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퍼스트 러브
시마모토 리오 지음, 김난주 옮김 / 해냄 / 2019년 2월
평점 :
* 퍼스트 러브(Frist Love, 2018), 시마모토 리오, 만족도 90%
아버지를 살해한 20대 초반의 여성 칸나.
살해 이유는 아버지가 아나운서직에 취업하는 것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마카베는 임상심리사인데, 출판사에서 칸나 사건을 픽션으로 출판하려고 기획하였고, 그 일을 마카베에게 맡겼다.
칸나 사건의 변호사는 가쇼라는 변호사로 마카베의 시동생이다.
마카베는 가쇼와 함께 그녀가 아버지를 죽인 이유를 찾아보려고 그녀의 친구와 그녀의 과거를 되짚어본다.
유명한 화가인 아버지와 평범한 어머니, 그런 집에서 자란 칸나.
이렇게 봐서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칸나의 엄마는 검사측에서 증언한다고 하고,
엄마는 칸나가 허언증이 있다면서 그녀를 비난하였다.
임상심리사라는 직업의 관점에서 마카베는 엄마가 칸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그녀가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거라고 판단하고 그 문제의 시작은 칸나의 집이라고 생각한다.
마카베는 칸나와 만나 이야기해보면서 그녀의 마음이 고장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칸나는 초등학교때부터 화가인 아버지의 모델을 했었다.
단순한 포즈를 취하는 모델 일도 있었지만, 어린 나이에 남자 누드 모델과 같이 모델도 하면서 그녀의 의식은 점점 비뚤어졌다.
그리고 고압적인 아버지와 순종적인 엄마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해를 하고 그때그때 상황을 거짓말로 넘겼다.
모델일을 할 당시 가출을 하였는데, 그때 만난 남자가 칸나의 퍼스트러브가 되었다는 것이 그녀에게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이 된 것 같다.
칸나는 자신의 처지가 어려워질 때마다 좋은 방향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넘겨왔던 것이다.
그것이 거짓말일 수도 있고, 성적인 것일 수도 있었다.
마카베와 이야기하면서 칸나는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하고 낼 수 있다고 느끼면서 재판에서는 처음부터 아버지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고, 아버지와 다투다가 아버지가 넘어지면서 칼에 찔렸다고 진술한다.
그러나 재판에서는 아버지를 죽인 것은 사실이며, 어릴적 부터 겪은 성적인 문제와 그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를 감안해서
징역 8년에 처해진다.
햔편, 칸나의 상황에 비추어 마카베도 자신이 해소하지 못한 과거를 정리하게 된다.
바로 시동생인 가쇼와의 관계이다.
마케베의 아버지는 외국에서 아동성매매를 하다가 체포되었고, 그 사실을 성인이 되어서야 알게되었다.
그 충격으로 방황을 하다가 뒤늦게 대학생활을 시작했고, 그때 가쇼를 만났다.
그런데, 가쇼는 그녀를 떠나버렸는데, 그 상황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마카베.
마카베에게 퍼스트러브가 바로 가쇼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가쇼가 말했던 자신의 형 가묘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다.
가묘와 행복한 생활을 하지만, 항상 가쇼를 만나면 뭔가 해결되지 못한 것이 남아있었고,
가쇼와 마카베는 칸나 사건으로 서로 과거를 해소하고,
남편인 가묘도 모든 것을 이해해주게 된다.
◆ ◇ ◆ ◇ ◆
칸나가 겪었던 상황이 이해가 되기도 하다가도 머리속에 물음표가 세워지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마카베와 가쇼의 관계도 알다가도 모를 관계...
그렇지만 이 책이 마음에 드는 건 작가의 글 솜씨였다.
평범한 내용이지만 긴장감있게, 작은 짜릿함을 느끼게 하였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이도 젊은데 이런 글 솜씨를 보여주는 건 역시나 재능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