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지만, 븍유럽 여행을 했다

대략 열흘 정도의 일정이었던 거 같은데 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로 나오는

일정이었다. 여행은 나름 즐겁고 행복했었는데, 그때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헬싱키 공항에 내일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으로 비행기 안이

술렁 술렁 했었던 기억이 났고, 머나먼 이국 땅에 내리자마자 삽시간에 
소식이 퍼져나갔고, 심지어는 공항에 있는 대형 텔레비젼에서 조차 그 소식을

뉴스로 들을 수 있었다. 오슬로를 비롯한 노르웨이 전역에서,

스톡홀름과 칼슈타트로 머릿속에 남아있는 스웨덴에서도 그 소식을 멈추지 않았고

장례식이 끝나고 나서야 잠잠해졌던 것 같다.

 

아름다운 피요르드와 남녀를 불문하고 기골이 장대한 것으로, 그리고 무지하게 짜서
오히려 내 입맛에는 잘 맞았던 음식들, 너무나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했던 유람선 실자라인...

하지만 나에게 북유럽 여행은 필연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그리고 어언 몇 년이 지나서..이제는 10월2일이면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난다..

몇 군데 후보지가 잇었으나, 미서부는 하루죙일 애리조나 사막만 질주하는 버스를 타야한다는

누군가의 협박아닌 협박에 포기하고, 꽃할배와 서명숙의 꼬드김에 넘어가 스페인으로 간다

(서명숙씨는 제주올레에 대한 책을 통해 스페인을 알렸으나, 내가 가는 코스에는 산티아고길은

없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등등 도회지만 있다)

 

얼마전에 유투브를 통해 본 스페인 북부 지방(바스크 등등.. 아쉽게도 북유럽, 스페인의

지명은 솔직히 외우기가 너무 어렵다)은 산새도 험하고, 눈도 많이 내리는 듯 보였지만,

경험자들의 말에 의하면 10월초의 스페인 날씨는 여행 다니기에는 더할 나위없이 좋다고 

해서 다소 안심이 된다. 열흘 간의 짧은 일정이나 한국에 남아있을 고딩인 짱구와 중딩인 도토리,회사 업무 등등이 은근 걱정되나, 우리 부부의 두번째 신혼여행으로 생각하고 뒤도 안 쳐다고보고 떠날 거다..

 

지금 내가 하루하루를 견디는 힘은 10월 2일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으로부터 나온다..

스페인어 기초 회화 책도 사 놓았으니 틈나는대로 열심히 공부해야지..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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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에는 가든파이브에 있는 송파 cgv에 가서 <어벤져스2>를 기어이 보았고,

일요일 저녁에는 운좋게 생긴 무료 관람권으로 재개장한 제2롯데월드 내 롯데시네마에서

<비긴 어게인>을 보았다.

사뭇 분위기가 다른 두 영화지만 나름의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큰 공통점은 마크 러팔로가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한다는 거..ㅋㅋ

<어벤져스>시리즈에서는 헐크로..

<비긴 어게인>에서는 꼬여버린 음반 제작자로 등장한다.

마크 러팔로 얘기는 그냥 눈에 띄여서 해본 얘기고..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항상 솔루션(해결책)이 있다는 점이지 싶다.

울트론이라는 실체도 불분명한 무한 복제가 가능한 어마어마한 적을 놓고도

며칠 되지도 않아서 자비스를 형상화한 슈퍼 로봇 (안드로이드라고 해야 하나??)을

만들어 내고..

성공한 연인이 바람이 나서 자전거,기타,그밖에 잡동사니를 들고 나온

키이라 나이틀리는 양지를 지향하지만 음지에서 암약하신데다 음악적 상상력이

풍부한 러팔로를 만나 아주 재미있고 신나게 성공의 길로 들어선다.

의미 없지만 이게 실제 상황이라면 울트론의 무시무시한 능력에 인류는 절멸을

했을 것이고,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는 속된 말로 돈도 없고 빽도 단절된

상태에서 지하철 선로로 한발을 내딛었을 수도 있지 싶다.

기본좋은 해피 엔딩 뒤에는 역량도 부족하고, 여건은 더 열악한 많은 이들이

숨겨져 있고, 그 중에 극히 일부만이 성공의 길로 들어서고 대부분은 실패와 좌절의

나락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을까?

 

그래도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본 영화 <어벤져스2>(정말 다른 영화를 볼래야 볼수가 없었다)의

비쥬얼은 화려했고, <비긴 어게인>의 음악은 ost를 지르고 싶게 만들었다.

