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몽(夢)슈슈 무민의 밝은 방 (초란공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2015년 9월 개설/2015년, 호기심에 처음으로 시집과 문학책을 사보다. Slow Reader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Mon, 20 Apr 2026 18:10:06 +0900</lastBuildDate><image><title>초란공</title><url>http://image.aladdin.co.kr/Community/myface/pt_7128511162821817.jpg</url><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초란공</description></image><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사진/미술/영화</category><title>비슷한 감정의 여행 사진들과 주시성에 대해</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26079</link><pubDate>Sun, 19 Apr 2026 15:52: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26079</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55106&TPaperId=17226079"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8465/83/coveroff/8954655106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br>비슷한 감정의 여행 사진들과 주시성에 대해  &nbsp;  《박상우의 포톨로지》: 베르티옹에서 마레까지 19세기 과학사진사<br>  &nbsp;  박상우 지음 [문학동네] (2019)  &nbsp;  <br><br><br>세상에 나온 지 70년도 더 된 카메라, 그리고 표면에 코팅 없이 80년 여 년 전에 나온 렌즈 하나를 달랑 들고 이탈리아의 도시를 산책하다 찍은 사진들이다.<br>  &nbsp;  여행 사진을 어떻게 정리할까 생각하다 단지 예쁜 사진이 아니라 내가 느끼는 하나의 지배적인 감정에 맞는 사진을 골라보고자 했다.&nbsp;각 이미지는 촬영자/감상자의 기억과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감정의 결’에 주목한 결과다. 따라서 일반 여행사진에서 부각되는 장소성과 역사성에 관한 정보는 최소화된다. 다만 아직 시퀀싱(순서 배열)은 마음에 들게 마무리하지는 못했다.<br>&nbsp;필름 사진을 이야기할 때 흔히 ‘감성’을 이야기하지만 이는 피상적이고 모호한 말이다. 필름은 다분히 제약이 많은 매체다. 아쉽고 부족하다 느끼지만, 필름 사진은 나로 하여금 이런 제약과 부족함을 보완하고 좀 더 자유로워질 것을 요구한다.  &nbsp;  <br><br>새로운 작업 과정과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프레임에 들어온 사물이나 인물의 이미지를 쉽게 지울 수도 있는 디지털 사진과는 매우 다른 매체다.<br>  &nbsp;  19세기 과학사진사를 전개했던 《박상우의 포톨로지》에서 저자는 카메라 렌즈와 눈의 차이점을 이야기하는데, 19세기 프랑스의 해부학자 루이 페스(Louis Peisse)가 한 말을 인용한다.  &nbsp;  <br>“눈은 사물에서 주시하는 것만 본다. 그리고 눈은 정신에 관념으로 이미 있는 것만 주시한다.”(68)  &nbsp;  <br>다시 말하면 렌즈에 들어오는 빛이 나르는 모든 정보를 선별 없이 남기는 카메라-렌즈 메커니즘과 달리, 인간은 눈은 ‘주시성’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가 ‘그냥 본다’와 달리 대상을 우리의 이전 기억/경험과 결부지어 ‘인식 한다’는 의미에서 ‘보는 것’을 포괄하는 말이다.  &nbsp;  <br>눈이 사물을 주목할 때, 인간은 배경에 대해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반면 특정한 사물에 눈길이 가지 않은 상태라면, 그 사물이 속한 배경 전체를 비로소 알아볼 수 있게 된다.  &nbsp;  <br>우리가 ‘나무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한다’고 누군가를 비판할 때, ‘인간의 눈은 원래 그렇게 작동한다’고 말해줄 수 있겠다. 그러니 ‘너도 그렇다’라고,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말해주면 된다.  &nbsp;  <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선별한 사진들 슬라이드 보기]https://blog.naver.com/close2i/224257675652<br><br><br><br><br>@munhakdongne#박상우의포톨로지 #슬라이드필름 #눈의주시성 #필카사진 #이탈리아  &nbsp;  ​  &nbsp;    &nbsp;  ]]></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8465/83/cover150/895465510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84658319</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철학/사회/정치/역사</category><title>식민주의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 [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18936</link><pubDate>Wed, 15 Apr 2026 20:3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1893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032121&TPaperId=1721893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41/98/coveroff/k822032121_2.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22032121&TPaperId=1721893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라틴아메리카의 열린 혈맥</a><br/>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조구호 옮김 / 알렙 / 2025년 11월<br/></td></tr></table><br/><br>식민주의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br>&lt;라틴 아메리카의 열린 혈맥&gt;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조구호 옮김 [알렙] (2026)  &nbsp;  <br><br>지난달 강원도 영월의 세계 최대 텅스텐 광산이 재개장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1980년대 중국의 저가 텅스텐 공급으로 경쟁력을 잃으면서 상동광산은 1994년에 문을 닫았는데, 30여 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는 내용이었다. 놀라운 소식이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불편한 사실이 있었다. 현재 광산의 소유권은 캐나다의 광산기업 알몬티 인더스트리스가 지분 100%를 쥐고 있다고 한다. 광산이 문을 닫은 시기, 그 빈자리에 외국 자본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추정 경제적 가치 약 60조 원에 이를 자원의 광업권을 온전히 외국 회사가 보유하고 있었다.   &nbsp;  <br>우루과이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역사학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Galeano, 1940~2015)의 역작 &lt;라틴 아메리카의 열린 혈맥&gt;을 느릿느릿 읽는 동안 강원에 있는 상동광산에 관한 기사를 종종 떠올렸다. 이 책은 라틴 아메리카가 지난 500년 동안 겪은 식민주의적 수탈의 역사를 담아 1971년에 출간되었다. 갈레아노는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청소년기에 자동차 수리공, 외상 수금원, 간판화가, 경리원 등의 직업을 전전하며 노동의 현장을 직접 겪었던 언론인이자 작가였다. 이런 삶의 체험이 바탕이 되어서인지 그는 방대한 역사 자료와 날카로운 문장으로 식민 지배와 제국주의의 본질을 이 책에서 해부해 놓았다. 이 책이 지닌 폭발력은 군부독재 시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등 여러 나라에서 금서로 지정될 만큼 컸다고 한다.  &nbsp;  <br>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이 지닌 주제의 무거움을 조금 덜어준 것은 표지와 본문의 삽화였다. 게다가 앞뒤 표지 안쪽에도 그림이 있는 책은 드문데,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제작 과정에서 의도되었던 이런 작은 마음과 상상력을 만나는 일은 그 반가움이 배가 되곤 한다. 표지 안쪽에 있는 삽화는 아마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산타 마리아호를 타고 대서양 서쪽으로 항해를 떠난 모습(앞)인듯하다. 표지 뒤쪽의 삽화는 두 개의 십자가와 갈라진 땅 밖으로 올라온 한쪽 팔이 그려져 있는데, 원주민의 무덤처럼 보이는 장면은 유럽에서 온‘정복자’가 라틴 아메리카에 출현한 후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였다.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의 눈에는 배를 타고 유럽에서 온 정복자들이 모두 ‘죽음이 신’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된 책은 출간 5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을 저본으로 삼았다고 한다.  &nbsp;  <br>저자가 책 전체를 통해 견지한 논지는 간결하지만 단호하고 거침이 없었다. 그의 관점은 라틴 아메리카의 ‘낙후성’과 ‘저개발’이 자연적 후진성이 아니라, 무려 500년에 걸친 체계적 수탈의 결과라는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역사를 잘 모르는 제3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저자의 입장은 지극히 명료하고 비판적이다. 또 한편으로는 삽화가의 경력을 지닌 언론인다운 위트가 느껴지기도 한다. 