔다는 점이다.

 

작가가 지적했듯이 야세프의 일련의 행동 패턴을 조사했던 경찰의 의도대로라면 연락을 끊고 기다리면 다음에 모종의 계획을 세우고 다시 접근하려한 것에 힌트를 얻어 그를 포위하려했던 것은 좋았으나 성난 야수가 이미 자신을 약올리고 있다고, 자식의 안위에 대해선 걱정도 않는다는 식의 부모 행동을 통해 더욱 포악해 질수도 있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데서 엘리의 불행은 시작됬다고 하는 말에 공감이 된다.

 

단지 유대인이고 자신과는 다른 종교를 가진 자, 더불어서 세상의 매스컴은  이 사건 후에 철저히 기독교 대 유대교, 이슬람 대 파시즘, 문명 간의 충돌, 테러리즘이란 이름을 붙이며 더욱 큰 긴장감을 조성한 배경을 두고 야세프 자신은 물론 그 외의 사건에 참여했던 이들조차도 이렇게 큰 이름으로 불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겉으로 평온해 보이는 프랑스 안에서 벌어진 이 사건을 두고 저자는 어느 한 곳에 치우침이 없는 고른 시각을 보여줌으로서 단순한 돈 협박 갈취에 무사히 집에 돌아올 수도 있었을 무고한 한 유대 청년의 비애를 읽으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종교에 대한 신념,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더 이상의 희망 조차도 발견 할 수없는 비젼, 그 속에서 갇힌 사람들이 갖게 되는 그릇된 허황과 아무런 감정 없이 단지 돈에 필요에 의해 사건에 협조하는 과정들이 끔찍하게 다가오게 만든 작품이다.

 

2006년 1월 20일 밤에 예쁜 여자와 함께 지낼 꿈에 부풀어 약속 장소에 나갔던 엘리는 그렇게 삼 주 후인 2월 13일에 영영 돌아올 수없는 다리를 건너갔고 이 사건은 당시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고 유럽 세계에서 아랍을 보는 시선에 대한 시각들이 다르게 보였던 시점이 겹치면서 안타까운 결말로 내린,  실제 사건을 취재하면서 엮은 글이기에 소설이라기 보다는 생생한 르포 현장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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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감정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23
W. G. 제발트 지음, 배수아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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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문학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 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거장으로서의 토마스 만의 작품만 하더라도 토스토예프스키 못지 않은 진중함과 어렵다는 느낌에 읽는 속도도 독자 나름대로 끈기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문학적인 흐름은 추리 스릴러로서도 유명세를 타는 젊은 작가의 작품들도 많다는 데서 독일다운 문학이 주는 맛에 길들여진 독자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 있다.

 

나로서도 처음 접하는 W.G 제발트 작품이다.

국내에선 이미 몇 작품이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처음 접어든 이 책만으로도 그가 어떤 느낌의 문학을 쓰는지에 대한 윤곽을 잡아가는 데 이 책은 충분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되어 진다.

 

 흔히 접하는 문학의 종류 중에는 여행에 관한 전문적인 가이드 성격의 책이 있고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단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글이 적힌 에세이를 접할 수가 있는데 이 책은 저자 자신이 겪는 여행과 기억에 대한 느낌을 독특한 필치로 적어 놓은 책이다.

 

총 4개의 이야기 구성으로 이어지는 책의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탕달, 카프카, 그리고 그 외에  단테와 발저, 바이에른 왕국의 루트비히 2세, 그릴파르처, 카사노바 등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흐름을 유지한다.

 

