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웨이크 - 이 새벽, 세상에 나서기 전 하나님과 둘만의 시간
김유진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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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시간 늘 함께 했던 하나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나와서, 화제가 되었던 20만 구독자가 있는 유튜버이자, 인플루언서인 김유진 변호사에 대해서 실은 몰랐다. 이미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됩니다>라는 미라클 모닝,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 기상의 전파자라는 사실도 몰랐다.

현대인은 완벽하게 혼자가 되는 시간이 드물다. 그러기엔 방해요소가 곳곳에 퍼져있다.

핸드폰이라는 강력한 방해가 존재하며, 고요하게 아침을 시작하고 싶어도 가족들이 함께 산다면, 혼자만의 시간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보통 새벽 시간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한다는 건,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분명 좋은 자기계발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지런함과 너무나 멀고 먼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무엇보다, 간증에 대해서 고백하는 책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 당당하게 밝혔다는 점 자체는 용기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사실 주변에 종교에 대해서 밝히는 일이 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경우가 컸다.

직장을 다닐 때는 교대 근무 시 주말 근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직장동료들의 반감이 더 컸다.

교회에 다니게 된 계기는 사실 내 의지로 시작된 일이 아니었다.

열심히 다니시던 엄마를 따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교회에 열심히 다녀야 하는 줄 알았다.

중학교를 다니면서, 서서히 교회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교회는 너무 세속적이었고, 기업 같은 느낌이었다.

하나님은 믿지만, 하나님과의 중간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혼자 다니시는 것 때문에 따라나가기 시작했던 교회는, 억지로 인연을 맺어주려는 노력 & 정치와 손잡은 상황들을 연출하자 껄끄럽게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멀어졌다.

기독교인이라도 세례만 받았을 뿐, 이미 교회를 나가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다.

소위 날라리 신자, 무늬만 기독교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어릴 때부터 주목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별 존재감 없이 바로 비교당하면서 살아왔기에 늘 나는 부족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때론 능력 이상의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한계 이상으로 몰고 가는 상황이 많았다.

내성적이며 예민한 성격조차 사회적으로 약점이 되는 느낌이었던 만큼, 세상살이가 쉽지 않게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나 취미 생활들은 모두 혼자만의 세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기에 주변에 함께 나눌 친구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하나님과 함께 하게 되었던 계기가 되는 상황을 덤덤하게 털어놓는 내용들은 공감이 갔다.

쉽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뉴질랜드 유학 생활 속에서 한국에서와 달리 철저히 혼자가 되면서, 하나님과 가까이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일 힘들고 어두웠을 때 새벽 기상이 자신을 다시 잡아주었다고 방송에서 이야기했던 김유진 변호사. 10대에는 수영(운동)을 하면서, 20대는 공부하는 시간으로, 30대에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을 다잡았다고 한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책 초반에 등장하는 무거운 가방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나의 가방은 늘 무겁다. 외출하기 전 가방 안에 정말 필요한 것만 골라 넣는데도 불구하고 타인이 들었을 때 늘 무겁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게 필요하지 않을까? 지하철 안에서 읽을만한 책, 지갑, 휴대폰의 배터리, 화장을 수정할 쿠션과 립밤, 물티슈, 휴대폰 배터리와 선풍기, 음료, 물티슈, 손 소독제, 장바구니 등등 가방 안에는 꼭 필요한 것만 담아 가는데도 너무나 무겁다.

이제는 외출하기 전에, 이 물건이 꼭 필요한가를 되물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요즘처럼 마음이 쉽게 흔들리고 동요되기 쉬울 때, 자신이 무너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다는 건 쉽지 않다.

누구든 심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없고, 견딜 수 없는 상실감을 느낄 때 어떻게 다시 일어나야 할까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자연재해, 전쟁,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날 수 없고, 인간이 한없이 무력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갈수록 삶이 뚜렷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살아갈수록 더 잘 모르겠다.

삶을 살아가는데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의지와 뜻대로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기에, 간증을 대중 앞에서 밝히는 용기를 냈다는 점만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세상 앞에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 자체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기독교 신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도움이 될만한 찬양도 곁들여져 있다.

