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죽음에 대한 기억이 죽음에 도둑맞은 삶에 대한 기억보다 훨씬 오래간다는 것은 기이하다. - P31
어떤 것들은 그 자체에 벌이 딸려 있다. 붙박이 옷장이 달린 침실처럼. 곧 그들 모두 그 벌에 관해 알게 될 것이다. 벌이 각기 다른 크기로 온다는 것을. 어떤 벌은 침실의 붙박이 옷장처럼 너무나 크다는 것을. 평생을 그 안에서, 어두운 선반 사이를 헤맬 수도 있다는 것을. - P162
그 말이 너무도 쉽게 흘러나왔다. 돌려보내지다. 마치 그것이 쌍둥이의 운명인 것처럼. 빌려가고 돌려보내지고. 도서관의 책처럼. - P217
그녀는 그들의 암무였고 그들의 바바였으며 그들을 ‘두 배’로 사랑했다. - P227
역사라는 악귀가 다시 돌아와 그들을 사로잡았다. 그들을 다시 그 오래된 상처투성이 가죽으로 포장해서 그들이 진짜 살던 곳으로 끌고 갔다. ‘사랑의 법칙’이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지 정해주는 곳으로. 그리고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암무는 베란다고, 다시 ‘연극’으로 되돌아갔다. 몸을 떨면서. - P246
그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려 하지 않아서 고마웠다. 방을 정돈해주겠노라 나서지 않는 것도. 진저리나는 그의 어머니처럼 굴지 않는 것도. 마거릿 코차마가 그에게 의지하지 않기에 점점 더 그녀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그녀가 그를 흠모하지 않았기에 그녀를 흠모했다. - P340
"어떻게 그애는 그 냄새를 견딜 수 있었을까? 못 느꼈어요? 저들에겐 특이한 냄새가 있어요, 저 파라반들에겐." 그 후각적인 관찰, 그 구체적이고 자잘한 것들과 함꼐 ‘공포‘가 풀어졌다. - P355
어린 라헬과 에스타가 사랑하는 벨루타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다. 자신들에게 작은 장난감들을 잘 만들어주며 자신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에게서 아이들은 불가촉천민이라는 계급이나 공산주의자라는 이념 같은 큰 것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보지도 못한다. 반면 암무는, 그리고 벨루타는 그렇게 큰 것은 외면하려 애쓴다. 큰 것을 볼수록 그들에겐 미래도 그 무엇도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은 것에 관심으 기울이고 애정을 쏟는다. (...)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약한 것이기에, 약속할 수 있는, 혹은 약속할 수 있다고 믿는 미래란 오직 ‘내일’뿐이기에 그들은 작은 것에 집착한다. - P474
어린 라헬과 에스타가 사랑하는 벨루타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다. 자신들에게 작은 장난감들을 잘 만들어주며 자신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에게서 아이들은 불가촉천민이라는 계급이나 공산주의자라는 이념 같은 큰 것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보지도 못한다. 반면 암무는, 그리고 벨루타는 그렇게 큰 것은 외면하려 애쓴다. 큰 것을 볼수록 그들에겐 미래도 그 무엇도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은 것에 관심으 기울이고 애정을 쏟는다. (...)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약한 것이기에, 약속할 수 있는, 혹은 약속할 수 있다고 믿는 미래란 오직 ‘내일’뿐이기에 그들은 작은 것에 집착한다. - P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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