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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들의 시대 - 세상에 없던 나만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알렉사 클레이.키라 마야 필립스 지음, 최규민 옮김 / 알프레드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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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시도하고 절대 포기하지 않으며 엉뚱한 아이디어로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는 이들을 이 책에서는 misfit, 또라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들의 시대라는 책 제목은 근면과 절제 같은 주류 경제를 지배해왔던 낡은 사고방식으로는 이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은 해적, 해커, 갱단, 거리 예술가, 사회 운동가 등 비주류 경제권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에 주목했다. 실제로 이 책에 나오는 사례들은 소말리아 해적이나 갱단 두목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들은 기존 체제에 반대하면서 사회적 약자이며, 가진 것이 별로 없고, 게다가 순탄치 않은 환경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타격을 받아도 잘 회복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어두운 성장 배경 때문에 대부분 매우 조용하고 관찰력이 뛰어나며 그 밖에 트렌드나 패턴을 포착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승부를 걸어야 할 때와 물러나야 할 때를 귀신같이 안다고 한다. 이들이 어떻게 혁신을 이루는지 이 책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는 허슬, 시스템을 속속들이 파악해 효율적으로 분해하여 더 좋게 만드는 해킹, 소비자의 구미에 맞춰 상품을 개량하는 복제,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무언가를 상상하도록 만드는 도발, 주변인들을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드는 방향전환이 그것이다. 순서상 도발이 처음이고 다음은 허슬이라면서 생각을 하고 나서는 어떻게든 저질러야 한다고 말한다. 저지르는 과정에서 해킹도 하고, 복제도 하면서 아이디어를 다듬고 필요하면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게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아이디어를 소개해 협업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흔히 나만의 아이디어를 선호하지만 때로는 남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혁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언급한다. 그리고 나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어떤 아이디어를 떠올린 사람이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거나 확장하는데 가장 적합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면서 아이디어의 소유권을 넘어 실현을 극대화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또라이라 불리는 이들은 남이 정한 규정과 방침, 인센티브가 아니라 자기 안에 내재된 동기와 본능에 따라 움직이며, 일반인들도 현실로부터의 때로 이탈해보면서 이를 창의력과 자기 성찰의 원천으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이를 기회로 마음 깊은 곳의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어쨌든 이 책은 훔치든, 베끼든, 남에게 묻어가든 좌우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자신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말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이야기들은 남과는 다른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을 가진 이들이기에 가능한 혁신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과연 기존의 틀 속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이 이러한 사고와 행동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성공의 방법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듯이 이와 다른 성공의 공식도 있겠지만, 혁신에 이르는 길에 대해 사회 부적응자들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그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분석한 것은 의미 있어 보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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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08: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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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왜 우리는 집단에서 바보가 되었는가 - 조직의 모든 어리석음에 대한 고찰
군터 뒤크 지음, 김희상 옮김 / 책세상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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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우리 회사와 똑같은지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이해는 간다. 저자가 독일 IBM의 CTO 출신이니까 말이다. 동일 업종 회사의 CTO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의 내용에 백배 공감 할 수 밖에 없었다. 우선 이 책은 각 개인의 성과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팀으로는 오합지졸이라 주장한다. 모두가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만 집착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저마다 다른 부분을 보는 탓에 협력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경영자는 업무가 직원의 영혼을 움직여 일을 물 흐르듯 처리하게 하는지에 대해 무관심하며 오로지 목표달성만 재촉하며, 이처럼 무관심과 불만이 가득 찬 상태에서 직원은 사업 전반의 주요 흐름이나 핵심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조직과 팀은 얽히고설킨 구성원의 이해관계로 변화를 이끌어낼 의지조차 갖지 못하고, 더 나은 전략을 구상하거나 성취 가능성을 확인할 여유를 주지 않으며, 결국 모든 팀원의 업무와 기능에 과부하가 걸려 실수와 일정 지연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이야기하는 집단 지성은 팀원 각자가 스스로 선택한 하나의 공동 목표 아래 똘똘 뭉쳐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가며 결실을 거두려 노력할 때 생겨난다고 말한다. 