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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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식덕 꿀팁이 한가득한 마일로 작가의 극한 식물키우기. 식태기 극복하는 휴덕은 허락해도 탈덕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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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2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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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덕이신 아빠가 키우는 다육이



전작 <극한견주>에서는 거대 견주에 대한 환상을 와장창 깨부수더니, 크레이지 가드너에서는 식물 키우는 것에 대한 환상을 깨부신 작가 마일로. 동물이든, 식물이든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진심을 다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묘하게 뽐뿌 받아 대형견과 식물을 키우는 독자들이 존재할 것이다.


나는 식덕이 아니고, 매번 사무실에서 식물을 죽이곤 하던 소위 식물 똥 손이고, 도서관에서 100여 개의 화분에 물시중 들다가 질려버려서 식물을 키우지 않는다.


이런 내 주변에도 식물 키우기 고수들이 있었으니, 오랜 단짝 친구, 할머니, 우리 아빠였다. 


그중 할머니는 정말 오랫동안 예쁜 정원과 화분들을 키우셨으니, 가드닝의 달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아빠는 관련 학과를 전공하셔서인지 모르겠지만,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신다. 


한동안 난 키우는데, 온갖 정성을 들이셨고, 식물에 진심이셨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와 나에게는 관심이 없어도, 식물에게는 꼬박꼬박 시간을 투자해서 키우셨다.


세심한 물시중과 비료 고르기를 보며, 늘 시큰둥했던 나였지만, 크레이지 가드너 2권을 읽고 나니 작가님이 공유하는 지식을 아빠께 전수해 드리고 싶다. 


아빠가 겨울 동안 얼어 죽은 화초들을 보면서 얼마나 기운 없어 하셨는지, 식태기가 오신 줄 알았다. 


죽은 식물은 살릴 수가 없는데, 한동안 화초들을 두고 버리지도 않고 바라보셨었다.


지금은 언제그랬냐는 듯이 죽은 화초들을 버리고, 새롭게 구입하신 식물들로 제2의 가드닝을 시작하셨다.



이번엔 식물의 시중을 들어주는 작가, 보너스 스티커도 너무 귀엽다.



1권에서 가드닝에 대한 환상을 깨줬다면, 이번엔 본격 가드닝에 진심인 정보를 알려준다. 


사실 봐도 가드닝 못알인 사람이라서인가, 자꾸만 단짝 친구가 떠올랐다.


단짝 친구는 인테리어, 공예, 가드닝, 베이킹 등등 그때 트렌드가 되는 아이템에는 모두 도전했었다.


뭐 하나를 해도 전문가 수준으로 몰입하는 친구였다. 


코로나 전까지는 친구에게 뽐뿌를 받으면서 공예와 가드닝, 인테리어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실증을 잘 내고 꾸준과는 거리가 먼 나는 덕쿠 수준까지는 갈 수 없었다. 


도중에 포기하거나 모르겠다며, 친구에게 다시 가르쳐달라고 했다. 


지금은 그 친구가 뭐에 빠져있을지 궁금하다.


각종 인테리어 전시에 갔을 때, 나름 가드닝을 하는 친구는 화분을 보러 간다거나, 유행하는 핫한 식물들을 구입하러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친구가 즐겁게 설명을 해도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했던 때가 떠올렸던 작가님의 에피소드들.



가드닝을 한지 오래되어도 식물의 물시중은 여전히 고달프다.


얼마나 물을 줘야 하는지, 식물마다 다르기에 검색을 해서 찾아본다.


커뮤니티와 검색을 통해서 정보를 접하지만, 유저들마다 의견이 다른 경우엔 답이 없는 웃픈 현실. 


그러는 사이 귀하게 영입한 식물은 죽어간다. 


알로카시아라는 식물의 물 주기 방법 아시는 분들, 작가님이 제보를 원하니 알려주시길.


식물에 문외한인 나도 물 주기를 하면 할수록 죽어가는 식물들이 늘어날 때 슬퍼졌었다.


열심히 물 주는데, 왜 죽어가는가. 식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그때, 그 시절의 나. 







