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피쉬 비룡소 창작그림책 47
이기훈 지음 / 비룡소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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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지음. 비룡소

글자 없는 그림책의 재미를 이미 많이 경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글자없는 그림책을 처음 마주할 땐 여전히 조금의 부담감이 따른다. 이 그림책에 실린 그림이 190컷이라니 이제껏 보아왔던 그 어느 그림책과 비교해도 그림장수로는 단연 으뜸일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보기 전에 혼자서 여러 번을 읽어 보았다. 처음엔 대체 이게 뭐지? 하는 부분이 여러 장면이었다가 두 번째 볼 때는 처음에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가 보여 신났다가 어느 정도 이야기를 연결하고 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동화책으로 엮는다면 너끈히 장편동화 쯤 될 것 같다.

 

 

 

일곱 살이 되는 작은 아이는 책커버를 성가셔한다. 여느 때처럼 책을 보자마자 “엄마 이거 버려도 돼?”묻기에 커버그림과 표지 그림을 살펴보니 책커버 이미지를 흑백으로 찍어내어 연필로 스케치한 듯 보이면서 점묘 느낌을 주는데다 제목과 작가, 출판사 이름 등이 생략되어 있었다. 이제껏 보아왔던 앞뒤표지를 그대로 복사하여 덧대었던 그림책 자켓과는 분명 다름이 있어 손상되지 않게 잘 보자고 주의를 주었다.

 

 

그런데 그림을 훑어보던 아이는 그림책보기를 거부했다. 웅장하고 멋지지만 어두운 그림이 시선을 끌지 못하는 듯 했다 . 그런데도 일단 그림책을 시작(?)하고 보니 아이는 종알종알 말이 많아지고 책에서 한번도 눈을 떼지 않았다.

 

표지 그림 빅피쉬를 가리키며 이게 뭘까 물으니 열 살 큰아이는 큰 물고기, 작은 아이는 물개 같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내린 내용은 이렇다.

 

가뭄이 깊다. 쩍쩍 갈라진 땅은 죽음의 땅으로 변해가고 있다. 가축들은 죽어 가고 죽음의 땅엔 독수리떼가 들끓는다. 기우제를 지내지만 소용이 없다. 부족회의를 한 끝에 물을 뿜어내는 전설 속의 물고기를 잡아 올 전사를 뽑기로 한다. 뽑힌 네 명의 건장한 전사는 씻고, 먹고, 제사 등의 의식을 치룬 후에 한 동굴을 찾아가 벽화를 본다. 벽화엔 지도가 그려져 있고 물을 뿜어대고 있는 물고기가 그려져 있다. 네 명의 전사는 먼 길을 떠난다. 가는 길에 네 사람은 커다란 배를 만들고 있는 노파(개미보다 더 작게 그려져 못알아보겠지만 왠지 노파일 것 같은 느낌) 만난다. 이 가뭄에 배를 만들다니...비웃음을 보내고 가던 길을 재촉한다. 먼 길 끝에 도착한 곳에서는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었고 그 위에 전설속의 물고기가 있었다. 전사는 활로 물고기의 지느러미를 맞추어 떨어뜨리고는 마른풀로 짠 그물로 물고기를 거두어 돌아온다. 하지만 물고기를 잡은 기쁨도 잠시, 또 다른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동물들 역시 물이 없인 생명을 이어나갈 수 없기에 물고기를 뺏길 수는 없다. 사투 끝에 마을에 도착하자 마을 사람들은 축제 분위기에 쌓이고 네 전사는 영웅이 된다. 사람들은 거대한 물고기를 가두어 지키고, 또 한쪽에서는 동물들과 전쟁을 벌이느라 죽어 나간다. 그런데 좀처럼 끝나지 않았던 전쟁은 동물 무리들이 갑자기 방향을 돌려 돌아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사람들의 승리의 기쁨은 그리 길지 않았다. 물고기와 장맛비로 마을은 대홍수를 맞는다.

