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도어 프라이즈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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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아직도 얼떨떨 할 정도로 연이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미신을 믿지는 않지만 3재라는 말을 듣고 나서 생긴 일들이라서 그런지 찜찜해서 일부러 읽는 것을 제안했다. 내 삶이 벅찰수록 읽는 것에 집착하는 나였지만 이번에는 그 시간을 다른 것에 집중해 보려고 했다. 결과는 보름 동안이지만 쉬어도 휴식이 완전하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 결국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올해 첫 책으로 읽기 시작한 책은 M.O. 월시의 미스터리 휴먼 판타지 <빅 도어 프라이즈 THE BIG DOOR PRIZE> 올해 상반기 애플TV+ 드라마로 나온다니 원작 소설 미리 읽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기에 그리고 2021년 말에 읽은 <마이 선샤인 어웨이>때부터 영상화 소식에 출간을 기다리던 작품인 만큼 읽기도 전에 설레는 마음이 가득했다. 역시 나에게 어떤 휴식보다 이야기가 주는 힘은 언제나 상상 이상이다.

영화 ‘곡성‘의 명대사가 생각났다.
작은 마을에 나타난 그것! ‘디엔에이믹스‘ 기계가 미끼를 던졌고, 안락하고 평온한 작은 마을 ‘디어필드‘ 사람들은 그 미끼를 확 물었다. 결과는 영화와는 다르게 다양하게 나왔지만, 선악의 모호함 그리고 파급력만큼은 다르지 않았다.
더글러스와 셰릴린의 이야기가 어떤 것보다 공감이 많이 됐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살면서 느낄 고민이지 않을까?
송섬별 번역가의 ˝작가가 바라보는 삶은 복권이나 제비뽑기를 통해 운 좋게 얻은 큰 선물이라는 의미의 제목 ‘빅 도어 프라이즈‘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라는 말처럼 어느 날 잠시 멈추고, 현실과 꿈 경계 사이 나를 돌아보게 하는 선물 같은 소설이었다.
한번 손에 잡으면 정주행하게 될 정도로 몰입도가 있어서 장편이지만 빠르게 읽히는 점도 이 소설의 장점이다.
드라마 보고 다시 읽어보면서 비교해도 재미있을 거 같아서 먼저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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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채우는 감각들 - 세계시인선 필사책
에밀리 디킨슨 외 지음, 강은교 외 옮김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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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하고 싶던 루틴 중 하나가 필사였는데, 때마침 민음사 세계시인선 필사책 《밤을 채우는 감각들》 출간 소식을 듣게 됐다.

10대부터 20대까지는 시집을 더 많이 읽었는데 어느 때부터 멀어진 걸까 하는 생각과 함께 예전 신문에 연재됐던 시들을 스크랩하고 필사했던 것이 떠올랐다.

에밀리 디킨슨, 페르난두 페소아,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고든 바이런 4명의 시인들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도 내가 한 번쯤은 필사했던 기억에서 남아서 일 것이다.필사하면 ‘시 그리고 만년필‘이 생각난다.

처음 만년필을 선물받은 때가 국민학교 졸업식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필기감에 놀랐고, 이런 날카로움이 어른 들의 세상일까 하는 의문으로 사춘기 시절 일기를 쓰다가 20살 때 친한 친구가 생일선물로 사준 만년필을 결혼할 때 이사하면서 잃어버렸다. 

오히려 어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나이가 되어서는 만년필보다는 연필이 더 좋아졌다. 지금 내 필통에도 펜보다 연필이 더 많다. 만년필에 공들일 시간도 언젠가부터는 나에게 사치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지우기 힘든 잉크 자국보다 흑연의 가벼움이 좋아졌기 때문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난 지우개 달린 연필로 필사하는 것이 더 좋아졌다.