과습으로 뿌리가 썩어가는 식물의 경우, 흙을 모두 털어내고 물에 수경재배하면 다시 살릴 수 있다.


알고 있는 상식으로는 이해가 가질 않아서, 슬픈 마일로 작가님의 깊은 한탄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더불어 문송합니다의 문과인지라 덩달아 이해가 가지 않아서 같이 슬펐다.


초록이들은 왜 이렇게 키우기가 까다로운 것일까? 안 키워서 다행이라고 안심했던 사람.


가끔씩 식물과 텔레파시로 대화화는 듯한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복잡해지는 심정이 느껴졌다. 


정말 식물의 마음은 정말 모르겠다.






이번 편은 식덕이 되면서 알게 된 꿀팁들을 소개한다. 


적절한 비료의 사용이 실은 식물을 더 잘 성장하게 한다는 팁을 알려준다.


무기질 비료와 유기질 비료의 장단점을 꼼꼼하게 비교해 주고, 선입견을 갖기보단 다양한 비료를 섞어 이용하면서 테스트와 실험을 거듭한다.


비료의 종류가 정말 많은 걸 알게 되었고, 유기질은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대신 벌레가 잘 생기는 단점이 있다는 점. 무기질은 화학 비료는 단시간 내에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자주 사용하면 토양질이 좋지 않다는 점을 자세히 알려줘서 좋았다. 가드닝 알못은 이번 책에서 작가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비료가 벌레 아닌 동물의 것에 가까울수록 냄새와 불편하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한참 웃었다. 아빠가 비료 구입하셔서 꼽을 때마다 식물에 과연 좋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작가는 적극 사용하고 실험하면서 가드닝을 즐기자고 한다. 


식물이 잘 자라는 건 좋지만, 못 자랄 때는 우울해지면서 식태기가 올 수도 있으니까.


흙 관련해서도, 아무 곳에서나 퍼 온 흙은 온갖 벌레들과 균이 가득할 수 있으니, 구입해서 가드닝 하는 게 좋다고 한다. 때때로 흙을 제조해서 키우기도 하지만, 만사 귀찮으니 만든 흙을 편하게 구입하자고 하는 작가.


가드닝 자체가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기에 최대한 자신에게 맞는 편한 방법을 잘 찾아야 한다.







덕질을 하면서도 사실 탈덕하고 싶을 정도로 정체기가 올 때가 많은데, 식덕인 작가도 식태기를 느낄 때가 있다. 왜 식태기를 느끼는가에 대해서 나름 진지하게 고찰해놓았는데, 아빠가 겨울에 죽은 화초를 보면서 느끼셨을 심정이 그제서야 이해가 갔다. 많이 속상하셨겠구나.


단지 식태기가 왜 올까에 대해서만 써놓지 않았고, 식태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 방법도 써놨으니 가드닝 하다가 현타 오신 분들은 적극적으로 참고하시길 바란다. 


겨우내 죽은 식물들 정리하고, 화분을 새로 구입하시고 열심히 키우는 아빠에게 이 책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며 즐겁게 가드닝 함께 하자는 작가.


탈덕하고 휴덕 하기엔 너무나 많은 식물을 키우고 있기에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종종 집 앞에 유기 동물도 아닌, 유기 식물을 보고 마음이 착잡해지는 상황도 그려놨다.


식물은 너무 잘 커도 고민, 안 커도 고민이다. 


너무 잘 자라서 희소성도 없고, 때론 버려지기도 하는 웃픈 현실. 


동물에 비해서 식물 키우기를 쉽게 생각했던 나 자신을 다시 보게 했던 이번 책.


생명체를 제대로 키우려면 먼저 공부부터 하고 열심히 키워야 한다. 


온라인 경매, 오프라인 구입을 하면서 오는 식물 뽐뿌질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예쁜 화분과 브랜드, 디테일에 점차 집착하게 되는 덕질의 심화 과정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알려준다.


식덕하는 사람은 물 생활한다며, 어항에 물고기를 키우면서 수중 식물을 키우는 것까지, 식덕 생활의 확장. 


