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 유병재 대본집
유병재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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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평] 쿠팡플레이에서 재미나게 봤던 한국 스타트업의 풍자드라마여서 각본집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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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여신
임지은 지음, 오천사 그림, 김은하 원작 / 북폴리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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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에 앞서 학창 시절에 남들이 한 번쯤은 빠져봤던 하이틴 로맨스 소설이나 할리퀸에 잠깐 발을 들여놨다가 뺀 기억이 있다. 1~2권, 시리즈를 처음 접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정형화된 캐릭터들과 판에 박힌 스토리 전개에 실증이 나서 금세 읽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학창 시절 국어선생님들의 말을 잘 듣는 학생이었는데, 그때 유행했던 유명 작가의 책에 대해서 언급하시면서 "언어파괴하는 책이니까 읽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 작가 귀여니의 책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굉장히 큰 주목을 받으면서, 또래 친구들은 모두 그 책을 자율학습시간에 몰래 읽곤 했다.

요즘의 국어, 문학 시간엔 재미난 지문이 많은지 모르겠지만, 우리 땐 굉장히 오래된 고전소설들 밖에 없었다. 그 작품들을 읽거나 접할 기회는 많지가 않기에, 그런 시간이 있었던 게 때론 고맙게 느껴지지만 상대적으로 한국소설에서 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친구나 오빠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던 일본 문학이나 영미소설을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장르소설만 해도 SF과 추리소설, 과학소설 쪽으로 치중되어 있었고, 친구들과 공유할 만한 건 순정만화였지, 로맨스 소설은 아니었다. 로맨스 소설, 특히 영 어덜트 장르의 소설을 접하게 된 건 몇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작품 <복수 여신>이 궁금해졌다. 숏폼 콘텐츠가 유행이라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웹드라마는 좋아했지만 특정 장르로만 접해본 적은 없었다.


 

© cheezeFilm

얼마나 재미있길래,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조회 수 150만 뷰, 누적 5000만 뷰를 돌파하며 화제성을 일으켰을까? 웹툰, 웹 소설, 웹드라마 등등 웹이 들어간 콘텐츠는 아이디어가 신선하지만, 자극적인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생각도 들었다. 짧은 시간에 참을성이 제로인 구독자들의 화제를 끌어모은다는 건 쉽지 않기에 그 비법을 배우고 싶기도 했다.

소설을 먼저 읽고, 원작인 웹드라마를 찾아보았다.

비슷한 듯했지만, 드라마와 소설은 확실히 느낌이 다르게 다가왔다.

특히 엔딩으로 향해갈수록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분이었다.

짧은 시간에 눈을 사로잡아야 하기에, 시각적 비주얼과 자극적이고 감각적인 대사를 잘 살린 웹드라마적 특색의 원작 작품은 엔딩이 약간 아쉬운 감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쫄깃함을 놓지 않았고, 218만 명 구독자가 선택한 웹드라마 채널 치즈 필름의 명성답게 재미있고, 신선한 구조였다. 소재는 흔하디흔한 학원 로맨스 스토리지만, 그것을 구성하고 변주하는 과정이 굉장히 독특하게 느껴졌다. 분명히 학원폭력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도 어느 순간 로맨스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이야기를 뒤집어놓는 강력한 반전이 존재한다. 이 느낌이 생각보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것도 신기했다.


 



 

© cheezeFilm

총 5화로 구성된 웹드라마와의 차별점은 아무래도 오리지널 스토리로 들어간 <그해 여름>, <여름은 돌아온다>이다. 사실 초반부를 읽으면서, 약간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타깃층이 확실한 소설이었다. 요즘 청소년들의 학교에서의 현실이 나름 잘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의 상황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외모가 권력이자 무기가 되는 세상, 아무렇지도 않게 타인을 괴롭히는 상황들은 예전에 학교 다닐 때와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해줬다.

학창 시절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가볍게 시작한 작품이었는데, 주인공 민선은 어느 순간 학원 폭력과 가스라이팅의 심각한 희생양이 되어 있었다.

