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 38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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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인 에어』에 나타난 고딕적인 요소들을 되살려 작업하는 것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 행해지는 다시 쓰기의 또 다른 양상, 즉 본국 중심부에 대한 식민지 주변부의 응답과 연결된다. 크리스토핀과 앙투아네트 모두 영국을 실재하지 않는 나라로 여긴다. 앙투아네트에게 영국은 ‘백조, 장미 그리고 눈‘ 의 나라이고,
반면 크리스토핀에게 영국은 ‘춥고 강도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다. 에드워드 사이드는 『문화와 제국주의』에서 ‘서사의 권력, 즉 - P19

다른 서사의 형성과 등장을 막는 힘‘ ‘이 문화적 우월성을 주장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19세기 유럽에서 사실주의 고전 소설이 발달했다고 주장한다. 리스는 『제인 에어』를 읽고서 분개했다. "단지한쪽 면일 뿐이잖아 ㅡ 영국 쪽 말이야."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고 나서 리스는 『제인 에어』의 후편이 아닌 전편을 쓰기로 결심했다. 새로운 식민지 개척자들의 이주에 의해 추방된 백인 크리올의 관점으로 로체스터의 생각과 행동을 살펴보고 그 기저에 깔린 식민주의를 해석하기 위해서였다. 이것은 새로운 사회에서 크리올들이 열등한 계급으로 분류되었음을 의미한다. 노예주들은노예의 이름을 마음대로 바꾸곤 했다. 소설 속에서 대니얼 코즈웨이 또한 에사오로 불리기도 하며, 앙투와네트의 성은 코즈웨이에서 메이슨으로, 그러고 나서 남편의 성으로 바뀐다. 남편은 앙투아네트가 그렇게 부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음도 불구하고 이름을 버사로 바꿔 부른다 - P20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의 시대적 배경은 1839년에서 1845년B사이이다. 1833년에 영국 국회에서 노예해방령이 선포되었지만자마이카에서 노예해방이 이루어진 것은 1834년이다. 노예가 해방되면서 자마이카에서 사탕수수 재배로 대농장을 경영하던 많은백인 노예주들은 죽임을 당했거나 하루아침에 가난으로 추락했다다. 노동집약적 사업인 사탕수수 재배가 노예들의 노동력 없이는이루어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보상금을 약속했으나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헐값에 나온 대농장들을 사려고 영국ㅔ서 부유한 백인들이 몰려들었고, 궁핍해진 앙투아네트 식구들

새로온 백인들과 비교되었다. 이들은 백인 사회와 흑인 사회에 소속되지 못한 채 고립된다. 앙투아네트는 동네 어린이에게 백색 바퀴벌레‘ 라고 손가락질 당한다. 자마이카는 1838년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된다.

식민지가 성립되면 계급사회인 영국에서 제대로 행세하지 못했던 영국인들이 식민지로 와서 인종 사회를 구축하고 주로 대농장을 경영했으며 원주민의 노동력으로 부호가 되었다. 그들이 벌어들이 돈이 제국을 부강하게 했지만 영국에서는 이런 새 부호들이 힘을 갖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도덕성을 내세워 배척했다. 

식민지에서 태어난 영국계 순수혈통을 크리올이라고 불렀다. 크리올들은 식민지 문화에 동화되어 본토에주지하는 많은 가치관이나 이데올로기에 부합하지 못했으며, 원주민들에게는 제국을 대표하는 백인으로 역시 배척받았다. 소설 초반부에서부터 앙투아네트의 애매모호한 정체성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노예들은 사유재산으로 치부되었기 때문에 대농장주들과 여자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 즉노래들은 재산 증식의 도구로 사용되었고, 백인 농장주들은 ‘노예생산자로 악명을 떨쳤다. 그런 문제로 인해 영국 본토에서는 크리올과의 혼혈 문제가 논란이 되었다. 크리올들의 얼굴이 하얗다.
제도 실질적으로는 혼혈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크리올 여인파의 결혼은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었다고 한다. 앙투아네트의 첫번째 꿈에서 앙투아네트에게 접근하는 사나이의 걸음걸이가 ‘무거웠다"고 묘사된 것은 로체스터가 삼만 파운드의 지참금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크리올 여인과의 결혼은 내켜하지 않았음을 설명한다 ㅡ작품 해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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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날 죽였고, 아빠가 날 먹었네
조이스 캐롤 오츠 외 40인 지음, 케이트 번하이머 엮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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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동화. 이미 알려진 구전 동화 또는 안데르센이나 그림 형제가 쓴 오래 된 동화들을 요즘 작가들이 다시 썼다. 표제작을 포함해서 모두 41편. 재미있었던 이야기도 있었고 무슨 얘긴지 잘 이해 할 수 없고 재미없었던 이야기도 많았다. 새로 쓴 동화라도 본래의 이야기를 알아야 재미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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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1-27 23: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치원 시절에 동화를 읽으면서 절대로 행복한 삶을 살지 않는 주인공들 인생에 빙의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는데,,,
성인이 되어서 읽는 동화는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풍자이자 부조리한 현실을 적날하게 보여준다는 걸 알게 되었네요 ^^

호우 2022-11-28 00:55   좋아요 1 | URL
동화가 마냥 이쁘고 순진한 내용이 아니라는 걸 나이 먹어서 느끼네요. 동화들이 요즘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드는 원천이 되기도 하는 거 같아요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 - 동네 주치의의 명랑 뭉클 에세이
추혜인 지음 / 심플라이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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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협동 조합을 만들고 운영해 온 의사가 그간 경험하고 느낀 바를 기록한 에세이. 제목과는 달리 유난히 페미니즘을 강조하는 책은 아니며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공감할 법한 잔잔한 이야기들이라 누구나 편안히 읽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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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2-11-20 2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읽은 책이라서 반갑습니다 저자의 의료협동조합 유투브 채널도 있더라고요

호우 2022-11-20 21:58   좋아요 1 | URL
유튜브 운영도 하는군요. 재밌게 읽었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아 좋았어요. 서곡님 편안한 밤 되세요~~

서곡 2022-11-20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재미있었습니다 저자가 후속편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호우님도 나머지 일요일 밤 잘 보내시길요!