독실하지는 않아도 마음이 약해질만한 계기나 위기를 겪었을 때, 읽는다면 잠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겠다.

하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입장에서 읽었을 때, 어떻게 다가올지는 잘 모르겠다.

종교적인 부분이 부담스럽다면, 새벽에 혼자되는 시간을 가지는 루틴을 습관화하는 자기 계발서 정도로 받아들여도 무난하지 않을까. 꼭 종교가 아니어도 명상을 하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시작하는 과정, 즉 나를 비우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기도 하니까.

척박한 상황 속에서 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하루의 시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을 읽고 굳이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하루 중 자신을 위해 혼자가 되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혼자가 되는 시간 속에서 사람은 늘 성장할 수 있고,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자신을 확장하고, 온전히 나 자신이 되는 시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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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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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를 돌봐줬을 때, 고양이의 삶의 방식에 굉장히 감탄했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양이의 선택은 본능적인지, 학습적인지 모르겠지만 몹시 영리했다.

곁을 안 내주는 것 같아도, 자신에게 도움을 줄만한 인간을 선택하는 감부터, 선택한 인간의 사이클과 취향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얻는 것부터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주도록 인간을 조정한다.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삶을 살아갈 때 고양이처럼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심하고, 겁이 나도 늘 호기심과 탐색을 하면서 작은 발걸음을 시작하는 모습 말이다.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그 상황 맞게 적응하고 발전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종종 삶이 너무 버거워서 힘들어질 때, 인생 속에서 수많은 삶의 선택을 누가 대신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선택은 물론 자신이 하지만, 그 선택 속에는 주변 사람들과 상황, 당시 나의 감정이 담겨있다.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임에도 우리는 주변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할 때가 많기도 하다.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때의 나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없었을까.

가까운 친구들에게서 "어떻게 발전이 없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직장에서 "발전이 멈추다 못해, 직무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라는 평가를 들었을 때, 속상한 마음만 한가득이어서 그 말을 한 상대방에게 나쁜 감정만 품지는 않았는지. 그 말을 듣고, 현재 나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 언제나 상황이 한참 지난 몇 년 뒤였다.

이제는 선택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지 않는다. 선택이 잘못되었다면, 시행착오를 겪고 뒷수습을 하면 되니까.

어떤 선택이든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그 선택 뒤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말이다.

사람들은 늘 자신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먼저 이야기했든 누군가의 선택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그 사람이 처한 황경과 주변 상황, 그리고 감정에 놀랍도록 잘 휘둘린다.

SNS와 집단지성이 존재하는 현대에서는 과연 어떠한가.

사실인지 아닌지 알기 전에 이미 어떤 사건이 터지면, 쉽게 퍼지면서 사실 여부는 나중에 하게 된다.

요즘처럼 가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편견에 빠지지 않고 상황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자기 계발서는 질색이지만, 혼돈의 연속인 현 상황에서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은 판단의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

인생은 수없이 많은 선택으로 이뤄진다.

당신의 삶이 더 나아질지, 나빠질지는

오직 스스로의 판단에 달려있다.

스카우트 마인드 셋 - 줄리아 갈렙

TED 750만 회 조회를 받은 줄리아 갈렙은 실상 자신의 생각을 옹호하기 바쁜 "편애하는 합리주의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선사한다. 인생은 수없이 많은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지고, 실재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지 않게 주의할수록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정찰병 관점으로 사고하면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기 쉬운 질문에 답할 때 스스로를 속이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다. 정찰병의 관점이란 사실 그대로를 직시하는 태도를 뜻한다.




TED 영상 속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질문한다.

당신의 믿음이 시험대에 올랐을 때, 관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당신의 견해를 지키려는 전투병인가? 호기심에 가득 찬 정찰병인가?

당신은 무엇을 갈망하는가? 당신의 믿음을 지키기를 갈망하는가?

아니면 가능한 세상을 정확히 보기를 갈망하는가?


