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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회전 ㅣ 세계문학의 숲 6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헨리 제임스 작가는 여러 작가들처럼 유령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의 아버지와 형이 심령연구 학회의 회원이었는데, 초자연적인 현상,
심령술, 정신 현상의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아마도 그러한 영향도 받지는 않았을까하고 그저 짐작해본다.
이 '나사의 회전' 이라는 작품은 헨리 제임스가 캔터베리 대주교인 E.W 벤슨과
차를 마시다가 그에게서 들은 유령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집필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놀란의 여지가 많았던 것이 바로 이 '나사의 회전'이었다.
어떠한 작품이길래 논란의 여지가 많았을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한 여인이 영국의 시골저택에 두 아이 플로라와 마일스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된다.
그 가정교사의 의식에 맞추어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가정교사는 다양한 장소에서 유령을 마주하게 된다.
탑의 꼭대기, 계단, 자신의 테이블, 창문 바로 앞 등등..
그럴때마다 그녀는 심리적으로 공포를 느끼게 된다.
"아니, 아니에요. 깊고 깊은 비밀이 있어요. 그 문제를 생각하면
할수록 더 많은 것을 보게되요. 더 많이 보면 볼수록 더욱더
두려워져요. 대체, 나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는지, 도대체
두렵지 않는 것이 있는지 알수 없는 지경이에요" (p96)
이부분에서 가정교사의 불안한 심리상태와 정신이 혼란스러움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가르치고 보호하고 있는 귀여운 두 아이들에게도
이 유령들이 영향을 미쳐서 아이들이 계속 거짓말을 하고, 버릇없이 굴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 유령들에게서 아이들을 보호하고자 끊임없이 노력을 한다.
가정교사와 그로스 부인이 연못가에서 플로라를 찾는 과정에서
나는 아이들도 유령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가정교사는 배 위에있는 유령을 보고 정확히 가리키지만,그로스 부인과
플로라는 전혀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럼 가정교사의 눈에만
유령이 보인다는 말일까? 가정교사의 심리,정신적인 문제로 유령이
가정교사에게만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 유령의 생김새를 그로스 부인에게
설명을 해주고, 그로스 부인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맞추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그 유령의 존재가 거짓이 아니게 된다.
가정교사의 기분으로 이 책을 읽어내려 간다면 분명 공포스럽고
무서운 소설임에 틀림없다. 자신의 눈에만 유령이 발견되고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자신만이 느끼는
공포심이 몇 배가되고 그로인해 정신적인 문제까지 생길테니 말이다.
이 책은 마지막까지도 알수없이 모호하게 끝이나는데 읽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각도로 해석이 가능할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 독자들을 위해 남겨둔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을 다 읽고나니 책 표지에 한 여인의 모습이 자세하게 눈에들어왔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것처럼 지나쳤었는데 왠지 그 가정교사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그리고 책의 뒷 표지의 문구 ' 독자의 사고마저 조종하는 교묘한 서술기법 '
이라는 글귀,, 정말 읽는내내 나의 사고마저도 흔들리고 있음을 느낄수있었다.
가정교사의 심리를 그대로 느낄수 있다면 아마 독자들도
가정교사의 공포에 그대로 사로 잡히고 말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