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금방 갔네요.
이번 주는 아침반이라 후닥닥 정신 없이 일주일이 지났어요.
일교차가 커졌네요.
아침에는 춥고 낮에는 좀 포근하고.
출근 할 때 얇은 패딩을 입었는데 퇴근 무렵이면 좀 덥고.
지난 주는 단풍이 절정이더니 이번 주에 다 졌네요.

봄날의 화려하고 눈부신 벚나무도 좋아하지만
가을 날 붉디 붉은 벚나무를 더 좋아합니다.
단풍이 든다고 하면 단풍 나무에게만 한 수 있는 말 같은데
붉은 빛 도는 가을 날 활엽수들에게도
단풍이 든다고 해도 되나?
싶네요.

이번 주는 좀 많이 걸었습니다.
퇴근하면서 괜히 걷고
도서관 둘레길도 걷고
장날도 걷고

이틀 전엔가 동네에 있는 다이소를 갔더니
그 곳은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더군요.
50대가 되니 달력이 넘어가는 게 쓸쓸한데
그래도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는 건 행복해요.

한 주가 잘 지나 간 걸 다행으로 여기며
모두들 행복한 주말 맞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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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19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호우님이 올려주신 사진 속에 늦가을에 쓸쓸함이 느껴집니다 ^^

호우 2022-11-19 17:41   좋아요 1 | URL
그렇죠. 늦가을. 우리 말 참 이뻐요. ^^ 늦가을. 이른 봄. 괜히 쓸쓸함에 취해 술 한잔 하고픈 주말이네요. 스콧님 포근하고 따뜻한 주말 되세요~~

바람돌이 2022-11-19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가을이 가는 느낌이 나네요. 제가 사는 이 남쪽 도시도 곧 저런 모습들을 보여주겠죠? 아유 이 가을 다 가기전에 부지런히 돌아다녀야지. 추워지면 안나갈거잖아 이런 마음이 쏙쏙 생깁니다. ^^

호우 2022-11-19 23:05   좋아요 1 | URL
더 추워지기 전에 남은 가을을 충분히 즐겨요 우리^^ 바람돌이님 편안한 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쎄인트saint 2022-11-20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들이 가을~가을~하네요.
사진도 잘 찍으셨어요.
걷기 운동 좋으시지요.
무릎에 부담 안 가시게...속도와 거리 조절 잘 하셔요~
매일매일이 무탈 평안하신 날 되기를 소망합니다.

호우 2022-11-20 10:37   좋아요 1 | URL
댓글 감사합니다. 걷는 거 좋아요. 나이 들어서도 꾸준히 할 수 있게 될 운동은 걷는 거 밖에 없는 거 같아요. 쎄인트님도 건강하시고 편안한 한 주 되세요.

희선 2022-11-24 0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가을은 좀 기네요 찬바람 불면 좀 쓸쓸하기도 한데, 걷다보면 괜찮기도 해요 저는 빨갛게 익은 산수유 봤어요


희선

호우 2022-11-24 10:34   좋아요 0 | URL
그렇죠. 가을이 기네요. 빨간 산수유 너무 예쁘겠어요
 


치아만큼 경제력과 문화적 자본력을 드러내는 신체 부위도드물다. 영화 〈베를린>을 보면, 치아를 보고 출신 국가와 계급을 짐작하는 내용이 나온다. 환자들의 치아에는 그동안 살아온 힘겨운 과정들이 나이테처럼 아로새겨져 있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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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8 21: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이먼드 카버 소설에 보면 치아의 상태를 보고 집주인 여자의 출신계급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그런가보네요.

호우 2022-11-18 22:15   좋아요 1 | URL
치과 진료비가 좀 비싸잖아요. 가난하면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 것도 안 되고 때를 놓치고 빼고 나서 임플란트 같은 것도 제 때 못 하면 씹고 뜯는 즐거움을 누리기가 쉽지 않겠죠.
 
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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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로 처음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을 만났다. 많은 독자들이 그랬겠지만. 그 속편이라고 할 <브릿마리 여기 있다>로 홀딱 반했다. <불안한 사람들>은 세 번째로 읽은 소설이다. 프레드릭 배크만이 쓰는 소설에는 절대 악이라고 할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좋다.

