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 (2015 세종도서 교양부문) - 의사가 말하지 않는 콜레스테롤의 숨겨진 진실
스티븐 시나트라, 조니 보든 지음, 제효영 옮김 / 예문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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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심장전문의와 영양 전문가가 만든 이 책은 상당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으며 파급력이 큰 내용을 담고 있다. 일단 간단히 생각해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있다는 것과 같은 단순한 이분법적인 이야기가 틀렸다는 주장과 함께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고 처방되는 스타틴이라는 약물이 효능이 없고 부작용이 크다는 이야기가 그렇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고지혈증약이라고 처방되는 스타틴제 약물인 화이자의 리피토가 2000년대부터 수년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이라고 한다. 사실 이 책은 그 동안 혈관 질환의 주범이라고 생각했던 포화지방이 심혈관계질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진범은 바로 탄수화물, 그 중에서도 과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포화지방 섭취가 증가하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나쁜 콜레스테롤과 좋은 콜레스테롤을 모두 증가시키기 때문에 심장병과는 연관이 없다는 말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의학 분야에 몸담고 있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게 장점이라 책 내용이 술술 읽힌다.

 

우선 이 책에서 알 수 있는 의학적인 내용은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콜레스테롤 인자가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알려진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중에서도 작고 밀도가 높은 B형 입자라고 한다. 포화지방은 오히려 이 B형 저밀도 콜레스테롤(LDL) 입자를 감소시킨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저밀도 콜레스테롤(LDL)은 산화되기 전까지는 인체에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한다. 산화된 저밀도 콜레스테롤(LDL)만이 혈관벽에 붙어서 플라크를 형성하고 염증을 진행시키고 손상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스타틴 같은 약물이 체내 콜레스테롤을 줄어들게 하면 감염과 같은 다른 사망요인을 증가시킴으로써 전체적인 사망률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오히려 콜레스테롤은 인체에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능을 한다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뇌에는 체내 콜레스테롤 전체 양의 4분의 1이 몰려 있으며, 체내 콜레스테롤의 양이 줄어들면 뇌에 문제가 생겨 인지 기능이 저하된다고 말한다. 스타틴 복용 시 가장 큰 부작용이 바로 일과성 기억상실증이라는 것이다. 스타틴은 코엔자임 Q10의 양도 줄이기에 이 약을 굳이 복용해야 한다면 코엔자임 Q10 보충제도 함께 먹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콜레스테롤은 인체가 비타민 D와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테스토스테론 등 성호르몬, 그리고 소화에 필요한 담즙산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기본적인 원재료이기에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축에 속하는 사람은 무수히 많은 건강상의 문제를 가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면에서 콜레스테롤 생산의 중심지는 간이며,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으면 덜 만들어내고 덜 먹으면 더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콜레스테롤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또 중요한 사실은 콜레스테롤이 인체가 감염과 맞서 싸우는데 필요한 무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면역체계가 약해진 틈을 타 세균이 내장기관에서 혈류로 슬그머니 들어와서 독소를 만들면 이를 콜레스테롤이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는 심장질환의 주요 요인을 염증, 산화, 당분, 스트레스라고 언급하면서 각각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다. 염증이 시작되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산화작용이라면서 산소원자에서 발생한 자유 라디칼인 활성산소가 가장 큰 손상을 입힌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문제라 지적한다. 인슐린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인체에서는 인슐린이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 인체에서는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당뇨병과 비만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고 한다. 그래서 당과 가공된 탄수화물을 줄인 식단을 섭취하면 염증 반응, 혈당, 인슐린, 인슐린 저항성, 트리글리세리드 농도를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특히 트리글리세리드와 소위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HDL수치의 비율을 가지고 많은 것들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수치가 2정도면 좋지만 3~5 이상이면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크다고 한다. 또한 트리글리세리드 농도가 120mg/dL보다 높고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정상 범위 이하(남성은 40mg/dL, 여성은 50mg/dL)이면 작고 밀도가 높으면서 혈관 내 종양인 아테롬을 발생시키는 원치 않는 LDL입자가 많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영양성분과 음식물 섭취 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우선 설탕이나 고과당 옥수수시럽이나 똑같이 나쁘다면서 이들은 모두 과당 55퍼센트, 포도당 45퍼센트를 함유하고 있는데, 포도당은 해가 없지만 과당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또한 식용유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은 포화지방보다 고온에서 훨씬 더 쉽게 손상되고 산화작용에도 더 취약해 자유 라디칼이 쉽게 생성된다면서 식물성 유지(옥수수유, 카놀라유, 대두유 등)는 염증을 유발하는 오메가6 지방 성분도 많아서 완전히 끊거나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대신 참깨유(참기름), 올리브유, 마카다미아넛오일 등 냉압착된 비정제유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라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포화지방을 양배추나 케일처럼 당 함량이 낮고 식이섬유 함량은 높으며 영양소가 풍부한 탄수화물로 대체하여 섭취하는 것은 좋다고 말한다. 특히 유익한 탄수화물은 과일, 채소, 콩류이며, 해로운 탄수화물은 시리얼, 백미, 파스타, 빵, 쿠키, 패스트리, 스낵류, 탄산음료, 주스류, 크래커 등이라 언급하고 있다.

