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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서 협력자로 - 조종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내 편을 만드는 관계의 기술
밥 버그 지음, 정영은 옮김 / 윌컴퍼니 / 2014년 7월
평점 :
사실 좋은 내용이 많이 담겨있는 책이긴 하지만 실제로 내 경험 상 적의를 가진 반대편을 협력자로 돌려세우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것 같다. 특히 직장 생활하면서 그런 시도를 몇 번 해보았는데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이 책에 나오는 몇 가지 전략을 써보기도 했지만 역시 상대편이 협력 자체를 원하지 않고 판을 깨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무용지물이다. 또한 이 책의 한계라고 생각되는 것은 그 실천 방법이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많은 조언들을 익히고 실천하는 방법은 딱 한가지뿐이다. 무조건 연습이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곁들인 연습 말이다. 어쨌든 이 책에서 제시하는 기본 원칙들은 인간이란 언제나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개인의 가치 체계에 비추어 자신만의 이유로 움직인다는 것과 항상 우리의 제안이 상대에게 어떤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주어진 상황에 반응이 아닌 대응을 보일 수 있다면 거의 모든 상황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반응은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나 상황 등 외부적인 요인에 통제권을 넘겨준다는 의미이고, 대응은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결국 감정을 다스려라, 관점의 차이를 이해하라, 상대방의 자존심을 존중하라, 적절한 프레임을 설정하라, 완곡하게 표현하고 공감능력을 발휘하라는 5단계 실천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이를테면 언어적 공격에 대응하는 법으로 침착함을 잃지 말고 심호흡을 한 후 상대가 하는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일단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해한다고 대응하며 언성을 높이지 말고 목소리를 낮추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논쟁 시에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인 신념과 객관적 사실을 분리시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념 체계부터 잘 알아야 하며 상대방이 곧, 자주, 나중에, 근처에, 오래 등 주관적인 단어를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정확한 의미를 물어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 밖에도 결과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 위해 감정적 여유를 가져야 하며, 논쟁 시 먼저 상대에게 동의한다고 밝히고 나서 차이점에 대해서는 "혹시 몰라서 말인데", "내 생각을 말하자면"과 같은 완충적인 말로 시작해야 하고, 미소, 감사의 태도, 약점을 솔직하게 밝혀 자신을 낮춤으로써 상대의 신뢰와 인정을 얻는 방법을 통해 긍정적인 프레임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부정적인 상황이나 대하기 어려운 상대를 바라보면서 이게 좋은 기회라는 식의 긍정적 프레임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어떤 이유에서든 상대방이 무례하게 구는 것은 우리가 당황하여 자제력을 잃기를 원하기 때문이라면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했기 때문에 상대 또한 우리를 공격하고 싶어하는 태도를 가지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절대로 언성을 높이거나 상대를 모욕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다. 즉, 어느 경우이던 간에 냉정하고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