외부로부터 강요된, 즉 개인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거나 공동의 합의로 선택되지 못한 목표 아래서는 아무런 의미 없이 함께 일해야 하는 의무로 바뀐다는 것이다. 수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대기행렬 공식을 이용해 85퍼센트 이상의 인력 활용도는 더욱 많은 업무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또한 중요한 직책을 맡은 사람은 중요도 혹은 자격요건이 떨어지는 사람보다 훨씬 더 적은 부담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1등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공허한 목표임을 인정하고 꾸준히 더 나은 미래를 꾸려갈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도 말한다. 이 책에서는 현재 기업이 처한 기막힌 환경들을 계속 꼬집고 있다. 이를테면 경영진이 직원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업무 규정을 세밀하게 지시하게 되었고, 이제 직원은 고객을 위해서라기보다는 통제를 피하기 위해 일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경영자와 직원이 서로 눈치를 보며 생존 투쟁을 벌이는 탓에 양쪽이 모두 기회주의자가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각종 평가지표가 엄청나게 증가했고 예전보다 더욱 조급해진 중간 관리자는 이제 무조건적으로 높은 수치만 요구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높은 목표는 필연적으로 꼼수를 강제하게 만들고 실적을 꾸며대고 심지어 조작까지 서슴지 않는 풍조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 위에서 떠밀려 내려온 애초에 해결자체가 불가능한 과제들 속에서 중간관리자는 중간에 끼어 죽을 지경이고, 비용절감을 위해 야근수당, 휴가비, 교육비, 혁신노력을 없애는데 그치지 않고 직원까지 거침없이 해고시키며 죽어라 절약만 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른다고 말한다. 특히 미리 계산할 수 없는 혁신은 거부되는데, 혁신에 필요한 비용은 어느 정도 계산이 가능하지만 그 혁신을 도입함으로써 얻게 될 이득은 예측이 불가능한 현실을 경영진들이 잘 모른다고 질타하고 있다. 모든 변화에 이득만을 기대하는 경영진은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이득을 예측할 수 없는 이 불투명한 혁신을 내심 증오하게 되지만 살인적인 경쟁 탓에 경영진은 어쩔 수 없이 혁신을 시도하게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시도하는 혁신은 투입 비용에 비해 초라한 이득만을 남긴 뿐이라 말한다.


또한 대기업은 모든 개별부서와 직원들에게 각각의 최적화를 요구할 뿐, 다른 부서를 고려하지 않고 제각기 자신이 담당하는 분야만 최적화하는 탓에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성공해야만 하며, 높은 실적을 기록해야 하고, 언제 어디서나 항상 미소를 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운 사람을 찾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고 개탄하고 있다. 이것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어 있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서비스업은 컴퓨터 탓에 점점 더 표준화되어가고 있으며, 이 표준에서 벗어나는 예외 조항과 특수한 요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비싼 탓에 우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컴퓨터가 제시하는 표준을 받아들인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전 세계는 슬그머니 경제화되고 말았다고 주장한다. 기업과 인간이 비대칭적인 정보를 가지는 상황에서 모두가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이며, 심지어 그렇게 하라고 선동까지 일삼는 주체가 바로 경제화라는 것이다. 결국 정보의 우위를 점한 사람은 이를 철저히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기업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목적만 가지고 기회주의에 사로잡히게 되면 모두 이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함께 죽는 길이라 말한다. 기회주의에 빠진 기업은 소비자로부터 가능한 모든 것을 쥐어짜내려 하며 소비지도 이를 눈치 채고 빠르게 기회주의적인 태도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한때 높은 신뢰도를 자랑했던 관계는 냉철한 계산이 지배하는 적대적인 관계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된 내용들 중에서 에드워드 데밍이 노동자는 잘못의 15퍼센트에만 책임이 있을 뿐 나머지 85퍼센트는 경영진이 만든 체계가 초래한 잘못된 결과라고 말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저자는 일방적인 성장 요구를 멈추고, 과중한 부담을 줄이고, 직원에게 비현실적인 목표를 강제하지 말자는 등 기업문화를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현상들을 치유할 수 있는 정확한 해결책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실망의 말로 이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현상을 날카롭게 파헤친 것은 좋은데 해결책이 없다니 정말 실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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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08:2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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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의 연장통]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중용의 연장통 - 당신을 지키고 버티게 하는 힘
