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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무열왕 1 - 신국의 풍경
하용준 지음 / 글누림 / 2012년 10월
평점 :

태종무열왕은 통일 신라의 거대한 틀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질긴 목숨처럼 단단한 문화가 그 안에서 찬란하게 빛을 내기도하는 당시의 시대상을 읽어내는데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김춘추의 깊고 맑고 영역을 보면서 그 시대가 주고 있는 소용돌이와 같은 역사의 흔적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삼한 통일의 또 다른 모습을 한데 어울려 보도록 만들었다. 그것은 나라를 위해 싸우는 사람의 비슷한 패턴을 가진 움직임이 아니라 연속적인 사건의 흐름을 통해 자주 더 이 책을 보도록 작가가 이끌어 가는 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을 가만가만 읽어가다 보니 통일 신라를 오래도록 관찰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것은 역사적인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가장 아름다운 문화의 간극을 좁혀주기에 충분했다. 특별히 더 이 책이 단단하게 느꼈던 것은 최근 텔레비전에서 방영되고 있는 대왕의 꿈과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면서도 재미있는 요소가 더 많다고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대화나 행동에서 오는 재미가 책을 읽어갈수록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역사적 사실의 솔직함과 은유적 표현들은 실제로 책을 읽어가는 나에게 많은 부분 비밀처럼 다가왔고 조금씩 김춘추와 그 주변의 인물들을 살펴보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이야기들에서 역사를 찾아 나선 여행처럼 하나의 지점들을 만나게 해주었다. 그러면서 김춘추의 일부를 계속 들여다보게 되었고 읽어가는 데 흥미를 느끼도록 도와주었다.
김춘추가 그리고 있는 꿈은 그래서 더욱 더 떨리면서도 바라보게 만들었고 백성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믿도록 만들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인간의 본성은 거대한 양의 마음이 함께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만히 올려다본 하늘처럼 가슴에 오래도록 또렷이 박히는 것들이 김춘추의 마음이라서 책을 읽어가는 내게 더 진한 그리움으로 그 마음을 헤아리게 만들어주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것이 어쩌면 역사적인 기록과 작가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 모진 운명으로 태어난 한 사내의 이야기가 거듭 생각나는 것은 통한이 서린 그리움의 또 다른 이름일 것이다.
무게감 있는 역사적인 이야기 속에서 내 자신을 잠시 내려 놓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춘추라는 이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하나의 보람 있는 일로 기억될 것이다. 삼한통일의 흐름을 짚어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 스스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