TED 750만 조회를 받은 합리적 사고 전문가 줄리아 갈렙이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건인 드레퓌스 사건과 스타트렉


역사적, 혹은 현시대 유명인을 예로 들어서 정찰병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휩쓸었던 반 유대주의 드레퓌스 사건을 예로 들면서, 사람들의 대다수가 믿고 싶어 하는 것에 가려져 어이없게도 진실을 왜곡했다. 우연히 발견된 독일 스파이의 편지와 필체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명확한 증거가 없으매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면서 철저하게 인권을 유린당했던 사건 말이다.

그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프랑스의 상황은 보불 전쟁의 패배로 반독일 감정과 애국주의가 높아져갔고, 유럽에는 반유대주의와 민족주의가 팽배해있었다. 그런 대외적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에 치우친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반유대주의임에도 피카르 중령은 드레퓌스가 감옥 안에 있음에도 스파이 활동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재수사하게 된다.

쌓여있는 자료 중에서 드레퓌스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자료는 없었고, 마침내 진범을 잡게 되지만, 진범이 오히려 무죄로 풀려나는 상황을 겪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혀졌지만, 이 사건 뒤에 숨겨졌던 종교적 선동과 반유대주의, 민족주의가 사실을 직시하게 하는데 장애물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념과 신념으로 똘똘 뭉쳐져, 정치 종교적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분쟁이 일어나는 요즘.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기 보다 사실이 무엇인가 직시하기란 쉽지 않다.

제3자 입장에서 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현상을 파악할 수 있지만, 자신의 문제는 의외로 그렇게 파악하기가 힘들다. 때론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하곤 한다.

이 책은 "그 어쩔 수 없이"를 넘어서 진실을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관점에 따라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간도 다르듯이, 자신만의 관점이 늘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혀 다른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지닌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요하다.

모든 걸 이해하긴 힘들어도, 어떤 세대가 궁금하다면 그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노력하자. 쉽지 않지만, 나의 관점과 사고방식이 잘 못되었구나 인정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타인에게 잘 전달하지 않는다.

잘못된 부분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전달할 때, 그 사람이 멍청하다고 생각할까?

실수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런 사고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실수를 넘어설 때, 분명한 성장이 존재한다.

빨강 머리 앤처럼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니까.

나는 주변에 너의 행동이나 말에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주변에서 정말 많이 들었었다.

예전엔 그 말에 반발심만 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어가니, 그런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 누구도 함부로 나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글을 쓸 때, 무플보다 글 속의 오류나 맞춤법을 이야기해 주는 댓글들은 소중하다.

뜻 모를 무비판적 댓글을 받으면 무시하지만, 왜 그런 댓글이 달렸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본다.

내 글의 의도가 다르게 전달되었나.

다음 글 작성할 때 그 부분을 좀 더 반영해서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작성한다.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왜 다른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나의 생각만이 옳지 않다. 나는 나 자신의 의도를 항상 가장 먼저 의심한다.

지금 한 결정이 즉흥적이었는지, 감정적이었는지, 어떤 의도에 영향받지 않았는지를.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신념과 믿음에만 빠져, 사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이 올 때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일단 듣는다.

예전엔 아예 듣기를 거부했지만, 이제는 들어보고 결정한다.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왜 그런 상황인지 늘 관찰자적 시점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황과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에 최대한 다가가기 위해 정찰병적 시점으로 바꿔야겠다.

책에서는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알기 쉽게 예를 든다.

특히 잘 와닿았던 건 정반대적 인물인 스타 트렉의 스팍과 커크다. 스팍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규칙을 중시하는 인물이고, 커크는 늘 규칙은 깨뜨리는 반항아적 기질이 풍부하다. 엔터프라이즈는 각자 다른 이 두 사람의 대립과 균형으로 이끌어간다. 사실 책을 보면서 떠올랐던 영화는 이안 감독이 감독한 제인 오스틴 원작의 <이성과 감성>과 <스탠바이 웬디>였다.

<이성과 감성> 속 주인공 엘리너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 감정은 최대한 억제하는 이성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반면, 동생 머리엔 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감성적인 인물로 대비된다.

영화 속에서 엘리너는 정찰병의 시각으로 모든 걸 조심스럽게 파악하려고 애쓴다.

