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런틴 워프 시리즈 4
그렉 이건 지음, 김상훈 옮김 / 허블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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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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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1~2 - 전2권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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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아서 호기심은 많은 딸아이는 항상 엄마가 읽는 책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라는 제목을 보더니 ˝백만장자가 뭐야?˝라고 물어본다. 생각해 보니 요즘 아이들은 이 단어를 모를 수도 있겠다 왜 내가 어릴 때는 이 단어가 흔하게 쓰였을까라는 의문이 들면서 ˝부자˝라고 말해줬다. 아이는 제목이 이상한 데라며 부자면 공짜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나눠줘야지!라고 하길래 ˝공짜 음식을 먹고 아낀 돈으로 부자가 될 을 수도 있지˝라고 하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라고 하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12살 아이가 부자는 베풀어야 하는 것이라 말하는 것을 보니 아이가 그리는 세상은 아직은 아름답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다.

“잘 쓰인 소설일수록 우리는 그 주인공을 현실 속의 인물보다 더 쉽게 하나의 인격으로 인정할 수 있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中

김원영 작가가 말한 그 잘 쓰인 소설에 주인공이 내가 생생하게 어딘가에 있을 거라고 느낀 주인공 ‘케이시 한‘이었다. 이민진 작가가 주인공의 이름을 9.11테러 부고에서 알게 된 한국계 미국인 케이시를 또한 뉴욕시에 터전을 두고 살아가는 한국인들을 기리고 싶었다는 말에 읽기 전부터 ‘현실 속의 인물보다 더 쉽게 하나의 인격으로 인정‘하게 된 계기가 됐다.
장편소설은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그 특징들이 하나하나 다 살아있는다는 것 또한 놀라웠다.

그래서 작가의 소설이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걸까? 파친코를 먼저 읽고 작가의 첫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인연처럼 나에게 왔고 이제 이. 민. 진. 작가의 소설이라면 믿고 읽어야 하는 목록에 자리 잡을 것이다.

파친코를 먼저 읽고 작가의 첫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인연처럼 나에게 왔고 이제 이. 민. 진. 작가의 소설이라면 믿고 읽어야 하는 목록에 자리 잡을 것이다.

파친코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이민진 작가님의 소설을 여는 첫 문장은 강렬하다. 나뿐 아니라 모든 독자들이 느끼는 것이다. 왜 하필 모자가 있는 표지일까 하는 의문도 제목에 관한 의문도 책을 읽다 보면 하나하나 다 풀리면서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처음 읽을 때는 그냥 주인공이 직장에 첫 출근 장면이라고 흘려 읽었던 장면에 많은 것이 있다는 것을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알게 됐다.

독서노트에 좋아하는 문장이나 인상 깊은 문장을 필사하는데, 어떤 소설보다 많은 문장들이 그리고 긴 문장들이 많았다. 단문보다 장문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정말 오랜만이라서 팔이 아프긴 했지만 뭔가 대단한 것을 발견한 기쁨이 있었다.

두 페이지(162-163p)에 이 소설의 주제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망은 누구냐에게 있다. 내 현실과 형편 그 안에서 누군가는 억누르고 누군가는 표출하고 누군가는 없다고 말도 안 된다고 자기 자신을 속이며 산다.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본능이 불편할 정도로 솔직한 면이 좋았다. 딸아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백만장자와 공짜 음식의 불편한 동거 같은 제목이지만 결국 우리의 현실을 아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

모자 또한 케이시가 ‘돈만을 위해 일하는 삶‘을 상상할 수 없는 대표적인 물건이다.

나는 이민자도 아니지만 20대의 내가 그랬다. 수도권 작은 동네의 미술 학원에서 아이들과 그냥 놀면서 일하고 싶었다. 그 꿈은 몇 년 되지 않아 현실에 부딪쳐 대기업으로 출근하게 됐고 356일 중 쉬는 날이 거의 한 달도 안 되게 일했다. 그때 나도 새벽 첫 차를 타고 출근하며 많은 책들을 읽었고, 일부러 더 책을 읽고 싶어서 돌아가기는 하지만 전철을 이용해서 퇴근하곤 했다, 그러다가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했고 결국 케이시가 고민했던 그 나이에 나도 내 꿈을 위한 선택을 했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충동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겠지만 나는 일하는 내내 고민했던 일이다.