처음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정복자들이 규정해 온 표현)이 아닌, 라틴 아메리카 원주민의 관점에서 선택된 언어가 낯설었지만 이내 수긍할 수 있게 되었다. 저자는 16세기 스페인·포르투갈의 라틴 아메리카 정복 이후 영국, 미국으로 이어지는 식민주의적 수탈의 연속성을 추적하며, 풍요로웠던 땅이 어떻게 빈곤과 죽음의 땅이 되었는지 집요하고 치밀하게 서술해 나간다. 금과 은, 사탕수수, 면화, 카카오, 고무, 석유에 이르기까지, 자원이 풍부할수록 그 땅의 원주민들이 더 가난해진 역설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nbsp;  <br>책에서 인상적인 대목 한 가지를 꼽아본다면, 볼리비아 포토시 은광과 멕시코 금·은광 채굴 과정과 그 결과를 들 수 있다. 16~17세기 포토시 광산에서만 백만 명의 원주민이 ‘미타(mita)’라는 강제노역 제도에 의해 동원되어 고통을 받았다고 한다. 저자는 이 제도를 두고 “죽음으로 향하는 초대장”이라 불렀다. 광산 내부의 수은 증기와 상존하는 붕괴 위험, 혹한 및 굶주림 같은 가혹한 작업 환경 속에서 원주민들은 소모품처럼 소비되거나 죽어 나왔다. 그들은 언어를 가졌으나 정복자들의 언어와 편견에 의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인간 이하의 존재로 대상화되었다. 정복자들의 억압과 요구에 그들은 가축처럼 무거운 짐을 나르며 쓰러져 가기도 했다. 인류의 폭력성이 현대로 오면서 감소했다고 주장하는 서구의 학자들이 있지만, 나는 이런 역사 앞에서 과연 인류가 더 나은 윤리·도덕성을 지니게 되고 성숙해 왔는지는 의문이다.<br>  &nbsp;  한편 스페인으로 유출된 라틴 아메리카 은의 총량은 당시 유럽 전체가 보유했던 양의 세 배가 넘었다고 추산된다. 이 은이 유럽의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자본으로 전환되는 동안, 포토시 원주민의 인구는 불과 수십 년 만에 격감했다. 저자는 이 현실을 다름 아닌 ‘학살’이라 불렀다. 영화 &lt;미션&gt;에서 볼 수 있듯이 라틴 아메리카에 대한 식민지 수탈 과정에는 교회도 유럽 정복자들의 착취 구조를 신의 섭리로 정당화하는 데 일조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렇게 빠져나간 은과 금 등의 자원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경제적 몰락을 앞당겼다는 점이다. 이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라틴 아메리카의 은과 금 등을 비롯한 막대한 자원을 유럽에 유입시킨 장본인들이었지만, 건실한 제조업에 재투자되지 않았던 두 나라는 자원의 이동통로 역할만 했을 뿐이다. 실제적인 부가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은 주변국으로 넘어갔다는 저자의 지적은 현재 유럽의 지형도를 다시 보게 해주었다. 오늘날 번성한 유럽의 존재는 사실상 라틴 아메리카 덕분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테다.   &nbsp;  <br>갈레아노의 표현에 따르면, ‘자원은 그 땅에 있되 이윤은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 형태는 각각 달라도 구조는 닮아있다. 500년 전 포토시의 은이 스페인 왕실의 금고를 잠시나마 채웠듯, 강원도의 텅스텐 역시 그 수익의 핵심이 어디로 귀속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물어볼 일이다. 우리의 경우 구한말 시기에 이미 전국 각지에 있는 광산을 소유했던 것은 외국의 자본이었다. 우리 땅에서 생산된 금과 은, 구리, 철, 석탄 등을 소유했던 국가는 미국을 비롯하여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이었다고 한다. 내가 상동광산에 관한 기사에 주목한 이유는 국내 광산을 소유한 외국 기업과 자본의 존재보다는 자원에 대한 서구 문명의 집착과 욕망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는 실감,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구조가 계속되리라는 불길한 예감 때문이었다.  &nbsp;  <br>이 책에서 무엇보다 눈여겨보게 되는 지점은, 분노하는 목소리가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가 겪었던 현실에 대한 저자의 구조적 인식이다. 수탈은 폭력을 수반하곤 하지만 이것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폭력을 수행하는 주체뿐만 아니라, 자본과 시장의 논리, 그리고 때로는 사람들의 무지와 무관심 속에서 조용히 이루어지기도 한다. 출간된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lt;라틴 아메리카의 열린 혈맥&gt;은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이 땅에서 나오는 자원이 이곳에 사는 이들의 삶을 위해서도 충분히 쓰이고 있는지 자문해 볼 수 있겠다. 이 책은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땅과 그 위에 살고 있는 우리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강원도의 텅스텐 광산이 열렸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주가를 검색하기에 앞서, 이 책을 읽은 우리는 갈레아노처럼 질문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땅의 혈맥은 지금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또 내일은 어디로 흘러갈 것인지 말이다.  &nbsp;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41/98/cover150/k822032121_2.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5419818</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자연과학-기술-환경-생태</category><title>과학책 읽기 ‘﻿﻿사이언스 믹서‘ 4월 후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15054</link><pubDate>Mon, 13 Apr 2026 22:39: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15054</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4972467&TPaperId=172150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424/4/coveroff/k48283221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3716894&TPaperId=172150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539/13/coveroff/8983716894_2.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031375&TPaperId=17215054"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off/k26203137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br>사이언스 믹서 - 4월 후기<br>《나쁜 유전자》 <br>제3장 - ‘사나운 유전자’ 함께 읽기   &nbsp;  <br><br>벚꽃이 떨어지는 4월 둘째 주에 세 번째 ‘사이언스 믹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꽃구경의 유혹을 잠시 뒤로 하고 오전부터 책방으로 발걸음을 옮기신 분들이 더 계셔서 안도(?)와 반가운 마음으로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정우현 교수님의 저서 《나쁜 유전자》(2025)를 읽고 있는데요, 그 중 제3장 ‘사나운 유전자’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br>  &nbsp;  제3장의 흐름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동물의 폭력성과 관계된 유전자가 있는가’라는 물음의 답을 찾았던 유전학의 역사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질문의 답을 찾는 탐색의 출발점으로 저자는 스탈린 시대를 선택합니다. 때는 스탈린이 절대 권력을 휘두르며 생겨난 수많은 문제 중에서 1933년의 우크라이나 대기근(Holodomor)이 발생한 시기입니다. 스탈린의 소련은 자신의 정치적 영향 아래 놓인 우크라이나의 농촌에 집단농장을 강요했습니다. 예상한대로 이 정책에 저항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저항했던 이들은 무자비하게 억압과 숙청을 겪었고 농부들은 곡물을 모두 빼앗겼습니다. 심지어 농민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종자까지 독재자는 모두 수탈해갔던 것이죠. 그 결과 정확한 숫자가 집계되지 않지만 2-300만 명 정도가 굶어 죽었다도 추정됩니다. 독재자답게 스탈린은 서방 세계에 이 진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언론을 봉쇄하고 억압하기도 했더군요. 이 때 식량이 긴급히 필요하게 되었고,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줄 구원 투수로 ‘트로핌 리센코’라는 유사 과학자가 등판하게 되었습니다.<br>  &nbsp;  스탈린의 비호 아래 등판했던 리센코라는 인물이 끼친 영향은 역사가 잘 보여줍니다. 멘델의 유전학과 다윈식 진화론을 부정했던 소련의 독재 체제는 이를 지지하던 수많은 과학자들을 숙청했고, 소련의 유전학과 농업은 수십 년간 후퇴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숙청당한 과학자의 피붙이 가운데 젊은 유전학자 드리트리 벨랴예프가 있었고요. 그는 해외에서 인기 있던 은여우의 품종개량 연구원이었습니다. 그가 독재 당국 몰래 한 연구가 바로 ‘은여우 길들이기’ 였습니다. <br>  &nbsp;  곧 벨랴예프는 동물의 ‘가축화’ 과정을 연구한 인물입니다. 기본적인 방법은 순한 은여우 개체를 골라서 순한 개체끼리 세대를 이어 교배를 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실험을 반복하여 50년 정도가 지나자 거의 모든 은여우가 개처럼 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오랜 시간 형성되어 갖추게 되는 한 생물종의 진화적 특성을, 인간의 손으로, 그것도 극히 짧은 기간에 얻어낼 수 있었음을 입증한 결과였습니다. 