<스탠바이 웬디>에서는 자신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웬디를 보여준다.

자폐증이 있어서, 가족과 떨어져 있던 웬디는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과감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 상황 속에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빠지고, 때론 좌절하지만 목표를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한 뒤 정진한다. 생각과 상황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지만, 새로운 세상을 접하기 위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결코 물러나지 않았던 웬디가 문득 이 책을 보면서 떠올랐다.

무더위에 책이 정말 읽히지 않는 계절이고 300여 페이지의 촘촘한 글자였지만, 놀랍게도 책은 술술 잘 읽혔고,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도 않았다. 아마도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필요했던 책이어서 그랬나 보다.

인생과 세상의 불확실성 속에서 사실을 직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 만큼, TED 영상을 일단 한번 보시고 읽어보시면 좋겠다. 아래 영화들은 책을 읽은 뒤에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



장교와 스파이는 왓챠, 이성과 감성은 넷플릭스와 웨이프, 스탠바이, 웬디는 왓챠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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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민이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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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봉했었던 버즈 라이트 이어가 떠오른 건 아니다. 



오빠와 취미생활을 공유했던 학창 시절, SF 소설과 영화를 좋아했던 오빠의 취향 덕분에 나는 그 시절 친구들이 읽던 하이틴 로맨스, 할리퀸 로맨스 소설보다 SF 소설과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막 빠져서 봤다기엔 부족하고, 집에 책이 있으니 보게 되었다가 정답일 것이다.

그렇게 뿌리내린 취미는 성인이 된 뒤에도 영향을 미쳐서, SF 소설과 영화를 나름 즐겨보게 되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시절 봤던 환상특급이라는 TV 시리즈도, SF 소설도, 영화도 생각해 보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다수였다.



인간의 미래는 점차 문명과 기술의 발달로 굉장히 풍요로워지고 있다.  

현재 인간의 미래가 밝은지 암울한지 생각해 보면, 암울에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지구는 그동안 인간이 자연과 환경은 생각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발전만 해왔기에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다.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동식물들은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완벽한 치료 바이러스조차 없는 질병들이 계속해서 발병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미래가 꼭 디스토피아적으로만 그려져야 할까?

다시 생각해 보면 현재와 닥쳐올 미래의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SF 소설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리는 것 같다. 미래는 유토피아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근거 없는 낙천적 세계관만 그려서는,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절망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들이더라도 엔딩에서만큼은 희망의 단서를 남기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허무주의와 시니컬한 정서가 다수였다면, 척박한 환경, 전쟁과 질병이 만연한 요즘의 상황에서는 희망까지 빼앗아가지 않는다.



국외에서는 SF 소설이나 영화들이 소개되었지만, 국내는 불모지라 할 정도로 관련 장르가 큰 발전이 한동안 없었다. 최근 몇 년간의 상황은 달라졌다. 극장가뿐이 아니라 OTT라는 국경을 넘어선 콘텐츠 창고가 생겨서 그런 것인지, 극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SF 장르를 꽤 많이 보게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읽게 된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라는 책은 짧지만, 꽤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었다.





갑자기 외딴곳에서 눈을 뜨게 된 주인공. 

이곳이 어디인지 전혀 감조차 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 깨어났지만, 어제 무엇을 했는지 자신에 대한 기억조차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막막함뿐이다. 마냥 막막하다고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인간의 시체가 가득한 곳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수많은 마네킹 아니 고장 난 안드로이드 고철 더미 속이었다. 거기다가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는 사이코패스 안드로이드의 추격까지 받게 된다.

공격을 받고 간신히 상대를 따돌렸다고 생각했을 때, 도망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분명히 자신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였다.

그것도 신형 모델 안드로이드. 하지만, 자신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장 난 안드로이드들로 가득 찬 쓰레기장 속에서 구형 안드로이드 달의 돌봄을 받으면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아가게 되는 주인공.

과거 안드로이드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고, 달에게서 안드로이드의 상황들과 사고방식에 대해서 듣게 된다. 기존에 존재했던 안드로이드 중에서는 이런 상황이 없었다면서, 자꾸만 인간인지 물어보는 달.

