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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아이
뤽 자케 지음, 프레데릭 망소 그림, 허보미 옮김 / 톡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어떤 공간이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알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친구 사이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여우와 아이, 책의 제목처럼 책 속에는 여우와 아이가 등장한다. 그리고 친구가 될 수 있다와 없음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난다.
우선 이 책은 어른인 내가 읽어도 재미가 있다.
지형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여우와 여우를 수직으로 쫒아가는 아이, 다 잡은 듯하지만 이내 여우는 사라지고 없다.
더욱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여우탓에 아이는 매번 뛰어야 한다. 어쩌면 이 거리는 영원히 떨어져 있어야 하는 거리인지도 모르겠다. 자신만 생각하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강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우를 다시 만나고 싶지만 어떤 경로에서 움직이는지 아이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마음이 통했던 것일까. 아이는 다시 여우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이것은 모두 아이의 생각뿐이다. 그리고 아이의 다친 다리는 이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우와 아이는 같은 퀘도를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우와 아이가 다시 만났고 이제는 필요한 부분들을 채워주었다. 함께 있는 것이 불편하고 어렵지만 이제는 아이는 이해하기로 했다.
따뜻한 그림과 이야기에서 지금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다.
영영 떨어져 있을 것 같은 여우와 아이에게 작은 빛이 조금씩 비춰지고 있는 것 같았다.
친구 사이는 이처럼 억지로 하려고 하면 모든 것이 처음에 있던 것에 머물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깊이 있게 읽가면서 결국 단단한 친구 사이가 무엇인지 그 특별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림에서 이야기의 여러가지 모습이 함께 어울려 따뜻한 느낌을 전해주어 오래도록 이 책을 기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