이 실험은 인류가 아마도 몇 만 년 동안 형성된 개의 순한 특성을 한 인간의 생애주기 이내(70년에 가까운 실험)에 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연구였던 것이죠.   <br>  &nbsp;  무엇보다 이렇게 가축화된 동물에게는 공통적인 특징이 발견됩니다. 예를 들면 “커다란 눈, 축 늘어진 귀, 동그랗게 말린 꼬리, 몸집에 비해 큰 머리, 짧아진 주둥이와 다리, 귀여운 반점 등”(125)의 공통점이 나타난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유형성숙적 특징’이라 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성체가 아닌 어린 개체에게서 보이는 특징이 성체가 되어서도 여전히 남아 있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특징을 지닌 동물들은 공통적으로 귀엽고 사랑스럽게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br>  &nbsp;  이 결과는 이미 가축화된 말(horse)과 가축화에 실패한 얼룩말, 현존하는 150종의 사슴 가운데 유일하게 순록만 가축화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놀라운 시사점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은여우의 가축화’ 실험처럼 동물의 가축화에는 여전히 알아야할 것이 많은 수수께끼라는 점에 더하여, 얼룩말과 대부분의 사슴도 이렇게 품종 개량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가능성을 던져 주네요.<br>  &nbsp;  이 상황을 좀 더 거리를 두고 본다면 ‘길들임’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메타적으로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질문은 ‘누가 누구를 길들이는가?’가 되겠지요. 과학자들은 우리가 ‘가축화한’ 동물 역시 이 과정에 개입하고 참여한 인간을 길들인다는 통찰을 얻게 됩니다. 이른바 ‘공진화’의 관점에 주목하게 된 것이죠. 특히 생명체의 진화 과정에는 순수하게 유전적인 진화만 일어난다고 설명하기 보다는 개체를 둘러싼 환경이나, 집단 내에 형성되거나 이와 영향을 주고받는 환경/배경이 함께 진화 과정에 참여한다는 인식이 중요한 거지요. 또 유전학이 발달하면서 과학자들은 일명 ‘사나운 유전자’ 혹은 폭력성을 드러내는 유전자가 있는지 줄곧 찾아보았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알아낸 사실보다 알아내야할 사실이 더 많긴 하지만, 과학 연구는 결국 “어떤 행동이나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수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134)을 확인시켜 주었죠. 더 많이 알아낼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이 보이게 마련이라는 교훈은 유전학에서 빠질 수 없을 듯합니다.<br>  &nbsp;  다윈의 진화 개념이 그랬던 것처럼, 동물 종의 진화에 대한 개념이 전개되어 온 과정을 따라가면 결국 인간의 진화에 도달합니다. 마찬가지로 동물의 가축화에 대한 관심은 인간의 진화와 ‘가축화’ 개념에 대응하는 설명을 찾도록 하는데요, 그 답으로 제시된 가설 하나가 ‘자기가축화’입니다. 이는 진화인류학자 리처드 랭엄이 제안한 가설입니다. 그는 하나의 종인 인류가 어떻게 성공적으로 진화해왔는지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그의 관점은 인간의 본성이 기본적으로 악하다(‘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고 보았던 사상가 토머스 홉스의 맥락에 가깝게 여겨집니다. 인간은 침팬지와 더불어 선천적으로 ‘폭력적’인 종이지만 ‘자기가축화’의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스스로 길들여 야만성과 공격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했기 때문에 ‘성공적인 종’이 될 수 있었다고 보았으니까요. <br>  &nbsp;  이 개념을 우리에게 보다 친숙한 언어로 설명하고 있는 인물이, 랭엄 교수의 제자인 브라이언 헤어입니다. 그는 저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2021)에서 ‘인간이 여러 세대를 거치며 자기가축화가 이루어지고 이것이 인간에게 협력하게 하는 능력, 다정해지는 특성을 갖게 해주었다’는 입장을 견지합니다. 인간은 자기가축화 과정에서 폭력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하는 것이죠. 하지만 과연 인간의 본성에서 폭력성이 감소했는가, 라는 주장에는 아직 반론의 여지가 많은 듯합니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간은 가장 포악하고 잔인했기에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 종’이라고 말하니까요. <br>  &nbsp;  나아가 저자인 정우현 교수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결론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특별한 형질을 가졌다고 해서 어떤 환경에서든 보편적으로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질 리는 없기 때문”(139)이라 언급하지요. 예측할 수 없는 환경 조건에서 언제나 살아남을 수 있는 형질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적자’(the fittest)라는 개념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연선택이 일어날 때, 그 변화에 맞추어 생존하기에 가장 적합한 존재”(140)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적자’란 결국 그 종 혹은 개체가 결과적으로 살아남고 나서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적자’의 판별은 오로지 ‘사후적’일 뿐이라는 말입니다. <br>  &nbsp;  한편 저자는 자기가축화 가설의 원인이 ‘다소 단편적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음도 지적합니다. 인간의 본성이 자기가축화 기작을 통해 단순히 폭력성의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하기 보다는, 환경과 문화, 교육 등의 복합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자기가축화 가설의 다정함이 지니는 ‘이중성’에도 주목합니다. 인간이 자기가축화 기작을 통해 다정함을 키웠다면, 그만큼 타인에 대한 배타성과 잔혹성도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하죠. 내가 몸담고 있는 ‘내집단’과 그 경계 밖의 ‘외집단’을 대하는 태도의 온도는, 이타적인 존재일수록 극명하게 나뉠 수 있음을 말합니다. 서로 똘똘 뭉치는 집단일수록 외집단에 대해 강한 적대감도 보일 수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죠. 하지만 자기가축화 가설의 입장을 주장하는 브라이언 헤어와 같은 연구자들은 이타적인 집단의 외부에 대한 강한 적대감을 ‘자기가축화의 부산물’이라고 말합니다. 폭력성이 줄곧 감소해왔다는 입장에서 인간이 지니고 있는 적대감에 대해 설명하지만 썩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만약 인간의 점차 폭력성이 감소하고 다정해졌다면 이는 집단 생존의 관점에서 오히려 불리해졌음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진화의 법칙이 ‘다양함’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인데, 집단이 ‘다정함’이라는 특징을 얻게 됨으로써 오히려 ‘다양성’이 줄고 보다 획일적으로 변했음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명제는 옳지 않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며 3장을 마무리합니다. <br>  &nbsp;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의 본성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다시 질문하게 됩니다. 명료하고 단정적인 표현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기가축화 가설에서와 같이 인간의 폭력성이 감소하고 다정함이 더해졌다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 같네요. 오히려 인간의 본성은 이 모든 걸 다 잠재적으로 지닌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을 갖습니다. 인간의 본성은 그가 처한 환경적인 조건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여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인간의 본성은 이러한 성향을 지닌 존재 그 자체라고 말입니다. 달리 말하면 ‘인간이란 상황 및 맥락 의존적인 존재’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앞에서 이타성과 배타성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고 말한 것처럼, 인간의 본성도 동전을 던졌을 때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것처럼 상황에 따라 드러나는 그 사람의 본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으로 이해해보는 겁니다. 이런 관점이라면 여전히 인간이 드러내는 폭력성을 단순히 ‘자기가축화’ 과정의 피할 수 없는 부산물로 취급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물론 이러한 이해가 좀 두루뭉술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인간의 본성이 (체질적으로) ‘좀 더 다정해 졌다’는 무리한 수를 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분명하니까요.  <br>  &nbsp;  그렇다면 저자가 제3장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인지심리학자 스티븐 핑커의 견해와 견주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핑커는 자신의 저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2014)에서 인류가 현재에 이르도록 폭력성이 감소해왔음을 다양한 통계 자료와 수치로 논증합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원동력으로 인간이 성취한 환경적 요인을 꼽습니다. 