이사하다가 식물들이 망가져서 속상했었던 상황, 어설픈 지식으로 멀쩡한 식물에 애먼 짓을 해서 식물 망나니 짓까지 경험들을 재미나게 엮어낸다.






현실 식덕까지 모자라서, 게임 속 가상공간 속에서 극한 귀농 체험을 하게 되었던 작가.


비실비실한 식물들에게 보약이 된다는 빗물을 주기 위해 필사적인 모습, 빗물을 모으기 위한 팁까지 이번 편을 보시면서, 가드닝을 위한 꿀팁을 많이 참고하시길 바란다.


식물 키우는 게 너무 좋아서 빨리 은퇴하는 파이어족이 되어 가드닝만 하고 살고 싶다는 작가님 소망을 꼭 이루시길 바란다. 한때 타샤 튜터의 책을 보면서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이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었지만, 크레이지 가드너를 보면서 생각이 변했다. 그렇게 살기 위해서는 정말 쉼 없이 하루 종일 움직여야겠구나.


게으른 사람에게는 식덕은 정말 무리고, 부지런한 사람만이 식덕 생활도 한다. 


아빠와 단짝 친구와 함께 보고 싶은 책, 혹시라도 겨우내 식태기 오셨던 분들, 푸르른 초록의 세상을 보면서 함께 벗어나 보자.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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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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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로 읽어본 피터 스완슨 소설




<나이브스 아웃>이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새로울 것 없는 추리 소설의 클리셰들을 오마주하고, 패러디해서 더욱 신선했던 작품이었다. <나이브스 아웃>을 보면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아가사 크리스티의 <비뚤어진 집>이 연상된다. 


추리소설은 장르 상의 특성 때문인가, 새로운 트릭과 반전을 창조해 내기 힘들기도 하다.


최근엔 새로운 스토리를 지어내기 보다, 익숙한 스토리를 엮어서 재창조하거나 재해석하는 책이나 영화가 많아졌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도 그런 추리소설 중 하나이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아가사 크리스티, 알프레드 히치콕적 요소가 보이는 피터 스완슨의 작품 세계




피터 스완슨 소설은 <죽여마땅한 사람들>, <아낌없이 뺏는 사랑> 이후로 다시 접하게 되었다. 


벌써 5번째 신작이 국내에 출간된 그의 소설의 특징은 심리적 서스펜스적 요소가 강하고, 고전 추리소설이나 고전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자극적인 내용이라기보다 정통 추리 소설로 기본에 충실하다.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이 드는 건, 다음 장이 너무나도 궁금해지는 페이지 터너로 끌고 가는 그만의 스토리텔링이 있기 때문이다. 히치콕 감독의 영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촘촘한 심리 서스펜스,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지만, 소설을 마지막까지 읽기 전까지 범인이 누구인지 감을 잡지 못했었다.


피터 스완슨 소설이 인기 있는 이유는 추리소설 작가이기 이전에 느껴지는 마니아의 향기가 아닐까 싶다.


이번 소설은 그의 다른 소설들보다도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게 되었다.


넷플릭스, 왓챠 등 OTT만 보면서 긴 호흡의 소설 읽기가 참 쉽지 않았는데, 지하철 왕복하면서 시간 순삭으로 읽어버린 이 소설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




벌써 국내에 5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피터 스완슨. 그의 작품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은 추리소설과 서스펜스 스릴러물 영화를 사랑한다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로 시작한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소설은 마치 아가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연상케 하고, 서점을 운영하는 주인공은 고서적과 추리소설 마니아다.


첫 시작부터 찾아온 FBI 수사관의 존재는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게 한다.


무엇보다, 수사관이 찾아온 이유는 주인공이 오래전에 블로그에 작성한 추리소설 추천 리스트 때문이었다.


서점 블로그에 쓴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리스트 안의 소설 속 살인 사건과 비슷한 살인들이 벌어지고 있다. 범죄소설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독창적이며 실패할 염려가 없는 살인을 저지른 작품들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3권을 제외하고 국내에 출판된 작품들. 이 작품들 중 대다수가 영상화되었거나 최고의 추리소설 리스트 중 하나이다.