 

또한 염증을 막는 오메가3과 염증을 유발하는 오메가6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오메가6과 오메가3의 이상적인 섭취비율이 1:1에서 4:1 정도인데, 오늘날 서구사회에서는 15:1 수준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오메가6 섭취가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다양한 영양 보충제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코엔자임 Q10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함유된 음식은 심장이나 간과 같은 식용 내장이 전부이며 게다가 가열하거나 오래 조리하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매일 코엔자임 Q10을 보충 섭취하면서 토코페롤과 고농도 감마 비타민 E가 혼합된 형태로 비타민 E를 200IU 정도 추가 섭취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D-리보스도 건강한 사람은 매일 5g 정도 L-카르니틴과 함께 보충해야 하며, 마그네슘은 하루 최소 400mg 정도 섭취하는 게 좋지만 신부전 환자는 마그네슘 보충 섭취를 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칼슘을 보충 섭취하면 중간 수준의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면서 칼슘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알파 토코페롤만 많이 섭취하고 감마 토코페롤은 음식이나 보충제로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사람은 비타민 E로 인해 오히려 산화가 촉진될 위험이 있다면서 대부분 알파 토코페롤만 들어있는 천연 비타민 E 보충제를 섭취 중이라면 반드시 알파와 감마 토코페롤이 함유된 혼합 토코페롤 제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오메가3의 경우에는 심장발작을 겪은 사람이나 트리글리세리드 수치가 높은 사람이라면 하루 1g씩 복용하라고 조언하고 있고, EPA와 DHA를 합쳐 매일 최소 1g씩 섭취하면서 어유와 함께 DHA함량이 높은 오징어나 조류유를 추가로 섭취하면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환자에게는 비타민 B5가 대사적으로 활성화된 형태인 판테틴을 권장한다면서 하루 300mg씩 세 차례 복용하라고 조언한다. 그 밖에도 비타민C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항산화 성분 중 하나라면서 하루 1천~2천mg씩 섭취하라고 조언하고 있으며, 인도의 향신료인 강황에서 추출한 물질인 커뮤닌, 적포도주에 함유된 성분인 레스베라트롤 등도 좋은 영양소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코코아에 함유된 식물성 화학물질로 다크초콜릿에 함유된 코코아 플라바놀과 콩을 발효한 일본 전통 음식인 낫토에서 추출한 나토키나제, 지렁이에서 추출한 물질인 룸브로키나제를 좋은 물질로 언급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에 대한 경고 반응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인체는 생화학적 물질을 계속해서 과잉생산하고 결국 건강에 해로운 반응이 나타난다면서 인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인지하고 자신의 몸과 기분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호흡과 명상, 울음과 웃음 같은 감정적 반응이 혈압을 크게 낮추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조언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것 이외에 많은 의학적 지식을 알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폐경기 여성은 의사가 별도로 처방하지 않는 한 절대로 철분이 함유된 비타민이나 철분 보충제를 섭취하면 안 된다고 한다. 철이 산화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체내 과도한 철분은 심장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비타민 C보충제를 섭취하면 인체의 철분 흡수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철분 농도가 높은 사람은 비타민 C를 하루 100mg 이상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가장 이상적은 트랜스지방의 양은 0g이라면서, 일반적인 식품에 명기된 "트랜스지방 무 함유" 문구는 무시하고 성분표를 꼼꼼히 읽어서 부분 경화유, 또는 경화유가 명시되어 있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나쁘다는 트랜스지방에도 예외가 존재하는데 반추동물의 몸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인 공액 리놀레산(CLA)이 바로 그런 물질이라 한다. 어쨌든 이 책에서 우리가 챙겨먹어야 할 몸에 좋은 음식은 야생 알래스카 연어, 딸기류 과실, 체리, 목초 먹인 동물과 자연 방목한 동물에게서 얻은 식육, 채소, 오렌지, 레몬, 자몽, 사과, 견과류, 콩류, 다크초콜릿, 강황, 석류 주스, 적포도주, 녹차,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으깨거나 잘게 썰어낸 마늘 정도라고 언급되고 있다. 또한 가공육, 연지, 소금 첨가, 훈제로 보존한 식육과 소시지, 핫도그, 런천미트, 베이컨, 과일주스, 에너지 음료, 케이크, 사탕, 패스트리, 도넛, 시리얼, 파스타, 빵, 즉석 밥 등, 콘플레이크, 감자튀김 등은 먹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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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의 여행, 여행 - 풍경, 사람, 기억에 관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