교육과 발단된 문화와 같은 요인이 이를 가능케 했다는 입장을 취하지요. 개인적으로는 핑커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다양한 수치와 통계 자료를 끌어오는 방식에 문제가 많다고 보는 입장이라, 과학자로서 그의 연구 업적과는 별개로, 그가 바라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견해는 설득력이 약해보입니다.  &nbsp;  <br>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에서 저자인 정우현 교수가 핑커의 견해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인간의 폭력성과 친화성은 환경적 요인이나 문화적 발달, 교육 방식에 따라 크게 좌우될 수 있지 않은가”(141)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점에서는 핑커의 입장과 비슷한 결을 갖고 계신 듯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자도 핑커의 논거 제시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인간의 본성을 설명하고자 저자가 언급한 사상가 토머스 홉스와 장-자크 루소를 소환해보면, 핑커의 입장은 인간의 본성으로 (과거에는) 폭력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홉스의 입장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반면 인류의 폭력성이 감소해온 요인으로 교육과 문화의 역할에 주목하고 이를 신뢰한다는 점에서, 루소의 입장(계몽주의적?)에도 발을 걸치고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br>  &nbsp;  하지만 정우현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인류가 폭력성이 감소하고 협력성/이타성이 증가하여 얻게 된 이익만으로 이 특징을 인류 성공의 보편적인 요인으로 지목하기에 핑커의 견해는 너무나 단편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인간이 보이는 협력성/이타성에 상존하는 이중성의 문제가 여전히 남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인간은 자기편이라고 여기는 내집단에 비해 외집단에는 여전히 강한 배타성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br>  &nbsp;  어느 쪽이든 인간이란 존재는 이처럼 복잡다단하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전자만 보더라도 폭력성을 발현하는 단 하나의 유전자가 존재해서 발현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유전자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입니다. 따라서 인간에게 사나운 유전가가 있는가를 묻는다면, 여기에는 완전히 부인할 수 없는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br>  &nbsp;  그럼 애초에 인간에게 혹은 그 이전의 동물에게 ‘폭력성’은 왜 생겨났을까요? 어쩌면 이 질문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방이 자신을 잡아먹을 수 있는 맹수로 가득한 초원에서 살아가는 얼룩말을  ‘극도로 예민하고 성질이 고약한(?)’는 특징을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겠죠. 얼룩말에게 ‘폭력성’은 어쩌면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와일드카드가 아니었을까요. 사자나 호랑이, 고릴라처럼 강하지 못했던 인간이 ‘성공적인’ 하나의 종으로 남게 된 건, 유발 하라리 교수의 말처럼 인간이 협력적으로 큰 집단을 이룰 수 있었으며, 이와 더불어 인간이 폭력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물론 어느 하나의 특징을 가지고 그 종의 생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점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nbsp;  <br>이번에 함께 읽은 제3장에서 저자는 앞의 1장, 2장과 달리 보다 강한 어조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표현이 틀렸음을 분명히 하며 마무리합니다. 특히 우리가 ‘폭력성’이라고 부르는 생물체의 특징이 단지 진화 과정에서 사라져야할 특성이 아니라 종의 보존에 필요할 수도 있음을 생각해봅니다. 물론 인간의 경우에 ‘폭력성’은 보다 다양한 맥락이 존재하므로 좀 더 주의를 기울여 판단해야 겠지요. 나아가 한 존재가 ‘폭력성’을 드러냈을 때, 우리는 그것이 유전자만의 특징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존재가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적인 이유, 맥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봅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폭력성’에는 유전자와 환경이 복잡하게 얽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조건이 배후에 있었음을 한번쯤은 의심해보라 말하는 듯합니다.  &nbsp;  <br><br><br><br>  &nbsp;   <br>                 &nbsp;  <br><br><br><br><br><br><br><br><br><br><br>  <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150/k2620313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389434</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문학/에세이</category><title>상실과 부재의 계절에...  《시에나에서의 한 달》 - [시에나에서의 한 달]</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03412</link><pubDate>Wed, 08 Apr 2026 00:36: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0341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107850&TPaperId=1720341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3861/97/coveroff/8930107850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0107850&TPaperId=1720341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시에나에서의 한 달</a><br/>히샴 마타르 지음, 신해경 옮김 / 열화당 / 2024년 05월<br/></td></tr></table><br/><br><br><br><br><br> 상실과 부재의 계절에...《시에나에서의 한 달》<br>히샴 마타르 지음신해경 옮김 [열화당] (2024)<br><br>  &nbsp;  나는 경계를 넘어본 사람들에 무의식적으로 매료되곤 한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 히샴 마타르(Hisham Matar)는 리비아계 영국 작가로서, 정치적인 이유로 경계를 넘었던 경계인이기도 하다. 그의 아버지 자발라 마타르는 군인이자 외교관/정치인으로 리비아의 카다피 독재 정권의 반체제 인사였다. 가족의 이런 배경으로 저자가 영국에서 대학생이던 1990년의 어느 날, 망명 생활 중이었던 저자의 아버지가 납치되어 리비아로 압송된 후 감옥에 수감되었다. 그리고 1996년 6월의 어느 날 카다피 독재 정권의 명령에 따라 1270명의 정치범이 처형당했을 때, 그의 아버지도 실종되었고, 이후 30여 년간 아버지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nbsp;  저자는 정치적인 이유로 국가의 경계를 넘었던 인물이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이중, 삼중의 경계를 넘은 인물이었음을 깨닫는다. 무슬림 국가인 리비아에서 기독교가 주를 이루는 국가 영국으로 경계를 넘은 것, 그러니까 같은 기원을 가졌음에도 서로 경쟁하고 배척했던 이슬람과 기독교의 경계를 넘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와 더불어 10세 때까지 쓰던 아랍어를 버리고 영어를 받아들여 청소년기를 보내야 했던 저자의 배경은, 그가 이중, 삼중의 경계를 넘은 혼종의 인물임을 말하고 있었다.    &nbsp;  내가 이 책을 거듭 읽게 된 이유는 어쩌면 저자의 이런 개인적인 배경에 공감하게 되어서인지 모르겠다. 그의 비극적인 가족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나는 군복무 시절 전역을 3주 남겨놓고 아버지를 여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나이에 마주한 아버지의 기약 없는 죽음 이후 30년이 다 되어가고, 나는 그 때 이후로 아버지를 잃었다고 여긴다. 오늘은 우리에게도 특별한 날(4월 3일)이다. 누군가는 내가 아버지를 잃은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상실의 역사를 관통해왔을 테다. 이처럼 이 책은 저자뿐만 아니라 수많은 상실을 겪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nbsp;  이탈리아의 중부 도시 시에나의 캄포 광장 한 가운데에 섰을 때, 아버지에 대한 상실을 다시금 실감했다. 푸블리코궁 앞의 광장에 높이 서 있는 탑 주위로 또렷하게 둥근 달이 떴다. 서늘하게 저물어가던 저녁, 깊은 물색을 띤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또 옷깃을 스치며 목에 스며드는 바람의 한기를 느꼈을 때, 내게도 한동안 무감해졌던 부재의 감각이 되살아났던 것 같다. 문득 모든 이는 살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상실을 경험하게 될 것임을 깨달았다. 누구나 겪게 될 상실이지만, 누군가는 더 고통스럽게 경험하게 마련이다.  &nbsp;  시에나에 가게 되면 저자처럼 시의 경계 부근에 있는 공동묘지를 가보고 싶었다. 