자신이 인간인지, 안드로이드인지에 대해서 모호한 가운데, 주인공은 달의 비밀업무인 파란 장미를 찾는 여행을 동행하게 된다.

주인공 풀벌레는 달에게, 혹은 만나는 다른 안드로이드에게 인간다움에 대해서 교류한다.






달과 함께 푸른 장미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지만, 결국 자신이 인간인지 안드로이드인지 확인하기 위한 여행이기도 하다. 수수께끼와 같은 아자젤이라는 존재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불안정한 세상에 등장해서, 세상의 질서를 다시 세운 존재인 아자젤이 알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메모리가 차면, 덜 중요한 것부터 지워야 하는 구형 안드로이드 달은 인간의 뇌의 효율적인 형태를 부러워한다. 종종 달이나 안드로이드와 주인공 간의 대화를 보면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여러 영화의 주제로도 쓰였던 인간다움에 대한 정의는 무엇일까?





잔잔하게 흘러가던 것 같던 스토리는 모호하던 상황이 확실해지는 부분으로 향해갈수록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어찌 보면, 책의 내용에 등장하는 설정이나 이야기들은 다 이미 보았던 영화 작품들에서 등장했었다.

새로울 것 없을 것 같던 이야기지만, 작가는 자신만의 필력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재창조해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영화들이 떠올랐는데, 그 작품들의 설정들을 아주 조금씩 촘촘하게 엮어나간다.





나의 모든 의식은 나를 인간이라 정의하고 있는데

나의 피부, 나의 뼈, 나의 피, 모두 인간의 그것과는 전혀 달라.

그런데도 나는 왜 내가 로봇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는 걸까?

망가진 메모리의 백업 데이터를 찾으면 알 수 있을까?

나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위의 문구를 읽으면서 떠올랐던 건 얼마 전에 개봉했었던 <애프터 양>이라는 작품이었다.

가족을 케어해주던 안드로이드 양이 고장 난 뒤의 상황들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실은 알고 보니 신형 모델이 아니었다. 양을 고치려고 했던 주인과 그 가족들은 양의 기억 데이터를 보다가 이전 데이터가 있는 걸 알게 된다. 그 기록과 데이터를 더듬어가면서, 양을 둘러쌌던 환경을 보면서 그의 빈자리를 애도하게 된다.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인간과 안드로이드는 어떤 미래를 향해갈까?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예전에 감상했던 영화들과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마지막을 한번 음미해도 록 하자.

 






소설을 읽고 함께 보면 좋을만한 영화들을 추천해 본다.

책 읽으면서 떠올랐던 비슷한 설정의 대표적인 영화들.


1. A.I. : 현대판 피노키오 같은 느낌. 인간을 사랑하게끔 프로그래밍된 최초의 로봇 소년 데이비드. 버려진 A.I.가 인간이 되어 엄마의 사랑을 찾기 위해 푸른 요정을 찾는 여행 (왓챠, 티빙)

2. 조 : 인간을 사랑하게 되는 로봇 조. 과연 이 사랑은 설계된 것일까? (넷플릭스)

3. 아임 유어 맨 : 인간 개인의 행복을 위해 맞춤 설계된 휴머노이드의 등장. 과연 이 존재는 인간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까? 

4. 블레이드 러너 2049 : 인간과 복제인간이 함께 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심도 있게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 (넷플릭스, 왓챠)

5. 애프터 양 : SF와 휴머니즘의 만남.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기억과 시간,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작품. 누군가를 기억하고, 떠올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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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지 가드너 3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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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마일로가 나는 어떻게 식물덕후가 되었는가를 설명했던 크레이지 가드너 1권, 그 후 어떻게 식물덕후의 늪에 점점 빠지게 되었는지의 고백서인 2권에 이어 이번에는 환경과 공존하는 의미에 대해서도 제시한다.

실은 식물덕후 중레벨을 넘어 고레벨로 가는 내용들을 보고 있으니까, 식물덕후 수준은 커녕 식물똥손에서 간신히 졸업할 수준의 나는 봐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이번 편은 적어도 식물덕후 초급반은 때고 중급 반쯤 넘어오신 분들에게 유용한 꿀팁들이 수록되어 있다.

