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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묻다 두 번째 이야기 - 지성과 감성을 동시에 깨우는 일상의 질문들 ㅣ 문득, 묻다 2
유선경 지음 / 지식너머 / 2015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일곱 살 때부터 멈춘 적 없는 것은 책 읽기와 글쓰기, 세상 구경.
그것은 내가 떠나지 않고 날 떠나지 않은 유일할 꿈, 위로, 그리고 감옥.
지은이 소개를 읽다 책 앞날개에서 멈칫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상하다. 2015년 7월에 [문득, 묻다(첫 번째 이야기)]도 읽었는데. 그때도 내가 지은이 소개를 읽다 책 앞날개에서 멈칫했었던가. 생각해보니 그런 것도 같다. 그런데 이번엔 좀 더 오래 머물러 있었다. 두 문장에 눈이 박혀 그다음 장을 넘길 생각을 못 했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아직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얼굴도 모르고 누군지도 모르는 지은이를 아주 조금은 알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나랑 좀 닮았다. 나도 어릴 적부터 언제나 손에 책이 들려 있었다.
KBS 클래식 FM [출발 FM과 함께]의 작가가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 꼭지인 [문득, 묻다]를 묶어 다시 책으로 냈다. 올해 7월에 이어 석 달 만에 나온 두 번째 이야기다. 첫 번째 이야기는 문득 꽃을 보다가, 먹고 마시다가, 말하다가 궁금했던 질문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담았다면 이번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사람과 일상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대답을 담았다. 첫 번째 이야기보다 100쪽이나 더 많다. 지은이는 사람과 일상이 더 궁금했나 보다.
책을 낸 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받은 질문이 있다고 한다. 책에서는 혼자 묻고 대답하던 지은이였는데 책을 낸 후에는 질문을 받고 대답만 하는 입장이 됐다. 많이 받은 질문은 두 가지였다. "어떻게 이런 질문을 생각해낼 수 있어?"와 "굳이 왜 이런 걸 질문까지 해?"이다. 그런데 난 첫 번째 이야기를 읽었을 때도 두 번째 이야기를 읽었을 때도 다른 게 궁금했다. "어떻게 이 답을 다 찾아냈을까?"하는 것. 현명한 대답을 듣기 위해서는 현명한 질문을 해야 한다는 말처럼 지은이의 질문이 좋았던 걸까?
책을 읽다 또 오래 머물렀던 부분이 있는데 '2장 매일 하다가... 문득, 묻다'의 첫 번째 이야기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질까?' 마지막 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 이야기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 그리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변하려고 노력하는 로젠탈 효과. 이 둘이 함께 한다면, 두려울 것이 뭐가 있을까요.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의 갈라테이아는 무엇인가요(238쪽).
질문과 답을 모두 가르쳐주는 친절한 책이었는데 '당신의 갈라테이아는 무엇인가요'라는 문장은 답을 주지 않았다. 그냥 나에게 질문을 할 뿐이었다. 갑자기 친절하지 않은 책이 돼 버렸다. 나의 갈라테이아라... 나의 갈라테이아는 무엇일까? 이 질문의 답은 지은이가 해주지 않을 테니까, 해줄 수도 없을 테니까 내가 나만의 답을 찾아야겠다. 나의 갈라테이아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