1800년 5월의 한 가운데에 나폴레옹이 지휘한 전쟁에 나폴레옹에 대한 존경심을 가진 스탕달이라고 알려진,  본명은 앙리 벨의 이야기인 "벨, 또는 사랑에 대한 기묘한 사실"이 첫 장부터 등장하고 그 안에서 스탕달은 그가 지은 '사랑에 대하여'란 책이 탄생하기까지의 일련의 여인들과의 만남, 그리고 그로 인한 상으로(?) 받은 평생지기 매독과 함께 한 여정을 그리면서 슬쩍 작가 자신도 그안에서 함께 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어서 '외국에서', 그리고 뒷이어지는 'K 박사의 리바 온천 여행', 그리고 마지막 '귀향'에 이르기까지 저자 자신이 스탕달, 카프카의 발자취, 그리고 자신의 유년시절에 대한 향수를 기억하며 오랜 만에 고향을 찾아가 자신이 살았던 여관, 바로 그 거실에서 투숙하며 지나온 세월의 흔적과 기억에대한 회상을 반추하며 그린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흔히 남미의 문학을 마술의 리얼리즘이 가미된 특징들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많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들 가운데 이렇게 현실과 환상속에서 자유자재로 자신을 들어가게 하고 빠져나오고, 그러면서 독자들은 읽으면서 여전히 과거와 현재의 분명한 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면서 읽어나가다 어느 순간 이건 현재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구나 하는  작가의  그 만의 글 방식은 작품을 통해서  자신이 생각했던 과거의 기억이 현재의 시간으로 다시 그 장소를 방문했을 때의 또 다른 시각으로 보여지는 , 머릿 속에서 간직되어 온 기억이 확실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지님과 동시에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를 생각나게 한다.)남미의 문학처럼 이미 죽은 사람들의 환영을 보게됨으로써 느끼게 되는 현기증, 그리고 그 감정들에 대한 충실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낸 걸작이란 생각이든다.

 

 내 경우엔 마지막 장인 귀향이 가장 인상이 깊었다.

작가의 자전적인 것들이 들어가서 그런진 몰라도 앞 장의 스탕달, 그리고 카프카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면서 그들이 거쳐간 여행지와 자신이 1980년과 1987년 두 차례에 걸쳐( 그 당시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는  생각하게 하는...) 달리 방문한 장소에 대한 기억도 좋았지만 귀향 편은 어린 시절의 뭔지 몰랐던 , 지금에서야 깨닫게 된 죽은 이들의 모습, 그리고 카프카의 작품에서 나온 「사냥꾼 그라쿠스」를 제대로 보여준 현실 세계의 실존 인물의 등장은 움베르토 에코의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과도 비슷하다는 연상을 가지게 하기도 했다.

 

어느 책은 읽더라도 끝까지 읽는데 힘이 드는 책이 있는가 하면 웬지 모르게 어려우면서도 쉽게 놓지 못하게 되는 책들이 있다.

 

저자의 하나하나 문장에서도 어느 것 하나 메모를 하지 않을 수없는 단조로우면서도 그 안에서 맞다는 광감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글의 흐름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르내리는 '제발디언'을 양산해 내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사랑은 다른 종류의 많은 문명의 혜택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본성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욱더 간절하게 갈망할 수밖에 없는 키마이라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우리가 오직 타인의 육신에서 본성을 찾으려 하면 할수록 결국 그것과 멀어지게 될 뿐인데, 왜냐하면 사랑은 스스로 만들어낸 통화에 의해서만 부채 상환이 가능한 열정, 즉 다행스럽게도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은 허상의 거래이기 때문이다. _「벨, 또는 사랑에 대한 기묘한 사실」 - P27

 

한 편의 명화 소개코너로도 자릴 잡을 수있는 그림에 대한 설명부분과 함께 실제 작가는 스탕달과 카프카 사이를 오고가면서 자신이 접한 환영과 그 안에서 한없이 흘러가는 기억의 파편들, 그리고 다시 현실의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그' 답다라는 말 밖엔 형용할 수없는 한계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전체 4개의 이야기가 모두 연결지어서 생각될 수있는 글의 구성은 여행문학의 진수라고도 할 수있겠단 생각과 함께  사고로 너무나도 우리 곁을 떠나가버린 그의 자취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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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드롭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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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사이노스키는 사촌형인 마브가 바지사장으로 있는 바에서 바텐더로 일한다.

내성적이다 못해 눈도 제대로 맞추지 않고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한 때 이 주점이 마브의 소유였으나 체첸인들의 조폭들에게 빼앗긴 뒤 허울만 사장인 사촌형과 함께 일을 한다.

 

이 주점은 겉보기에는 주점이지만 사실 조폭들이 일정한 시간순서대로 돈을 거둬가는 돈의 이용퍼로서 장소제공을 하는 드롭바이기도 하기에 일정한 돈이 오고가고 거래가 되는 곳이다.

 

어느 날 추운 겨울 밤, 누군가에게 된통 맞은 채 쓰레기통에 버려진 개를 발견한 밥은 나디아란 여인의 도움으로 개를 자신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되고 로코란 이름을 붙여준다.

 

 드롭 바에서 일하던 중 복면의 강도 둘이 나타나 돈을 쓸어가게되고 이는 곧 경찰에게 신고를 함과 동시에 의심을  받게 되며, 조폭의 우두머리로부터 돈을 찾아오라는 협박에 시달리게 된다.