묘지는 인간의 취약성과 덧없음을, 그리고 기억과 구원에 대한 갈망을 침묵의 소리로 증거 하는 장소인 까닭이다. 묘지는 나란 존재가 삶의 경계에서 먼지처럼 부유하는 존재일 뿐임을 자각하게 하는 장소다. 비석 사이에 존재하는 텅 비어있음의 감각을 기억해두고 싶었다.  &nbsp;  이 책을 읽을 때 저자가 소개하는 시에나 화파의 프레스코화를 시에나에서 처음으로 직접 마주하면서 비로소 부성의 부재에 대한 감각이 환기되었나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저자에 더 공감하게 되었던 모양이다. 또 한편으로는 이런 이유로 시에나 화파에 더 마음이 갔던 것일 테다.   &nbsp;  중세의 끝무렵, 시에나 화파와 피렌체 화파는 일종의 경쟁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1348년에 시에나를 덮쳤던 흑사병은 300여 년간 이어진 시에나 화파의 종말을 결정적으로 앞당겼다. 반면 피렌체 화파는 살아남았고, 이들은 메디치 가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더욱 기반을 단단히 다지며 이어지는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을 견인하고 꽃피웠다. 흑사병은 무심하고 매정할 정도의 판결을 내렸던 셈이다. 역사 앞에서 운명이 극명하게 나뉘었던 시에나 화파와 피렌체 화파. 그런 까닭에 나는 취약하고 단명했던 시에나 화파에 더 마음이 갔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언젠간 시에나 화파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었다.    &nbsp;  내가 시에나 화파의 운명에 이끌리는 것처럼, 우리가 예술작품에 끌리는 이유는 예술이 기억과 구원에 대한 갈망, 때로는 절망적 몸짓이 드러나는 출구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혹은 우리에게 예술이 누군가를 기억하고 애도하게 하여 비로소 위안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저자는 실종되었던 아버지의 자녀로서, 자신이‘묘지 없는 애도자’였음을 깨달음과 동시에 시에나 화파에 그토록 매료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은 누군가를 기억하고 부재한 존재를 호명하며 상실한 자를 애도하는 행위이기도 할 것이다. 나아가 예술은 결국 우리의 현재, 삶을 진득하게 감싸 안는 행위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아내와 함께 어느 시에나 화파의 그림 한 점을, 오랜 친구를 보러 가듯 보고 또 보러 가는 날들을 고대했다는 마지막 문장이 새삼 뭉클하게 다가왔다.<br><br><br><br><br>[책 속으로]]]></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3861/97/cover150/8930107850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38619790</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자연과학-기술-환경-생태</category><title>과학책 읽기 모임 ‘사이언스 믹서‘ 4월 모임 공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02881</link><pubDate>Tue, 07 Apr 2026 21:35: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202881</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722733028&TPaperId=172028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7608/83/coveroff/k722733028_3.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2474311&TPaperId=172028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5702/21/coveroff/893247431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572533836&TPaperId=172028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5625/1/coveroff/k572533836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2623943&TPaperId=172028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28197/88/coveroff/896262394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031375&TPaperId=1720288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off/k26203137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책방연희 사이언스 믹서 4월 모임 공지《나쁜 유전자》 3장 - 사나운 유전자<br><br><br>책방연희(홍대)에서 1월부터 다시 시작한 과학책 읽기 모임 ‘사이언스 믹서’가 이번 주에 있습니다. 벌써 이파리가 돋아나고 꽃이 피는 4월이 되었네요. 이번 주에는 벚꽃잎이 많이 떨어질 듯한데요, 대신 꽃사과나무 꽃이 개화준비를 하고 있네요.<br><br>올해는 정우현 교수님의 과학책 &lt;나쁜 유전자&gt;를 여러 달에 걸쳐 천천히 읽고 있습니다. 이번달은 ‘과학의 달’이기도 해서 고민이 됩니다. 이번 주말에 꽃구경 갈지, 과학책을 읽으러 갈지 말이죠.&nbsp;<br>그럼에도 책방으로 오시는 분들이라면 &lt;나쁜 유전자&gt; 3장 ‘사나운 유전자’을 가볍게 읽고 오시면 됩니다. 이 책은 ‘유전자’라는 큰 범주 아래 각 장이 분명한 주제로 독립적이기도 해서, 지난 1회, 2회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셨던 분들도 부담 없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3장만 읽고 책에 언급된 내용을 소재로 감상과 견해를 나누어 주시고, 또 몰랐던 과학 지식을 점검해보시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br><br>또 3장만으로는 뭔가 부족하여 허기(?)를 느끼시는 분들은 3장에 언급 혹은 인용된 참고 도서를 읽고 보다 깊은 이야기를 모임의 2부에서 나누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언급된 영화나 기타 도서들에 관한 정보도 참고하시면 깊이 읽기의 재미를 느끼실 수 있겠지요.<br><br>이번 4월 모임은 제3장 ‘사나운 유전자’에 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동물과 인간의 ‘가축화’ 문제, 이타성과 인간의 본성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br><br>이번 주 토요일 11시에 모여 사이언스 믹서의 1부와 2부를 무사히(?) 견디어 내신다면? 이제 꽃구경 가시면 되겠습니다. 곧 만나요!<br><br>모임 신청 및 문의는 책방연희 블로그나 인스타를 통해 하시면 됩니다.<br><br><br>일시: 2026년 04월 11일 (토) 11시-13시장소: 독립서점 책방연희 홍대점<br><br>    <br><br><br><br><br><br><br><br><br><br><br>@chaegbangyeonhui#과학책읽기 #책방연희 #나쁜유전자 #정우현 #사이언스믹서<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150/k2620313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389434</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자연과학-기술-환경-생태</category><title>《청소년이 꼭 알아야할 과학이슈 11 Season 17》 -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 Season 17]</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67051</link><pubDate>Mon, 23 Mar 2026 00:3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67051</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5116&TPaperId=17167051"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0/95/coveroff/k082135116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82135116&TPaperId=17167051"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 Season 17</a><br/>박진희 외 10명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02월<br/></td></tr></table><br/><br><br><br><br>《청소년이 꼭 알아야할 과학이슈 11 Season 17》[동아엠엔비] (2026)  &nbsp;  <br><br>학창 시절에 배운 과학 지식을 훗날 다시 돌아보면, 지금의 학생들은 보다 더 깊어진 지식을 더 이른 나이에 학교에서 배우는 것을 발견한다. 과학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지식이 추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 전공자라고 해도 새로운 발견을 일일이 따라가는 일은 벅차다. 늘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성과들에 관심을 두어야 현대과학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맥락’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뿐이다. <br>국내의 각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하고 일반인들을 위해 꾸준히 글도 쓰는 연구자들이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다. 이런 변화 가운데 최근 주목하게 된 책이 &lt;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gt; 시리즈였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시즌 17권으로 표제어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lt;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과학이슈 11&gt;로 바뀌었다. 