(다만 ost앨범에 대한 혹평들이 많아 주저주저하고 있기도 하고)

<비긴 어게인>을 보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간 한 장면...
엘에이를 다녀온 남친이 틀어준 음악을 와인한잔 하면서 같이 듣다가

따귀를 갈기는 장면.. 음악만 듣고도 어찌 바람난 걸 알았는지..진정한 득음의 경지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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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15-09-11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계시죠? 짱구아빠님,

ㅎㅎ 득음의 경지에 있다기 보다는 ( 제 생각에는 ) 여자의 직감이 아닐까 해요. 여자들의 그것은 남자들이 예상할 수 있는 정도 보다 훨씬 예민하고 정확한 경우가 많거든요. ㅎㅎ. 차이점이죠.

짱구아빠 2015-09-11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몬스터님> 모처럼 오래간만에 서재에 들어와 몇 자 끄적이고 있는 이 순간에 몬스터님의 댓글이
등장했네요.. 신나는 우연의 일치 ㅋㅋㅋ, 여자들의 직감은 남자들이 상상하는 수준 이상인 듯
하네여...그래도 영화를 보는 중에는 영 맥락이 와 닿지 않는 생소한 장면이어서 유독 머릿속에
남네요.. 비긴 어게인 안 보셨으면 강추합니다...^^
 

 

 

 

 

 

 

 

 

 

 

 

 

 

지난 주, 어느날은 밤 1시까지 ,어느 날은 좀 짧게 11시까지 며칠에 걸쳐 계속 야근을 해댔다.
갑작스럽게 잡힌 보고 일정을 맞추기 위하여 아주 죽자사자 일을 했다.

시간도 없고, 일도 잘 풀리지 않는 와중에 강력한 업무 훼방꾼이 나타났으니, <집 나간 책>이

그 주인공 되시겠다. 회사에 있으면서는 일에 치여서 볼 틈도 없었고, 보는 눈도 많아 감히

거들떠 볼 수도 없었지만, 지하철이나 집에서 아주 조금의 짬이라도 나면 나의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하기 보다 이 책을 떠들러 보았다.

사실 책의 내용은 최소 40~50%는 눈에 익은 내용들이다..

창간호부터 정기구독하고 있는 잡지 <인물과 사상>의 가장 앞 부분을 장식하는게 저자인 서민 교수의 서평을 빙자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글을 다시 읽자고 정리가 안 되어 있는 <인물과 사상>을 다 찾으러 다닐 수도 없고, (처음에는 순서대로 정리했으나, 지금 집에 오면서 시대에 많이 뒤떨어진 예전 인물과 사상은 모두 정리해서 어딘가로 사라졌고, 그 이후에는 정리를 포기해 ㅇㅇㅇㅇ 년도 ㅇㅇ 월호를 찾아오라고 하면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저자의 짧지만 강렬한 서평들이 한데 모아져 있다니 내가 생각한 "이런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컨셉에 딱 들어맞는 책이다.

글들 중에서 격하게 공감되는 부분이 스마트폰에 대한 부분이다.

스마트폰으로 인하여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주장에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지하철 출퇴근 시간에 책을 읽는 사람은 나를 포함해 최대 3명을

넘지를 않았고, 직원들하고 점심 같이하면 주문하고는 다들 스마트폰 삼매경이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없애버리자니 모바일 결제, 회사 업무용 메일/카톡, 필요시에 법령도 찾아봐야하고, 체중관리도 해야하는데 그 모든 걸 포기하자니 엄두가 안 난다..

모처럼 시간이 나서 집에서 뒹굴뒹굴 할때면 읽지 않고 쌓아논 책이 산을 이룸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으로 유투브를 보거나 인터넷 기사검색, 페북 등으로 1~2시간은 우습게 훌러덩

날려먹는다.

 

이 책도 좋다고 질러놓고 이미 익숙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독파에 1주일이 넘게

걸린 이유는 야근과 스마트폰의 기여가 컸다고 볼 수밖에...

제대로 한 번 더 읽고 저자가 안내한 명저들의 세상을 찾아 떠난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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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매주 일요일이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다.

다들 그렇겠지만 종이, 병, 플라스틱, 캔 등등을 분리수거하는 방식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이 되면 집안에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물건들 중 버릴 것들을

골라내는 작업을 한다.

가장 1순위는 이미 때지난 신문들, 그리고 그렇게 없애버린다고 했는데도

어디선가 나타나는 짱구와 도토리(요새는 도야지로 더 자주 불린다만)의 만화책..

