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 ㅣ 책장을 넘기면 그림이 스르륵 바뀌는 깜짝 변신 그림책
루스 마틴 지음, 김서정 옮김, 소피 윌리엄스 그림 / 아이즐북스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아이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던 적이 있다. 그리고 슬그머니 소원을 적어 보라고 작은 메모지와 연필을 손에 쥐어 주었던 때가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찬바람이 불어오던 때였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소원을 빌어 보자는 의미가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이 좋을까 아이의 마음을 미리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아이의 눈은 이미 화산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여전히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적기 시작했다.
메모지에는 여러 가지 받고 싶은 선물의 목록이 적혀 있었다. 아이의 바람을 나는 모두 다 들어주고 싶어 적은 메모지를 주는대로 받아들었다.
다음날 출근하는 남편에게 메모지를 건네주었다.
아빠는 아이에게 비슷한 종류의 선물을 하나로 묶어 놓았다. 그리고 분류된 것들을 가지고 아이에게 지금 산타할아버지가 무얼 줄 것 같냐고 조용히 물었던 기억이 난다.
아이의 마음에는 이미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크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것이 꿈일지도 아니면 소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몇 살까지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를 마음에 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뿐이었다.
이 책은 나의 행동을 그대로 이야기로 꾸며 놓아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지금은 아빠가 그 모든 것을 알려주었다고 믿고 있는 눈치지만 동생에게만은 여전히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철석같이 알려주는 것을 보니 우리의 행동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변신하는 그림책들에서 아이는 지금 어떤 소원을 빌고 있을까. 함께 책을 보면서 썰매를 닦고 불이 들어오는지 확인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제로 커다란 선물을 기대하고 눈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모처럼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요즘 읽게 되어 아이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되기도 했다. 그것은 아이에게 여전히 산타할아버지의 존재는 크고 열성적으로 창밖을 보면서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다 잠이 들거라고 믿는다.
넘길 때마다 다양한 그림으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읽어간다는 의미보다는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눈을 어디에 두어야할지. 고민이 된다면 그저 아이가 넘기는 것을 바라보면서 흐뭇해하면 좋을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아이의 품에 안겨주고 사진 촬영을 하면서 오늘을 기억하고 새로운 시각에서 아의 바람을 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주의할 점이 있다면 너무 많이 보여주면 아이에게 산타할아버지가 너무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서 선물 목록을 더 추가로 해주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도 이 책을 읽으면서 산타할아버지에게 소원을 빌어보자면 메모지를 건네주었는데 큰 아이는 아빠에게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서 이것은 꼭 사달라고 별표를 5개 그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얼마나 바쁜지 알게 해주었고 아름다운 그림들을 보면서 아이의 눈도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책이 깜짝 변신 그림책의 4번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