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스크 - 푸틴의 첫 위기, 그리고 러시아 해군의 가장 암울했던 시간, 영화 <쿠르스크> 원작
로버트 무어 지음, 이동훈 옮김 / 울력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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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인은 무역의 90%를 바다에 의존하면서도 바다의 소중함을 모르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하지 않는 국가는 국가의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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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쿼터 Vol.1 : 판터 - 대한민국 밀덕들을 위한 신나는 밀리터리 난장
헤드쿼터 편집부 지음 / 레드리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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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크게 실망했다. 분량과 포커스, 지식의 밀도, 일러스트의 질 면에서 나의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말이 너무 심한 소리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아마존 가서 panther tank book으로 검색하고, 최상단에 뜨는 책들 일부 내용 미리보기 해서 이 책 내용이랑 비교해 보라. 설령 영어를 모르는 분이라도 당장 일러스트 및 사진의 정보 전달성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아챌 수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이 책의 일러스트 수준은 지난 1990년대 모형잡지 <취미가>에 실리던 수준에서 조금 더 발전한 정도다. 이 책은 판터 전차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책의 일러스트 자료는 거기서 실패하고 있다.

텍스트 역시 판터라는 대주제에서 비껴간 글들이 많이 보인다. 즉, "이런 거 왜 여기에?" 싶은 글들이 있다는 거.  

아마추어들이 만든 군사 동인지에서 쉽게 저지르는 패착이 있다. 기존의 선배들이 비슷한 성격의 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더 나아가서 책이라는 매체는 어때야 하고 어떤 기본을 갖춰야 하는지를 모른(또는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채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엄연히 프로라는 타이틀을 단 필진들과 편집진이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출간한 책인데도 말이다.

제2호가 언제, 어떤 구성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별로 구입할 마음이 나지 않을 것 같다. 그 때도 호화 별책부록 많이 넣어 준다면 재산증식용 기념품 정도의 가치는 있을지도.  


* 이 책은 제 돈 내고 구입했으며, 리뷰에는 일체의 외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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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전쟁
아자 가트 지음, 오숙은.이재만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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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재미있게 봤던 만화 <지팡구>에서한 캐릭터가 대충 이런 대사를 했던 것이 기억난다. “나는 왜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고어떻게 싸우다가 어떻게 죽어가는지가 궁금했다.”


음미할수록 매력적인 진술이다대부분의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이만큼 명쾌하게 꿰뚫은 말도 드물 것이다그리고 그 의문에 대답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런저런 기록과 주의주장을 펼치고 있다이번에 받아든 이 책 <문명과 전쟁>도 그 중 하나다.

 

이 책을 포함해서최근 필자가 접한 <전쟁론>류의 책들의 시각은 대체로 현실적이다전쟁이란 부족한 자원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 중 가장 스케일이 큰 것이고따라서 인류가 존재하는 한 늘 함께 해왔으며 앞으로도 없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물론 인류 스스로를 자멸시킬 수 있는 최종 병기인 핵 병기가 등장함으로서 적어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재까지 강대국 간의 전쟁은 벌어진 적이 없다그러나 전쟁은 그러한 상황 하에서도 나름대로 진화를 통해 성장해 왔다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강대국과 약소국 간의 전쟁또는 약소국과 약소국 간의 전쟁이라는 형태로 전쟁은 지구촌 어디에선가 계속 벌어졌다그리고 21세기 들어 발생한 9.11테러이슬람 국가 등의 사례는 국가의 형식조차 갖추지 못한 정치 단체 역시 문명의 발달에 힘입어 전쟁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미래의 전쟁이 어떤 모습이 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모두를 놀라게 할 예기치 못한 참신한 형태로 발생할 거라는 점이다그 역시 인류의 문명이 계속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러한 전쟁에서 싸워 이기는 법 역시 결코 예전과 같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시선은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향한다우리는 미래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그 준비는 과연 옳은 것일까옳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이러한 자성과 그에 따른 움직임은 꾸준히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휴전이라는 이름의 전쟁도 평화도 아닌 어정쩡한 대치 상태를 근 70년 동안이나 유지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정치권의 안보 팔이에 질렸고 정치 군인들의 행태에 신물이 났다그 결과 한국인들은 전쟁과 군사를 생각하기 싫어하게 되었고전쟁은 커녕 각종 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력이 상당히 낮아졌다전쟁까지 갈 것도 없다지금 당장 집에 수도와 전기가스가 들어오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 당신은 얼마나 평소에 준비가 되어 있는가진정으로 전쟁이라는 비극이 두렵다면정치인과 학자군인을 탓하기 이전에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준비를 얼마나 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그와는 살짝 별개로이 책은 아무나 만만하게 읽을 수 있지 못하다학자들이 쓴 책이 흔히 그러하듯이 책의 분량과 내용 난이도는 장난이 아니다특히 두께는 베개로 써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만약 이 책을 가지고 본격 스터디를 한다면최소 6개월은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것도 복사 및 분철을 해서.