통통한 여고생인 민선은 학교에서 가장 잘 생긴 일진인 호태에게 고백을 받게 된다.

소녀답게 설렘을 가지고 있는 순간, 알고 보니 가장 친한 친구는 셔틀에서 벗어나고파서 일진 패거리들에게 합류한 상태였다. 친구들 앞에서 공개적인 망신과 함께, 일진 패거리의 셔틀로 새롭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어버린 민선.


 



 




한 달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누워있자, 단짝 친구인 진희의 특훈으로 복수를 위해서 다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열심히 살을 빼고 외모에 공을 들여서, 다른 사람으로 탈바꿈한 민선은 여빈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자신을 절망하게 만든 모든 것의 원흉인 호태를 향해 복수의 칼을 겨누게 된다. 여빈의 복수는 과연 성공할까?



모두에게 익숙한 키워드인 외모 콤플렉스, 학원폭력, 가스라이팅, 학원 로맨스 등등을 잘 조합한 작품이다. 이야기 속엔 몇 번의 반전이 있는데, 장르가 다르게 느껴질 정도다.

웹드라마는 재미있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이끌어나갔다면, <트와일라잇>, <헝거게임>,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의 영 어덜트를 담당 편집했던 임지은의 표현은 유려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이 바로 앞선 소설들을 편집담당했던 분의 글이었다는 점이다. 오리지널 스토리로 들어간 <그해 여름>, <여름은 돌아온다>이 이 소설의 차별화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드라마와는 다른 성장과 힐링을 주는 부분이기도 해서 완성도를 더 높인 기분이다.

무엇보다 실물을 100% 잘 살린 오천사의 감각적인 일러스트도 웹드라마 팬들에게 충분히 선물처럼 다가올 수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웹 콘텐츠에 관심 있는 분들이 꼭 읽어보시길 바라는 작품이기도 하다. 요즘의 트렌드를 나름 경험해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평범한 작품으로는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또한 드라마와 소설의 차이를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텍스트로 처음 접했을 때 반전 속에서의 당혹감과 신선한 구조는 나름 충격이었다.

많이 읽어본 분들에게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장르를 처음 접할 때 보기 좋을 거 같다.

초판 한정으로 여빈과 호태 포토카드와 탑로더도 증정하고 있으니, 기념으로 남기고 싶은 팬분들은 주목하시길!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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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크 - 이 새벽, 세상에 나서기 전 하나님과 둘만의 시간
김유진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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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시간 늘 함께 했던 하나님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나와서, 화제가 되었던 20만 구독자가 있는 유튜버이자, 인플루언서인 김유진 변호사에 대해서 실은 몰랐다. 이미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됩니다>라는 미라클 모닝,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 기상의 전파자라는 사실도 몰랐다.

현대인은 완벽하게 혼자가 되는 시간이 드물다. 그러기엔 방해요소가 곳곳에 퍼져있다.

핸드폰이라는 강력한 방해가 존재하며, 고요하게 아침을 시작하고 싶어도 가족들이 함께 산다면, 혼자만의 시간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보통 새벽 시간에 일어나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한다는 건, 바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분명 좋은 자기계발의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지런함과 너무나 멀고 먼 삶을 살고 있는 나에게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무엇보다, 간증에 대해서 고백하는 책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자신의 신앙에 대해서 당당하게 밝혔다는 점 자체는 용기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사실 주변에 종교에 대해서 밝히는 일이 잘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경우가 컸다.

직장을 다닐 때는 교대 근무 시 주말 근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직장동료들의 반감이 더 컸다.

교회에 다니게 된 계기는 사실 내 의지로 시작된 일이 아니었다.

열심히 다니시던 엄마를 따라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교회에 열심히 다녀야 하는 줄 알았다.

중학교를 다니면서, 서서히 교회의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몇몇 교회는 너무 세속적이었고, 기업 같은 느낌이었다.

하나님은 믿지만, 하나님과의 중간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혼자 다니시는 것 때문에 따라나가기 시작했던 교회는, 억지로 인연을 맺어주려는 노력 & 정치와 손잡은 상황들을 연출하자 껄끄럽게 느껴지기 시작하면서 점차 멀어졌다.