마니아가 아닌 사람에게는 식물을 의인화하면서 캐릭터화한 내용으로 재미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그 외에도 이 웹툰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현재 이상 기온 효과로 여러 자연재해들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구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전파해 주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야채와 과일 가격이 치솟는 상황 속에서 직접 키운 과일과 야채를 먹을 수 있는 방법도 어느 정도 전파해 준다.

무언가 키운다는 건 커다란 노력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귀농과 텃밭에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것도 고되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가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험들과 팁들을 보면서 나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냥 물과 비료만 착실히 준다고 식물이 크는 게 아니다.

예쁘게 키우기 위해서는 요령이 필요하다. 제대로 안 키우면 웃자라기 때문이다.

웃자라도 애정을 가지고, 예쁘다고 생각하면 그냥 키워도 된다.

식물에 최적화되게 조명에 신경 쓰다가 보면, 어딘가 모르게 바 분위기 나서 웃기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모든 걸 식물에 최적화된 환경에 살다 보니, 정작 자신의 공간은 칙칙해지면서 얹혀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려놓은 듯이 예쁘고 독특한 식물이 많아서 식물덕후는 행복하다.

선택 장애가 올 정도로 사랑스러운 식물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관심 갔었던 챕터는 <식충식물>. 

갈수록 점차 날파리가 많아지는 계절이 되니까 너무 궁금했던 식충식물들에 대한 후기였다. 

구입을 희망했고, 효과가 좋을 것 같았던 식물들은 오히려 생각보다 별 효과가 없었지만 예뻐서 지극 정석으로 키우게 되는 식물덕후.

의외로 외모에만 반해서 데려온 식물들이 열 일 해서 초파리를 잡고 있다. 

초파리가 싫어해서 데려왔건만 그만 잎이 다 떨어져서 잎들을 다 심어놨더니 너무 잘 자라서 무한 복제로 자라게 되는 상황이 왔다. 소분을 해서 나눔을 해도, 점점 번식하는 걸 막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초파리가 저절로 떠나버리게 된 사연도 웃겼다.





이번 편에서는 식물덕후로 열심히 키우다가 소생 불가능할 것 같아서 그냥 죽여버린 식물 망나니로의 시행착오를 막기 위한 알쓸신잡 지식들을 집약시켜놓았다.

지금이야 방법을 알아서 망나니로부터 졸업했고, 어떻게든 알뜰살뜰 식물을 살릴 수 있는 지식들이 충만한 상태다. 하지만, 그에 따라 점점 비좁아지는 집. 주변에 나눔을 해도 날마다 쌓여가는 식물들.

한때 식물덕후는 아니어도 차덕후였던 시절이 있어서, 사람들과 만나면 늘 나눔을 했던 기억이 있다.


카페 쇼와 여러 가지 차 행사에 다니면서 세일 품목들을 휩쓸고, 차 사이트에서도 세일 품목을 지르면, 아무리 나 혼자 다 마시고 싶다고 해도 다 마시지 못할 때가 많다.

덕후는 지르고 나누면서 행복을 느낀다. (아니야!)


식물덕후된지 어언 5년 차이니, 초보 딱지는 뗐지만 아직까지 키우기 너무 까다로운 식물은 감히 도전하고 있지 못하다. 언젠가 식물을 더 잘 키우게 되면, 도전하다고 하지만 그때가 과연 언제일지 궁금하다.

식물 마스터가 되려면 과연 언제까지 키워야 할까.





처음 식물을 접했던 때, 자신을 식물 똥 손이라고 탓했던 고교생 작가 마일로는 10년 후 식물광이 된다.

스스로에게 뿌듯해하는 작가. 하지만 작가님은 식물덕후 뿐만이 아니라, 꽤 여러 가지에 취미생활을 가지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하나둘씩 작가님이 관심 가지시는 분야에 대한 웹툰이 기대된다.

현재 크레이지 가드너가 끝나면 어딘가 모르게 지금 푹 빠져계신,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서 그리시지 않을까? 다음 작품으로 본격 운동 권장 웹툰이 될지, 극한 운동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작가님 작품이니까 이번에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다.