신인철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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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십 번 넘게 중용을 읽으며 차곡차곡 모아왔던 자료와 생각들을 정리해서 낸 책이라 하는데, 가상인물인 장 대리와 신 차장이 직원 고충 상담실에서 중용을 놓고 공부하는 과정 속에 중용의 문장들을 하나씩 다루고 있다. 중용은 사서삼경치고는 분량이 짧은 편이며 문장 내용과 구성 자체가 간결하고 명쾌하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분량은 짧은 거 같지만 내용은 꽤 심오해서 이해가 쉬운 편은 아니었다. 사실 중용이란 단순히 가운데를 지켰다가 아니라 양극단을 살폈다, 그를 통해 선택했다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 모순이 되는 양쪽 모두를 살펴 그 중 상황과 주어진 환경에 맞고 어느 한 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는 길을 택하는 것이 바로 중용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중용의 길이라는 것이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를테면 자기 자신의 생각만을 고집하지 않고 때와 상황에 맞춰 가장 바람직한 이치와 답을 찾아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며, 자신을 절제하고 상대를 배려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날마다 진보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제의 나를 단절시키지 말고 그로부터 말미암아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끊임없이 작지만 지속적인 진보와 변화의 길을 계속 걸어 나가라고 말한다. 사람은 홀로 절대적인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 사회, 시대, 세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의미를 부여 받으며 존재감을 갖게 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나 아닌 상대에 대한 인정과 존중이라 설명하고 있다. 즉, 우리의 인간관계는 모든 것이 주고받음의 상관관계라면서 상대로부터 내가 받은 것들의 상당 부분은 내가 상대에게 준 것에 대한 대응인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을 내 맘대로 통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과 행동을 조절함으로써 상대에게 주는 영향력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는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배움이 지나치면 실제로 실천에 옳기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며, 배움이 못 미쳐서 실천조차 못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계속 배우고 익혀 나가는 것이 조금이나마 제대로 된 도를 깨우치고 그를 실천할 수 있게 되는 길이라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특히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서슬이 퍼렇다는 묘사가 서슬 자체가 아니라 서슬을 보고 질려 핏기를 잃은 얼굴, 그래서 퍼런 낯빛을 말하는 것이란 설명과 도를 아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의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그 대답은 도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이미 제 안에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라 한다. 도라는 것, 어찌 보면 별 것 아니라면서 다만 도와 함께 뒤섞여 있는, 도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뒤덮고 있는, 불순물과 같은 삶과 시간들을 거둬 낼 수만 있으면 언제라도 찾을 수 있고 구할 수 있는 그런 것이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성은 스스로 이뤄지기는 하지만, 그냥 혼자 스스로 이뤄지고 마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까지 이루어 주어야 비로소 완전히 제대로 된 것이라는 언급 또한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 우리가 세상에 그지없이 부드럽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결국 보면 더할 수 없이 단단한 체하거나 강한 체 했던 것들 모두 이겨낸다거나 하늘은 공평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 같지만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에게, 더 덕을 쌓는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복을 주고 최소한 기회라도 더 준다는 내용도 새겨들을만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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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7 2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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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찌질한 경제학의 슈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위대하고 찌질한 경제학의 슈퍼스타들 - 애덤 스미스부터 폴 크루그먼까지, 35인의 챔피언들과 240년의 경제사상사를 누비다
브누아 시마 지음, 권지현 옮김, 뱅상 코 그림, 류동민 감수 / 휴머니스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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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경제학을 재미있고 특이하게 소개하고자 한 이 책의 저자의 의도를 십분 느낄 수 있는 내용이 책 안에 가득하다. 고전학파, 마르크스학파, 신고전학파, 케인스학파, 통화주의자 및 조절학파에 속한 35명의 경제학자들의 정말 핵심적인 주장들과 그 실수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고 있다. 만화가 곁들여져 더욱 인상적인 이 책은 19금은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은 아니다. 성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풍자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리카도가 중이염 때문에 일찍 사망한 것을 열넷이나 되는 자식을 낳느라 기가 빨리 탓이라면서 한 번 튕겨준다든지, 공급은 반드시 수요를 낳고 수요는 무한정 하다는 장 바티스트 세의 추론은 솔직히 말하면 살짝 사기 냄새가 나며 그것 때문에 살아 생전 사방에서 공격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고 언급한다거나, 푸리에의 사상을 요약하는 일은 유대교 신비주의에 대한 입문서를 쓰는 것만큼이나 힘들다던가, 프레데릭 바스티아가 신문에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까대었다고 언급한 게 재미있다.