 

그렇게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데도이 책은 꽤나 잘 팔리기는 한 것 같다판권란을 보면 1쇄와 2쇄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불과 1주일이다우리나라에 이렇게 하드한 책을 열독할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았었나출판 시장이 어렵다 어렵다 하지만 아직 장식용 책의 수요는 죽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나중에 또 시간을 내서 열독해 보고픈 책이다그 사이에도 또다른 매체를 통해 전쟁과 인간에 대한 탐구를 부지런히 해나가야겠지.


아울러, 이 방대하고 어려운 저작을 쉽게 번역해 주신 번역자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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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트-원 3 - 완결
장우룡 지음 / 길찾기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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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산고 끝에 장우룡 화백의 만화 <바우트 원>의 제1부가 마무리되었다.

전쟁 만화, 아니 만화라는 스토리텔링 장르 자체가 고사 위기를 맞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사실적인 필치로 진중하기 그지 없는 성인용 전쟁 만화를 지향하는 장우룡 화백의 <바우트 원>은 그 존재만으로도 매우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바우트 원> 제1부를 끝까지 다 읽은 필자는 장우룡 화백이 어떤 면에서는 일본의 전쟁만화가 '고바야시 모토후미' 화백보다도 더욱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바야시 모토후미 역시 전쟁의 참상을 실감나다못해 드라이한 필치로 묘사한다. 그러나 장우룡 화백의 <바우트 원>, 특히 제1부 제3권에서는 피상적인 전쟁의 묘사 뿐만 아니라, 전쟁이라는 수레바퀴로 인간을 짓뭉개며 전진하는 역사라는 괴물의 그림자는 물론, 그러한 현실에 대한 화백의 안타까움이 보였다. 더구나 그 역사는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 한국인의, 그것도 채 70년이 지나지 않은 역사이기에 우리 독자의 가슴에 더욱 깊이 다가온다.

이 만화의 '표지만 본' 수많은 사람들이 되도 않는 정치적 색깔론을 들이밀고 있는 모양이지만, 이 책을 '제대로 본' 독자라면 <바우트 원>이 결코 북한의 침공을 정당화하지도, 그렇다고 해묵은 반공 이데올로기를 맹목적으로 찬양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게 중용을 지키고, 전쟁이라는 비극에 희생당하는 인간 군상들(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우리 한국인의 조상들이다. 그리고 또 전쟁이 벌어진다면 바로 우리가 그런 인간 군상이 되어야 한다!)을 부각시켰기에 이 작품의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리얼한 그림체는 물론, 자신이 다루는 소재에 대한 철저한 탐구 정신까지 느껴 더욱 보기가 좋았다. 만화가들이 본인의 군생활을 소재로 그리는 군대 만화에서조차도 군장비나 군복식이 사실과는 크게 다르게 변형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놀랍다.

