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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 속 세상 ㅣ 생각 담기 그림책
지연리 지음 / 머스트비 / 2023년 6월
평점 :
'자루 속 세상' 그림책을 펼치니 앞 면지의 사람들이 자루 속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모두들 자루를 들여다보고 있을까 궁금해지는 마음으로 그림책을 펼쳤네요.
그림책 속에는 아름다운 나라가 그려져 있어요. 언제나 꽃이 지지 않는 나라라니 정말 아름다운 나라네요. 하지만 그 나라 사람들은 온종일 자신의 자루 속만 들여다보며 지낸다고 해요. 언제나 자루 속만 보았고, 잘 때마저 자루 속 꿈을 꾼다고 하네요.
이 자루는 뭐길래, 아름다운 나라를 두고 자루만 바라보고 있을까요?
흰색 자루를 든 사람이 있고 검은색 자루를 든 사람이 있습니다. 흰색 자루를 든 사람 중에는 빨간 렌즈의 사람이 있고 파란 렌즈의 사람이 있고요.
렌즈 색깔에 따라 어떤 사람은 자루를 원하는 것으로 채웠고, 아무것도 채우지 않기도 하죠. 먼지 쌓인 물건으로 가득 자루를 채우기도 하고, 자루 속 물건을 내다 버리기만 하기도 합니다.
아무도 쳐다봐주지 않아 슬픈 꽃과 나비의 모습이 보였죠. 그렇게 나비는 자루 속으로 들어가고 그 자루 속에 있는 것들을 바라봅니다. 자루 속에 있는 것은 두 단어 혹은 세 단어의 단어였는데요. 어른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이었어요. 쥐고 놓지 못하는 것, 자꾸 하게 되는 것들이요.
그렇게 자루 속만 들여다보던 사람들은 나비를 쳐다보게 됩니다. 그리고 뒷면지를 보았을 때, 제 마음도 즐거워졌어요.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자루 속 세상 사람들 모습이 보였으니까요. 앞면지와 뒷면지가 정말 상반된 모습입니다.
이 그림책은 어른들이 느끼는 것이 많을 그림책이었어요. 아이와 그림책을 볼 때 아빠에게 읽어달라고 하여 가족이 함께 이 그림책을 보게 되었는데,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자루'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긴 무거운 것들이 자루 속에 많이 담겨 있겠구나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느라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있구나 생각하게 되었고요. 나의 자루는 어떤가 생각하게 되었네요.
그리고 '자루'가 '스마트폰'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사람들이 자루를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이 마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같았거든요.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보면 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면지와 뒷면지의 모습이 참 마음에 많이 남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