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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알아야 바꾼다 - 깨어 있는 시민을 위한 세금교과서
박지웅.김재진.구재이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들은 단순한 세무사나 세무전문가 분들이 아닙니다. 현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정책보좌관인 박지웅,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원장인 김재진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회자문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다가 현재 대통령 직속 재정 개혁 특별위원회에 활동하고 있는 구재이로 현 정권에서 세제개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전문가 3명이 공동으로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절세에 대해 기술한 책과는 달리 부제인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시민세금교과서’가 말하는 것처럼 올바른 '세금주권'에 대해서 쓴 최초의 시민세금교과서라고 합니다. 목차는 사실 일반 세법 교과서식으로 소득세부터 세목 하나씩 기술하는 식이지만 각각의 목차에 붙은 부제가 독특합니다.
그 내용은 순서대로 1. 소득세:근로자 절반이 세금을 내지 않는 나라 2. 법인세:갈라진 국론과 절반의 진실 3. 종합부동산세:왜 종부세는 세금폭탄이 되었나 4. 상속세 및 증여세:운동장이 기울어져도 절세는 필수인가 5. 부가가치세:자영업자의 적? 세금도둑? 부가가치세의 참모습은 무엇인가? 6.주세.담배세:술과 담배를 즐기는 순간에도 당신은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 7. 세정기관:국세청, 국민을 위한 기관인가 8. 탈세:살아있는 지하경제, 탈세하는 대한민국 9. 복지증세:과연 증세없이 복지국가 진입은 가능한가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박근혜 정부가 2015년 8월 발표한 세제개편안에서 일부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항목 조정을 통해 근로소득자의 세부담이 늘어나는 내용을 발표하자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기자들이 비판 기사를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자들에 따르면 정작 상당수 기자들이 받는 연봉 4000만~7000만원 구간 근로소득자의 세부담은 불과 16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이처럼 요즘 각종 부동산세제의 인상에 ‘세금폭탄론’이 따라붙듯, 언론 종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세제개혁의 본질을 가렸다는 지적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단순히 기자들이 자신들의 세금이 올라간다고만 저런 기사들을 남발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 기사들을 쓰는 기자들 본인은 사실 별 영향도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어도 데스크나 언론 사주 나아가 광고주들은 분명 그 세금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입니다. 그들의 기자들의 무지가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고소득자들의 영향력이 언론에 미치는 힘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세금에 대해서 우리가 무지하고 잘 몰랐던 사실들을 수많을 사례와 도표 등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정부에 비해 복지나 평등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많은 진보정권입니다. 그래서 양극화나 저출산 그리고 청년 실업이나 고령화 또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려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해결 방법으로는 많은 수단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세금이 대표적인 수단이 아닐까 합니다.
이 책에는 각 세금에 대한 개념부터 역사까지 상세히 서술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세제개혁과제, 조세개혁 분야, 국세행정개혁방안 등이 담겨져 있고, 보유세는 물론 간이과세제 개편, 상속증여세 과세체계개편 등 공론화가 필요한 다양한 개혁과제 등을 알기 쉽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불공정한 세금 제도의 개선 방향부터 세정기관의 역할까지 세금의 모든 것을 세세하게 담겨 있어 절세방안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실망을 줄지 몰라도 진정한 세금의 실체를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세금교과서다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