서니데이 2022-11-23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에는 유튜브 영상 찍는 분이 많으신데, 이 책 저자분도 유튜브 영상이 있다고 하니, 나중에 한 번 찾아볼게요. 호우님,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원래도 말은 살림 밑천이라 했는데, 요즘에 딸은 돌봄 밑천이다. 특히나 결혼하지 않은 딸은 거의 간병보험이다. 나의 비혼 친구들이 떠올랐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 결혼하지 않는다.
고 부모님에게 엄청 구박을 받았던, 가족 공동체와의 연결이자의로든 타의로든 느슨해져 있었던 비혼 여성들. 그러나 그녀들을 공동체에서 적극적으로 다시 호출하기 시작하는 순간은 항상 ‘돌봄‘이 필요한 순간들이었다. 가족 내에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되자마자, ‘언니/동생은 아이들을 키우잖니. 자기가 돌봐야 할 다른 가족들이 있잖니‘라는 말과 함께 돌봄 당사자로 호명되었다. 무슨 일을 하건, 실제로 얼마나 시간을 낼 수있건,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혼자 살고 있다는 것은 곧바로 ‘그녀에게 돌봐야 할 다른 사람들이 없다‘는 뜻으로 읽히고,
그것만으로도 돌봄노동에 소환될 명분으로 충분했으니까.
나도 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 누구에게라도 어머니가 필요하다는 말, 친근하고헌신적인 돌봄은 항상 ‘딸, 며느리, 아내, 어머니‘처럼 여성의 - P148

형태를 취해야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이 표현들의 자연스러움에 취하는 순간, 돌보는 당사자인그 여성들의 고립감은 더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돌봄이 실제로는 노동이며, 이 노동이 어느 계층, 어느 성별의 사람들에게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는지가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독박 노동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 것인지에 무심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동네에서 만들고자 하는 돌봄의 생태계는 이런 자연스러움의 함정을 의심하는, 평등하고 호혜적인 돌봄이어야한다. - P149

과호흡Hyperventilation. 폐포에서의 공기 교환이 빠르게 일어나면서 체내 이산화탄소 분압이 낮아져 신체가 알칼리성으로 변하며 생기는 증상이다. 손발이 마치 꼬이는 것처럼 저릿저릿하고, 어지럽고 울렁거린다. 호흡을 빠르게 하여 나타난 증상이니 호흡을 천천히 하기만 하면 웬만하면 좋아지련만, 안타깝게도 저런 증상이 나타나면 사람은 당황해서 숨을 빨리 몰아쉬게 된다. 그러니 증상이 점점 악화되어 결국 응급실에 실려 오는 이들이 많다. - P153

"나는 과호흡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을 프리다이빙 자격증을따면서 배웠다. 프리다이빙은 숨을 참고 물에 들어가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과호흡을 하고 들어가면 뇌가 저산소증에 빠지는 상황을 인지할 수 없어 결국 블랙아웃이라고 하는 저산소증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프리다이빙 전에는 반드시 들숨과 날숨을 1:2 비율로 하도록 준비시킨다. 날숨을 천천히 하여 체내에 이산화탄소를 쌓이게 하고, 그럼으로써 호흡 충동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다. 사람은 산소를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가 이산화탄소를 뱉고 싶어서 숨을 쉬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나를 따라 숨 쉬게 했다. 천천히 깊게 들이쉬고 그보다 훨씬 더 천천히 내쉰다. 하나둘셋넷에 맞춰 숨을 들이쉬고, 하나 둘 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에 맞춰 내쉰다. 내쉬는 숨을 길게 하면 체내에 이산화탄소가 쌓이기 시작하면서과도하게 높은 산소 분압으로 인한 호흡성 알칼리증 증상들이서서히 사라져간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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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성폭력 사건들이 경찰 수사 과정으로 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원스톱 지원센터가 여러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고맙고 다행이었다. 원스톱 지원센터에는 경찰과성폭력 전문 상담원과 의사가 24시간 365일 상주하고 있고,
전국 권역별로 운영되고 있다. 그래, 이런 것이 언니들이 줄기차게 해왔던 한국 여성운동의 성과인 것이지. 새삼 고마웠다. - P114

신체의 힘을 키우는 것은 마음의 힘을 키우는 것과도 같다.
검도를 배우고 나서, 나는 더 공격적이거나 더 방어적으로 된게 아니라 덜 날이 서게 되었다. 상대방의 신체 신호를 조금 더이해하게 되었고, 어떤 순간이 진짜로 나에게 위협적인 때여서 방어해야 하는 순간인지를 알게 되었다. 싸워서 질 수는 있겠지만, 소리 한번 못 질러보고 무기력하게 지지는 않겠다는생각이 들었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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