 

전혀 누구인지도 짐작조차 못하는 강도를 어떻게 찾아서 돈을 되찾아 올 수있을까?

설상가상으로 개의 주인이라고 자처하는 사이코패스 성격을 지닌 에릭 디즈란 남자가 나타나게 되고 나디아와의 과거 인연으로 그녀와 개를 빌미로 협박까지 당하게 된다.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들은 어두운 암흑가의 이야기와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사람들, 그리고 미국이란 나라에 이민 온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조직을 형성하고 뒷골목의 세력을 쥐려는 조폭들의 세계를 사실적으로 잘 그리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란 생각을 하곤 한다.

 

그의 작품들이 거의 영화화 됬다고 하는데서도 알 수있듯이 독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전혀 예상 외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데에 이만한 영화의 소재가 없다 싶을 정도로 이 책도 그렇다.

 

이미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로 나온 바 있는 이 책은 톰 하디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져 호평을 받았다고 할 만큼 작가의 구성능력은 읽으면 읽을수록 재미를 더해 준다.

 

마브의 꿈은 이미 한 때 잘나갔던 장물아비이자 마약거래로 성공도 해봤지만 큰 돈을 쥐고 미국을 떠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 사는 것이다.

그 꿈에 비해 밥은 오로지 조폭에 명령에 거역조차 하지 못하며 그들이 원하는대로 할 뿐 더 이상의 욕심도 없는 사람, 그 동안 홀로 외로움에 젖어 살아가는 사람이었지만 이젠 로코라는 동반자 개가 자신의 가족이다.

 

 그런 밥에게 전혀 뜻밖의 행동을 보여주는 뒷 부분의 설정들은 역시 데니스 답다란 생각을 하게 된다.

 

 단지 자신의 개를 괴롭히기에 결단을 내린 밥의 행동은 경찰의 끈질긴  10 년전의 살인사건까지 파헤치는 과정에서 조마조마한 느낌을 주고도 있지만 이렇게 나약하게만 보였던 밥의 성정에 그런 결정적인 행동을 하게 한 원동력은 과연 타고난 성격인지, 아니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행한 행위인지에 대해선 오히려 마브의 성격이 제대로 각인된 성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외였다.

 

 기존의 『살인자들의 섬(셔터 아일랜드)』, 『미스틱 리버』로 전 세계적인 팬을 형성하고 있는 작가의 이런 류의 책들은 다시 읽어봐도 같은 듯 또 다른 형태의 모험심을 즐기게 만든다.

 

단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드롭 바에서 살아가면서  세상의 그늘진 삶 속에서 자신만의 세상타협을 하며 살아가는 밥이란 인물을 통해 어두운 미국의 뒷 골목의 세상과 그 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나 쉽지만은 않은 인생의 말로를 모두 보여주는 인간군상들의 오밀조밀한 모습들이 잘 드러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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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의 독서법 - 조선 왕들은 어떻게 책을 읽었는가
박경남 지음 / 북씽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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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독서 인구가 많지 않다는 보도가 있었다.

더군다나 기계의 발달로 인해 지하철이나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면 흔하디 흔한 책을 집어들고 읽는 사람들이 희귀하단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을 보면 빈말은 아닐 것이다.

 

일본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독서 인구를 훨씬 앞질러간단 보도에 책이란 존재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을 해 보게된다.

 

책을 접함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손쉽고, 지루하지 않으며 내 스스로가 즐길 오락거리 정도로 생각될 만큼의 흥미를 가질 수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어떤 노력과 정성을 들여야할까에 대한 답은 아마도 이 책의 저자가 쓴 이 책을 토대로 나에게 맞는 법을 찾아가는 것이 쉬울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조선의 왕들이 어떻게 책을 가까이 했으며 그에 따른 나라의 정사에 미친 영향은 결국 조선왕조 오백 년사에 영향을 끼쳤음을 알게 해 주는 간략하면서도 뜻 깊게 다가온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위대한 왕들이라  일컬어 부르는  세종, 성종, 숙종, 영조, 정조는 물론 조카의 왕위를 찬탈한 오명을 남긴 세조, 원하지 않았지만 신하들과 시대의 부류에 따른 왕위에 오른 정종, 그리고 너무나도 효성이 지극했고 자신의 스승이었던 조광조의 뜻을 이어받아 올바른 정치실현을 하고자 했으나 일찍 명을 달리했던 인종까지 그들 나름대로의 독서법은 각기 다른 능력에 따른 실천의 모습들도 가지각색이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무려 100 번에 이르는 독서의 읽기 과정은 흔히 말하는 눈으로 읽되, 그 뜻을 오로지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심오한 깨우침을 이루기까지의 제왕으로 갈 길을 닦는 모범적인 모습들을 보여준다.