 



아마도 추리소설과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시는 마니아분들이라면 이 리스트를 보고 두근두근함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작년 가을에서야 처음으로 히치콕 감독의 영화이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데뷔작으로 알려진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봤었기에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ABC 살인사건>을 따라 한 듯한 살인사건에 대해서 FBI 수사요원과 주인공의 대화 내용을 보면서, 모방 범죄는 실은 흔한 소재임에도 왜 다음 페이지로 바로 눈이 가는가. 그만큼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혹은 독자에게 은근슬쩍 도전장을 내미는 피터 스완슨의 필력에 넘어가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저 작품들은 다 읽어보았다면, 어느 소설 속 장면을 연상케하는지 찾는 재미가 정말 쏠쏠할 것 같다.


이중 영상화된 작품들도 몇몇 있어서, 영화 속 장면들이 저절로 떠오르면서 몹시 흥미롭게 읽었다.





 

궁금증을 더욱 유발하는 고지 사항




소설은 사실 노골적으로 처음부터 아가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을 언급한다.


그러면서 진짜 범인이 누구인가 추적해가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리스트에 언급된 소설들과 이어지는 부분들이 생기면서 독자에게 혼란을 준다. 석연치 않은 부인의 죽음과 관련되었을지도 모르는 용의자의 죽음.


자신에게 유리하게 정보를 왜곡해서 전달하는 주인공의 상황들을 보면서, 범죄에 연관되어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린다. 





 




독자는 당연히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을 언급했기에, 결국 범죄에 연관되어 있겠구나 미리 추리하고 이야기를 읽게 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정보를 완벽하게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범죄에 연루되어 있지만, 소설 추천 리스트에서 저지른 범죄자를 FBI에 협조해서 잡아야 한다.


주인공은 어떤 범죄에 어디까지 연루되었는지도 궁금하고, 다른 범죄자의 존재도 누구인지 의문을 품게 한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FBI 요원에게 숨기고 있는 이유는, 소설과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교환 살인 트릭 때문이다.



아내와 이혼하기를 원하는 건축가 가이 헤인즈는 고향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찰스 브루노라는 이름의 청년을 만난다. 가이는 찰스에게 자신의 이혼 요구에 응해주지 않는 아내 미리엄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찰스는 그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그것은 찰스가 가이의 아내를 죽이고, 가이가 찰스의 아버지를 죽인다는- 이른바 "교환 살인"을 하자는 제의였다.


열차 안의 낯선 자들 - 위키백과



주인공이 왜 교환 살인을 하게 되었는지, 교환 살인한 찰스를 찾기 위해 교묘히 숨기고 조사하고 의심하는 부분들.


과거 회상 장면들과 섞여서 보고 있노라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메멘토가 떠오르기도 했다.


과연 주인공 주변 인물들 중 누구일까? 


독자는 주인공과 함께 추적해나간다.





 




과연 찰스는 누구일까?


그리고 주인공은 얼마큼 범죄에 연관되어 있는 것인지, 마지막까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다.


로알드 달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작가답게, 이야기는 잘 흘러가다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흘러가다가 갑자기 뒤집어진다. 로알드 달의 단편소설들을 읽어보면 반전 스토리가 싸늘하게 와닿는다.


앞서 이야기한 8개의 소설 리스트 속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스토리로 엮어놓았다.


모든 걸 알아도 재미없겠지만, 소설을 읽기 전에 적어도 아가사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이자, 히치콕 감독의 영화인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한 번쯤 보고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특히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은 소설과 영화의 결말과 다른 부분을 비교했을 만큼 작가가 애정을 드러낸 작품이다.


리스트의 8권을 모두 읽고 보신다면 아마도 다른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으로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 


저 소설을 다 읽고 책을 읽으시는 분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난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은 독자와 저자가 함께 이야기 나누는 이벤트를 기획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극중 주인공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는데, 살짝 소름 끼쳤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와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그리고 정통 고전 추리소설 마니아라면 소설 시작부터 푹 빠져서 책장을 바삐 넘기게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추리소설 마니아를 위한 엔딩이었던 소설의 전개라니, 여전히 독자들은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스토리를 사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크리미널 마인드도 떠올랐고, 무엇보다 엔딩의 결말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이어서 너무 좋았던 작품.