기독교인이라도 세례만 받았을 뿐, 이미 교회를 나가지 않은지도 오래되었다.

소위 날라리 신자, 무늬만 기독교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어릴 때부터 주목받는 사람들 사이에서, 별 존재감 없이 바로 비교당하면서 살아왔기에 늘 나는 부족한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때론 능력 이상의 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한계 이상으로 몰고 가는 상황이 많았다.

내성적이며 예민한 성격조차 사회적으로 약점이 되는 느낌이었던 만큼, 세상살이가 쉽지 않게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세계나 취미 생활들은 모두 혼자만의 세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기에 주변에 함께 나눌 친구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하나님과 함께 하게 되었던 계기가 되는 상황을 덤덤하게 털어놓는 내용들은 공감이 갔다.

쉽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뉴질랜드 유학 생활 속에서 한국에서와 달리 철저히 혼자가 되면서, 하나님과 가까이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제일 힘들고 어두웠을 때 새벽 기상이 자신을 다시 잡아주었다고 방송에서 이야기했던 김유진 변호사. 10대에는 수영(운동)을 하면서, 20대는 공부하는 시간으로, 30대에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을 다잡았다고 한다.


©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책 초반에 등장하는 무거운 가방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나의 가방은 늘 무겁다. 외출하기 전 가방 안에 정말 필요한 것만 골라 넣는데도 불구하고 타인이 들었을 때 늘 무겁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게 필요하지 않을까? 지하철 안에서 읽을만한 책, 지갑, 휴대폰의 배터리, 화장을 수정할 쿠션과 립밤, 물티슈, 휴대폰 배터리와 선풍기, 음료, 물티슈, 손 소독제, 장바구니 등등 가방 안에는 꼭 필요한 것만 담아 가는데도 너무나 무겁다.

이제는 외출하기 전에, 이 물건이 꼭 필요한가를 되물어보는 시간을 가진다.







요즘처럼 마음이 쉽게 흔들리고 동요되기 쉬울 때, 자신이 무너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다는 건 쉽지 않다.

누구든 심적으로 의지할 사람이 없고, 견딜 수 없는 상실감을 느낄 때 어떻게 다시 일어나야 할까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본다. 자연재해, 전쟁, 질병의 위협으로부터 끊임없이 벗어날 수 없고, 인간이 한없이 무력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가 자신만의 방법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인생을 살아갈수록 삶이 뚜렷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살아갈수록 더 잘 모르겠다.

삶을 살아가는데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의지와 뜻대로 살아가는 것도 쉽지 않기에, 간증을 대중 앞에서 밝히는 용기를 냈다는 점만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세상 앞에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 자체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기독교 신자가 이 책을 읽는다면, 도움이 될만한 찬양도 곁들여져 있다.

독실하지는 않아도 마음이 약해질만한 계기나 위기를 겪었을 때, 읽는다면 잠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겠다.

하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입장에서 읽었을 때, 어떻게 다가올지는 잘 모르겠다.

종교적인 부분이 부담스럽다면, 새벽에 혼자되는 시간을 가지는 루틴을 습관화하는 자기 계발서 정도로 받아들여도 무난하지 않을까. 꼭 종교가 아니어도 명상을 하면서, 하루를 정리하고 시작하는 과정, 즉 나를 비우는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기도 하니까.

척박한 상황 속에서 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하루의 시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을 읽고 굳이 공감하지 못하더라도, 하루 중 자신을 위해 혼자가 되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혼자가 되는 시간 속에서 사람은 늘 성장할 수 있고,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자신을 확장하고, 온전히 나 자신이 되는 시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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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트 마인드셋 - 감정 왜곡 없이 진실만을 선택하는 법
줄리아 갈렙 지음, 이주만 옮김 / 와이즈베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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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이를 돌봐줬을 때, 고양이의 삶의 방식에 굉장히 감탄했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양이의 선택은 본능적인지, 학습적인지 모르겠지만 몹시 영리했다.