고현정 지음 / 꿈의지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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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기에 여행관련 책들은 여러 권 읽어보았지만 이른바 유명연예인들이나 방송계 종사자들이 쓴 여행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비교하기가 좀 애매한데 이 책은 상당히 다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고현정 씨 개인의 여행기이기도 하면서, 여행 안내도 겸하고 있으며, 게다가 고현정 씨의 화보 성격도 들어가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오키나와에 대한 여행 안내서로 생각하고 접근했다가는 실망할 것이다. 이 책이 나오게 된 계기는 세소코 마사유키라는 일본 사람이 쓴 "새로운 오키나와 여행"이란 책을 고현정 씨가 읽고 그 책에 나와 있는 곳들을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소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그래서 그 책의 저자와 직접 만나 같이 그 책들에 나와 있는 장소들을 방문한다. 그런데 그 장소들은 어느 한적한 마을의 공방, 글라스 갤러리 숍 같은 곳들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이 오키나와를 바다와 인접한 휴양 형태로 여행을 가게 되는데, 이 책에서 소개되는 해변이나 명소들은 오키나와에서 수십 년간 살았던 사람도 정확한 위치를 잘 모르는 곳으로 소개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지난 2013년 11월 일주일 정도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오키나와를 돌아다닌 여행기에 고현정 씨 자신의 신상에 대해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테면 하도 두문불출하니 세간에 고현정은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못나오는 거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그래서 일단 어디로든 나가자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던지, 2.6킬로그램으로 태어나 무진장 길었던 아이로 스무 살인데 초등학교를 다닌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심하게 키가 컸다고 한 언급, 연기 이외에 행동은 되도록 자제했는데 이젠 할 수 있는 일이 주어지면 하자는 다짐, 연예인은 연애건 작품이건 완전히 발가벗겨져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의 힘으로 제대로 통과해보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언급, 그리고 40대가 된 지금, 자신의 마음과 생활에 울타리가 되어줄 남자는 어디 없을지 찾고 있다는 것과 결혼직후 신혼생활을 일본 도쿄에서 했다는 내용까지 언급되어 있다. 사실 이 책이 나도 한번 직접 가볼까 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이 책에 언급되어 있는데, 나에게는 그리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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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탄생 - 소설이 끝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
이재은 지음 / 강단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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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조선이 주선해주어 대한민국 대표 문학상 수상작가 19명을 인터뷰한 글들이 이 책에 실려 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볼 때만 해도 한 편의 문학작품이 탄생하기 위해 고민해왔던 것들이나 그 작품에 대한 작가 스스로의 문학적 판단이나 생각을 듣고 싶었지만, 이 글은 그런 기대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그리 깊이 있는 인터뷰 내용은 아니라는 말이다. 어쨌든 이 책에서 공통적으로 알 수 있었던 사실은 해당 작가가 문학상을 받은 그 작품의 창작 모티브였다. 권여선 작가의 "사랑을 믿다"는 친척이 사는 3층집의 음산한 분위기를 보고 모티브를 얻었고, 권지예 작가의 "뱀장어 스튜"는 프랑스에 있을 때 우연히 본 미술잡지의 피카소 특집을 보고 착안한 것이며, 정미경 작가의 "밤이여, 나뉘어라"는 노르웨이 여행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고, 박상우 작가의 "내 마음의 옥탑방"은 좌석버스 옆에 누가 놓고 간 생활정보지에 옥탑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라 한다.