끝을 볼 때까지 끝이 아니고, 긴장감을 놓지 않고 완전히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봄이 아닌 이른 여름 더위 불면증에 읽기 너무 좋고, 한 번 잡으면 끝날 때까지 놓을 수가 없다.




소설 읽고 보고 싶어지는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ABC 살인사건>, <살의>, <죽음의 덫>, <이중배상>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영화 속 장면들.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죽음의 덫, 살의)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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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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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엔 형제의 서부극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한 소년의 성장 복수극.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야만의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적 정서가 공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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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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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상징하는 밀레의 봄 그림을 올려보았다.



서부극은 영화도 잘 보지 않았다. 


서부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보지 않는 이유는  지루하고, 마초적인 성격의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여성과 약자의 인권은 철저히 무시된 작품들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마음속이 불편해지곤 했었다. 하지만, 나의 취향과 무관하게 무한 경쟁, 질병과 변혁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에게 척박한 이야기는 잘 와닿나 보다. 최근 몇 년간 서부극 영화가 다양한 장르와 혼합되어서 제작 중이다.


오늘 소개할 빅티켓 외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 서부 개척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어릴 때 읽었던 <초원의 집>이 유일했었다.


작가와 정보에 대한 정보도 없이 이 책을 읽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영화화된다는 점, <왕좌의 게임>, <시라노>의 피터 딘클리지 주연으로 제작된다는 점이었다.  영화 원작 소설에 관심이 많고, 평범한 서부극이 아니라 서스펜스, 스릴러와 결합된 서부극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이미지 출처 : 구글 검색, 피터 딘클리지 이외에도 찰리 플러머(잭), 소피아 릴리스(아마도 롤라), 노미 라피스, 케빈 지거스 등 원작의 이미지를 잘 살린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었다.



작가 조 리처드 랜스데일은 미국의 작가 겸 무술 강사이며, 서부, 공포, 공상과학, 추리, 서스펜스 등 다양한 장르의 산문 작가로 만화책과 시나리오를 썼다. 그의 소설들 중 몇 권은 영화와 텔레비전으로 각색되었다. 브리티시 판타지상, 아메리칸 호러상, 에드가상, 브람 스토커상 등의 수상자다. 


직업도 독특하다고 생각했지만, 검색해 보니 서부극 외에도 DC 애니메이션 각본을 쓴 경험도 있었다. 


생각보다 쓴 작품들도 많았고, 국내에 <밑바닥>이라는 작품도 출간되었다. 


영화도 <콜드 인 줄라이>라는 작품이 개봉했었고, 현재 왓챠에서 서비스 중이다.


작품들의 대다수가 텍사스를 배경으로 하는 서부극이자 모험극인데, 컬트 클래식 소설로 독자들에게 자리 잡은 모양이다. 그의 작품적 특성은 예상 밖의 모순이나 부조리, 이상하고 황당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번 작품인 빅 티켓, 작가의 다른 작품인 밑바닥


조 R. 랜스데일의 작품들



이번에 읽게 된 빅티켓의 경우만 봐도, 시작부터 인정사정없다. 


천연두로 부모님을 잃고 고아가 된 16세 소년 잭은 여동생 롤라와 함께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친척 집으로 향하게 되는 그 순간부터 모든 인생이 꼬였다.


이 모든 순간의 시작은 천연두였고, 질병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이후 상황은 사정없이 흘러간다.


아직은 어린 두 남매를 데리고 캔자스에 있는 고모할머니의 집으로 천연두의 전염을 피해 급하게 이동하게 된다. 



할아버지가 오셔서 나와 여동생 롤라를 데리고 나룻배를 타러 간 그날,


이미 우리에게 벌어진 것보다 더 나쁜 일에 곧 얽혀들고 총질하는 난쟁이와 노예의 아들, 크고 성난 돼지와 친해지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더군다나 내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고 내가 사람을 죽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일은 바로 그렇게 흘러갔다.


빅티켓  - 11P



19세기 말경 천연두가 전염병으로 빠르게 퍼지는 묘사는 마치 최근의 팬데믹 상황과 비슷하다.