아마도 대상 독자를 일반인 위주에서 과학에 관심을 가진 청소년으로 구체화한 시도로 보인다. 좀 더 조사해보면 이 책은 자연계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삼은듯하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즌 15호에 실렸던 ‘상온 초전도체 논란’을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읽는 이들는 분명 큰 틀에서 최신 과학 이슈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해당 이슈가 현재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일별해볼 수 있을 것이다.<br>이번 호에서 먼저 주목한 주제는 ‘양자역학 100주년’이었다. 작년(2025)이 유엔이 선언한 ‘양자과학과 기술의 해’였는데,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의 양자 이론을 정식화한 해가 1925년이기 때문이다. 물론 양자이론의 태동으로 범주를 확대한다면 1900년 즈음 베를린 대학의 교수였던 막스 플랑크가 ‘양자’ 개념의 도입한 일을 포함시킬수도 있겠다. <br><br><br><br><br><br><br>양자역학의 역사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사건은 아인슈타인과 인연이 있다. 19세기까지 물리학에서는 빛이 파동적인 성격을 갖는다는 사실이 우세했는데, 플랑크의 실험 결과를 받아들인 아인슈타인은 광양자 이론을 정립했던 것이다. 이는 사실상 양자 이론의 정립에 큰 기여를 했는데, 문제는 아인슈타인이 양자 역학의 관점들에 강하게 거부감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양자 세계의 여러 현상들처럼 양자역학의 역사에는 이처럼 아이러니한 사건들이 있다. <br>양자역학 100주년이었던 2025년에는 아마도 이를 기념하는 취지에서 양자 역학에 본격적으로 기여한 연구자들에게 노벨상이 돌아갔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호에 실린 2025 노벨과학상에 대한 글은 양자역학 100주년에 대한 글과 닿아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관심과 인프라 투자가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피부로 실감한다. AI 기술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것이 여러 반도체 소자들을 확보하는 일이다. 이 반도체 소자들의 구동 자체가 바로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했던 결과다. <br><br><br>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양자 컴퓨팅 분야는 어떤가. 2025년 노벨 물리학상은 양자 컴퓨팅의 토대를 마련한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는데, 양자 컴퓨팅 분야 자체가 바로 지난 100여 년간 양자역학의 지식이 축적된 결과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양자 컴퓨팅은 양자역학 연구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다. 이런 맥락에서 ‘양자역학 100주년’글에서 소개되어 있는 양자 컴퓨터 구현 방식이 매우 흥미로웠다. 202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업적과 보다 관련이 있는 양자 컴퓨터 구동 방식은 낮은 온도에서 큐비트를 만들고 제어하는 ‘초전도체’ 활용 방식이었다. 하지만 큐비트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실리콘 스핀, 광자(포토닉스), 중성 원자, 이온 트랩이 있는데, 아쉬운 점은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 구현 기술 혹은 원리에 대한 소개가 거의 나와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번 호의 대상 독자가 청소년이기에, 이 지점에서는 더 깊이 설명을 시도하지는 않은 듯하다. <br>매년 노벨 과학상이 발표되면 우리 과학 연구의 현실이 거듭 조명된다. 아직 우리 나라는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과학자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작년까지 일본은 노벨상 수상자만 31명이었다. 바로 이웃하는 나라임에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 많은 이들이 제기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근본적인 차이라 생각하는 요인은 우리가 자체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하나의 큰 분야에 천착하는 연구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결과를 빨리 내야한다는 강박에 휩싸여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의 우수한 젊은 연구자들은 늘 해외의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주목받는 결과를 내야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반면 일본은 해외의 유명 연구실에 합류하지 않고 국내에 남아 연구를 지속해도 좋은 연구를 도출해내곤 한다. 우리도 이제는, 우수한 젊은 연구자들이 핵심 분야에서 우리 스스로 주도하는 연구를 하고 해외의 유명 연구소와 대등한 결과를 많이 축적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연구자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뒤처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br>이번 시즌 호에서는 양자역학과 노벨 과학상, AI에 관한 기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각 호에서는 늘 ‘과학이슈 11가지’에 관한 기사를 소개하기에, 이 책을 꾸준히 읽어나가는 한 최신 과학 이슈에 대해 분명히 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 매체에 자주 오르내리는 용어인 '피지컬 AI'의 개념이 이미 생체모방공학과 연결되고 있음도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드론이나 로봇관련 연구에서 앞으로 더 활발한 기술의 접목과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br><br><br><br>다만 청소년들이 이 책에 소개된 글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내가 보기에 청소년들에게는 좀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일반인들이라고 이 책의 모든 이슈를 잘 이해하는 것은 아닐테니 나만의 기우인지도. 전문가라고 모든 분야를 다 익숙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반대로 전문가들이 최신 과학 이슈들을 동료들이 아닌 비전공자들에게 쉽게 설명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여러 이슈를 다루는 글에서 비전공자들을 위해 좀 더 쉽고 기본이 되는 개념들에 대한 소개가 함께 정리되어 있는 책은 독자/학습자가 흥미를 갖는 분야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학창시절에 어느 분야에 대해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아도 특별히 흥미를 끄는 분야를 발견하고 만날 수 있다면, 이 책의 기획 의도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br>과학 분야는 매일 새로운 무언가가 발견되고 지식이 추가되는 분야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별하고 청소년의 눈높이에서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어 앞으로 나올 &lt;과학 이슈 11&gt;이 더 기대된다.<br><br>&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490/95/cover150/k082135116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4909561</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사진/미술/영화</category><title>﻿기베르와 바르트의 ‘유령 이미지’란?  - 《유령 이미지》 - [유령 이미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65706</link><pubDate>Sun, 22 Mar 2026 13:5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65706</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536891&TPaperId=1716570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0382/19/coveroff/k902536891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02536891&TPaperId=17165706"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유령 이미지</a><br/>에르베 기베르 지음, 안보옥 옮김, 김현호 해설 / 알마 / 2017년 03월<br/></td></tr></table><br/><br><br><br><br><br><br><br><br>기베르와 바르트의 ‘유령 이미지’란?- 《유령 이미지》<br>에르베 기베르 지음안보옥 옮김 [알마] (2017)  &nbsp;  <br><br><br>재능이 넘치는 20대의 에르베 기베르의 사진에 관한 에세이 《유령 이미지》를 읽습니다. 다만 이 책은 젊고 잘생긴 저자의 표지 사진 이외에 사진 한 장 나오지 않는 에세이입니다. 책 뒤의 해설에 보면 이 책은 존재론적인 관점에서 사진을 이야기한 ‘롤랑 바르트의 《밝은 방》(또는 《카메라 루시다》)에 화답하는 책’이라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br><br>어떤 점에서 그런지를 생각해보고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면, 이 책은 여러 면에서 《밝은 방》의 대척점에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르트는 실존하는 어머니의 어린 시절 ‘온실 사진’으로 자신의 사진론을 전개합니다. 