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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토끼 ㅣ 푸른숲 새싹 도서관 36
시몽 프리엠 지음, 스테판 풀랭 그림, 김자연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2년 11월
평점 :
그림책을 다 읽고 나면, 마치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그림책이다. 그림책의 표지를 보면 토끼 두 마리가 물 위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꽤나 진지해 보인다.
토끼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낮에 그림을 그리는 토끼'고, 다른 한 마리는 '밤에 그림을 그리는 토끼'다. 낮과 밤이 대비된 느낌을 준다. 낮에 그림 그리는 토끼와 밤에 그림 그리는 토끼는 서로 다른 시간에 그림을 그리는 토끼라 만날일이 없어 보인다. 이렇게 대비된 그림책을 보니 전에 보았던 그림책 '파란 시간을 아세요?'가 떠오르기도 했다.
- 이 그림책에서 토끼가 물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장면이 참 인상깊었다. 물에 비치는 풍경은 자연스럽게 생기는 자연현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낮의 토끼, 밤의 토끼가 물 위에 그림을 그린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그리고 토끼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장면을 보며, 우리가 보지 못하는 어느 곳에서 누군가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기도 했다.
토끼들이 물 위에 그림을 그리며 지내던 날 중 어느 날, 커다랗고 까만 구름이 나타난다. 까만 잉크를 풀어 놓은 것처럼 연못에는 어둠이 깔린다. 그렇게 구름이 며칠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고, 두 토끼는 힘을 모아 구름을 몰아내기로 한다. 이렇게 낮의 토끼와 밤의 토끼는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았는데, 까만 구름의 등장으로 같은 목적을 가지고 길을 떠나게 된다. 그렇게 까만 구름이 시작되는 곳을 찾게 되고, 두 토끼는 까만 구름을 걷히게 한다. 토끼들이 까만 구름을 찾아 구름을 걷히게 하는 여정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두 토끼가 손을 꼭 잡은 채 함께 있는 모습이 나온다.
그림책에서 등장한 '까만 구름'은 숲속의 동물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졌다.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지속하던 것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존재. 마치 환경오염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했고, 소통을 막아버리는 존재와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토끼들은 서로 힘을 합쳐 위협적인 존재인 '까만 구름'을 몰아냈다. 낮에 그림을 그리고 밤에 그림을 그리던 토끼가 마지막 장면에는 손을 꼭 잡은 채 함께 서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함께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이번 그림책의 서평은 어쩐지 쓰기 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무언가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 하다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의 그림이 그런 느낌을 주기도 한 것 같다.
가장 좋았던 장면의 글귀로 서평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
연못가 주민들은 큰 잔치를 벌였어요.
이윽고 밤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이 흐르자,
토끼들은 커다랗고 까만 구름이 있던 자리에
친구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그려 넣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