 

조경란 작가의 "좁은문"은 낯선 공간에 있다가 새벽 5시쯤 집에 가려고 도로에 나왔을 때 보았던 심한 안개가 창작 모티브였고, 김원일 작가의 "환멸을 찾아서"는 월북한 아버지를 생각하고 쓴 것이며, 성석제 작가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경기도 농촌마을에 작업실을 두고 살았을 때 경험이 바탕이 되었고, 방현석 작가의 "존재의 형식"은 1990년대 초반 베트남 여행경험이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정이현 작가의 "삼풍백화점"은 직접 자신이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것이고, 강영숙 작가의 "리나"는 탈북청소년들을 만났던 경험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었으며, 편혜영 작가의 "저녁의 구애"는 라디오에 소개된 사연을 들은 친구가 자신에게 전해준 이야기에 착안했다고 한다. 특히 이승우 작가의 "칼"은 영국 런던에 머물 때 유학생이 두고 간 칼에서 모티브를 얻었고, 하성한 작가의 "곰팡이 꽃"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넘겨보다 찾은 우연히 발견한 한 단어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한다.

 

사실 소설가들을 좋아하지만 정작 소설 작품들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나로서는 김원일, 이문열, 한승원, 박범신, 성석제 작가의 소설들만 제대로 줄거리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소설 내용 자체보다는 작가의 생각이나 삶의 방식 같은 것에 더 눈길이 갔을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내가 존경하는 이문열 선생님과의 인터뷰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특히 이문열 선생님은 젊은 청년들이 자신의 책을 읽어보지 않고 무턱대고 싫어하는 태도가 마음에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의도 있는 소수의 메아리나 확성기로 쓰이고 있다고 하면서 인터넷이나 소셜 네트워크의 소통방식의 문제점도 지적해주고 있다. 또한 고산자 김정호의 아버지가 제대로 된 지도를 들고 겨울 산을 넘었더라면 죽지 않았을 거라는 확신 속에 그 때부터 잘못된 지도를 바로잡기로 한다고 설정한 박범신 작가의 "고산자"에 대한 이야기 역시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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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트레이닝 - 불안을 기회로 만드는 7단계 마음 훈련
김병준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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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스포츠 심리학자와 멘탈 코치로 활약한 저자가 주로 스포츠 경기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는 방법과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음잡기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물론 스포츠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강심장이 되기 위해서는 정신력과 심리적인 기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동반되어야 한다면서 불안을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호흡이 가빠지면 활력이 충전됐다고 생각하고, 긴장된 것도 몸이 굳었다기보다 기민함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과거에 그 일을 잘했던 기억을 되살려 생활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에너지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한다. 그 에너지 수준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해석하기 보다 익사이팅의 에너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심하게 긴장되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심호흡을 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면 신체적 긴장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고도 말한다.

 