 


게다가 존 스튜어트 밀을 물렁한 좌파의 시조로, 카를 마르크스를 잉여 가치에 자아 도취된 패륜아로, 알프레드 마셜을 얌전하지만 패션 감각이 뛰어났고 능력 있는 호색가로, 소스타인 베블런을 블링블링한 신경병 이론가로,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를 신자유주의의 다스베이더로, 케네스 애로를 신고전학파를 부활시킨 드라큘라로, 폴 크루그먼을 신 케인스학파의 믹 재거이며 투덜이로 묘사한 게 또한 재미있다. 그 중에서도 조지프 슘페터를 박쥐로 묘사한 만화 컷이 가장 압권이었다. 또한 이 책은 프랑스 사람이 쓴 책이라 그런지 라이벌 영국이나 독일만큼 자신들도 경제학자들이 많았다고 자랑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레옹 발라나 미셸 아글리에타도 소개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애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창시자로 영원불멸의 이름을 남겼지만 프랑스 출신인 프랑수아 케네는 아는 사람만 아는 지식인으로 남았다면서 이 책의 첫 장부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국민의 95퍼센트가 시골에서 일하고 생활하는 나라에서 살았던 케네가 농부만이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면서 말이다.

 


그 밖에도 이 책을 통해 재미있는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프랑스에서는 몇몇 업체가 택시 산업을 독점하고 있어 운행하는 택시의 수도 적고, 택시 기사의 횡포도 심한 편이라는 것, 알프레드 마셜이 케인스의 아버지라는 추측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것, 베블런은 공격적이지 않고 사리사욕에 물들지 않은 엔지니어의 손에 미국을 맡기면 행복한 미래가 오리라 꿈꾸었다는 것, 콘드라티예프 이론을 적용하면 다음 경제 확장국면은 2030년에 시작된다면서 현재 연구소에서 실험중인 여러 혁신들, 특히 나노테크놀로지 부문의 혁신이 주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자식과 손자도 자유주의 경제학을 신봉했다는 것, 새뮤얼슨이 노벨 경제학상을 제정하기 위한 물밑 작업을 했다는 것 등이 그렇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 경제사상이 출현한지 200년이 넘었지만 서로 자기만 잘났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이론의 늪에서 경제사상이 길을 잃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그래도 그러한 경제학설사를 돌아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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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0 23: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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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 결정적 1%, 사소하지만 치명적 허점을 공략하라
리처드 H. 탈러 지음, 박세연 옮김 / 리더스북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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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행동경제학과 관련된 책을 꽤 많이 읽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넛지"가 벌써 7년 전에 나온 책이라는 것이 새삼스럽기도 했지만, 그 책의 공저자인 캐스 선스타인이 쓴 최신작 "와이저"도 작년에 읽어보았고, 또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부터 로버트 실러와 조지 애컬로프의 공저 "야성적 충동", 로버트 실러의 "비이성적 과열",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까지 관련 책들을 다 읽어본 것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전혀 낯설지 않다. 사실 이 책은 저자인 리처드 탈러가 자신이 어떻게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을 접하고 일구어왔는지에 대한 여정이 담긴 책이다. 저자 스스로 자서전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는데, 자신의 학문 분야에 국한시킨다면 자서전과도 다름없는 책이 되겠다.