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서로 닮아 바람그림책 143
장준영 지음 / 천개의바람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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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서로 닮아.
태어날 때부터 닮은 곳도 있고,
함께 살면서 닮아 가기도 하지.

너는 누구의 어디를 닮았니?’

우리 아빠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내가 아빠를 닮았다고 말한다.
우리 엄마만 본 사람은 내가 엄마와 닮았다고 말한다.
나는 아빠도 닮고 엄마도 닮았다.

우리 아이들만 해도 태어날 때는 아빠를 쏙 빼다 박았지만,
커가면서 내 모습도 얼굴에 나타난다.

그렇다면 가족이 닮는 것은 외형 뿐일까?
그렇지 않다.
안 닮았으면 하는 내 성격도 닮고, 취향도 닮는다.

이 책에는 윤이와 준이가 나온다.
윤이는 가족들과 외모가 많이 닮았다.

준이는 행동이나 성격이 닮았다.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과 사물을 보는 시선이 닮았고,
생각이 닮았고, 좋아하는 것이 닮았다.

이처럼 가족은 태어날 때부터 닮게 만들어져 나오기도 하지만,
살면서 닮아가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가족들의 모습에서 알 수 있듯이
수십년 동안 따로 살다가 가족이 되면서 닮게 되는 경우는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배우 신애라씨의 공개입양한 두 딸이 엄마와 외모가 많이 닮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닮아 보이는 것은 표정이 닮고, 인상이 닮기에 더 그럴 것이다.

아이들과 이 책을 보며 닮은 부분을 찾아보면 좋겠다.
닮고 싶은 부분은 어떤 부분인지 이야기 해 보면 좋겠다.
왜 닮고 싶은지 이야기하며 서로를 세워주는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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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의 시 바람동시책 4
김개미 지음, 경자 그림 / 천개의바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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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2 아이가 대여섯 살 때, 불을 켜고 잔 적이 여러 날 있었다. 그맘 때 아이들이 많이들 그러듯이 무섭다는 이유였다. 그런데 5살된 둘째 아이도 자기 싫으면 하는 말이 괴물이 나올 것 같단다. 그래서 일하는 엄마가 있는 방으로 자꾸만 들어와 칭얼거리는 날들이 많다.

아이들은 밤이면 무서운 생각이 드나 보다.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 뭔가 나타날 것 같고, 꿈도 꾼다.

p.20
어둠 속의 괴물

어떤 아이는
자려고 불을 끄고 누우면
괴물이 나타나
불을 켜면
감쪽같이 사라져
불을 끄면
또 나타나고
분명해
눈이 나빠 안경을 끼는 그 아이는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일 때
눈이 아주 좋아

이렇게 무서운 걸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드라큘라, 귀신, 유령을 잘도 그려낸다. 그림 그리라고 하면 입가에 피가 묻어있는 사람을 그리는 아이들도 많이 봤다.

표지 제목부터 으스스한 「드라큘라의 시」를 쓴 김개미 시인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뭔가 무서운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펼쳐들 것을 기대하고 썼을 거란 생각이 든다.

p.86
나만 이상해서

장난감은 고장 나도
다 고장 나진 않는다
팔이 부러진 병정이
북을 치며 악대를 따라간다

오르골은 오래되어도
다 낡지는 않는다
금 간 뚜껑을 열면
새 노래가 시작된다

인형은 몸이 터져도
요양을 떠나지 않는다
바늘과 실로 배를 꿰매면
잠도 안 자고 논다

나만 이상해서
아무 일이 없는데도
웃지 못한다
아픈 데도 없는데
괜찮지가 않다

중간 중간에 코믹스러운 만화 몇 컷이 나오기는 하지만, 이 시집의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는 외로움이다. 드라큘라가 외롭다고? 그는 그냥 상상 속의 인물, 우리의 피나 빨아먹는 괴기스러운 인간, 아니 악당일 뿐인데 그가 외롭다고?

다른 시들을 살펴보면, 다들 피하고 멀리하니 외롭겠구나 하는 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드라큘라가 아닌데도, 사람들이 피하는 홀로 있는 누군가가 이렇게 외롭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혹 그 외로운 누군가가 아이라면 어쩐지 더 쓸쓸하고 마음이 아플 것만 같다. 외로운 아이가 시를 읽다가 위로를 얻고, 그렇지 않은 아이라면 외로움 속에 허덕이는 친구를 볼 수 있는 눈과 공감의 순간도 시를 읽다가 만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니 약간 으스스해 하면서도 다음 주에 가니 또 읽어달라고 한다.

