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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나의 빈센트 - 정여울의 반 고흐 에세이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20대 시절 빈센트의 그림을 만나 구원과 같은 위로를 받고 그의 강인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지난 10년간 빈센트가 머물었던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도시 곳곳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그의 흔적과 풍경을 이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빈센트의 그림과 인생을 다룬 영화, 전시도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는 살아생전에는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던 예술가입니다. 돈이 없어서 동생 테오의 도움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고 그림을 그린 일화는 유명한데, 동생의 도움에 보답하고 싶던 빈센트는 꼭 돈을 갚고 만일 그렇지 못하면 자신의 영혼을 주겠다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그림이 팔리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야 했죠.
게다가 그는 그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이곳저곳 떠돌며 그림을 그리고 사람들을 만났지만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고갱과의 불화로 자신의 귀를 잘라서 보낸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렇게 당시 매우 힘든 삶을 살았고 방랑자, 외톨이, 괴짜와 다름없던 빈센트에게 저자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이끌렸다고 합니다.
저자는 10년 동안 고흐를 찾아다닌 여행을 통해 고흐의 그림이 누구에게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자신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심리학적 몸부림이자, 자신의 삶이라는 스토리텔링을 가장 아름답고 치열하게 가꾸는 강렬한 의지였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버림받았지만 삶을 사랑했고, 지칠 줄 모르는 생명력으로 그린 그림들을 자신을 그 손짓은 바로 고흐의 간절함을 담은 그림이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저자인 정여울 작가님 특유의 필력으로 빈센트 반 고흐의 삶과 작품을 생생하게 그려 낸 책입니다. 저자의 진심이 투영된 이 책 속의 글들을 통해서 빈센트의 작품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며칠 전 러빙 빈센트를 kbs에서 방송해 주어서 정말 감동 깊게 보았습니다.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여운이 제 마음과 머리에 엑기스를 가득 남기는 듯합니다.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