내가 좋아하는 김영하 작가님 덕분에 매주 본방사수하고 있는 알쓸인잡에서 감각을 깨우기 위한 것으로 독서가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보면서 《밤을 채우는 감각들》이라는 제목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에는 사랑의 감각을 채우기 위해 시(詩)를 읽었던 내가 지금은 나 자신을 채우는 여러 가지 감각들을 찾기 위해 시(詩)를 읽고 있다. 김영하 작가님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기억보다는 내면의 문제의 중요성을 언급하신 것이 시집을 읽으면서 떠올랐고, 나이가 들수록 병에 대해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수록 시집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다른 문학작품보다 응축적으로 많은 감정들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 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읽고 머리에서 마음으로 내리고 연필로 꾹꾹 눌러 쓰면서 다시 한번 감정에 주목하고 되새겨본다.

예전에는 디킨슨의 시를 좋아했던 내가 지금은 바이런이 시들을 읽고 많은 감정들이 채워지는 것을 보니 이 책은 참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새해 선물로 또는 입학 선물로 부담 없이 주면서 몸도 마음도 건강하기를 빌어보는 것.
나이와 성별 그리고 현재의 상황에 따라 채우고 싶은 감각들은 다르겠지만 각자의 마음속 밤에  달빛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대문호 4분의 시인들을 통해 말이다.​

그런 마음으로 새해 첫 책으로 《밤을 채우는 감각들을 추천드린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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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MBTI 3 : 가족 관계 (한정판 윈터 에디션) - 나의 성격을 이해하고 더 멋진 내가 되는 우리들의 MBTI 3
조수연 지음, 소윤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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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가장 받고 싶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우리들의 MBTI 》시리즈였다.
올해 또래 상담사를 하고 성격유형검사에 관심이 많아졌고,
《우리들의 MBTI 1 성격유형》과 《우리들의 MBTI 2 친구관계>를 전자책으로 보고 또 보더니 포토카드가 갖고 싶다고 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종이책을 미리 사줬다.
1, 2권을 너무 재미있게 읽고 3권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서평단으로 당첨되어서 완벽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다.
역시나 ESFP 딸아이는 ‘ESFP의 고민‘을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꼽았다.
고학년인 딸아이가 가장 고민이었던 친구관계와 가족관계에서 MBTI 아이는 오해보다는 이해를 하게 되었던 계기라고 했다.

겨울방학 때 읽기 좋은 책이고 부담 없이 선물하기 좋아서 초등부터 십 대 아이들까지 읽기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

딸아이는 총 5권(4권 5권 출간예정) 까지 다 갖고 싶다고 했다.
엄마로서는 학습 유형이 제일 기대가 된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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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 문장 - 1년은 사람이 바뀔 수 있는 충분한 시간
조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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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공부를 하려고 준비하다가도 공부하라는 부모님의 강압적인 말투에 하기 싫어져서 책상 앞을 벗어났다.

딸아이도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책 읽으라는 말은 싫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새해에는 매일 함께 독서습관을 기를 수 있는 고민을 하다가 눈에 들어왔던 책이 리텍콘텐츠에서 나온 《하루 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 문장》이다.

‘1년은 사람이 바뀔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는 부제처럼 40년 이상을 살다 보니 책에서 읽었던 한 문장이 내 행동을 변화 시키는 경우가 자주 있다. 내 독서습관이 부모님께 받은 위대한 유산이라면, 자녀에게도 똑같이 해주고 싶었다.

독서를 하는 목표는 실천이다.

아무리 좋은 조언도 나의 마음 상태와 어떤 관계의 사람이냐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책을 읽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너를 위한 잔소리라고 해도 듣고 나면 갑자기 하기 싫어지는데 오히려 독서는 나를 움직이게 했다. 독서는 나를 오해하게 하지 않는 것도 내가 말보다 글을 좋아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보다 나를 닮은 딸아이도 나와 같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엄마인 내가 아이의 감정과 상관없이 아무리 좋은 말을 해준다고 해도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녀는 그림책을 읽고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감정을 가득 담아서 말하기보다는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하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은 줄어들고 긍정적인 면만 남는 것이 어떤 독서 효과보다 우리에게는 중요했다. 그래서 도서관과 서점 나들이를 자주 하게 됐다. 내가 아빠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다독은 내가 아빠에게 받은 위대한 유산이자,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다.