특히 신체적 불안 이외에 인지적 불안은 인지적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즉, 머릿속에서 결과를 걱정하고 있으면 그 걱정을 논리적으로 반박해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를 수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자각, 중지, 반박, 대체의 ASDR 인지 재구성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이면서 긍정적인 자기 암시가 중요하며, 목표는 구체적으로 세운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운다, 목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세운다. 목표는 생각만 하지 말고 기록한다는 SUPI 목표 설정법이 목표 달성에 더 유리한 방법이라 소개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미지 트레이닝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해주고 있다. 일단 이미지를 활용하기 가장 좋은 때는 기술을 습득하는 상황이라면서 멀티감각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 성공 장면을 상상하는 것, 이미지의 선명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생활 속에서 필요한 여러 기술을 배울 때 실제 동작을 하기 전에 매번 이미지로 성공 장면을 떠올려보라는 것이다. 또한 실수 직후에는 성공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실수의 순간에 자책하고 좌절하기보다는 이를 오히려 성공 자신감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이미지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상황이 어떠한가,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이미지를 활용해 낯선 환경을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실전에 강한 연습을 하라면서 압박감 속에서 실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우선 연습과 트레이닝의 비율을 70대 30으로 하는 것이 첫걸음인데, 여기서 연습은 자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편안한 상태에서 반복 숙달하는 것에만 한정하며, 트레이닝은 실전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 때 실제던 머리 속의 이미지던 시뮬레이션 훈련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해서 실전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실전에서 이건 연습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 밖에도 통제 범위 밖에 있는 것에 집중하지 말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던지, 충분한 수준을 넘는 과학습만이 살길이라 조언하고 있다. 이렇게 과학습을 통해 동작에 대한 숙달도를 높이면 그 동작을 하는데 필요한 집중의 용량이 줄어들고, 전체 집중 용량에 여유가 생긴다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 언급된 내용들을 일상 생활 속에서 작은 것부터 실천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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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무의식에 비친 나를 찾아서 주니어 클래식 14
김서영 지음 / 사계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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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 전공자이며 현직 교수인 저자가 자크 라캉의 이론에 기반한 해설로 프로이트의 이론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문고판으로 나왔기 때문에 일단 어렵지가 않다. 그래서인지 프로이트가 뭐든 성본능으로 해석하는 것이라든지, 꿈의 해석 중에서 성 욕구와 관련된 부분은 여기서 몇 줄의 언급만 되어 있고 더 이상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이 책은 꿈꾼 사람의 기억과 지식을 바탕으로 분석한 개별적인 해석이 더욱 중요하다는 원칙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정신분석의 기본 방법인 자유연상 기법,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왜곡 현상에 대한 분석, 그리고 꿈 이야기를 압축하고 전치하고 번역하는 방법, 꿈이 표현하는 방식 가운데 가장 흔한 언어 유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문과 성향이 강했으며 일생동안 쉬지 않고 일했던 프로이트의 생애, 히스테리 연구를 비롯해 프로이트가 쓴 책들에 대한 소개, 프로이트의 꿈 사례들이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프로이트의 글을 읽을 때 조심할 점으로 그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믿고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언급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보았던 꿈의 해석 원본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는데, 많은 부분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를테면 꿈의 내용은 꽤 불쾌한 것인데 내가 그런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다른 내용이 그렇게 위장하고 나타났기 때문이란 것, 무의식은 기억의 파편들이며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가장 큰 자극으로 다가오는 어떤 이야기와 관련된 조각들이 서로 연결되어 의식으로 올라온다는 것, 그리고 그 조각들을 재료 삼아 꿈이 만들어진다는 것, 꿈을 깨야 할 때 의식이 밀려오면 무의식은 꿈의 조각들을 꿰어 의식이 별 문제를 삼지 않을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 이것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과정이고 부랴부랴 빈 곳을 대충 채워 메우는 작업인데 우리가 잠에서 깨어난 뒤에 기억하는 이야기는 그렇게 만들어진다는 것 등이다. 또한 꿈이 사용하는 재료 가운데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것은 최근 경험에서 비롯된 인상이며, 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소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의미로 다가오는 꿈도 있다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정신분석이라는 것을 한 단계 더 확장해서 바라볼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이 책에서 사례로 들고 있는 편지를 비롯한 문학작품, 그림, 영화에 대한 분석이 그렇다. 이 책에서는 다빈치가 모나리자에서 그린 것이 피렌체 여인에게 투영된 어머니의 모습이라고 해석하고 있으며, 영화 겨울왕국에서 "Let it go"에 담긴 가사의 해석을 통해 주인공의 입장을 좀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렇듯 정신분석은 현실에서 쓸 수 있는 실천적 이론이며, 내 말과 행동과 꿈을 분석해 보면 내가 잘 가고 있는지, 내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주장에 수긍이 갔다. 또한 이 책을 통해 프로이트가 어떤 사람인지도 자세히 알 수 있었는데, 예를 들어 프로이트와 함께 일하던 플라이슐과 파네트라는 동료는 매우 유능한 사람들이었으나 안타깝게도 둘 다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었는데, 프로이트는 이들 두 사람에게 질투와 죄책감을 느끼며 그들에 대한 꿈을 해석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꿈을 비롯해서 자기 행동 분석을 통해 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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