돈 걱정 없이 사는 삶을 접고, 일단 하고 싶은 일을 배우고 직장에 들어가서 정말 재미있게 일했다. 그렇다고 힘들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항상 쫓기듯 살았다.

내가 20대에 선택했던 그 삶을 가끔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것이 좋았지 않았을까 후회하기는 했지만 내가 하고 싶던 일을 하지 않고 결혼과 출산을 했다면 지금의 내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시의 선택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열린 결말이지만 내가 상상하는 결말은 결국 꿈을 찾아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았다. 그런 낭만을 대리만족할 수 있는 케이시 한을 응원해 본다.

이민진 작가의 첫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은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세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서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사람인 이상 우리는 언제나 여러 일들을 겪고 또 죽을 것 같지만 살아간다. 누구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힘들게 하더라도 내 꿈이 나를 배고프게 하더라도 누구나 선택할 순간이 오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많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연말을 마무리하기 좋은 책이라서 추천드린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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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 삶의 관점을 바꾸는 22가지 시선
김경훈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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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이 연이어 밀려왔다. 저자에게 ‘사진‘은 한 컷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표지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진기자의 사진이 아닌 책 속의 의미가 담긴 일러스트들이라는 것 또한 이 책을 더 사랑하게 만들었다
<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처럼 극강의 J인 내가 세워 놓았던 수많은 계획들과 도전들의 결과가 오늘이길~
사진기자로 시선과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아빠로 삶의 태도들 모두를 본 받고 싶었다.
책은 점점 가면 갈수록 더 많은 문장들을 담고 싶게 했다. 꼭 완독하시길 추천한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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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김사과 외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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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맞벌이 부모님 덕분에 미취학이었던 동생들은 할머니 집에 나는 늦게까지 혼자였던 1년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친구들이 다 저녁 먹으라는 말에 하나 둘 사라질 때면 나는 집에서 혼자 엄마 아빠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었다. 그 무렵 집에 있는 그림책은 거의 다 읽었을 때라서 내 눈에 들어왔던 것들은 책장에 장식처럼 진열되어 있던 금박 제목의 고전소설이었다. 이야기가 긴 만큼 기다리는 시간은 빨리 갔다. 그때부터 나에게 소설은 늦게까지 나와 함께하는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아주 어릴 때는 계몽사가 최애 출판사였다면 커가면서는 매번 달랐다. 최근 들어서 가장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한 곳이 작가정신이다. 북스타그램을 하면서 더 좋아졌고, 다양한 책들 특히 다양한 소설을 읽을 수 있어서 믿고 읽게 된 출판사이다. 벌써 35주년이라니 내가 소설을 읽기 시작한 해와 맞아떨어지는 것도 신기했다.

김사과, 김엄지, 김이설, 박민정, 박솔뫼, 백민석, 손보미, 오한기, 임 현, 전성태, 정소현, 정용준, 정지돈, 조경란, 천희란, 최수철, 최정나, 최진영, 하성란, 한유주, 한은형, 한정현, 한정임. 현역 작가 23인의 소설 생각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소설가의 소설 이야기라서 더 기대가 되었다.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하는 직관적이면서 인간적인 제목 표제작인 오한기 작가님 다운 소설가 오한기보다는 사람 오한기로 다가온 것과 나와 작가정신을 더욱 가깝게 이어준 작가님의 글이 표제작이라는 것 또한 뭔가 주파수가 맞는다는 생각에 신기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고 오늘까지 출판된 책들까지 내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책들이 더 많다. 내가 찾아서 만나 책들이 있다면 나한테 와준 책들이 있는데 작가정신 책들은 나한테 와준 인연이라는 생각에 더 애착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많은 소설가 중에서 23명의 소설에 대한 진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어떤 책보다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인데 신기한 것은 작가의 소설을 읽을 때와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매번 낯설게 느껴지는 문체의 작가의 글은 천천히 꼭꼭 다양한 맛을 느끼면서 읽고 싶었고, 같은 엄마라서 공감 가는 작가님들의 글들은 너무 공감 가서 좋아하는 국수를 먹듯이 후루룩 빨리 읽게 됐다. 생물체마다 들을 수 있는 주파수가 있는 것처럼 글도 나에게 맞는 주파수가 있는 것처럼 동일한 느낌이 나는 것은 역시 각자의 개성이 묻어나는 조경란 작가님의 표현처럼 ‘작가사람‘의 글이기 때문인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름을 가리고 읽었더라도 평소에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블라인드 서평단을 경험하면서 알게 됐다. 자세하게는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다.