사진이 제시하는 코드화된 정보인 ‘스투디움’과 사진의 요소가 관람자와 상호작용하여 그를 찌르듯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푼크툼’의 관점에서 피사체 혹은 대상의 ‘부재’를 실감하고, 부재한 대상을 소환하는 사진 읽기로 이해합니다. <br><br>반면 《유령 이미지》는 사진을 찍는 행위는 이루어졌으나 필름이 없거나, 노출값 조정이나 카메라의 작동 오류로 인해 아예 존재하지 않게 된 이미지에서 출발하여 글쓰기로 밀고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관점에서 기베르의 글쓰기는 바르트의 관점을 비틀기라는 표현도 이해가 됩니다.<br><br>또 바르트가 책에서 언급한 ‘유령(spectrum)'과 기베르가 사용한‘유령 이미지’를 견주어 봅니다. 여기에도 차이점이 보이는 데요, 바르트의 ‘유령’은 ‘대상이 발산하는 환영적 이미지’라고 말합니다. 이는 ‘죽은 자의 귀환’으로도 이어집니다. 그러니까 바르트 본인에게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되찾아주는 이미지’로도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곧 바르트의 ‘유령’은 실존했던 대상의 ‘부재’를 인증한다는 의미와 ‘되찾기/부활’과 맞닿아 있습니다.<br><br>반면 기베르의 ‘유령’은 대상의 실존 자체가 의문시됩니다. 실제 사진으로 남아 있지 않은 이미지이니까요. 그러므로 기베르의 ‘유령’ 이미지는 실존을 입증하고 인증하기가 아니라 그 자체를 모호하게 만들고, 의심하게 만드는 이미지라고 이해됩니다. 따라서 바르트의 ‘유령’이미지 개념에 또 다른 방식으로 비틀고 저항하기를 텍스트로 시도하는 작업인 것이죠. <br><br>이런 관점은 가족사진에 대한 기베르의 입장에서 더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런 사진은 실존했던 대상에 대한 추억을 불러오고 기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동의 추억을 희미하게 만든다고 언급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감한 글쓰기에서 한편으로는 재능 넘치는 20대의 저자에서 보이는 젊음의 패기와 약간의 치기마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br><br>또한 이어지는 파편적인 글에서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성적정체성을 펼쳐보이는 저자의 태도에 감탄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용감하다’라고 말하겠지만, 그는 이렇게 응답하죠.  &nbsp;  <br>“그것은 최소한의 진정성입니다. 욕망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채 어떻게 사진에 대해서 말하기를 바라십니까? (...) 그것은 심지어 용기의 문제도 아닙니다(나는 투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글쓰기의 진실이란 점에서 정당한 겁니다.”(112)  &nbsp;  <br>이 선언적인 응답에 또한번 감탄합니다. 사진을 포함한 모든 예술 작업에는 자신에게 은폐없는 솔직함을 요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다양한 정체성은 그 개별자의 존재 양식일 뿐이라고 여깁니다. 자신을 그대로 신뢰하고 인정하는 태도에 감탄한 것이죠. 반대로 저는 사회적으로 얼마나 스스로를 은폐하고 다양한 페르소나로 ‘연기’하는 존재인지도 더 선명히 자각하는 독서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중요해지는 것은 어느 사진가가 자신에게 해준 조언에 주목해 봅니다.  &nbsp;  <br>“당신과 아주 친근한 사람들, 부모님, 형제자매, 연인들 사진만 찍어봐요, 먼저 애정이 있어야 사진을 얻을 것입니다...”(124)<br>  &nbsp;  이 표현의 맥락에 모두가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무엇보다 ‘애정’이 먼저라는 말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을 테지요. 이 애정의 대상에는 자기 자신이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나르시시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자체, 자신의 행위로 도출한 결과물, 이미지 등에 대한 신뢰 역시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br><br>이런 관점에서 어머니 사진을 얻지 못했던 기베르에게는 바르트와는 분명 다른 ‘사진’에 대한 정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통념상 ‘사진’은 인화지에 드러난 결과물을 의미하지만, 기베르에게는 이 정의가 무의미하니까요. 기베르의 ‘사진’에는 인화지 이전의, 촬영자와 피사체 사이의 지극히 내밀한 교감과 기억과 더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br><br>정리해보면, 에르베 기베르가 사용한 ‘유령 이미지’는 촬영에 실패하여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에서 출발합니다. ‘사진’이라는 우리의 통념에 존재하는 ‘맹점’을 음화(negative)의 방식으로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텍스트는 이미지의 절망”(21)이라고 언급했던 표현이 이제서 좀 더 이해가 됩니다. 기베르에게는 텍스트 자체가 이미지의 유령이었던 것이지요.  <br><br>마무리하면서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밝은 방》이 새롭게 번역되어 나오는 것입니다. 보다 풍부한 주석과 함께요. 언젠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br><br><br><br><br>  &nbsp;  [책 속으로]<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10382/19/cover150/k902536891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3821966</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자연과학-기술-환경-생태</category><title>과학책 읽기 ‘사이언스 믹서‘ 3월 후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65572</link><pubDate>Sun, 22 Mar 2026 12:1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65572</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832653&TPaperId=171655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569/2/coveroff/k91283265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031375&TPaperId=1716557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off/k26203137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br><br><br>3월 '사이언스 믹서' 후기<br><br>일시: 3월 14일 (토) 11-13시장소: 책방연희 홍대 본점<br>&nbsp;  <br>책방연희(홍대)에서 진행되는 과학책 읽기 ‘사이언스 믹서’ 두 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작년 말에 출간된 정우현 교수님의 책 《나쁜 유전자》 제2장(‘희귀병 유전자’편)을 함께 읽고 만났습니다. 책 전체가 유전자와 관련한 생물학 이야기다보니 모든 이야기가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더 뚜렷해집니다.<br><br>제2장은 대표적인 유전 질환이면서 발생 빈도의 95%에 해당하는 사례가 성염색체 이상으로 발병되는 ‘혈우병’으로 시작합니다. 특히 혈우병 보인자(carrier)였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자손들이 러시아나 스페인 등의 왕가에 전파한 혈우병의 재앙이 인류사에 뚜렷하게 미친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후손이 섞여 있는 러시아 지역 왕가의 신임을 받은 수도사 라스푸틴의 국정 개입, 그의 존재가 어떻게 러시아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는지가 혈우병이라는 유전 질환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br><br>이어서 흥미로운 주제는 ‘근친혼의 문제’를 잘 보여주는 합스부르크 왕가에 얽힌 역사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의 넓은 영토를 정략결혼으로 확장해간 이 역사적인 왕가의 이야기가 알려주는 생물학적 교훈을 전합니다.‘정치 권력의 분산 방지, 왕족 혈통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근친혼’이 재앙의 시작이었던 것이지요. ‘합스부르크 턱’이라는 표현으로 잘 알려진 이 유전 질환은, 주걱처럼 앞으로 튀어나온 턱, 늘 벌어져 있는 입과 둥글넙적한 입술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런 근친혼의 문제는 고대 이집트 왕조에서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br><br>마찬가지로 동유럽의 아슈케나지 유대인들에게도 ‘족내혼’의 문제(특정한 질환의 발병율이 다른 지역의 사람들보다 100배 이상 높음)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다만 저자는 이들이 족내혼을 ‘집착’해온 역사라고 하셨으나, 이를 조금 달리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베리아반도에서 ‘국토재정복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추방되다시피한 세파르디 유대인들의 기록이 15세기에 보이고, 16세기 베네치아에 유대인 격리구역인 ‘게토’에 관한 기록이 보이는 것을 보면, 유대인에 대한 분리와 배제의 기작은 이미 그 역사 오래되었다는 것. 