(다음에 다시 보면 또 새로운 이야기가 나올거라 생각한다)

 

아이는 빅피쉬가 있는 곳에서 사람들, 동물들 모두 모여 살면 될텐데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모든 전쟁은 욕심으로부터 비롯된다. 아이들은 배우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배를 짓는다고 비웃었던 그 사람들이 배에 태워달라고 간절하게 바라보는 장면에서 아이들에게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이들은 배에 태워 주었을거라 한다. 배는 아주 크고 배를 짓는 노인은 착한 사람일거라 한다. 하지만 동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아이들 생각이 다르다. 큰 아이는 사람들의 욕심이 얄미워서 다시 물로 퐁당 빠뜨릴 것 같다고 하고, 작은 아이는 모두 어울려 잘 살아갈 거라고 한다.

 

우리에게 신비한 물고기가 생긴다면 그 물고기 입에서 무엇이 나왔으면 좋겠느냐 물으니 큰 아이는 먹을 게 끊임없이 쏟아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런데 로봇이라고 말하겠지 예상했던 작은 아이의 대답이 놀라웠다.

 

<우리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추억들>

 

 

빅 피쉬.

책 크기만큼이나 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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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의 제자 비룡소의 그림동화 223
바버라 헤이젠 글, 토미 웅거러 그림, 이현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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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라 헤이젠 글 / 토미 웅거러 그림 / 비룡소

마법사의 제자 훔볼트는 게으름을 피우긴 하지만,
언젠가 위대한 마법사가 되고 싶은 건강하고 명랑한 청년입니다.
마법사가 시키는 청소와 심부름 등 온갖 일을 하며 마법을 배우곤 했지요.
훔볼트가 제일 싫어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지하실 실험실 욕조에 물을 채우는 것이었어요.
무거운 물양동이를 들고 지하실부터 라인강까지 이어지는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마법사가 마법사들의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떠난 후에
훔볼트는 마법사가 두고 간 황금 열쇠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열쇠는 바로 마법사의 주문책이 담긴 상자의 열쇠였던거지요.
마법의 책에서 빗자루 마법의 주문을 외운 훔볼트는 눈을 감고 주문을 외쳤어요.
샤르르르르르움 타!
파르르르르르움 타!
낡은 빗자루야 일을 하라
그러자 빗자루는 청소를 시작하고, 양동이를 몸에 걸더니 라인강의 물을 퍼나르기 시작했어요.
너무 기쁜 훔볼트는 춤을 추며 놀다 문득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빗자루와 양동이는 끊임없이 물을 퍼다 나르는데 훔볼트는 멈추게 하는 마법의 주문을 알지 못했던거지요.
이런저런 주문을 외워도 소용이 없자 훔볼트는 도끼를 들어 빗자루를 두동강을 냅니다.
그런데 두 동강이 난 빗자루와 나무조각까지 각기 빗자루로 변하여 더 많은 물을 나르기 시작했어요.
물이 높은 책장위까지 차올랐을 무렵 마법사가 돌아왔어요.
마법사가 주문을 외워 물은 모두 빠지고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왔어요.
훔볼트가 마법사의 지시대로 양동이를 들고 지친 몸을 일으키자
빗자루가 훔볼트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라인강으로 향했어요

마법사의 세계를 그린 환타지물이라서 그런지

그림이 기괴하면서도 익살스럽기까지 하여 아이들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합니다.

창살에 갇힌듯한 괴물과 성을 꾸미고 있는 괴상한 장식물들까지 아이들은 놓치지 않고 보네요.

마법사 몰래 주문을 훔쳐 요행을 바라다가 결국은 혼쭐이 난 제자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내면서

그 안의 교훈을 마법사의 말로  뚜렷이 담고 있습니다.

 

" 마법의 힘은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만 해.

그저 주문만 달달 외우면 되는 게 아니란다.

마법은 힘이고, 힘은 반드시 지혜롭게 사용해야 하거든."

 

커다란 실수를 범한 제자를 내치지 않고 계속 일을 시키는 마법사의 마지막 모습을 보니

언젠가 그의 제자도 멋진 마법사로 키워내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혼쭐이 난 어리석은 제자의 모습에 웃음이 나면서도

저 역시 <당신이 바라는 모든 것을 즉시 이뤄 주는 빗자루>가 갖고 싶으니 큰일입니다.

 

샤르르르르움 타!

파르르르르움 타!

할트르르름 타!

슈탈트르르름 바!

 

마법사의 주문을 따라해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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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134
헤더 헨슨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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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헨슨 글 / 데이비드 스몰 그림 / 비룡소

 

칼의 가족은 아주아주 높은 곳에 삽니다.