곁을 안 내주는 것 같아도, 자신에게 도움을 줄만한 인간을 선택하는 감부터, 선택한 인간의 사이클과 취향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에게 사랑을 얻는 것부터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해주도록 인간을 조정한다.

고양이와 함께하면서, 삶을 살아갈 때 고양이처럼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심하고, 겁이 나도 늘 호기심과 탐색을 하면서 작은 발걸음을 시작하는 모습 말이다.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그 상황 맞게 적응하고 발전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종종 삶이 너무 버거워서 힘들어질 때, 인생 속에서 수많은 삶의 선택을 누가 대신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선택은 물론 자신이 하지만, 그 선택 속에는 주변 사람들과 상황, 당시 나의 감정이 담겨있다.

자신이 살아가는 인생임에도 우리는 주변 상황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 선택에 대해서 후회할 때가 많기도 하다.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때의 나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없었을까.

가까운 친구들에게서 "어떻게 발전이 없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직장에서 "발전이 멈추다 못해, 직무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라는 평가를 들었을 때, 속상한 마음만 한가득이어서 그 말을 한 상대방에게 나쁜 감정만 품지는 않았는지. 그 말을 듣고, 현재 나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 언제나 상황이 한참 지난 몇 년 뒤였다.

이제는 선택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지 않는다. 선택이 잘못되었다면, 시행착오를 겪고 뒷수습을 하면 되니까.

어떤 선택이든 의미가 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을 반복해서 하고 있다면,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한다.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그 선택 뒤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말이다.

사람들은 늘 자신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무언가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먼저 이야기했든 누군가의 선택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있다.

그 사람이 처한 황경과 주변 상황, 그리고 감정에 놀랍도록 잘 휘둘린다.

SNS와 집단지성이 존재하는 현대에서는 과연 어떠한가.

사실인지 아닌지 알기 전에 이미 어떤 사건이 터지면, 쉽게 퍼지면서 사실 여부는 나중에 하게 된다.

요즘처럼 가짜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편견에 빠지지 않고 상황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자기 계발서는 질색이지만, 혼돈의 연속인 현 상황에서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은 판단의 출발점일 뿐, 종착점이 아니다.

인생은 수없이 많은 선택으로 이뤄진다.

당신의 삶이 더 나아질지, 나빠질지는

오직 스스로의 판단에 달려있다.

스카우트 마인드 셋 - 줄리아 갈렙

TED 750만 회 조회를 받은 줄리아 갈렙은 실상 자신의 생각을 옹호하기 바쁜 "편애하는 합리주의자"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선사한다. 인생은 수없이 많은 판단과 결정으로 이뤄지고, 실재에 대한 인식이 왜곡되지 않게 주의할수록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정찰병 관점으로 사고하면 자기 입장을 정당화하기 쉬운 질문에 답할 때 스스로를 속이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다. 정찰병의 관점이란 사실 그대로를 직시하는 태도를 뜻한다.




TED 영상 속에서 그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질문한다.

당신의 믿음이 시험대에 올랐을 때, 관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신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당신의 견해를 지키려는 전투병인가? 호기심에 가득 찬 정찰병인가?

당신은 무엇을 갈망하는가? 당신의 믿음을 지키기를 갈망하는가?

아니면 가능한 세상을 정확히 보기를 갈망하는가?


TED 750만 조회를 받은 합리적 사고 전문가 줄리아 갈렙이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건인 드레퓌스 사건과 스타트렉


역사적, 혹은 현시대 유명인을 예로 들어서 정찰병 관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휩쓸었던 반 유대주의 드레퓌스 사건을 예로 들면서, 사람들의 대다수가 믿고 싶어 하는 것에 가려져 어이없게도 진실을 왜곡했다. 우연히 발견된 독일 스파이의 편지와 필체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명확한 증거가 없으매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하면서 철저하게 인권을 유린당했던 사건 말이다.

