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강은 바다에서 만나고 - 정치학자 임혁백 교수와 떠나는 지중해 역사문화
임혁백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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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등학교 동창생 출신 교수 2명이 부부동반으로 2013년 7월부터 1달 정도 중부유럽, 지중해, 아드리아 해 연안 국가들을 탐방하고 돌아와 작성한 기행문을 이 책에 담았다. 방문한 국가로는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슬로베니아인데, 원래 이러한 나라들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심정에서 글을 썼다고 하지만 그리 많은 것들을 담아내고 있지는 못하다. 5년 동안 계획했던 여행이었다고 하는데, 여행 첫날부터 드레스덴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특별강의를 하러 다녀오기도 하고 여행 중간에 지인의 자택에 방문하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언급된 방문지 중에서 나도 드레스덴과 잘츠부르크를 가보았기 때문에 그 도시의 이야기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나에게도 한국 음식의 맛을 타국에서 제대로 알려준 잘츠부르크의 무궁화 식당에 대한 내용도 공감이 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며 속도제한을 해제하는 혁신적 제도를 고안해냄으로써 명차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평하고 있으며, 경복궁을 세금으로 중건한 대원군과 달리 독일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국고를 탕진하지 않고 사비로 충당했다든지, 이탈리아 돌로미테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환경과 장애인에 대한 배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게 잘못되었다든지, 피사의 두오모 광장의 대성당보다 사탑이 더 인기를 끄는 것을 보고 현대인들이 정상적인 것보다 비정상적인 것에 더 주목한다고 개탄하고 있다. 이 책은 또한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와 우리나라 경주의 월정교, 베니스 리알토 다리와 대만 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청명상하도 그림을 비교하고 있고, 베니스와 한국의 지정학적 유사점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인문학적인 지식을 얻으면서 부담 없이 읽어보기에 좋은 기행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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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키드 퓨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네이키드 퓨처 - 당신의 모든 움직임을 예측하는 사물인터넷의 기회와 위협!
패트릭 터커 지음, 이은경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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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미래광으로 생각하는 칼럼니스트이며 잡지 편집자인 저자가 이야기하는 핵심은 사실 그 옛날부터 예견한 빅 브라더 시대에 대한 것이다. 서문에 등장하는 그 내용, 그 시나리오부터 줄곧 이 책이 이야기하고 있는 미래, 사실 개인적으로 그 미래에 대해 기술적으로는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중에 하나이기에 이 책의 내용 자체는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었다. 올 해 중반까지 2년 동안 스마트폰을 통한 위치기반 상황인지 서비스를 기획하고 개발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개발 목표도 최종적으로 사람의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단지 그 사람의 위치 정보뿐만 아니라 소셜 미디어 관련 자료들, 인구학적 통계자료, 신용카드 결제 자료 등을 활용하여 그 사람의 프로파일을 만들어 특정 알고리즘을 태워 빅데이터 분석을 돌리고 그 사람의 다음 행동을 통계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이런 기술은 이미 실현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벌거벗은 미래란 결국 개인에 대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분석되어 그 사람의 많은 상황이 공개되고 예측되는 미래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저자는 지금부터 20년 정도 지나면 오랫동안 인간이 추론할 수 있는 영역 밖에 존재한다고 여겨졌던 사건을 비롯해 갖가지 미래 분야를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이것은 전염병이 퍼지기 전에 예측한다던가, 지구온난화와 날씨 예측이 정확해진다던가, 개인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 등 장점도 있지만 결국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가 크게 대두될 것이란 점이 자명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데이터를 부채가 아니라 자신이 소유권을 갖고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벌거벗은 미래에 스스로 창출한 데이터를 이용해 한층 더 건강한 삶을 누리고 더 적은 시간에 더 많은 목표를 실현하며 불편과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면서 최악의 움직임은 기술 진보를 후퇴시키는 것이라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이 쪽 분야의 기술을 접하고 개발하면서 무엇보다 고민했던 것은 개인 프라이버시 문제인데, 이 부분은 저자의 주장대로 기술적인 진보와 사회적인 합의 사이에서 충돌하는 영역이라 두고두고 이슈화 될 가능성이 많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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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10년]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불황 10년 - 불황이라는 거대한 사막을 건너는 당신을 위한 생활경제 안내서
우석훈 지음 / 새로운현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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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우석훈 표 책이다. 우석훈 씨가 유명해진 "88만원 세대"가 알고 봤더니 아득한 옛날로 느껴지는 2007년에 쓴 것이라 한다. 그 때는 그래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목표치가 5퍼센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더 나빠졌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암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은 이미 20대는 몇 년 전에 붕괴되었고 지금의 30대가 개별적으로 무너지면 정말 이 나라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말한다. 사실 이 책은 그 30대에게 향후 10년만 참으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50대 이상에게는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손절매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그리고 저자 자신과 같은 40대에게는 인생의 정말 중요한 전환점이기는 한데 스스로 뭔가 결정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맞다! 내가 바로 그것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이렇듯 개인이 불행한데 국가가 행복한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정책을 바꾸어서 대한민국을 살만한 곳으로 만든다는 것은 현재의 정치지형에서는 어렵다고 언급하고 있다.

