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 성석제 장편소설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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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마음에 오랜만에 나온 성석제의 소설을 펼쳐들었다. 요즘, 주변 사람들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고 있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고 싶었다. 이것이 오로지 내 관심 영역이었으며 지금까지 나온 성석제의 다른 소설에서 느낀 감정의 연장선이라고 여겼다.

 

거기서 강마을로 가는 산길로 꺾어 들어가면 벤츠가 그냥 가버릴 수도 있다. 산길은 고급 승용차가 드나들기는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험한 길이니까. 그렇지만 강마을의 우편함을 눈여겨보고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다. 강마을의 존재를 알게 되고 찾아오게 되면 안 된다. 그건 절대로 안 된다.-(인용)

 

이번 작품도 성석제다움의 해학과 인물과 인물들 사이에 내비치고 있는 의미 심장한 말들이 다양하게 마음을 파고들었고 무장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에게서 전해지는 깊은 떨림은 중대한 행위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으로 읽혔다.
그동안 성석제의 소설에서 느껴졌던 주인공의 영웅 심리와 입장의 차이,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빨리 일어나지 못했던 한계를 이 소설에서는 어느 정도 극복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것은 가족이라고 불릴 수도 있고 마음 주민이라고 엮어 넣을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주목을 했던 것은 이 모든 것들이 가장 가까이에서 힘들게 하는 존재라고 여겨졌다.

 

눈에 보이는 조폭의 폭력만이 세상을 파괴하고 지탱하던 것들을 하나씩 없애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실질적인 태도가 아니며 조폭들과 벌이는 싸움도 어찌 보면 지금 이 시대가 예견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다.

 

그 정도로 충분하다. 그냥 피어 있는 그대로 두고 보는 게 훨씬 좋은 거 모르느냐.
지나가는 다른 사람은 개눈깔이냐, 이런 말까지 할 필요는 없다.
침묵은 금이며, 특히 조직의 보스에게는 절대적인 덕목이다.-(인용)

 

평화로웠던 마을, 그리고 그 곳을 접수하려는 조폭들은 이처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적이며 하나의 모습으로 여기지 않는 마을 주민들에 의해 싸움은 전면적으로 번져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느껴진 가족과 비슷한 느낌의 정과 말하지 않지만 느껴지는 존재감은 다른 어떤 것들과 비교과 되지 않을 만큼의 커다란 힘을 갖게 했다.

 

이렇듯 모든 설정과 배경 묘사는 성석제 작가가 그동안 지켜온 중독성 있는 그만의 장기라고 생각되었으며 긴밀한 현실에서 가져오는 아늑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잠식되는 이야기에는 특유의 웃음 코드가 다양한 이야기들로 재현되고 있음을 보게 되었다.

 

조폭과의 싸움에서 마을 사람들이 대응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우리의 감정을 이입하도록 이끌었고 웃음을 통해 퍼져나가는 긴밀한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는 모두 우리가 사건을 읽고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하는 태도를 갖게 했으며 소설을 계속해서 읽어갈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만들었다.


한참을 읽어가다 보면 왜 성석제다움이 나오는지 알게 된다. 그것은 상서 받은 사람들이 목표나 의식에 있어 더욱 강화되는 측면이 있게 마련인데 이 소설에서도 조폭과의 갈등 국면이 점점 커지면서 목표 의식이 더욱 뚜렷해졌고 한데 어울리면서 서로 다른 연결 고리를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때에도 다양한 이야기에서 웃음을 찾아낼 수 있었고 부분적인 발견을 통해 웃음은 배가 되었다.나는 이 모든 것이 성석제 작가가 꾸며 놓은 이야기라는 것에서(중간 부분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모든 것을 이해하고 느끼게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소설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쓰인 글이다. 그리고 소설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인과 관계를 갖지 않아도 좋다. 그저 읽으면서 웃음과 재미, 그리고 이 소설이 나에게 의미가 있으면 그만이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 작가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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