그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 프랑스의 상황은 보불 전쟁의 패배로 반독일 감정과 애국주의가 높아져갔고, 유럽에는 반유대주의와 민족주의가 팽배해있었다. 그런 대외적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에 치우친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반유대주의임에도 피카르 중령은 드레퓌스가 감옥 안에 있음에도 스파이 활동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을 재수사하게 된다.

쌓여있는 자료 중에서 드레퓌스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자료는 없었고, 마침내 진범을 잡게 되지만, 진범이 오히려 무죄로 풀려나는 상황을 겪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진실을 밝혀졌지만, 이 사건 뒤에 숨겨졌던 종교적 선동과 반유대주의, 민족주의가 사실을 직시하게 하는데 장애물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념과 신념으로 똘똘 뭉쳐져, 정치 종교적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분쟁이 일어나는 요즘.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기 보다 사실이 무엇인가 직시하기란 쉽지 않다.

제3자 입장에서 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현상을 파악할 수 있지만, 자신의 문제는 의외로 그렇게 파악하기가 힘들다. 때론 잘못되었다는 걸 알면서 어쩔 수 없이 그런 선택을 하곤 한다.

이 책은 "그 어쩔 수 없이"를 넘어서 진실을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관점에 따라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간도 다르듯이, 자신만의 관점이 늘 옳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전혀 다른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지닌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요하다.

모든 걸 이해하긴 힘들어도, 어떤 세대가 궁금하다면 그들과 교류하면서 그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노력하자. 쉽지 않지만, 나의 관점과 사고방식이 잘 못되었구나 인정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타인에게 잘 전달하지 않는다.

잘못된 부분을 깔끔하게 인정하고 전달할 때, 그 사람이 멍청하다고 생각할까?

실수와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런 사고는 쉽지 않다.

하지만 실수를 넘어설 때, 분명한 성장이 존재한다.

빨강 머리 앤처럼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니까.

나는 주변에 너의 행동이나 말에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주변에서 정말 많이 들었었다.

예전엔 그 말에 반발심만 들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어가니, 그런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 누구도 함부로 나의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글을 쓸 때, 무플보다 글 속의 오류나 맞춤법을 이야기해 주는 댓글들은 소중하다.

뜻 모를 무비판적 댓글을 받으면 무시하지만, 왜 그런 댓글이 달렸는지에 대해서 한 번쯤은 생각해 본다.

내 글의 의도가 다르게 전달되었나.

다음 글 작성할 때 그 부분을 좀 더 반영해서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작성한다.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왜 다른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나의 생각만이 옳지 않다. 나는 나 자신의 의도를 항상 가장 먼저 의심한다.

지금 한 결정이 즉흥적이었는지, 감정적이었는지, 어떤 의도에 영향받지 않았는지를.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신념과 믿음에만 빠져, 사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상황이 올 때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일단 듣는다.

예전엔 아예 듣기를 거부했지만, 이제는 들어보고 결정한다.

어떤 현상을 바라볼 때, 왜 그런 상황인지 늘 관찰자적 시점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황과 감정을 배제하고 사실에 최대한 다가가기 위해 정찰병적 시점으로 바꿔야겠다.

책에서는 정말 다양한 방면으로 알기 쉽게 예를 든다.

특히 잘 와닿았던 건 정반대적 인물인 스타 트렉의 스팍과 커크다. 스팍은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으로 규칙을 중시하는 인물이고, 커크는 늘 규칙은 깨뜨리는 반항아적 기질이 풍부하다. 엔터프라이즈는 각자 다른 이 두 사람의 대립과 균형으로 이끌어간다. 사실 책을 보면서 떠올랐던 영화는 이안 감독이 감독한 제인 오스틴 원작의 <이성과 감성>과 <스탠바이 웬디>였다.

<이성과 감성> 속 주인공 엘리너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 감정은 최대한 억제하는 이성적인 인물로 그려지는 반면, 동생 머리엔 은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감성적인 인물로 대비된다.

영화 속에서 엘리너는 정찰병의 시각으로 모든 걸 조심스럽게 파악하려고 애쓴다.

<스탠바이 웬디>에서는 자신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웬디를 보여준다.

