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들의 신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5
아룬다티 로이 지음, 박찬원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때로 죽음에 대한 기억이 죽음에 도둑맞은 삶에 대한 기억보다 훨씬 오래간다는 것은 기이하다. - P31

어떤 것들은 그 자체에 벌이 딸려 있다. 붙박이 옷장이 달린 침실처럼. 곧 그들 모두 그 벌에 관해 알게 될 것이다. 벌이 각기 다른 크기로 온다는 것을. 어떤 벌은 침실의 붙박이 옷장처럼 너무나 크다는 것을. 평생을 그 안에서, 어두운 선반 사이를 헤맬 수도 있다는 것을. - P162

그 말이 너무도 쉽게 흘러나왔다. 돌려보내지다. 마치 그것이 쌍둥이의 운명인 것처럼. 빌려가고 돌려보내지고. 도서관의 책처럼. - P217

그녀는 그들의 암무였고 그들의 바바였으며 그들을 ‘두 배’로 사랑했다. - P227

역사라는 악귀가 다시 돌아와 그들을 사로잡았다. 그들을 다시 그 오래된 상처투성이 가죽으로 포장해서 그들이 진짜 살던 곳으로 끌고 갔다. ‘사랑의 법칙’이 누구를 사랑해야 하는지 정해주는 곳으로. 그리고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암무는 베란다고, 다시 ‘연극’으로 되돌아갔다. 몸을 떨면서. - P246

그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려 하지 않아서 고마웠다. 방을 정돈해주겠노라 나서지 않는 것도. 진저리나는 그의 어머니처럼 굴지 않는 것도. 마거릿 코차마가 그에게 의지하지 않기에 점점 더 그녀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그녀가 그를 흠모하지 않았기에 그녀를 흠모했다. - P340

"어떻게 그애는 그 냄새를 견딜 수 있었을까? 못 느꼈어요? 저들에겐 특이한 냄새가 있어요, 저 파라반들에겐." 그 후각적인 관찰, 그 구체적이고 자잘한 것들과 함꼐 ‘공포‘가 풀어졌다. - P355

어린 라헬과 에스타가 사랑하는 벨루타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다. 자신들에게 작은 장난감들을 잘 만들어주며 자신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에게서 아이들은 불가촉천민이라는 계급이나 공산주의자라는 이념 같은 큰 것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보지도 못한다. 반면 암무는, 그리고 벨루타는 그렇게 큰 것은 외면하려 애쓴다. 큰 것을 볼수록 그들에겐 미래도 그 무엇도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은 것에 관심으 기울이고 애정을 쏟는다. (...)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약한 것이기에, 약속할 수 있는, 혹은 약속할 수 있다고 믿는 미래란 오직 ‘내일’뿐이기에 그들은 작은 것에 집착한다. - P474

어린 라헬과 에스타가 사랑하는 벨루타는 손재주가 좋은 목수다. 자신들에게 작은 장난감들을 잘 만들어주며 자신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그에게서 아이들은 불가촉천민이라는 계급이나 공산주의자라는 이념 같은 큰 것은 알지도 못하거니와 보지도 못한다. 반면 암무는, 그리고 벨루타는 그렇게 큰 것은 외면하려 애쓴다. 큰 것을 볼수록 그들에겐 미래도 그 무엇도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은 것에 관심으 기울이고 애정을 쏟는다. (...) 그들의 운명은 그렇게 부서지기 쉬운 약한 것이기에, 약속할 수 있는, 혹은 약속할 수 있다고 믿는 미래란 오직 ‘내일’뿐이기에 그들은 작은 것에 집착한다. - P4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던 그 사람을 닮았으니까.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지쳐도 끝내는 계속해냈던 사람이 등을 밀어주었으니까. 세상을 뜬 지 십 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할머니 덕에 중산층이 몰락하는 시대에 몰락하지 않을 수 있었죠. 행운이란 걸 알아요. 그래도 요즘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걸 모조리 경제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공기가 따가워서 낳지 못하는 거야. 자기가 당했던 일을 자기 자식이 당하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가 없어서. 혼자서는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아니까. 한국은 공기가 따가워요. - P4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시선이 픽션은 존재하는 사람들과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의 대화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 책도 한 권 올리기로 했다. - P46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ook] 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원하지만…… 살면서 얻길 바라는 게 달라질 것 같아. 다른 모양의 빵을 만들고 싶을 것 같아. 계획했던 모양이 아니라. 그래도 나랑 빵을 만들길 원해?" - P4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