어쩌면 아빠가 나에게 내가 딸아이에게 주는 사랑이지 않았을까? 내가 좋아하는 최고의 것을 나의 아이에게 주는 사랑.

책에서도 나와있듯이 자투리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 중 독서만 한 것이 없다. 하루 1장이지만 생각할 거리는 어떤 책보다도 많이 있다. 1만 권의 책을 읽고 저자가 고르고 고른 ‘인생 문장‘이기 때문이다.

《하루하나 365일, 챌린지 인생 문장》 한 권으로 365권을 읽은 효과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발췌독에서 시작해서 확장 독서를 할 발판으로 삼아도 되고,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 1권이라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이 책을 추천한다.

한쪽에 붙여놓고 읽어봐도 좋을 거 같다.

나의 새해는 내가 변화될 수 있는 1년은 이미 시작됐다.

다른 이들보다 하루라도 빠른 새해를 맞이해 더 나은 나의 미래를 만나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추천해 본다.

(출판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개인의 주관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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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소설, 잇다 1
백신애.최진영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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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칸방에 살던 어린 시절 아버지는 냉면 그릇에 냉커피를 타서 마셨다. 생각해 보니 내가 커피를 좋아했던 것은 그때부터였다. 퇴근 후 마시는 커피를 조금씩 달라고 해서 아빠가 엄마 몰래 줬던 그 맛은 정말 달콤했다.

미대입시할 때도 믹스커피를 하루에 2잔 이상을 꼭 마셨었고, 직장 생활할 때는 회사에 원두 분쇄기까지 갖다 놓고 내려마셨다. 그때만 해도 다 맛있는 커피 같았는데 이상하게 결혼하고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맛없는 커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에게는 문학이란 커피 맛 같다. 어린 시절에는 문학이라면 다 좋거나 일단은 출간된 것들은 모두 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니라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됐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나이가 한 살 한 살 들어가면서 나한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구분하고 연말이 되면 정리하게 된다. 그중에 책들은 꼭 그러다 보면 나에게 맞는 작가들의 책들만 남게 된다. 삶 속에서 정리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들도 많이 있기에 최소한 내가 남기고 싶은 것들만 남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작가정신의 소설 잇다 시리즈 첫 작품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라는 제목을 보는데 마음에 쿵 하고 와닿았다. 세상에 어떤 커피보다 단칸방에서 마시던 저렴한 냉커피의 달콤함이 천천히 오래오래 남은 것처럼, 세월을 훌쩍 뛰어넘은 백신애, 최진영 작가의 작품도 마음에 남았다.

책을 받자마자 바로 읽었는데 흡인력(吸引力)이 상당했다. 좋은 작품이란 시대를 넘어 공감을 갖게 한다는 생각에 꼭 맞는 그런 이야기였다.

백신애 작가가 말한 ‘사랑‘의 정의를 공감할 수밖에 없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누군가에게는 첫사랑이고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사랑이라고 바라고 있던 20년 넘게 결혼생활을 이어온 부부가 깨치는 순간도 그랬고, 그 자녀가 결혼 아니 사랑을 믿지 못해 비혼주의를 고집하다 결혼을 결심한 것도 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저 기억, 추억, 순간의 결심만 있을 뿐이다. 백 작가님의 소설 속 주인공은 꼭 영화 <어떤 여인의 고백 The patience Stone 2013>의 전쟁 속 그 아프가니스탄의 여인 같았다. ‘인내의 돌‘에 고백하듯 말하는 것이 말이다.

백신애 작가의 작품 중 ‘아름다운 노을‘이 가장 좋았다. 그런데 좋은 만큼 한 문장을 고르기가 힘들었다. 좋은 데는 이유가 없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처럼 말이다. 아름다운 노을의 순희와 정규가 시대를 초월해 최진영 작가의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에서 다시 태어나 만나 사랑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도 생각나고 그런 부분이 참 좋았다. 최진영 작가는 에세이 ‘절반의 가능성, 절반의 희망‘을 통해 백신애 작가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 것이 아닐까?

나는 많은 이들이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를 읽으며 공감하고 분노하고 희망하고 포기하지 않고 사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작가정신 서평단으로 도서협찬을 받아 직접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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