그리고 책에서 더 좋았던 것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서재를 느낄 수 있고 근황을 알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나이가 들면서 문학만큼이나 에세이가 좋아지는 것은 십 대 때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궁금했던 것처럼 내가 소망했던 작가라는 직업의 인간다움 그들의 삶(본문에 수록된 사진이 모두 작가님들이 직접 제공한 작업실 풍경, 자주 찾고 머물던 공간, 영감을 준 사물 등 소설 쓰기와 관련된 다양한 이미지들)을 느낄 수 있어서라는 것을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알게 됐다.

마진을 따지기 정말 힘든 것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쓰는 환경은 저마다 다르다. 쓰는데 드는 경비 그리고 노동의 가치를 정확하게 따질 수는 없다는 것이 내가 책을 읽고 든 생각이다. 결국 이 제목 자체가 답이 없는 질문이었다. 해답은 있을 수 있지만 정답은 없는 그런 유의 문장.

소설은 그래서 매력 있고 그 글을 쓰는 이들에게 느끼는 감정 또한 여러 의미로 미지의 세계에 있는 것 같았는데 이번 에세이를 통해 생각보다 더 힘들고 고된 그렇지만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책과 이북으로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밤늦게 와 새벽시간에 어둠 속에서 누워서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전자책을 즐기게 되었던 이유였는데

작가정신 책들이 밀리의 서재에 빨리 들어와서 반가웠다.

어두워질 때가 책 읽기 좋은 시간인 것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동안도 아이의 작지 않은 목소리가 끝없이 들리는 일이 책 읽기에 마냥 좋은 환경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또는 아무도 깨기 전에 먼저 일어나 불빛 없이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을 읽는 시간과 장소가 내 독서 스폿이 됐다.

그리고 23편의 에세이가 그 시간을 함께하기에 딱 좋았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즐기에 딱인 그런 소설가들 개인의 이야기가 잘 어울렸다.

올해 읽은 책들 중에 마음에 들어온 문장들이 가장 많은 책이라서 독서노트에 필사를 7페이지나 했다.

소설가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문장들이 새해에 나에게 동기부여가 될 거라는 희망을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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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2-12-08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다독다독 2022-12-08 18:56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남은 연말 몸도 마음도 따뜻한 하루 되세요
 

...아이가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 탐구한 다음 유치원 시기부터 자연스럽게 다양한 진로를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너는 어떨 때 가장 기분이 좋아?" 같은 말로 아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생각해보게끔 유도하고, "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면 참 좋을 것 같아"라는 식으로 아이가 직업보다 어떤 사람이 될지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는 게 바람직하다. 아이가 선택할수 있는 직업의 범위를 넓게 잡아 그 안에서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하나의 직업을 선택하도록 하는 건 아이에게 인생은 모험이라고 부추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아이의 진로에 관해 실천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아이를 잘 관찰해서 아이의 재능이 어느 분야에서 빛을 발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동시에 아이에게 어떤 부분이족한지 관찰하는 것도 부모의 몫이다. 이 두 가지를 확실하게 발견할수 있는 방법은 "커서 뭐가 될래?"라는 질문 대신 어릴 때부터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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