얘들은 나나 와이프의 눈에 띌까 여기저기 숨겨놓고 나는 눈에 띄는대로

버릴라고 혈안이 되어있고..(내가 무슨 21세기 진시황도 아닌데 말야) 

어느 토요일 저녁.. 다음날 일찍 나가야할 일이 있어 현관 입구에 종이 쓰레기 (물론

만화책 포함)를 쌓아놓고 새벽에 일어나서 쓰레기를 갖고나가려고 챙겨보니

만화책들만 사라졌음을 발견했다.

그렇게 숨겨진 만화책들은 몇 주동안 집안을 떠돌다 드디어 엊그제 일요일에 정리를

당하고 말았다..

 

하루에 한가지씩 버리는 이야기로 가득했던 선현경의 <날마다 한가지씩 버리기>는

저자의 개인사를 들여다보는 소소한 관음증적 재미도 주면서 때때로 물건을 버리면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많은 추억과 작별을 해야만 한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었다.

책의 말미는 작년 4.16.에 있었던 세월호 사건에 대한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절절하다. 그렇게 벌써 1년이 지났건만 여전히 유족들은 거리를 헤매이고 있다.

진정 버려야할 것들이 무엇인지 정말 알 수 있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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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산에 오르는데 대하여 전혀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산을 가자는 사람이 있으면 따라 나서고 가자는 사람이 없으면 안 가는 그런 방식으로 계속

지내왔다. 재작년 지금 다니는 스포츠센터에 있는 스쿼시 동호회에 가입했는데, 그 동호회 내에
등산반이 소모임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회장은 스쿼시는 그닥이나 산은 아주 잘타는 20대 후반 처자였고, 유머와 재력을 겸비한 50대초반 형님이 비서실장이라는 직함으로 총무 역할을 하고 계셨다.

동호회 가입 후 친분이 좀 쌓이니 등산반에도 동참하라는 권유가 왔었고, 그래서 토요일 오전에

배낭을 둘러매고 따라나선 산이 예봉산이었다. 처음에 산행을 시작하면서는 룰루랄라하면서

소풍나온 기분으로 시작을 했는데, 예봉산 중턱을 지나니 이게 장난이 아니기 시작했다.

산도 가파른데다가 (물론 내 기준에서)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 비스무리한 길이 진땀을 나게 하는 거다. 속으로 이 좋은 토요일날 여기와서 이 무슨 개고생인가 싶어 후회의 마음이 잔뜩 들었는데.... 다행히 고난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아 등산 시작한지 2시간 남짓 되어 정상에 도착했다.

등산반 멤버 중에는 산을 정말 다람쥐처럼 잘 타는 사람, 나같은 등산 초보보다도 더 저질 체력인 사람,산에 대한 정보보다는 산주변 맛집에 대한 정보가 많은 사람 등등 멤버도 몇 명 안되면서 다양한 구색은 두루 갖추었다.

아무튼 예봉산 정상을 정복한 후 운길산 방향으로 내려왔는데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것인지

험난하거나 오르막이 없이 편안하게 내려왔다.

그 다음에 기다리고 행사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특별한 일없으면 무조건 등산반에 무조건

따라붙게 되었다. 운길산역 인근에 가니 장어를 파는 곳이 많았는데, 그 중에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는 식당으로 갔고 한참을 기다리니 자리가 났는데 맥주 상자 같은 거를 의자 삼아서

자리를 잡는 식당이었다. 드넓은 식당안에는 장어 굽는 연기가 자욱해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는데 자리를 잡고 막걸리에 소주에 장어를 먹으니 그 분위기에 금새 동화되어 버렸다.

장어의 가격은 일반적인 식당에서 먹는 가격에 비하여 많이 저렴한 듯했고, 각종 야채나 기타 등등의 식재료는 셀프 방식으로 무제한 제공되었다.

그곳에서 맛있는 장어와 농담과 웃음이 그치지 않는 대화에 등산 그 자체 보다는 뒷풀이의 매력에 빠져 청계산으로 검단산으로 오대산 월정사로, 낙산사로 두달에 한번씩은 배낭을 둘러매고

떠났다. 언제나 산을 처음 오르기 시작하면 항상 내가 왜 이걸 따라왔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느 순간부터는 산행을 즐기는 게 이게 종종 듣는 산숨이 트이는 과정인 듯도하다.

진정한 매니아가 되려면 혼자서도 등산을 가야하는데 나는 아직은 그 정도는 아니고 그리고 여전히 등산보다는 등산 이후의 잿밥에만 눈이 어두워 따라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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