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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처럼 -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긍정 육아, 개정판
파멜라 드러커맨 지음, 이주혜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23년 6월
평점 :
'프랑스 아이처럼'의 소제목은 '아이, 엄마, 가족이 모두 행복한 프랑스식 긍정 육아'로 되어 있다. '프랑스 아이처럼'이라는 책은 2013년도에 초판이 나왔고, 10년 뒤인 2023년에 개정판이 나왔다. 유명한 책이어서 알고 있었지만, '프랑스 아이처럼'이라는 제목 때문인지 잘 읽지 않게 되었던 것 같다. 문화가 다른데 다른 나라의 아이처럼 키워야 한다는 말을 하는 책 일 것 같다는 생각에 좀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궁금한 마음도 있었기에 개정판이 나와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결론은 읽기를 잘했다는 마음이었다. 꼭 '프랑스 아이처럼' 키워야겠다는 것이 아니고, 육아를 하며 흔들렸던 부분을 보완하고 양육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우리나라의 육아, 교육에 대한 주제에 대해 떠들썩하다. 학교에서는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하고, 유아교육 시설에서는 아동학대에 대한 이슈가 뉴스에서 떠들썩해지면서 몇 년 전부터 어린이집에서 훈육을 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였다. 아동의 인권은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교사들이 훈육을 할 수 없는 환경에서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감정 읽어주기가 육아의 중심을 잡고 있었다면, 요즘에는 감정 읽어주기만 강조되는 것이 아닌 올바른 훈육을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육아서를 읽고 이런저런 사회 이슈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자는 흐름은 수많은 육아서와 미디어 매체도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아이처럼' 책에서도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미국인인 저자가 프랑스에서 살게 되고 프랑스 부모의 육아를 보면서 쓴 책이 '프랑스 아이처럼'이었다. 미국 문화에 익숙하던 저자가 프랑스 문화를 보고 자신의 육아관을 정립해나가는데 혼란이 있었을 것이고, 그렇게 아이를 다른 문화에서 키워나가며 느낀 점들을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만큼 육아와 교육은 문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육아와 교육 이슈도 문화가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보게 된 드라마가 있다. '응답하라 1988'이다. 1988년대 드라마를 보면서 양육과 교육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많았다. '진주'라는 어린아이가 온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기는 하지만 어른들은 늘 아이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른들이 콩나물을 다듬고,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아이는 혼자 간식을 먹거나 인형놀이를 하거나 티브이를 보기도 한다. 그 장면이 드라마를 보며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아이를 방임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삶이 아닌 그냥 자연스럽게 어른들의 삶을 지내며 아이에게 사랑도 주며 그렇게 키워나가는 것을 보았다. 요즘의 육아 분위기는 아이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도 육아를 하며 그런 부분에 의문이 들기도 했다. 1988년대에 아이를 키우던 문화와 2023년의 아이를 키우는 문화는 많이 달라져있고,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프랑스 아이처럼' 저자가 이야기하는 프랑스 부모의 육아 문화는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1988년대 예절을 중요시하며 마을 사람들이 교류하며 아이들을 함께 키우던 그 시절의 문화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물론 체벌을 하거나 아이의 감정 자체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보완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프랑스 아이처럼'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소제목에 나와있는 것처럼 아이, 부모, 가족이 모두 행복한 육아를 말하고 있다. 아이만이 존중받고 왕이 되어서는 안되고, 모두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과 자유와 통제가 적절히 균형 잡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삶도 중요하다는 것, 아이가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인사 예절이나 식사예절 같은 것), 경계선 안에서 허락하는 자유를 말하고 있다.
대한민국 부모가 이 책을 보고 똑같이 프랑스 아이처럼 키워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육아와 교육은 문화의 흐름이 있고, 우리 문화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느 나라나 같은 것은 이 책에서 말하는 '경계선 안에서 허락하는 자유' 그러니까 자율과 통제가 적절하게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한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가 용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규칙들을 받아들이고 지킬 수 있는 아이로 커야 한다는 뜻이다.
한 가족은 저마다 가족의 문화가 있다. 각 가족의 문화가 한 나라의 문화를 만들어가기도 하고, 거꾸로 한 나라의 문화가 한 가족의 문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다른 집 육아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는 것인데, 그만큼 아이를 양육하는데 올바른 중심을 잡기가 어렵기도 하고 가족마다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프랑스 아이처럼' 책을 보면서 나 스스로도 육아를 돌아보며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고 느꼈고, 현재 우리나라의 육아, 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부모들에게 이 책이 중심을 잡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