자폐증이 있어서, 가족과 떨어져 있던 웬디는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 과감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 상황 속에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빠지고, 때론 좌절하지만 목표를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한 뒤 정진한다. 생각과 상황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지만, 새로운 세상을 접하기 위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결코 물러나지 않았던 웬디가 문득 이 책을 보면서 떠올랐다.

무더위에 책이 정말 읽히지 않는 계절이고 300여 페이지의 촘촘한 글자였지만, 놀랍게도 책은 술술 잘 읽혔고, 생각했던 것보다 어렵지도 않았다. 아마도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필요했던 책이어서 그랬나 보다.

인생과 세상의 불확실성 속에서 사실을 직시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 만큼, TED 영상을 일단 한번 보시고 읽어보시면 좋겠다. 아래 영화들은 책을 읽은 뒤에 감상해 보시길 바란다.



장교와 스파이는 왓챠, 이성과 감성은 넷플릭스와 웨이프, 스탠바이, 웬디는 왓챠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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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민이안 지음 / 북폴리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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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개봉했었던 버즈 라이트 이어가 떠오른 건 아니다. 



오빠와 취미생활을 공유했던 학창 시절, SF 소설과 영화를 좋아했던 오빠의 취향 덕분에 나는 그 시절 친구들이 읽던 하이틴 로맨스, 할리퀸 로맨스 소설보다 SF 소설과 추리소설을 좋아했다.

막 빠져서 봤다기엔 부족하고, 집에 책이 있으니 보게 되었다가 정답일 것이다.

그렇게 뿌리내린 취미는 성인이 된 뒤에도 영향을 미쳐서, SF 소설과 영화를 나름 즐겨보게 되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시절 봤던 환상특급이라는 TV 시리즈도, SF 소설도, 영화도 생각해 보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다수였다.



인간의 미래는 점차 문명과 기술의 발달로 굉장히 풍요로워지고 있다.  

현재 인간의 미래가 밝은지 암울한지 생각해 보면, 암울에 가까워지고 있는 중이다.

지구는 그동안 인간이 자연과 환경은 생각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발전만 해왔기에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다. 지구의 환경과 생태계가 무너지면서, 동식물들은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완벽한 치료 바이러스조차 없는 질병들이 계속해서 발병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의 미래가 꼭 디스토피아적으로만 그려져야 할까?

다시 생각해 보면 현재와 닥쳐올 미래의 문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SF 소설이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그리는 것 같다. 미래는 유토피아일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근거 없는 낙천적 세계관만 그려서는, 현재와 미래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절망적인 디스토피아를 그린 작품들이더라도 엔딩에서만큼은 희망의 단서를 남기는 작품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허무주의와 시니컬한 정서가 다수였다면, 척박한 환경, 전쟁과 질병이 만연한 요즘의 상황에서는 희망까지 빼앗아가지 않는다.



국외에서는 SF 소설이나 영화들이 소개되었지만, 국내는 불모지라 할 정도로 관련 장르가 큰 발전이 한동안 없었다. 최근 몇 년간의 상황은 달라졌다. 극장가뿐이 아니라 OTT라는 국경을 넘어선 콘텐츠 창고가 생겨서 그런 것인지, 극장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SF 장르를 꽤 많이 보게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읽게 된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라는 책은 짧지만, 꽤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었다.





갑자기 외딴곳에서 눈을 뜨게 된 주인공. 

이곳이 어디인지 전혀 감조차 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 깨어났지만, 어제 무엇을 했는지 자신에 대한 기억조차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막막함뿐이다. 마냥 막막하다고 멍하니 있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인간의 시체가 가득한 곳에서 깨어났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수많은 마네킹 아니 고장 난 안드로이드 고철 더미 속이었다. 거기다가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는 사이코패스 안드로이드의 추격까지 받게 된다.

공격을 받고 간신히 상대를 따돌렸다고 생각했을 때, 도망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분명히 자신은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였다.

그것도 신형 모델 안드로이드. 하지만, 자신은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장 난 안드로이드들로 가득 찬 쓰레기장 속에서 구형 안드로이드 달의 돌봄을 받으면서,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알아가게 되는 주인공.

