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천재들은 생각하는 방법이 다르다 - 생각의 차이가 행동의 차이를 만들고 행동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
이원선 지음 / 페가수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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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저자가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창의력을 어떻게 접목시켜야 하는지 실무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우선 이 책에서는 단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구분하고 있다. 그 차이는 목적지향성과 현실적 문제 해결 가능성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창의력은 문제해결을 위하여 새로운 개념을 찾아내거나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롭게 조합해내는 능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런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일을 함으로써 기대되는 효과를 점검하고, 혹시 또 다른 대안이 있는지,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길러 일에 대한 목적의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팩트 중심의 사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팩트가 아닌 것에 기초해서 창의력을 펼쳐나가게 되면 결국 사상누각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한 메커니즘은 사실 모든 분석적인 일에 필요한 과정들이다. 즉, 관찰, 기호화, 패턴, 관계화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인데, 현상을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TPO관찰법을 비롯해 각 단계별로 자세한 설명과 활용 도구들이 설명된다. 이를테면 외부환경을 분석할 수 있는 STEEP 모델이나 실용적이면서 정확하게 현상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기호화를 위한 PAR 방법, 비율, 주기, 트렌드를 중심으로 패턴을 파악하는 방법, SCAMPER나 TRIZ 등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도구들이 그것이다. 또한 통계청 사회지표나 미국의 경기실사지수 등 다양한 공개정보들을 찾는 방법들도 소개해주고 있으며, 부분적인 관찰과 전체적인 관찰을 분리해서 비교하여 인지 오류를 최소화 하는 방법도 소개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꽤 유용한 도구들이 잘 설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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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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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 담당 기자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업무를 가까이서 지켜본 저자가 쓴 유엔 활동과 관련된 생생한 기록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실제 어떤 일들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국제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 수 있었다. 미얀마 군사 독재의 빗장을 푼 것을 비롯해 수단과 아프리카 각 나라들을 돌아다니며 가난과 재해, 그리고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이 자세히 담겨 있다. 또한 방대한 유엔조직에 대한 일련의 개혁 조치들, 유엔기후변화협약을 비롯한 지구온난화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들, 세계 평화 유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 그리고 강한 유엔을 만들겠다는 포부까지 우리가 잘 몰랐던 반기문 총장의 다양한 활동들과 생각들을 이 책을 통해 풀어놓고 있는 것이다.

 

그 밖에도 반기문 총장의 40년 외교관 생활을 돌아보며 많은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다. 승승장구하던 외교관 인생에 큰 시련을 준 사건들을 비롯해 유엔 수장에 입후보한 일부터 시작해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일, 그리고 전임 코피아난 사무총장과 모든 면에서 대조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 동양에서 온 딱딱하고 권위주의적인 관료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들, 유엔에서 불어가 왜 영어에 이어 두 번째 언어로 대접받아야 하는지 불어로 대답해 달라는 요청에 당황했던 것, 서구 언론들의 많은 비난 여론들, 한국에서는 기름장어라는 별명을 얻었으나 뉴욕에는 테플론 외교관이란 별명을 얻었던 것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또한 반기문 총장의 근면 성실함과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는 청렴한 자세 역시 잘 설명되어 있어 인간적인 면모 또한 두드러지게 묘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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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교육 - 부모의 습관이 아이의 평생 성적을 결정한다!
이마무라 사토루 지음, 김현우 옮김, 송종건 감수 / 좋은날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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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 시에 위치한 작은 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원래 등교거부 아이들을 위한 전문 학원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학원에서 배운 아이들이 명문학교에 진학하거나 수학올림피아드 입상, 전국 모의고사 1등이 몇 명씩 나오니까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 학원은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이들의 학업 성적을 올린 것이 아니라 바로 공부할 수 있는 바른 습관을 길러준 것이 주요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아이 자신의 꿈과 목표를 분명하게 깨닫는 습관, 그것을 위해 아이의 생각과 말과 행동 습관을 바르게 이끌어 주면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첫 부분에는 저자에게 습관교육에 영감을 준 다이쿤이라는 등교 거부 아이가 잠깐 등장하는데 이 책의 에필로그에 다시 등장하며 소설 같은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전해주고 있다.

 