잎을 갉아먹는 응애라는 강력한 해충을 없애기 위해 천적 사막 이리 응애를 이용하기도 한다.

미관상 안 좋기도 하고, 식물이 죽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 고안해놓은 방안은 천적 풀어놓기!

효과가 어떨지는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라!

무엇보다 사막 이리 응애를 표현해 놓은 그림이 너무 웃긴다.

응애가 잔뜩 생긴 상황을 나이트클럽에 비유, 앞날을 모르는 체 열심히 흔들고 놀고 있는 그들 뒤에 다가오는 것들은 과연?! 





독일 여행 갔다가 보게 되었던 신기한 상황들, 방치된 전나무들이 너무 신기했던 작가.

크리스마스트리를 플라스틱 트리가 아닌 생나무로 만다는 문화가 있는 독일.

그 이면에는 환경을 위한 선택이 존재했다. 

생나무로 트리를 만드는 것은 인조 나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서 생기는 환경오염을 막아준다.

또한, 주기적으로 나무를 자르고 심으면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환경의 선순환을 만들어준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처럼, 애니메이션 월-E에서처럼 지구를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지식이 가득 담겨있다.

미래에 가장 유망한 산업이나 유용한 산업은 아무래도 식량과 관련된 상황일 것이다.

전쟁이나 재해 후 가장 먼저 재건되기 시작하는 것도 환경의 문제이다.

그렇기에 이 웹툰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전작 극한 견주를 통해서 재미만을 전달하지 않고, 동물을 키우는 데는 커다란 책임감을 동반한다는 점을 깨닫게 해줬듯이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나가는 흥미꺼리로 그냥 하다가 끝낼 취미생활이 아닌, 오랫동안 함께 식물을 키우는 습관을 들이면서 자연스럽게 지구를 위한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벌써 3권, 어느새 마지막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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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덕후 1호 - 나를 몰입하게 한 것들에 대하여
문화라 외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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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 하나쯤 있지 않나요?

<덕후>는 무엇인가?

일단 네이버 오픈 사전에서는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어떤 대상을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

일본어 오타쿠(御宅)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준말이기도 하다. 어떤 분야에 몰두해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의미로도 쓰인다.

네이버 오픈사전

한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던 오타쿠는 한국에서 덕후로 변형되었다.

요즘 덕후는 오히려 그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얼리어답터로 누구보다도 빠르게 경험하고 그 경험을 혼자 간직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한다. SNS 건, 커뮤니티건 빠르게 올려서, 입소문을 내고,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유행을 선도한다. 대세, 팬덤 문화로 불리는 것들의 토대가 되었고, 지금의 한류문화를 빠르게 세계적으로 퍼지게 하는데 큰 기여를 하기도 했다.

남들에게 내세우는 취미생활 따로, 정말 좋아했던 건 숨겼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나는 좋아하던 취미생활을 숨기지 않고, 그 분야에서 일해보기도 했었기에, 자신의 취미를 당당하게 드러내던 사람들 사이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타인에게 취미생활을 숨기는 상황의 불편함을 겪지 않았다.

좋은 경험은 늘 공유하고 싶어 했었기에, 그런 사람들의 지식을 모아서 낸 책인 <이웃덕후 1호>를 보면서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뼛속부터 내향적이고, 아웃사이더로 사는 게 편해서인가.

남들이 미국 드라마에 푹 빠져있을 때, 영국 드라마를 좋아했고, 블록버스터 영화 좋아할 때, 독립영화나 아트 영화를 좋아했다. 내가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지 말고 더 좋은 경험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추천했다. 모든 것에 대해서 확고한 취향이 있고,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가끔씩 자신의 취향이나 좋아하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이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왜 당연한 걸 모르지?