시지만 한편 한편 읽다보면 이야기가 되고, 마음 한 켠에 쓸쓸한 누군갈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책, 이 책은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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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노예 소녀 단이 초등 읽기대장
조경숙 지음, 김도아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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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400여년 전에 있었던 우리 역사 중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꼽는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단이는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2-3학년쯤 되는 밝은 성격의 여자아이이다. 아버지가 역관으로 일했기 때문에 좀 나은 형편으로 살았지만, 전쟁을 겪으며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병자호란은 2달여 기간의 전쟁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백성들은 노예로 팔려 갔고, 그러는 중에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개,돼지만도 못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 사람의 능력치나 건강 상태에 따라 값을 매겨 사고 팔았으며 버려지기도 했던 것 같다. 단이는 운 좋게 세자빈 강빈을 통해 목숨을 구하게 되는데, 당돌한 단이는 그 당시에 무시당하기 딱 좋은 여자 아이였음에도 당차게 조선 노예들을 구하는 일을 하게 된다.

세자빈의 노예로 사들여진 조선인들은 청나라에서 받은 땅에 농사도 짓고, 조선에서 활약했던 실력들로 특산물을 만들어 파는 데에 힘을 쏟았다. 그렇게 다시 조선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며 힘을 모았다.

당차고 똑똑했던 단이, 그리고 단이가 우러르던 세자빈은 여성의 몸으로 참 대단했다. 그 때는 상상도 못할 여장부였다. 단이는 노예로 끌려오는 과정에서 엄마와도 헤어지고, 이미 아버지는 못 만난 지 오래였다. 그런 단이가 아버지를 만나고, 어머니를 찾게 된 사건은 정말 가슴을 쫄깃하게 하고 눈물짓게 하는 일이었다.

여기에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사건을 서술한 내용을 보며 영화를 보는 것처럼 놀라기도 하고 아쉬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만큼 작가님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시대는 핵개인의 시대라고 한다. 지금 나의 행복, 나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만 살아가는 시대에 내 나라를 위해, 내 민족을 위해 산다는 것은 너무나 허상처럼 느껴지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어디로부터 왔고,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가장 큰 이유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작가의 말’ 마지막 문단이 기억에 남는다.

그 때처럼 계급사회가 아닌, 너무나 좋은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더 이상 치욕스러운 역사를 남기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잘 뽑고, 문제에 관심을 갖고, 많이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에 관심이 있고, 중학년도서 읽기에 문제없는 어린이라면 단번에 읽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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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세상 베틀북 저학년 문고
조성자 지음, 한아름 그림 / 베틀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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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고, 작가 소개를 보는데, 한 책의 제목에 눈이 머물렀다.
벌써 20여 년이 지났는데, 막 대학을 졸업하고 독서지도 한다고 어린이 책을 읽어대던 시절, <나는 싸기 대장의 형님>이라는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났다. 어린 동생을 질투하는 형님의 이야기. 나는 동생이라 나만 부족하게 받았다고 느꼈었는데, 그 책을 보며 오빠가 참 힘들었겠다 싶은 맘을 가졌던 게 기억이 난다.

조성자 작가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참 잘 읽어내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신간 「놀이터 세상」에서도 아이들의 예민하고 세밀한 감정까지도 너무나 잘 표현해 주셨다.

엄마면 다 되던 나이를 지나 친구가 좋아지는 나이. 혹여 친구를 잃을까, 다른 친구에게 가버릴까 서운함도 아쉬움도 가슴 깊이 넣어두고 쉽게 꺼내지 못하는 나이. 벌써 30년쯤 지난 나의 초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나도 미래처럼 말을 많이 삼켰었다. 툭 내뱉는 친구들의 말에도, 얄밉게 실속 차리는 친구들의 모습에도 별 대꾸를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믿음’이라는 단어에 꽤나 예민한 편인데 그 때도 그 문제는 나에게 심각한 문제였던 것 같다.

미래는 소이를 만나기로 한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 약속을 잘 지키려 하는 모습이 소이의 첫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히 놀이터에서 10시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했고, 30분이 넘어가도 1시간이 넘어가도 오지 않는 건 약속을 어겼다기 보다 무슨일이 생긴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혹시나 늦게라도 달려와서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말할지도 모르니까, 자기가 가버린 후에 소이가 온다면 또 자기를 찾을 테니까 그런 걱정들로 쉽게 발을 떼지 못하는 미래는 오후 늦도록 놀이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부 흡수하고 있었다.