너무 높은 곳이라서 가족과 동물 말고는 살아 있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지요.

아빠를 도와 쟁기질을 하고 가축도 돌보는 칼은

늘 책만 보고 있는 여동생 라크가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어느날 그 외딴 오지에 말을 탄 아주머니가 찾아와 책을 건넵니다.

뿐만 아니라 책들을 바꿔주기 위해 두 주에 한번씩 방문하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칼은 여전히 심드렁하기만 합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덮이고 바람도 거세어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어디론가 숨은 겨울 날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책아주머니를 보며

칼은 책아주머니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오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글자조차 모르던 칼은 여동생 라크에게 책을 건네며 글자를 묻습니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찾아온 봄,

엄마는 책 아주머니에게 자랑스러워하며 말합니다.

"우리 집에 책 읽는 아이가 한명 더 늘었어요."

칼은 책 아주머니에게 오늘 받은 새 책을 읽어 드립니다.

 

책을 나르는 아주머니의 정성이

한 아이의 삶을 변화시킨다는(크게 성장할거라고 기대하게 하는) 내용만으로도

이미 큰 감동이었는데, 마지막 장의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이야기'에 실린 내용처럼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니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는  

재임 시절에도 하루에 한 두권씩 꾸준히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항상 호주머니에 책을 지니고 다니거나

백악관 기둥 한 곳에 책을 감추어 놓기도 했었다는군요.

 

<나는 내 말안장 주머니나 탄약 배낭에 항상 몇 권의 책을 넣어 가지고 다녔다.

종종 한낮에 나무 아래에서 쉬는 동안에 책을 읽거나

내가 죽인 짐승의 시체 옆에서

혹은 캠프가 설치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도 책을 읽곤 했다.

때로는 손 씻을 물을 구하기 어려워

책들은 피, 땀, 총 기름, 먼지로 인해 더러워졌다.>

 

기록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한 루스벨트는  

학교나 도서관이 없는 애팔래치아 산맥 켄터키 지방에 책을 보내주는 정책을 마련해,

사람이 직접 말이나 노새에 책을 싣고 고원 지대의 집 곳곳을 방문해

책을 전해 주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 일화를 그대로 옮긴 <꿈을 나르는 책아주머니>는

다소 냉소적인 칼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어요.

 

아빠를 도와 생계를 이끌어가는 칼에게 책은 그야말로 '책나부랭이'였지요.

늘상 책만 보고 있는 여동생 라크도 곱게 보이지 않고,

바지를 입고 말을 타고 찾아온 책아주머니의 존재는 반갑지 않을뿐더러 이해할 수도 없었어요.

 

하지만 눈보라가 휘날리는 겨울날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책을 들고 찾아오는 책아주머니를 보며

칼은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졌고,

책이 읽고 싶어졌고

그래서 글자를 배우게 됩니다.

고마움의 표시로 책아주머니에 책을 읽어주는 칼의 모습에

내가 책아주머니가 된 듯 벅참을 느꼈어요.

 

잔잔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그림 또한 인상적인데,

은은한 수채화가 편안하게 느껴지고

차갑고 냉소적인 칼의 표정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아이같아지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책의 표지를 처음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데이비드 스몰'이라는 그림 작가 이름이 눈에 들어왔어요.

어디서 본 이름인데? 생각해보니 깡마른 빨간머리 소녀가  떠올랐습니다.

<도서관>의 그림을 그린 작가였어요.

도서관의 엘리자베스 브라운도 참 사랑스러운 소녀였는데(책엔 할머니의 모습까지 나오지만)

순수한 칼의 모습 또한 제 마음에 오래 머물 것 같습니다.

 

석양이 지는 무렵 동생인 듯한 아이 둘이 소를 몰아 집으로 돌아오고

의자에 기대 앉아 책을 보고 있는 칼과 라크의 모습이 담긴 마지막 장면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칼의 눈부신 성장 이야기를 맘껏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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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짝 친구 비룡소의 그림동화 218
스티븐 켈로그 글.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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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켈로그 지음 / 비룡소

 

캐시와 루이즈는 단짝 친구입니다.

학교에서도, 놀때도 둘은 언제나 함께였어요. 둘이 함께 있으면 아무것도 무서울 것도 없지요.