 

 다른 책에서도 나오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들은 3세의 원자가 소학부터 시작한단 것에서 바로 그 험난한 제왕학의 길을 가기 위한 여정을 드러내준다.

 

 

 

자신의 홀 몸으로 온 백성을 거느리기 위한 제왕학의 기초부터 시작해서 강연을 통해 신하와 견제와 교류를 통한 나라 발전을 모색한 왕들은 이렇게 철저하게 어릴 적 부터 책을 가까이 할 수밖에 없었고, 또 그것을 즐긴 왕들은 모두 성군으로 칭송을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던 면에 반해 연산군처럼 폭군의 이미지를 가진 왕은 월등한 기량이 있었음에도 능력차이에서 오는 교육방식의 획일적인 것으로 인해 오히려 역사 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많이 발휘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정조처럼 기록에 있어서 철저했던 왕이 없었을 만큼, 자잘한 부분까지 남긴 점은 후대 조선이 망할 때까지 왕들이 일기를 적게 하는 선례를 남기게 된다.

 

 이처럼 책은 가까이 할 수록 좋은것을 누구나 알지만 어떻게 나만의 방식으로 독서를 즐길 수있을까?

 

1부가 조선 왕들의 독서법이라면 2부는 조선왕들의 독서와 서재에 관한 이야기다.

위대한 신하들이 주장하는 독서법을 따르는 왕들이 있었는가 하면 사가독서제를 만들어 나라에서 젊은층의 독서를 유도하는 정치, 경연을 이용한 나라의 중대사까지 결정짓게 하는 일들, 소학에서 대학까지의 읽기 과정과 그에 따른 변화적응들은 선비들이 책을 가까이 하면서 즐긴 반면 왕들은 제왕으로서의 필수적인 점을 감안하여 책을 가까이 했단 점이 다르게 다가온다.

그 만큼 책임의식이 클 수밖에 없었던 지위에 따른 행동가짐이 독서의 반향을 토대로 이루어졌음을 차근하게 알 수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누구는 속독을 통하여, 누구는 한 자 한 자의 의미를 곱씹으며 상상을 통한 글 읽기를 , 어떤 이는 글을 읽되 전체적인 숲을 통해서 관통하는 책의 의미를 알아가는냐는 개인적인 역량과 자신과 맞는 독서법을 통해서 제각기 모두 틀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독서가 주는 의미는  책을 읽어서 자신의 모자람과 겸손을, 더 나아가서 자신의 발전모색을 위해선  끊임없는 필요성을 알게 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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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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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인기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인 더글러스 케네디의 작품들은 주변에서 흔히 보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투영해 재조명해 보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전 작들의 주 소재도 다양하지만 가장 뛰어난 점은 그 사람들의 삶 자체가  우리들 모두가 겪었을만한 것에 있다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심리적인 대화를 통해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않나 싶은데,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그러한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 준다.

 

총 1.2부로 나뉘어 그려지는 이 책의 내용은 한나라는 여인이 겪는 인생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

1부격인 1960년대 중반에서 1970년 초반까지를 그리고 있는 장면은 대학교수로서 베트남 반전 운동에 뛰어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는 아버지와 유대인 출신으로 냉철하고 비판적인 화가 출신인 엄마를 사이에 둔 한나의 모습이다.

 

독설적이다시피 내뱉는 엄마란 존재에 대해 흔히 말하는 모녀지간의 서로가 비난을 주고 받는 장면들은 푹 하고 공감을 일으킬 만한 배경을 던져주고 부모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애를 쓰는 한나의 모습이 주되게 그려진다.

 

어린 나이에 만난 의대생 댄과의 전격적인 결혼 결정은 엄마로부터 일찍 결혼함으로써 닥쳐 올 엄마가 겪었던 고충을 고스란히 들어야만 했지만 자신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무던한 댄 만한 남자도 없단 조바심, 그리고 그를 놓치면 영영 좋은 사람을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에 20살 초반에 둘이 살게 된다.