이제는 엔데믹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여전히 죽음은 우리 바로 곁에 있고, 늘 예고 없이 찾아온다. 


혼돈의 시기, 빠르게 이동하려던 할아버지는 무법자 같은 악당과 사소한 말다툼으로 싸움이 붙고,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마치 머피의 법칙처럼 좋지 않은 일들은 한꺼번에 차례차례 일어난다.


부모의 죽음부터 마음 정리를 하지도 못했는데, 할아버지는 눈앞에서 돌아가시고, 동생은 악당과 함께 사라졌다.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소년 잭은 동생 롤라를 악당으로부터 구출해야 할 상황을 생각해야 한다.



동생과 함께 사라진 악당들이 지나간 마을은 이미 보안관이 죽었고, 은행은 털리고 엉망진창이다.


보안관 사무실에서 악당들의 신상명세는 확인했지만, 실질적으로 아무런 도움도 얻지 못한 잭은 평소 자신의 신념과 너무나 다른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기독교인이자, 신을 믿는 잭에게 이미 사형 당한 사람의 시체를 훼손하는 것, 돈과 정장을 얻기 위해서 죽은 자의 무덤을 파는 사람들과의 마주치는 것은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가치관의 충돌은 이제 막 시작이었을 뿐이다.


부모님의 죽음 이후 점점 불안정해지는 상황 속에서 소년이 믿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상황에 대한 빠른 판단과 생존, 동생의 구출이라는 목표였다. 


할아버지가 준 땅문서로 쇼티와 유스터스를 고용해서, 악당을 추적해 동생을 구출하려고 한다. 


이 상황에서 잭과 쇼티와 유스터스의 입장이 다르다.


동생만 구출하고 굳이 사람을 죽이지 않아도 된다는 잭과 악당들을 죽이는 것까지 생각하는 쇼티와 유스터스.





 





소설을 읽다 보면, 옳고 그름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진다.


종교적 믿음이 충실한 잭이었지만, 훗날 오히려 믿었던 사람이 저질렀던 모순과 과오는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온다. 겉보기엔 그럴듯해 보여도 속으로 무슨 생각 하는지 알 수 없는 문명인에 대한 이야기도 상식을 넘어선다.


그러던 와중에 동생을 구출하기 위한 여정 중에서 만나는 쇼티와 유스터스,윈튼 보안관이 겪었던 이야기나 사연을 듣게 된다. 난쟁이로 태어나서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쇼티, 원치 않는 혼혈로 태어난 유색인종인 유스터스, 코만치 부족에게 부인과 딸을 잃은 윈튼 보안관.



특히 쇼티와 잭의 첫사랑이 되는 지미 수는 삶의 지혜를 전수해 준다.


백인이 인디언에게 비참하게 죽임당한 일과 백인이 인디언을 죽인 일들은 상대적으로 어떤가? 


상황을 바꿔서 질문하기도 한다.


악당 일당들이 휩쓸고 간 자리에 죽은 자들과 생존해도, 단지 살아가는 상황만 남은 사람들은 결국 믿음을 등지게 된다. 소설은 상황의 반전과 빠른 진행, 선과 악이 불분명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준다. 정당방어로 살아남기 위해 살인을 저질려야 하는 상황, 악당을 죽였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닌가. 


작가는 모순된 상황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계속한다. 





 

살인의 상황에 익숙해져가는 모순점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정의란 과연 무엇일까.



쇼타는 인생의 경험이 아직 부족한 잭에게 멘토의 역할을 해준다.


사랑의 충고, 상황의 판단에 대해서 자신이 겪어왔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가끔은 순수한 잭을 아빠 미소로 바라본다. 난쟁이여서 겪었던 인생의 험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들을 듣고 있노라면, <왕좌의 게임>에서 피터 딘클리지가 연기했던 캐릭터가 떠오를 정도로 작가가 그를 염두에 둔 것 같다.


과거로 되돌려서 전부 다시, 다르게 할 수 있다면 좋겠지.


하지만 불가능해.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 같지


하지만 너와 나의 차이는 난 그게 거짓말이란 걸 알고 있단 점이야.