과거 안드로이드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고, 달에게서 안드로이드의 상황들과 사고방식에 대해서 듣게 된다. 기존에 존재했던 안드로이드 중에서는 이런 상황이 없었다면서, 자꾸만 인간인지 물어보는 달.

자신이 인간인지, 안드로이드인지에 대해서 모호한 가운데, 주인공은 달의 비밀업무인 파란 장미를 찾는 여행을 동행하게 된다.

주인공 풀벌레는 달에게, 혹은 만나는 다른 안드로이드에게 인간다움에 대해서 교류한다.






달과 함께 푸른 장미를 찾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지만, 결국 자신이 인간인지 안드로이드인지 확인하기 위한 여행이기도 하다. 수수께끼와 같은 아자젤이라는 존재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불안정한 세상에 등장해서, 세상의 질서를 다시 세운 존재인 아자젤이 알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메모리가 차면, 덜 중요한 것부터 지워야 하는 구형 안드로이드 달은 인간의 뇌의 효율적인 형태를 부러워한다. 종종 달이나 안드로이드와 주인공 간의 대화를 보면 인간답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여러 영화의 주제로도 쓰였던 인간다움에 대한 정의는 무엇일까?





잔잔하게 흘러가던 것 같던 스토리는 모호하던 상황이 확실해지는 부분으로 향해갈수록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 어찌 보면, 책의 내용에 등장하는 설정이나 이야기들은 다 이미 보았던 영화 작품들에서 등장했었다.

새로울 것 없을 것 같던 이야기지만, 작가는 자신만의 필력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재창조해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꽤 많은 영화들이 떠올랐는데, 그 작품들의 설정들을 아주 조금씩 촘촘하게 엮어나간다.





나의 모든 의식은 나를 인간이라 정의하고 있는데

나의 피부, 나의 뼈, 나의 피, 모두 인간의 그것과는 전혀 달라.

그런데도 나는 왜 내가 로봇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는 걸까?

망가진 메모리의 백업 데이터를 찾으면 알 수 있을까?

나의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위의 문구를 읽으면서 떠올랐던 건 얼마 전에 개봉했었던 <애프터 양>이라는 작품이었다.

가족을 케어해주던 안드로이드 양이 고장 난 뒤의 상황들을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실은 알고 보니 신형 모델이 아니었다. 양을 고치려고 했던 주인과 그 가족들은 양의 기억 데이터를 보다가 이전 데이터가 있는 걸 알게 된다. 그 기록과 데이터를 더듬어가면서, 양을 둘러쌌던 환경을 보면서 그의 빈자리를 애도하게 된다.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일까?

인간과 안드로이드는 어떤 미래를 향해갈까?

이 두 가지 문제에 대해서 예전에 감상했던 영화들과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마지막을 한번 음미해도 록 하자.

 






소설을 읽고 함께 보면 좋을만한 영화들을 추천해 본다.

책 읽으면서 떠올랐던 비슷한 설정의 대표적인 영화들.


1. A.I. : 현대판 피노키오 같은 느낌. 인간을 사랑하게끔 프로그래밍된 최초의 로봇 소년 데이비드. 버려진 A.I.가 인간이 되어 엄마의 사랑을 찾기 위해 푸른 요정을 찾는 여행 (왓챠, 티빙)

2. 조 : 인간을 사랑하게 되는 로봇 조. 과연 이 사랑은 설계된 것일까? (넷플릭스)

3. 아임 유어 맨 : 인간 개인의 행복을 위해 맞춤 설계된 휴머노이드의 등장. 과연 이 존재는 인간에서 어떤 영향을 끼칠까? 

4. 블레이드 러너 2049 : 인간과 복제인간이 함께 하는 사회 속에서 인간다움이란 과연 무엇인가에 심도 있게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 (넷플릭스, 왓챠)

5. 애프터 양 : SF와 휴머니즘의 만남.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기억과 시간,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작품. 누군가를 기억하고, 떠올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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