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넛지"가 가장 많이 팔린 나라가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4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또 놀랄만한 사실 한 가지가 언급되는데,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는 이름을 출판사에서 "넛지"로 바꾸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그 출판사는 결국 "넛지"의 출판을 거절했다는 이야기였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자신의 친구이자 스승인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에 관한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특히 암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트버스키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또한 이 책은 행동경제학에서 자주 논의되었던 다양한 논점들이 대부분 다 등장한다. 가질 수 있지만 아직 소유하지 않은 것들보다 이미 자기 자산의 일부가 된 것들을 더욱 가치 있게 평가하는 소유효과,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야 그것이 필연적인 결론은 아니었다 하더라도 결과가 그렇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후판단 편향, 이익이 가져다주는 기쁨보다 손실이 가져다주는 슬픔을 더 크게 받아들이는 손실 회피 경향 등이 그렇다. 그리고 주류 경제학자들의 다양한 이론들도 많이 등장한다. 소비는 이후 시점보다 지금 더 가치가 있다는 기본 개념이 깔린 할인된 효용 모형이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얼마나 오래 살 것인지와 같은 질문에 대답을 내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똑똑한 존재라는 가정을 깔고 있는 모딜리아니의 생애주기 가설부터 거래비용이 없는 환경에서 자원은 언젠가는 가장 가치 있게 활동되는 쪽으로 흘러간다는 코즈 정리와 어떤 투자자라도 이용 가능한 정보를 기초로 한 거래에 의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없다는 효율적 시장가설까지 등장한다.

 

결국 이 책에서는 기존 경제학의 모형들을 하나하나 파헤치며 현실 속에서는 그렇게 동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이 등장하면서 말이다. 자신이 학생들에게 시험을 낼 때 만점을 100점에서 137점으로 높여 평균 점수가 90점대로 유지되게 한 이유부터 시작해 가격인상을 부분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이용객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제안했던 그릭픽 스키장의 성공 사례, 사람들이 부당한 제안을 싫어하고 부당한 제안을 하는 사람을 처벌하기 위해 경제적 손해를 기꺼이 감수하려 든다는 것을 최후통첩 게임과 독재자 게임 등을 통해 확인 했던 것, 주식 투자 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더 자주 들여다볼수록 그만큼 많은 손실을 확인하게 되어 위험을 덜 무릅쓰려 한다는 것, 프로 선수 드래프트 시장이 효율적인 시장 가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서 한 명의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다른 여러 개의 선순위 지명권들을 포기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란 것들을 증명해주고 있다. 딜 오어 노딜 같은 게임의 사례를 통해 내기에서 돈을 따서 그것으로 게임할 때와 돈을 잃었지만 본전을 만회할 기회가 남았을 때 사람들이 적극적인 위험을 추구한다는 것도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금융 분야에서 기존 이론과 행동경제학간의 치열한 논쟁을 전개했던 머튼 밀러와의 논쟁 이야기, 그리고 그 머튼 밀러와 효율적 시장 가설의 대부 유진 파머가 있는 시카고 대학에 자신이 임용되었을 때의 상황, 시카고 대학에서 법 경제학의 개척자인 포스너와 맞짱 뜬 사연, 소유효과를 여실히 확인시켜주며 실제 상황에서 경제학자들도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시카고 대학 교수들의 사무실 고르기 대소동도 재미있는 일화로 소개되고 있다. 그 밖에도 아모스 트버스키와 대니얼 카너먼이 동등한 협력자라는 사실을 암시하기 위해 그들이 논문을 낼 때마다 매번 이름 순서를 바꾸었다는 것, 마시멜로 실험의 다양한 버전들이 있고, 심지어 동물을 대상으로도 실험했다는 것,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모든 것들을 용기에 담아 일정 시간동안 잠기게 해서 손을 못 대게 하는 키친세이프라는 제품이 있다는 것, 가치주들은 효율적 시장 가설 옹호자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덜 위험하다는 것, 사람이 무엇을 하도록 유도하려면 이를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이 책의 마무리에서 행동경제학을 거시경제학과 개발경제학에 접목시키는 게 향후 과제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행동경제학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가설적인 모형의 비현실성에 대해 경제학의 대가들에게 경고하는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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