말을 좋아하는 캐시와 루이즈는 상상속의 말 '황금바람'을 타며 노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여름방학이 되자 루이즈는 삼촌을 따라 캠핑을 떠나게 되었어요.

친구가 떠나자 캐시는 동네가 외로운 사막같았어요.

루이즈가 너무 보고 싶어 루이즈를 빼오는 모습을 상상하곤 하던 캐시는 루이즈의 편지를 받게 됩니다.

루이즈가 새로운 친구들도 잔뜩 사귀고 멋진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내용에

배신감을 느낀 캐시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찼어요.

그러던 중 캐시의 이웃집에 조드할아버지가 이사를 왔어요.

조드할아버지에겐 곧 새끼를 낳을 개 사라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태어날 얼룩강아지를 캐시에게 주기로 약속했지요.

일주일이 지나 루이즈는 캐시에게 선물을 건네며 너무너무 보고 싶었다고 말해요.

마음이 풀린 캐시는 루이즈에게 새 친구인 사라를 소개시켜주며 금세 모두 친구가 되었지요.

사라가 새끼를 낳는 날, 처음으로 태어난 강아지는 루이즈의 차지가 되었고, 캐시는 얼룩강아지가 태어나길 기다렸지만

기다리던 얼룩강아지는 태어나지 않았어요.

혼자서 캠핑을 즐기고 온 루이즈가 한마리밖에 없는 강아지마저 차지하게 되자 캐시는 울컥했지만

루이즈는 강아지의 이름을 '황금바람'이라고 짓고 우리 둘의 강아지라며 캐시를 위로합니다.

캐시는 루이즈처럼 특별한 친구가 있어서 행복합니다.

내년 여름 루이즈는 또 캠핑을 떠나겠지만, 이제는 황금바람이 있으니 외롭지 않을거에요.

 

올해 큰 딸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서 제일 걱정한 것이 친구문제였어요.

친구를 잘 사귈수 있을지, 우리 아이 또한 다른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줄지 이런저런 걱정이 많았습니다.

입학 전에 읽힌 책이 슈퍼걸스 시리즈의 <나랑만 친구해>였는데

실제로 딸아이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나버렸어요.

 

한 친구가 우리 아이에게 "난 네가 제일 좋아, 네가 **이랑 놀지 않았으면 좋겠어"하는 바람에 딸아이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나랑만 친구해>가 그렇듯 딸아이의 고민도 자연스레 해결되었지만

감수성이 풍부한 여자아이들의 친구문제는 성장통처럼 늘 따라다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스티븐 켈로그의 <우리는 단짝 친구>!

어쩌면 이렇게 아이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잘 표현했을까 감탄하며 보았습니다.

그림 또한 전체적으로 색감이 화려하고 따뜻해서

아주 먼 훗날 나이가 들어 유년시절을 떠올렸을 때 이런 빛깔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캐시와 루이즈의 상상속 모험 모습은 꿈많고 호기심 많은 소녀들의 세계를 들여다보기에 충분합니다.

 

전면책꽂이에 꽂힌 이 책을 처음 발견한 아이가 빨려들어가듯 이 책을 보더군요.

워낙에 친구를 좋아해서 친구랑 몇시간을 놀고도 헤어질땐 아쉬워하며 때로는 울기도 해

엄마의 핀잔을 듣곤 하는 아이,

며칠전에 친구 여럿과 놀이터에서 놀다가도 "**이가 ##랑만 놀아"하며 왈칵 울어버리기도 했었어요.

아무리 좋아하는 친구라도 순간순간 서운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는것이겠지요.

 

캐시는 캠핑이 즐겁다는 루이즈의 편지를 받고 나서

루이즈가 있는 솔방울 봉우리가 산산조각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얼룩강아지가 생기면 루이즈가  손도 못대게 퉁명스럽게 대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통쾌해 하기도 하지요.

캐시의 속상한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그런 생각은 나쁘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엄마라도 화가 많이 났을거라고 캐시의 편에서 이야기해주었어요.

 

오랜시간이 흘러 지금은 둥글둥글한 아줌마가 되었어도

학창시절 친구문제로 지독하게 고민하던 기억은 생생합니다.

그래서인지 힘든 마음을 잘 보듬으며 갈등을 이겨내는 캐시가 참 대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이 친구들이 놀러오면 이 책을 같이 읽혀야겠어요.