위기에 처한 사람들이 없는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모두가 다 각자의 입장에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궁지에 몰렸을 때 은행이라도 털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 소설 속 은행 강도는 그걸 실행했다.별 준비도 없이 시작하는 충동적으로 벌이는 일들이 대개 그렇듯 어설프고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나고. 황당하고 웃긴 인질극에 휘말린 사람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위기가 있었다.

위기란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뭔가 불안정하고 아슬아슬한 기분을 느끼는 그 때. 어떤 일이 벌어질 듯한 기분을 느끼는 그 때가 위기다. 내가 잘 하고 있는지 확신이 들지 않고 상대방과의 관계가 이해인지 오해인지 불안한 때.

프레드릭 배크만은 15년 전에 실제로 강도 사건 현장에서 다리에 총을 맞은 뒤로 심리 치료를 받았는데 2017년 가을의 어느 날 바닥을 찍었을 때 불안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옮긴 이의 말) 그렇게 엄청난 일을 겪고 이렇게 사람에 대한 신뢰와 긍정의 마음으로 따뜻하고 유머 넘치는 소설을 써 낼 수 있다는 게 놀랍다.

흔히 인간의 성격은 경험의 총합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게 전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다. 과거가 모든 것을 규정한다면 우리는자기 자신을 절대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어제 저지른 실수들이우리의 전부는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의 선택,
다가올 미래도 우리의 전부라고 말이다.

진실, 세상에 진실은 없다. 우리가 우주의 경계에 대해 어찌어찌 알아낸 게 있다면 우주에는 경계가 없다는 것뿐이고, 신에대해 아는 게 있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뿐이다. 따라서 목사였던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요구한 것은 간단했다. 최선을 다하라는 것.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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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8 1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는 아직 안읽어봤는데 저런 일을 겪고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군요.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가 되었으니 성공했다고 봐야겟네요. ^^

호우 2022-11-18 21:04   좋아요 2 | URL
그러니 남의 인생은 함부로 판단할 게 아닌 거 같아요. 겉으로 보이는걸로 다 알 수도 없는 일이고 나만 불행한가 생각 할 일도 아니고. 프레드릭 배크만 소설 재밌어요. 따뜻하고 밝고 유머도 있고. 요즘 같은 때에 꼭 필요한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scott 2022-11-19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베크만 스웨덴 국민 작가라 불릴 정도로 이분의 책을 심리 치료제 처럼 읽는 스웨덴 독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작가가 이런 끔찍한 일을 당했는지 몰랐습니다.
이북으로 만 구입 해 놓고 몇장 읽다 말았는데
호우님 리뷰 읽으니 다시 읽어 봐야 겠다는 열망이 사알짝 ^^

호우 2022-11-20 07:47   좋아요 0 | URL
스웨덴 국민 작가. 아, 그렇군요. 저도 그런 사연이 있는 건 이번에 알았어요. 저는 이 분 소설이 참 좋더라고요. ☺️
 
질의 응답 - 우리가 궁금했던 여성 성기의 모든 것
니나 브로크만.엘렌 스퇴켄 달 지음, 김명남 옮김, 윤정원 감수 / 열린책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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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90대까지 모든 여성이 읽었으면 하는 책. 초경부터 완경까지, 여성의 몸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들의 여성의 입장에서 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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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레벤느망 L‘E‘ve‘nemebt˝ 사건이다. 아니 에르노의 개인적인 체험을 다루며 2021년에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는데 영화는 보지 못 했다.

여기서 다루는 사건이란 임신중절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으로 꿈에 부풀어있는 평온한 일상을 뒤흔든 어떤 일. 1963년 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안은 임신의 징후를 느끼고 불안에 떨면서 도움을 청할 곳을 찾아 헤맨다. 그 당시의 프랑스는 임신중절이 불법이었다. 아이를 낳으면 미혼모가 되고 임신중지를 하면 범죄자가 될 위기. 의사는 법이 두려워 도와주려 하지 않고 같이 책임져야 할 남자는 너 알아서 하라며 나 몰라라 한다. 대바늘로 찔러보기도 하는 등 혼자 해 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 때,  같은 경험이 있는 지인을 통해 임신중절 시술사를 소개받는다. 두 번의 시도 끝에 고통스럽게 태아를 분출하는 데까지 이르지만 결국 기숙사 내에 알려지고 빈민 병원으로 옮겨진다. 프랑스는 1975년 생후 12주 이내 임신 중지를 허용하는 이른 바 시몬 베유법이 의회를 통과했다.