사실 이 학원은 기숙학원 형태로 운영되었는데 좋은 목표, 좋은 행동, 좋은 자세, 좋은 표정, 좋은 생각 등을 일상생활 중에서 서서히 습관 들이도록 했다고 한다. 특기할 사항은 운동과 독서는 필수였고, 매일 꿈과 목표 세우기를 습관화시키기 위해 목표관리 시트를 만들었으며, 아이가 100점을 맞을 때까지 몇 번이든 반복하여 쪽지시험을 철저하게 보았고, 암기한 내용은 다음 날부터 3일 정도 매일 복습시켰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엇보다도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를 스스로 풀었을 때 아이에게 어떻게 푼 거냐고 꼭 물어봐야 한다든지, 아이가 유독 잘하는 일을 찾아주고 인정해주어야 한다는 것, 자기 암시가 중요하다는 것, 아이에게 안 되는 이유를 찾도록 하기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이유들을 많이 찾아내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한 아버지, 어머니의 말 한마디에 큰 영향을 받기에 아이들을 잘 다독거려 주어야 하며, 아이가 성취감을 갖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으로 아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전보다 실력이 향상되었다는 걸 아이 스스로 느껴야 하기에 구몬 학습 같이 단계를 거치며 위로 올라가는 학습지를 활용하는 것이 좋으며,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공부 시간을 짧게 해주는 게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특히 좋은 생각, 좋은 말, 좋은 행동을 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밝은 목소리로 '예'라고 대답하는 습관이 생기면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려는 마음가짐으로 바뀌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목표를 세울 때 그것이 해야 할 일, 오늘의 과제와 서로 잘 이어지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 밖에도 아이의 표정이나 자세를 바로하고 의욕이 왕성할 것 같은 태도를 취하게 한 다음 공부를 시키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공부 의욕이 생길 것이라든지, 일상생활에서 흔히 하는 행동과 자신이 익히고 싶은 습관을 결합하면 좋은 습관들이기 장치가 완성된다고 조언한다. 이를테면 문을 열 때마다 의욕적이고 밝게 웃고 표정을 짓는 습관, 신발을 벗어 정리할 때마다 오늘 자신의 부족한 점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습관 등을 기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실수는 이해부족 또는 연습부족이라고 한 것과 일본의 여유교육에 대한 비판이었다. 아이가 학습 능력을 높이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유교육과는 반대로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를테면 걱정하고, 무리하고,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참아야 하는 네 가지 습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각 과목별로 어떤 식으로 학습 지도를 해야 할 지 자세히 나와 있다. 국어의 경우 적은 수의 문제라도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풀게 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 계산능력은 초등학생 때 꼭 길러두어야 하는데 반사적으로 답이 나올 정도로 숙달시켜야 한다는 것, 과학과 사회 성적이 저조한 아이에게는 공부만을 강조할 게 아니라 해당 과목과 관련된 상식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라는 것, 특히 이 과목들은 교재 선정 시에 가급적 일러스트나 사진이 많이 실린 것을 고르는 게 좋다는 것, 지도를 머릿속에 넣은 다음에 주요 지명을 시각적으로 외우는 방법과 역사의 큰 흐름을 먼저 외우고 각 시대에 맞는 사건들을 추가하여 외우라는 것, 수학문제를 풀 때는 등호의 위치를 위에서부터 가지런히 적고 문제 풀이과정을 꼭 쓰라는 등 학습에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 많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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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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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MIT 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인재답다. 또한 이 책을 번역한 이는 그를 지도교수로 모셨다고 한다. 사실 경제의 문외한이 보더라도 빚은 위험하다. 그걸 정작 경제학자들은 잘 모르나 보다. 이 책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꼼꼼한 이론적 지식들과 많은 통계자료 및 연구논문들을 바탕으로 빚의 무서운 파괴력과 빚과 거품경제, 그리고 그로 인한 경제적 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역사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대공황과 대침체 직전 모두 가계 부채가 급증했고, 가계 지출이 매우 급감하면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대출이 많은 경제에서 집값이 폭락하면 순자산이 적은 채무자들이 손실의 가장 큰 부분을 감당하기 때문에 부의 불평등이 더욱 악화된다는 사실도 언급되고 있다. 어쨌든 집에 대한 레버리지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집값이 떨어졌을 때 가계는 소비를 더욱 적극적으로 줄인다는 사실 하나가 이 책의 중심 키워드가 된다.

 

이렇게 한계 소비 성향이 큰 사람들에게 손실이 집중되기 때문에 경제 내 모든 사람들에게 손실이 균등하게 배분되는 경우보다 소비 지출의 감소가 더 크게 일어나는 현상을 레버드 로스(levered losses)라 일컫고 있다. 이 레버드 로스로 인한 수요감소가 가져오는 연쇄효과 중 가장 무서운 효과는 대규모 실업현상이라 소개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의 경제 위기를 몰고 온 주택 시장 붕괴 때 이와 하등의 관계가 없는 지역의 근로자들도 수요 감소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이다. 이를 채무자 섬과 채권자 섬을 예시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즉, 호황일 때 아무런 빚이 없던 가계도 불황과 함께 수요가 감소하면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절반 이상은 지난 2008년 미국 발 금융위기 사례를 주로 다루고 있다. 이 위기에 대해 서술한 책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이 책은 이 위기에 대한 후속 연구논문들을 주로 소개하면서 분석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테면 소득 증가율이 낮았던 지역에서 더 많은 모기지 대출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또한 지리적 요인에 따른 주택 공급의 탄력성으로 대출 증가와 거품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고 있는 이 책은 주택시장 거품이 모기지 대출 증가의 원인이 아니며 오히려 신용확대로 인해 집값이 상승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결국 한계 대출자에 대한 대출 증가가 소득이나 생산성의 증가, 심지어 집값 상승 때문이 아니라면서, 그 이유를 1990년 대 초 미국의 대출 붐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진 태국에까지 거슬러 올라가 설명한다. 말하자면 1990년대 말 아시아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IMF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외환 시장의 급격한 자본 유출과 은행 부문의 예금 인출 사태 가능성 때문에 대규모 달러화를 각국의 중앙은행이 보유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에 쏟아져 들어온 엄청난 자금이 주택 시장 붐과 맞물리면서 민간 부문의 증권화 쪽으로 흘러간 게 그 원인이라 말한다.