 

 

저자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최대한 10년간 버티고, 일본은 놓쳤지만 우리에게는 올 수도 있는 좋은 흐름을 10년 후에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비교할 수 있는 많은 자료들도 제시되고 있다. 장기간 불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20~30대, 즉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에 일본이 그렇게 큰 경제적 위기를 맞고도 아직까지 망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말이다. 또한 지금 대한민국의 30대가 최소한 앞으로 10년 동안 거치게 될 변화는 일본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오랫동안 버텨야 한다면 가급적 소비를 불편하게 일상을 재구성하라면서 신용카드를 없애고 인터넷 뱅킹 조차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또한 불황 대비를 위해 돈을 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윳돈이 있을 때 마다 1년짜리 정기예금 형태로 묶어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이율이 낮더라도 그게 낫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귀농, 창업의 어려움, 한국 경제에서 벌어지는 세대전쟁, 사교육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아픈 구석을 잘 묘사하고 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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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서재필
고승철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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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선각자라는 말이 가장 와 닿는 사람이 바로 이 책에서 묘사하고 있는 서재필 선생님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학창 시절 역사 교과서에서 배운 서재필 선생님에 대한 내용은 몇 가지 없다. 게다가 20여년이 지난 후에 기억나는 것은 고작 독립신문의 창간자였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정도 밖에는 없다. 이 책의 저자가 27년간 언론계에 종사했다고 해서 처음에는 서재필의 독립신문과 연관 지어 생각할 정도로 우매했던 것이다. 사실 서재필 선생님이 한국인 최초의 서양의사였다는 것은 의외였다. 게다가 자전거도 한국인 최초로 탔고, 야구도 최초로 보급했으며, 골프도 최초로 치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들이 모두 선생님의 선각자적인 풍모를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도 언급하고 있지만 서재필 선생님이 우리 역사에 남긴 족적들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펴낸 것이라 한다.

 

 

또한 올 해는 서재필 선생님이 탄생한지 150주년 되는 해라고 한다. 미국에서는 추모행사 등이 많이 열렸지만 정작 고국인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도 서재필 선생님의 족적을 돌아보아야 할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갑신정변에 실패해서 쫓기듯 떠나갔던 고국에 다시 돌아오는 장면부터 시작해 서재필의 어린 시절과 구한말, 일제 강점기 때의 활약상과 광복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다시 미국으로 떠나 타국 땅에서 눈을 감는 모습까지 일대기가 들어있다. 소설 형식이지만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쓴 것이기에 꽤 사실적이다. 특히 구한말의 낯선 풍경들, 중국인,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세력을 확장하는 모습들, 서양문물들을 낯설게 받아들이는 모습들이 지속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서재필 선생님의 선각자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었고 그런 길을 나도 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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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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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님이 쓴 경제학 입문서가 나왔다니 무척 반가웠다. 사실 장하준 교수님이 예전에 출간했던 "사다리 걷어차기"나 "나쁜 사마리아인들"도 그다지 어렵다고 할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이런 입문서가 반가웠던 것은 경제 전반의 시야를 폭 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시나 이런 입문서를 쓴 깊은 뜻이 책 앞뒤로 한 번씩 강조되어 있다. 경제 문제에 정답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이 문제를 전문가들 손에만 맡겨둘 수 없다는 것, 책임 있는 시민은 모두 어느 정도 경제학적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더 이상 경제 전문가를 믿지 못하겠으니 이제 우리 모두가 능동적인 경제 시민이 되어 경제의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경제학의 정의부터 시작해 우리가 흔히 듣게 되는 경제학 관련 지식들을 잘 정리해서 전달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는 경제학을 돈, 직업, 기술, 국제 무역, 세금 등을 비롯해 우리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입을 분배하고, 그 결과 나은 생산물을 소비하는 것과 관계되는 모든 활동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를 바탕으로 스미스의 국부론으로부터 시작해 자본주의의 발달과정, 시장과 금융시스템, 소유와 경영의 분리,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 같은 국제기구, 국내총생산, 국민총소득, 지니계수 등 숫자로 나열된 경제지표들, 경제성장과 경제발전, 지속가능한 성장, 실업, 국가의 역할, 무역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경제학사 전공자답게 경제사를 잘 정리해주고 있고, 한 문장 요약과 학파비교표로 설명해주는 아홉 개의 경제학파에 대한 이야기가 압권이었다. 이 책은 개인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 그리고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고 정치적 논쟁이기에 그 주체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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