아니 에르노는 사건이 있고 삼십년을 훌쩍 넘긴 1999년에 이 책을 썼다. 2006년에 씌어진 <세월>에도 얼핏 이 사건이 비친다. 안 나오는 생리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그 일을 겪은 후 바싹 말라가는 소녀.

(48)몽도르에서 보낸 일주일을 생각 할 때 마다, 암흑으로 뒤바뀐, 눈부시게 내리쬐던 1월의 태양과 눈(雪)을 떠올렸다. 원초적 기억은 우리에게 과거의 삶은 모두 어둠과 빛, 낮과 밤이라는 기본적 형태로 보게 하기 때문이리라

(69)그날 밤, 청소년기부터 간직해 온 내 육체를 잃어버렸음을 깨달았다. 생기 있고, 비밀스러운 성기가 달려있던 육체. 나는 전시되고, 사방으로 벌려진 성기와 바깥으로 열어서 긁어 낸 배를 갖고 있었다. 엄마의 몸과 다를 바 없는 몸이 되었다

그 일로 자기는 죽었다고 할 만큼 고통스럽고 쉽지 않은 경험이었던거다. 프랑스에서 피임약이 보편화 된 것도 이른 바, 68혁명 이후의 일이었다.

우리 나라는 2020년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정이  난 이후 현재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현재 형법상 낙태죄는 폐지되었다고 하더라도 대체 입법이 없어 아직 우왕좌왕 하는 중인거 같다. 미국은 1973년에 연방 법원에서 임신 중절을 합법화했는데 2015년 하원에서 2020년에는 상원에서 꾸준히 임신중절을 금지하고 처벌하려는 시도가 있어왔다. 다른 여러 나라의 사례들을 찾아봐도 여전히 임신 중지는 뜨거운 감자다.

어떤 입장에 서든 그게 쉬운 사람은 없으리라고 본다. 나는 임신 중지를 쉽게 하는 것이 반드시 여성의 권리 신장에 도움이 되는지 실은 잘 모르겠다. 가끔 뉴스에서 보는 것 처럼 나이 어린 처녀들이 가족도 모르게 꽁꽁 싸매고 있다가 혼자 출산하고 갓 낳은 아기를 버리는 경우들을 보면 저럴 바에야 임신을 중단 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을 열어주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완경에 이르렀을 때 어떤 속박에서 벗어난 듯 홀기분했다. 더 이상 어떤 방법으로도 피임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곧 이런저런 몸의 이상을 느끼면서 때로는 의료적인 도움도 받고 때로는 섭생에도 주의를 기울였다. 책도 읽었다. 해부학적으로 내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주는 책들을 읽으면서 도판과 비교하기 위해 내 몸을 사진찍어 살펴보기도 했다.

50년을 넘게 짊어지고 살아 온 내 몸인데 내가 잘 몰랐더라. 어떤 정치적 입장에 서든 여성들이 자기 몸을 구체적으로 잘 알아야 할 거 같다. 몸을 잘 써야한다는 것을 배우고 문제가 생겼을 때 음지로 숨어들지 않고 도덕적 잣대로 지탄받지 않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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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11-14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자신의 몸에 대해서 지나치게 자신하는거 같아요. 항상 보살펴줘야 하는데 말이죠.
임신중지에 대해서는 저는 무조건 너무나도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왜 현재 살아있는 여성의 권리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권리를 위해서 희생되어져야 하는지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두개의 권리가 모두 인정받을 수 있는게 이상적인 상태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전 당연히 현재 살아있는 사람의 권리와 선택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우 2022-11-14 20:23   좋아요 2 | URL
흠. 저는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으니 그럴 사정이 있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칼로 베듯 단정은 못 하겠어요.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이 임신 중지를 한 경우를 많이 봤어요. 우리 세대만 해도 내 남편을 포함하여 남편들이 피임에 적극적이지 않았거든요. 50대 이상, 60대 이상이면 더욱 솔직히 여자들끼리 이야기하다 보면 경험자들이 많거든요. 저는 나름대로 적극적이었지만, 지금도 피임에 대해 많이 무지해요. 의외로. 여러 가지로 많은 것들이 갖춰져야 한다고 봐요. 이를테면 십대들도 편의점에서 눈치 안 보고 콘돔을 살 수 있다든지, 그런 거. 그런 것들이 갖춰진 다음에 임신 중지에 대해 비난을 해도 할 수 있는 거다, 그런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