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오래 전에 <베트남_ 10,000일의 전쟁> 을 읽었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하긴 하지만, 처음 시작은 반일 베트남 게릴라 (호치민이 그때도
지도자 였던 듯)와 미국 정보부 요원 간의 접촉으로 시작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시작된 베트남과 미국의 인연은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군이 베트남군한테
박살나면서부터 적으로 돌변하게 되고, 어제 "넷플릭스"에서 본 다큐멘터리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날들>은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발을 뺀후 북베트남군이
사이공에 진입하는 날까지 미국 정부와 남베트남 사람들의 남베트남 영토에서 철수를
보여주고 있다.
별도의 해설이 없이 그 당시에 미국 대사관 직원, 미군, 남베트남 정부인사, 남베트남
장교, 북베트남 장교, 베트콩 등 다양한 군상의 인터뷰와 당시의 자료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남북베트남, 미국 간의 평화협정 체결 이후 미국 정부는 미군을 베트남에서 철수시키기
시작했고, 북베트남군은 남베트남군의 저항을 뚫고 계속 남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베트남 국민들(대체로 남베트남에서 살만한 사람들 중심으로)은 전세가 기울어져
머지않은 시간에 북베트남군에 의하여 남베트남이 흡수 합병될 것으로 판단하고
남베트남을 탈출하기 위하여 탈출 루트가 될만한 곳으로 몰려들었다.
미국 대사관으로 몰려들고, 항구로 달려나간 이들도 있었다.
당시 미국 대사는 미국 대사관으로 몰려든 남베트남 사람들을 한명이라도 더 헬기에
태워보내려고 미국인 한두명에 나머지 베트남 사람들로 구성하여 보냈다.
어떤 베트남 헬기 조종사는 자기 가족과 지인들을 헬기에 싣고 바다로 가서 미군전함에
착륙하려 했으나, 착륙하기에는 너무큰 치누크 헬기인지라 어린 아이들을 포함해
모두 바다에 내리게 하고 본인은 마지막으로 헬기를 바다에 추락시키면서 탈출하는데
이러한 장면이 모두 카메라에 담겨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는 중에 1975.4.30에 북베트남군이 사이공에 진입하였고,
미해병대 11명을 마지막으로 탈출은 종지부를 찍었다.
마지막 남베트남 대통령은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였고, 그 이후부터 남아있는 이들은
각자 살기위해 공무원인 이들은 신분증과 관련된 서류들을 폐기하였고,
군인들은 노상에서 군복과 군화를 벗어버리고 속옷바람으로 불안한 눈빛으로 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다큐 말미에 처형된 사람들의 숫자는 알수 없다고 하고, 인터뷰에 참여했던 이들 중
베트남에 남아있던 이들은 정신개조 수용소에서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년이상
수용되어 있던 이들도 있다.
남베트남 군함으로 미군과 함께 탈출했던 이들은 필리핀에서 국경에서 거부당했는데,
결국 남베트남 국기를 성조기로 바꿔단 뒤에야 입항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남베트남 국기를 내리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남베트남 국가를 마지막으로 부르는
그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혹자는 통일 또는 해방으로 혹자는 패망으로 표현하는 베트남 전쟁의 귀결은
무엇으로 표현하던간에 남베트남 사람들에게는 극도의 공포와 불안을 안겨준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역사의 거대한 물줄기를 맞닥뜨리는 개인들의 삶은 항상 그 방향성이 일치하지는 않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