이런 만화가 나올 수 있다는 데 감탄하며, 그러나 이런 만화를 밀어주지 않는 현실에 개탄하며, 어설픈 리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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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 스노든, NSA, 그리고 감시국가 스노든 시리즈 1
글렌 그린월드 지음, 박수민.박산호 옮김, 김승주 감수 / 모던타임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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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에드워드 조지프 스노든은 CIA와 NSA에서 일했던 미국의 컴퓨터 기술자. 그는 두 기관에서 국민들을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2013년 스노든은 가디언지를 통해 미국내 통화감찰 기록과 PRISM 감시 프로그램 등 NSA의 다양한 기밀문서를 공개했다. 스노든은 자신의 폭로가 대중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대중의 반대편에 있는 일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스노든에게서 NSA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가디언지에 보도한 글렌 그린월드 기자는 2014년 5월 13일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No Place to Hide>라는 책을 펴냈다. 전 세계 24개 국가에 동시 출간된 이 책은 스노든과 그린월드의 만남과 인터뷰가 전반부, 그리고 미국의 구체적인 감시 기술과 정부 및 주류 언론에 대한 비판이 후반부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이 책을 낸 출판사 모던타임즈는 원래 쿠바 미사일 위기 관련 책을 집중적으로 내겠다고 출범한 회사인데, 5번째나 10번째 책도 아니라 2번째 책을 이렇게 별 상관없는 주제의 책으로 낸 것을 보면 ‘현실의 벽’을 깨달은 모양이다.

같은 출판사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적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친절’하다거나, ‘소화흡수’가 그리 편한 책은 아니다. 특히 후반부에서 구체적인 감시 기술을 거론하는 내용은 무척이나 딱딱하고 전문적이어서 무슨 컴퓨터 교육 교재같은 느낌을 준다. PC를 근 20년 사용해 왔지만 분해 조립도 못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참 막막한 부분. 이런 쪽에 별 기초 지식이 없는 ‘지나가던 독자 A'에게는 더욱더 그럴 것이고.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30여년 전의 히트영화 <블루썬더>와의 강렬한 기시감이 들었다. 영화의 주역 헬기인 블루썬더는 1984년 LA 올림픽을 앞두고 테러를 진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일반에 공표되지만, 그 실체는 오히려 감시와 테러로 기존 체제를 전복시키기 위한 쿠데타 집단의 병기였다. 블루썬더의 테스트 파일럿인 머피 경관은 그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고, 블루썬더를 자폭시켜 버린다.

김대중 및 노무현 정부 당시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의 원훈은 “정보는 국력이다.” 였다. 정보는 실로 그 주인에게 엄청난 권력을 준다. 그리고 그 때문에 정보기관장은 때로는 상전인 국가원수보다도 더욱 큰 실질적 권력을 누리기도 하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국민들을 무차별적으로 감시하기도 한다. 나치 독일의 괴링 원수나 카나리스 제독, 미국의 에드가 후버 FBI 국장 같은 사람들이 그런 전형적인 사례 아니던가. 미국과 소련(러시아)의 국가 원수 중 많은 사람이 정보기관 출신이라는 점도 절대 흘려 볼 일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고도로 발전한 정보통신 기술로 인해’ <더 이상 숨을 곳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정보통신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도 정보기관은 꾸준히 국민들을 감시해 왔다. 고영일 작가의 만화 <푸른 끝에 서다>를 보면 인터넷이 없던 그 시절에도 얼마나 철두철미한 감시가 이루어졌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영화 <블루썬더>의 주인공은 통제 불능의 정보기관을 상징하는 블루썬더를 열차에 부딪쳐 자폭시켜 버렸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은 내 머릿속에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정보기관의 무차별한 폭주와 감시를 막고 자유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이 책은 그 물음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는다. 모든 자유를 다 잃어도 스스로의 사유의 자유는 빼앗을 수 없다는 위안이 그 답이라면 별로 할 말은 없지만.

아무튼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만만히 볼 책은 아니다. 이는 읽는 사람에게 여러 가지 의미에서 상당한 부담을 주는 책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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