이 아이들도 요술모자 만들어 나누어 쓰고 우정서약서라도 만드는 건 아닌지

책속 캐시와 루이즈 모습 위로 내 아이와 친구들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웃음이 납니다.

 

아이가 자라며 친구앓이를 호되게 치를때

캐시처럼 지혜롭게 잘 극복해서 진정한 성장을 이루어내길 바랄뿐입니다.

 

단짝친구 : 서로 뜻이 맞거나 손이 맞아 노상 함께 어울리는 동무
살면서 단짝친구가 있다는 것은
속이 든든해지고 삶이 한결 따사로워지는 것임은 분명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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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는 잠이 안 와요 난 책읽기가 좋아
수지 모건스턴 지음, 세브린 코르디에 그림, 이세진 옮김 / 비룡소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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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 시간, 자고 싶지 않은 엠마와 재우려는 엄마아빠와의 실랑이가 한창입니다.
엠마는 이를 닦은 후에 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고 뽀뽀도 해달래요.
엄마아빠가 짜증낼 정도록 "또" "또"를 반복하지요.
잠자리에 누웠다가도 쉬가 마렵다는 핑계로 또 일어나고
엄마아빠가 무얼 하는지 엿보다 들켜 또 혼납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해도 잠이 오지 않은 엠마는 살그머니 나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엄마아빠 몰래 숨어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듭니다.
엄마아빠는 엠마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어요.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갈 시간이라 깨우는 엄마에게 엠마는 "더 잘래요."하지요^^


책도 읽어주고 뽀뽀도 해주고
엠마를 재우려고 부단히 노력하던 엄마아빠의 짜증난 표정에 웃음이 절로 납니다.

3월에 초등학생, 유치원생이 된 우리집 남매는 거짓말처럼 잠자리 습관이 좋아졌어요.
불과 두세달 전에 다섯살 둘째 재우기는 정말 전쟁이었거든요.
낮에는 책읽자고 해도 싫다던 녀석이 잠잘 시간만 되면 글밥많은 시리즈책을 쌓아놓고 읽어달라고 하고
배가 고프다고도 하고...
그러다보면 열한시를 훌쩍 넘기곤 했어요.
불끄는 걸 싫어해서 잠이 들고 난 후에야 불을 꺼야 했지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정말 갑자기 아이가 달라졌어요.
먼저 졸립다고 누워서는 불을 꺼달라고 말하고는 이내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침에 깨우지 않아도 스스로 일어나는 건 물론이지요.

근 1년간의 아이 재우기 스트레스에서 벗어나서인지
'엠마는 잠이 안와요'를 보는 마음이 조금은 여유롭기까지 합니다.^^
엄마아빠의 부단한 노력과 지쳐가는 표정에 공감의 웃음이 나면서말이에요.

저는 이렇게 인물들의 표정과 행동 중심으로 책을 보는데
아이들은 역시 배경과 작은 장난감 그림 하나 놓치지 않고 보더군요.
자지 않겠다고 입술을 앙 문 엠마 주위로
쿨쿨 자고 있는 인형들의 모습을 아이들은 재미있어 했어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공감했던 부분은 
"잠은 자기 싫지만 꿈 꾸는 건 좋아요."라는 엠마의 말이었지요.

어떤 꿈을 꾸고 싶으냐는 물음에
다섯살 작은 녀석은 "파워레인저로 변신하는 꿈"이라 했고,
초1 딸아이는 "유치원 선생님을 다시 만나는 꿈"이라고 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잠이 들었어요.

<엠마는 잠이 안 와요>는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 서른다섯번째 책입니다.
내 사랑 생쥐,
꼬마 돼지,
이런 동생은 싫어!
너, 정말 이러기야?
큰 아이가 도서관에서 재미있게 보더 책인데 이제 보니 엠마와 같은 시리즈네요.
이야기가 간결하면서도 재미있어서 서진이도 읽어달라곤 하는데
한글을 떼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스스로 읽히게 하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우선 아이가 목록을 보고 읽고 싶다고 찜해둔 책은
<엠마의 비밀 일기>와 <엠마의 발레 수업>입니다.^^

부산스레 놀다가도 어느새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아이에게
난 책읽기가 좋아 2단계도 접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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