책 속엔 좋아하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의 애정과 경험, 지식들이 담겨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와닿았던 글은 최우수상을 받은 문화라 님의 <모임의 여왕 : 모임 덕후가 오랫동안 모임을 유지하는 법>이었다. 물론 우수상을 받은 네 분의 이야기들(브리티시 팝송, 기계식 키보드 입문서, 튤립 키우기, 다이어리 꾸미기 관련 글)들도 나름 관심이 갔던 분야이기에 관심이 갔다. 하지만, 코로나 속거리 두기로 소원해진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글이 가장 공감 갈 수밖에 없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물론 사람들과의 소통이 있었다.

비대면 상태에서 문장이나 음성 채팅으로 소통하면서, 오해와 불화도 많이 겪었던 것 같다.

종종 불필요한 소통의 과정을 생략한다는 장점이 있기도 했지만,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았다.

마스크 쓰고, 표정을 읽기 힘든 상황 속에서 관계와 모임을 어떻게 지속해야 할지, 고민은 커져만 갔다.

그런 가운데, 문화라 님의 노하우들은 설득력 있었다.

나는 예전부터 사람들과 함께보다 혼자 해결하는데 익숙했고, 그때마다 관련 커뮤니티를 찾았다. 검색으로 정보를 습득하고 혼자 하면서 맨땅에 헤딩도 많이 했었다.

과거의 나 참 미련했구나를 느끼게 해준 <이웃덕후 1호>.

집단지성의 힘이 절실히 필요할 때, 모임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문화라 작가.

바로 십 년 만에 낳은 쌍둥이를 기르면서 겪게 된 새로운 육아의 상황들에 대해 조언을 받고 싶어 만들기 시작했던 모임이 그 시작이었다.




필요에 따라 하나둘씩 만들기 시작했던 모임들은 많아졌고, 어떻게 관리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노하우가 대표적인 몇몇 모임을 예시로 제시해뒀다.

기간을 한시적으로 진행하기도, 현재까지 이어지는 모임도 있다.

보통 모임을 만든다고 하면, 흔히 느낄 수 있는 책임감의 무게도 있고, 온갖 사람들이 오기에 거기서 벌어지는 갈등도 있다. 그런 상황들은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설명해뒀기에, 모임을 운영하시려는 분들께 매우 유용한 내용이었다.

예시로 제시한 모임 중에서 가장 관심 가는 모임이었던 '반찬에 반하다' 모임.

코로나 시기로 외식이 줄어들고, 배달음식, 밀키트, 사 먹는 밑반찬에도 질려서 조리(≠요리) 능력을 향상해야 하는 기로에서 매우 관심 가는 모임이었다.





마지막으로 제시해놓은 원칙의 내용과 제목은 커뮤니티와 친구들 사이에서 늘 모임을 주도해왔던 사람으로 크게 와닿았다. 사람들과 적절한 거리감이 있을 때, 관계가 더 잘 유지되었다.

너무 친밀하거나, 동떨어져있거나 극과 극이면 늘 튕겨나가기 마련이다.

코로나 시기, 비대면으로 음성 채팅 서비스의 영화모임에서 모더레이터로 활동해 보기도, 영화같이 보는 서비스에서 영화같이 보기를 진행해 보기도 했었다. 그때 느꼈던 온갖 시행착오들이 모임을 유지하는 비결로 제시한 해결책을 읽으면서 해소되었던 방법들이었다. 당장 내 일이 아니어도 많은 커뮤니티 인간관계로 힘겨웠을 때, 이 책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누구에게나 자신 안에 한 가지쯤은 좋아하는 게 있고, 덕후가 존재한다.

내 안의 덕후를 깨워보는 건 어떨까?

좋은 의미로 자신에 대해서 깊게 고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2회 덕후 단편 에세이도 공모하고 있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응모해 보시길 바란다.




제2회 덕후 단편 에세이 공모전

공모 주제 : 스스로 어떤 분야의 '덕후'라 생각하고 있는 나만의 유니크한 지식, 경험, 노하우

ex) 해리포터 덕후, 술 덕후, 청소 덕후, 역사 덕후, 새 덕후 등 무엇이든

공모 내용 : 챕터 1회 분량의 미발표 단편 에세이

참고 URL : https://www.mirae-n.com/ct/mn-ct-2-01.frm?linkServiceCd=CT0001BC&mcmIdx=72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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