 

사실 이러한 증권화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하고 감독하려는 동기가 감소했고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결국 간과된 위험이 발생할 때만 손실이 커지는 증권을 투자자에게 판매하게 되어 거품이 터지자 다 같이 망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빚이 거품을 더 크게 키우는지 낙관주의자와 비관주의자, 그리고 집 100채를 가지고 역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후반부로 가면서 어떻게 이런 상황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지 정책적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일단 이렇게 거품이 터진 상황에서 은행을 보호하는 것이 좋은 정책일지에 대해 저자들은 전혀 아니라고 답변한다. 예금주와 지급 결제 제도는 보호되어야 하지만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은행의 장기 채권자와 주주들을 지원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불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가계에 대한 추가 대출이 필요하다는 것은 마치 숙취 해소를 위해 해장술을 마시려는 것과 같다는 멋진 설명이 덧붙여진다.

 

저자들은 이렇게 은행을 구제하는 것보다 가계 부채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더 나은 접근법이라 설명한다. 사실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진 채무자들을 이렇게 돕는 것 역시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주택 소유자들은 집값이 인위적으로 부풀려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순진한 채권자를 이용한 주도 면밀한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채무자와 채권자 간 보다 공평한 손실 부담을 강조하고 있다. 왜냐하면 레버드 로스로 인한 재앙은 항상 채권자들이 대출을 쉽게 해줌으로써 발생한 자산 가격 거품의 결과로서, 이런 맥락에서 채권자들도 경제적 파국의 결과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으며 이들에게 손실의 일정 부분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가 정책적으로 디플레이션을 방지하고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수 있다면 채무로 인한 불황의 부정적 효과들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부의 재정 지출을 통한 단기적 경기 부양책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정책들보다 채무 재조정이 더 효과적이라 저자들은 강조한다. 그래서 저자들이 내놓은 최상의 해법이 바로 책임 분담 모기지라는 것이다. 레버드 로스로 인한 재앙을 아예 막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이득이 발생할 때는 이득을 나누고, 손실이 발생할 때는 손실을 나누는 금융시스템인 셈이다. 즉, 모기지 상환 일정을 살고 있는 지역의 주택 가격 지수에 연동하여 정하고 채무자는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득의 5퍼센트를 채권자에게 지불한다는 조건의 모기지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책의 맨 마지막 장에서 이러한 해결책은 분명해 보이나 현실적으로 현 기득권층이 빚의 사용을 권장하는 금융 시스템을 개혁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 조심스레 언급하고 있다. 어쨌든 가계 부채에 의존한 성장은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다각도로 이야기해주고 있다. 어려운 내용이지만 술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구성되고 잘 번역된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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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전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7
권혁래 글, 홍선주 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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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서울에서 출간된 목판본 홍길동전 경판 24장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는 이 동화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홍길동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하지만 너무 축약된 느낌이라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홍길동을 어떻게 받아들일는지 잘 모르겠다. 사실 우리 집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는 홍길동을 도둑놈으로 알게 되었다. "의적"이라는 뜻이 너무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억울함과 울분을 풀어주고, 나쁜 사람들을 혼내 주고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고자 했던 홍길동의 언행이 이 책에서는 그리 실감나게 이야기되고 있지 않는다. 오히려 힘세고 제멋대로인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게다가 이 책에 그려진 삽화 또한 아이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집 아이의 입에서는 좀 이상하게 그려진 그림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기획 의도는 좋았을지 모르나 아이들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어차피 홍길동전은 학교에서 국어시간에 교과서를 통해 배우게 될 것이다. 그 때 홍길동전에 대해 자세히 배우면서 이 책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우리 집 아이들에게는 서자의 개념이나 아버지를 아버지라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이유, 그리고 활빈당과 율도국에 대한 이야기가 그냥 환상속의 이야기로만 비쳐질 것 같다. 사실 이 책 뒤에 있는 해설도 그다지 친절하지는 않다. 홍길동전의 이야기는 조선 세종대왕 때가 시대적 배경인데, 실제는 연산군 때가 배경인가 보다. 연산군 때 홍길동이라는 도둑이 있었고 책 내용처럼 도술을 부리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해설이 재미있다. 해설에서도 좀 더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담겨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홍길동전을 쓴 허균에 대한 이야기라도 좀 있었으면 좋았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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