빅티켓, 쇼타 - 267P



첫사랑인 지미 수를 만나게 되었지만, 그녀는 원치 않던 상황 속에 있었다.


그녀를 만남과 동시에 여동생 롤라가 당했을지도 모르는 끔찍한 일들을 알게 된다.


악당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와 생존한 사람들이 당한 일들, 동생 구출을 위해서 함께 가게 되는 일행들에게 듣는 말은 너무 절망적이다. 동생의 생존 가능성은 점차 낮아져 간다.





 



일 년 전만 해도 내가 당한 상황이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계속했어.


그러다가 딱 깨달음이 오더라. 인생은 딱 그래. 전혀 공정하지 않지.


빅티켓, 지미 수 -258P, 259P


얼마 전 EBS에서 본 코엔 형제의 <더 브레이브>가 문뜩 떠올랐다. 


14세 소녀가 아버지를 살인한 악당에게 복수하기 위해 보안관을 고용하고, 현상금을 노리는 특수 경비대원까지 가세해 추격했던 서부극 영화. 


처음부터 복수를 생각하기보단 동생의 구출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잭이었지만, 일행과 함께 겪는 상황들 속에서 서서히 변해간다. 세상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했던 기준과 다른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하고, 각각의 기준은 너무나도 달랐다.


선악에 대해서 판단하기 보다, 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선인가의 질문이 작품 전반에 나타난다.


야만의 시대를 다룬 작품인지라, 영화화되면 과연 볼 수 있을까의 장면들이 잔인하고 상세하게 표현되었다. 


텍스트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괴로웠다.


독실한 기독교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왔던 잭은 과연 일행과 함께 동생을 무사히 구출하고 악당들에게 복수할 수 있을까? 



빅티켓은 텍사스 남동부 삼림이 무성한 지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원제는 The Thicket : 덤불)


악당들이 숨어든 빅티켓으로 점차 다가갈수록, 기독교적 세계관과 멀어지게 되는 잭의 상황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악당들을 쫓아가게 되면서 겪는 가치관의 혼란과 모순은 신의 존재와 의미는 무엇인지 떠오르게 한다. 서부 개척기 시대,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려는 잭이 겪는 인생의 회오리 돌풍은 현재 우리가 겪는 일과 다르지 않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야만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책이다. 





 







잔인한 장면의 묘사도 생생했지만 무엇보다 <퍼스트 카우>처럼 서부극에서 볼 수 있는 먹방의 묘사도 탁월했다. 고구마와 우유, 커피와 스콘, 옥수수빵, 당밀 등등이 자꾸만 떠올라서 나중엔 비정하지만 유머러스하기도 한 서부극은 지워지고 먹을 것에 대한 묘사만 각인되었다.


보통 방금 만든 따끈한 스콘과 옥수수빵을 생각하지만, 며칠 동안 다니면서 비축해야 할 식량으로 양동이에 가득 채웠다는 모습. 너무 딱딱해져서 이빨이 나갈 정도로 커피와 당밀에 적셔서 부드럽게 만든 후 먹는다던가, 보온기에 데워먹는 모습이 아른아른했던 소설이었다.







 



책 보고 보고 생각나는 서부극 추천 4편.


더 브레이브 - 아버지 살해한 무법자에게 복수를 위해 연방보안관, 현상금 사냥꾼과 함께 추격전을 펼치는 14세 소녀 매티


슬로우 웨스트 - 아버지와 여자 친구 로즈를 만나기 위해서 스코틀랜드에서 미국 중서부 콜로라도로 향하는 16살 소년 제이와 동행하는 현상금 사냥꾼 사일러스

다크 밸리- 알프스 산을 따라 정체불명의 카우보이가 마을에 도착하고, 마을 사람들을 향한 복수의 총을 뽑아 든다.


퍼스트 카우 -  마을의 유일한 젖소의 우유를 훔쳐 빵을 만들어 돈을 벌기로 하는 두 남자의 이야기


다음 영화


더 브레이브, 슬로우 웨스트, 다크 밸리, 퍼스트 카우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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