소이는 약속을 까먹은 걸까? 아니면 뒤늦게라도 약속을 지켰을까?

이 책은 3학년 여자아이들의 작은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사실은 두 친구의 약속이라는 키워드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놀이터에서 일어나는 많은 만남들 속에서 외롭고, 속상한 마음들을 들을 수 있다. 어른들의 욕심때문에 힘들어진 아이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손주가 보고 싶은 할머니도 놀이터에 오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작가님은 놀이터에서 어려움을 이겨낼 힘을 키운다고 작가의 말에서 말씀하셨지만, 요즘의 놀이터는 아이 단독으로 와서 노는 일이 거의 없다. 아이는 놀고 양육자는 지켜본다.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작은 다툼도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 주는 모습을 보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변해버린 놀이터. 그러나 여전히 아이들 사이의 질서와 규칙이 존재하고 거기에서 느껴지는 좋고 싫은 감정들을 통해 아이들은 한 뼘 더 성장한다. 나와 다른 방식으로 놀고, 다른 방식으로 친구들을 대하는 처음 만나는 아이들을 보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다음 행동을 결정하는 성장이 이루어진다.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마음껏 놀아야 마음이 건강해져.”라는 미래 엄마의 말에 속이 시원했다. 난 뽀글이 아줌마처럼 아이를 잡으며(?) 양육하지는 않지만, 학원 뺑뺑이만 안 돌릴 뿐, 말로 행동으로 아이의 단단해질 기회를 막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아무래도 양육자가 읽어야겠다.
그리고 여학생들이 읽으면 더 많이 공감하고 위로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
놀이터 투어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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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이 어디 사는지 아나요? - 들판과 숲으로 떠나는 탐구 여행 지식은 내 친구 22
페터 볼레벤 지음, 이유림 옮김 / 논장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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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초등학교 시절까지 부모님께 많이 졸라대는 말 중에 하나는 "강아지 키우고 싶어요.", "고양이 키우고 싶어요" 가 아닐까.

동물을 사랑하는 어린 아이들의 마음에는 곁에 두고 돌봐주고 싶은 사랑이 가득하다. 비록 우리 집에서는 상황상 큰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못하지만, 소라개와 달팽이를 키우며 아이에게 사육사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온 정보에 의하면 우리나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860만이라고 한다. 그만큼 동물은 인간에게 가까운 친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러면, 책이나 TV에서만 본 야생동물, 몸집이 작은 곤충이나 작은 크기의 동물은 어디에 자리를 잡고 살아갈까?

논장출판사에서 출간된 「동물들이 어디 사는지 아나요?」에서 그 정보들을 찾을 수 있다.

저자인 페터 볼레벤은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생태 작가이다. 나무통역사로, 숲해설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 《나무의 말이 들리나요?》에 이어 《동물들이 어디 사는지 아나요?》를 통해 나무, 동물과 함께 하는 삶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다.

실제 활동할 때처럼, 책을 읽고 있는 독자가 현장에서 배우고 있는 것처럼 구어체로 쓰여져 있는 게 이 책의 눈에 띄는 특징이라고 말하고 싶다.

책의 판형과 두께는 백과사전 수준인데, 설명이 딱딱하지 않다. 마치 숲활동가 선생님께서 하나하나 설명해 주시는 느낌이 든다. 순서대로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설명해주는 동물과 관련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따라해보세요라는 코너가 있어,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도와준다.

이것을 함께 보는 양육자들이 조금 귀찮을 수도 있다. 이거 해보자, 저거 해보자 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쩌면 아이들과 체험하다가 오히려 어릴 때가 떠올라 더 흥미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 특별히 마음에 남는 부분은 뒷 부분에 있었다.

동물들이 위험하다는 것. 그 위험 요소는 바로 우리 인간들이 다 만들었다는 사실에 민망했다. 또한 동물들은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다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며 그렇지 않은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반려동물은 포로일까, 친구일까 이 질문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많은 동물들이 외로움을 꺼려하고, 특별히 개나 고양이는 우리 인간과 한 가족이 되지만, 햄스터는 혼자 있기를 원한다는 건 새롭게 알게 된 정보이다.

이렇게 한 권의 책에 정보가 많을 수 있는 것은, 작가가 이 일에 마음을 쏟아부으며 살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우리가 이 작가처럼 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 때문에 동물과 숲이 사라지도록 그냥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 관찰 책을 볼 때, 그저 지식을 채우거나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에 머무르지 말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아끼는 계기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이 그런 생각으로 더욱 가까이 가게 해 준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집집마다 한 권씩 두고 자주 펼쳐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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