 

아들 제프리가 태어나고 의사 인턴생활로 시골마을로 가게 되면서 밤 늦게 돌아오는 남편, 혼자누구의 돌봄 없이 도서관 사서란 일과 육아에 지친 어느 날, 아버지와 뜻을 같이 한 대학생 저슨이 히치하이킹을 하는 도중 숙박을 위해 재워줄 것을 요청하게 되고 이는 남편이 없는 몇 일 사이에 결코 지울 수없는 불륜이란 것을 저지르게 되고 그의 협박에 캐나다까지 그의 도주를 도와주는 결과물을 낳게 된다.

 

그후 2부격인 2003년에 와서야 50에 들어선 한나의 모습이 그려진다.

정형외과 의사로서 성공한 댄, 아득한 집, 교사생활을 하는 한나, 변호사인 아들과 펀드 회사에 근무하는 딸 리지-

 겉에서 보면 누구나 부러워할 가정의 모습이다.

실제적으로도 말썽부리지 않는 건실한 남편 댄, 청교도적인 기독교 사상을 갖고 있는, 자신의 관점에서 어긋나면 비판을 가하는 아들 제프리 내외, 젊을 때 돈 많이 벌어 후에 편히 지내고자 하는 딸의 모습들은 한나에겐 자신의 빗나갔던 한 때의 그 당시의 일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가정에 충실하게 했던 보상의 결과로 여겨진다.

 

그러나 리지가 유부남인 의사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자취를 감추게 되고 이는 곧 경찰의 수사망까지 번지게 되며, 설상 가상으로 한나와의 관계를 그린 저슨의 책이 출간이 되면서 일파만파로 번지게 된다.

 

학교에서의 해고, 뭣보다 딸의 행방을 쫓기 위해 애가 타는 부모의 심정의 모습들이 결국은 참고 참았던 고름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저슨의 책이 한나와 댄의 걷잡을 수없는 내리막길을 걷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부부사이의 일은 부부만 알고 있는 사연이 있듯이 한나의 가정을 지키려 했던 그 많은 세월들은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로부터 외면과 멸시를 당하게 되고 자신을 속여왔단 사실에 분노를 터트린 댄 앞에서 용서를 비는 한나의 모습은 읽어나가면서 정신을 유지하고 지탱한다는 자체가 대단한 여인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자식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한나의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로서의 생각, 아버지와 엄마의 불화가 서로간의 불륜 때문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자신마저도 그 일을 행하게 된 데서 오는 죄책감을 면하고자 무던히도 애를 썼던 한 여인의 삶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은 오로지 상대방을 사랑했기에 자신이 하고 싶어했던 모든 것들을 놓아버렸다고 생각했지만, 상대방은 그녀의 본심을 다른 방식으로 이해를 하는 대화들은 몰입도에 극치를 달하게 만들어 준다.

 

 비록 딸을 사랑하는 방식 자체가 엄마의 타고난 천성인 냉철하고 비판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인생의 후반부를 살아가는 인생 선배로서의 엄마가 딸에게 내뱉는 말들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말들이 넘쳐난다.

 

"쉰 살만 넘어봐. 시간이 증발해버리는 것 같아. 눈 한 번 깜박하면 크리스마스고, 또 한 번 깜박하면 여름이지. 그러다보면 인생이란 뭘까 생각하게 돼. 엉덩이에 주근깨가 덕지덕지 난 남학생과 불장난을 했던 호수를 다시 찾아오게도 되지." -p 108

 

가장 힘든 시기에 자신의 곁에 남아주길 원했던 남편 댄마저 떠났을 때도 한나는 절친 마지의 도움으로 저슨과 마주대함으로써 자신의 지난 과거를 바로 잡는 용감성을 보이면서 새로운 인생의 도전을 향해간다는 이 이야기는 결국  ‘인생이란 일상의 사이사이로 섬광처럼 반짝이다가 지나가는 순간에 불과했다.’ -p 356  는 문구처럼 모범적으로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한 평범한 여성 한나가 진정으로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첫 발걸음을 떼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에 가족을 위해서, 혹은 내 자신이 원하는 무언가를 포기하면서 살아왔던 한 인간의 멋진 홀로서기를 감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읽으면서 작가가 그리고 있는 인생에 대한  대목들은 비록 나라가 다르지만 인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감정들은 모두 같은 것을 아닐까 싶은 정도로 적재적소의 글들이 아주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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