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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도 학교 가기 싫어!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67
사이먼 리치 지음, 톰 토로 그림, 김여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8월
평점 :
아이들이 개학을 한 지 3주 정도 지났다. 방학에 집에만 있는 것이 지루했던 아이들은 개학을 기다렸을 것이고, 많이 놀았지만 충분히 놀지 못했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개학이 싫을 것이다.
또 2학기를 시작하지만 여전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여기 새 학기가 너무너무 두려운 책가방이 있다.
이 책가방은 어두컴컴한 옷장에 처박혀 있더라도 그게 더 편하다. 끌려가듯이 가게 되는 학교에서 책가방은, 자신의 자리도, 친구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같은 곳으로 등에 붙어, 또는 손에 들려 가게 되었을 때, 제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때, 뜻밖의 일이 일어난다.
새 친구를 만나게 된다.
자신처럼 학교가 두렵고, 자신의 자리도 친구도 없다고 느껴지는 그런 가방 친구.
가방은 혼자 많을 짐을 담아서 어디인지 모를 곳으로 날마다 옮겨지지만, 자신과 닮은 친구를 만났기에 이제 조금은 용기를 내보려고 한다.
이 책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정리되지 않은 내 책상의 많은 학용품들..
참 고생이 많구나.
두 번째 생각은 새로운 환경에 뛰어들어 적응이 필요한 우리 아이들,
참 고생이 많구나.
어떤 아이들은 적응이 빠르고 사교적이어도 친구도 많지만,
어떤 아이들은 적응이 힘들고, 외로울 수 있다.
책가방처럼 학교에 던져져서 그날의 모든 짐들을 짊어진 채
홀로 감당해내야 하는 과제물들과 감정처리들로 하루하루가 버거울지 모른다.
그런 수많은 책가방들에게 이 책은 말한다.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고.
같이 짊어지는 게 혹시 어려워도 너무 급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 책을 쓴 사이먼 리치는 미국의 소설가이며 시나리오 작가이다. 유머작가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12개 이상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된 유명 작가이다.
그림을 그린 톰 토로는 미국의 만화가이자 소설가,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뉴요커 잡지에 200편이 넘는 만화를 연재한 바 있다.
이 작품은 책가방이 주인공인 만큼 책가방이 굉장히 크게 표현되었고, 주변 환경은 흐린 색으로 배경 처리가 되었다. 그래서 책가방이 느끼는 감정을 표정을 통해 느낄 수 있고, 사람처럼 인식하여 아이가 느낄 감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강점이 있다.
마지막 면지에 표현된 잔디밭에 누운 책가방과 로봇 배지의 표정이 참 희망적이다.
드디어 마음이 조금 안정되고 여유가 생긴 것 같아서, 이 책가방의 앞으로의 학교 생활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