그래서 이들 유대인들의 ‘족내혼’문제는 이들의 ‘집착’(원인)이라기보다는, 지독한 고립과 배제의 ‘결과’가 아니겠느냐 하는 것이죠. <br><br>현대에 이르러 유전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유전자 가위’와 같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유전자 조절과 통제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한 참여자분은 생명체에 대한 경계짓기의 어려움, 혹은 '불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생물학적, 유전학적 문제가 거시적/미시적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사회적 합의’의 문제라고 의견을 내주시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사회적 합의’라는 표현이 인상적이고 마음에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유전학의 문제는 과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지니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함께 해결해야하는 ‘정치적’ 문제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는 함의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br><br>이번 달에도 참여자분들의 적극적인 대화로 이야기가 풍성해졌습니다. 같은 주제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각자의 생각과 이야기를 나누어주셔서 고맙습니다.&nbsp;<br><br>다음 달(4월)에는 제3장 ‘사나운 유전자’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음 달에도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nbsp;4월(4/11, 토)에 또 만나요!&nbsp;<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150/k2620313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389434</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문학/에세이</category><title>과학책 읽기 ‘사이언스 믹서‘ 3월 모임 공지</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27605</link><pubDate>Tue, 03 Mar 2026 13:00: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127605</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031375&TPaperId=17127605"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off/k26203137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홍대에 위치한 독립서점 '책방 연희'에서 진행되는 과학책 읽기 모임 '사이언스 믹서(Science Mixer)' 를 진행하고 있습니다.<br><br>지난 1월 생물학자 정우현 교수님의&nbsp;&lt;나쁜 유전자&gt;로 1년 읽기를 시작했습니다. 첫 모임에서 우리는 1 장을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봤고, 두번 째 모임인 3월 14일(토)에는&nbsp;&lt;나쁜 유전자&gt;&nbsp;제2장 ‘희귀병 유전자’에 관한 유전학 부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합니다.<br><br>첫 모임때는 읽기 모임의 취지와 안내를 겸해서 제가 말을 좀 많이 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모임부터는 읽어오신 제2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함께생각해보는 시간을 좀더 가져보려고 합니다.<br><br>무엇보다 즐거움과 배움이 있는 독서 모임 시간이 되기 위해서는 참여자의 활동이 중요합니다. 과학책을 읽어나가다보니, 현대 과학의 여러 발견들, 빠르게 발전하고 축적되어온 지식을 만나기 때문에 궁금한 지점을 꺼내어 묻고 답하는 것부터 시작하시면 되겠습니다. 과학 지식은 과학만의 것으로 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애초에 의도한 것은 아니더라도 훗날 과학지식이 우리의 삶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조금이라도 궁금한 점이 있거나 책을 읽다가 떠오르는 생각들을 모임에서 공유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느리게 책읽기'를 하기로 한 주된 이유이기도 합니다.<br><br><br>3월 모임에 읽어오실 부분은&nbsp;&lt;나쁜 유전자&gt;의 제2장 ‘희귀병 유전자’입니다. 책 모임은 1부와 2부로 구성해보려 합니다. 1부에서는 함께 읽어론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2부에서는 본 책의 제2장에서 인용된 참고도서 중 참여자가 읽고 소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각자의 관심에 맞는 책 한 권을 더 읽어오셔서 책에 대한 소개를 해주시면 되고요. 물론 2부에 참고도서를 읽어어오시는 활동은&nbsp;선택사항이며, 각자의 관심에 맞게 책을 선택하여 ‘확장하는 책읽기’를 시도해보기 위함입니다. 아직 읽지 않으셨더라도 2장과 연관된 책에 관심이 생긴다면 나중에 읽으실 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br><br><br>이번 3월 모임날은 3월 14일 (토) 11-13시입니다.장소는 독립서점 책방연희 홍대 본점에서 진행됩니다.<br><br>문의는 책방연희 인스타@chaebangyeonhui 또는&nbsp;네이버 블로그 ‘책방 연희’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br><br><br><br><br><br><br>]]></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150/k2620313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389434</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문학/에세이</category><title>우리의 일상을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검정개 트러플 이야기 - [트러플]</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094570</link><pubDate>Sun, 15 Feb 2026 21:43: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094570</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image.alad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334&TPaperId=17094570"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8/0/coveroff/k872135334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72135334&TPaperId=17094570"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트러플</a><br/>글라피라 스미스 지음, 권가람 옮김 / 바람북스 / 2026년 02월<br/></td></tr></table><br/>우리의 일상을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검정개 트러플 이야기<br/><br/>&lt;트러플&gt;<br/>글라피라 스미스 글/그림<br/>권가람 옮김<br/><br/><br/><br/>“개의 수명은 너무 짧다. 정말이지, 그것이 개들의 유일한 단점이다.”<br/>_라이너 마리아 릴케<br/><br/><br/>책표지를 넘길 때 보이는 강아지 스케치들과 릴케의 이 문장을 보았을 때, 이 책은 어느 한 강아지와 함께한 사람에 대한 그래픽 노블이라는 짐작을 했더랬다. 물론 아주 틀린 짐작은 아니지만, 이 책은 그보다 더 풍부한 이야기들이 교차하고 있었다.<br/><br/><br/>이 책을 쓰고 그림을 그린 글라피라 스미스는 스페인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스토리텔러라고 한다. 이번에 만나게 된 &lt;트러플&gt;은 그녀의 첫 작업물이다. 간결하고 자유로운 작가의 선이 덤덤한 느낌이면서도 정겨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br/><br/><br/>트러플은 고가의 버섯으로 알려져 있지만, 작품에서는 호세 루이스라는 남자의 가족과 16년 넘게 함께 살았던 검정개의 이름이다. 표지를 넘기면 보이는 스케치는 에너지 넘치고 발랄해보이는 강아지의 모습이 나를 맞는다. 이어서 본문에서 제시되는 장면들의 시점이 시간 순서대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어서, 마치 트러플과 함께 했던 사람의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기억을 따라간듯 어지럽게 교차하고 있다.<br/><br/><br/>2003년부터 2019년까지, 16년이 넘는 시간 동안 트러플은 호세 루이스의 가정에서 함께 살았다. 간간이 보이는 장면의 전환은 호세 루이스의 눈으로 바라보는 트러플의 모습과 트러플이 바라보는 루이스 가족의 모습들이 교차하기에 더욱 애틋하게 다가온다.<br/><br/><br/>책에 보이는 장면장면들이 어느덧 우리와 17년을 함께 살다 간 강아지 ’쭈‘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쭈’ 역시 2004년부터 2021년까지, 트러플이 살았던 시기와 비슷하게 우리 가족과 수많은 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내게는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쭈’도 트러플처럼 나를 저런 시선으로 쳐다보았을까 싶다. 공놀이와 술래잡기를 좋아하던 에너지 넘치던 ‘쭈’는 마지막에 걷는 것마저 힘들어 해서 집 여기저기에 대소변을 놓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br/><br/><br/>우리집 ‘쭈’처럼 트러플은 호세 루이스 가정의 한 식구로 특히 호세의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트러플과의 이야기만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에는 젊은 시절의 열정을 잃은 듯 보이는 루이스 부부의 평범한 일상이 솔직담백하게 담겨있다. 또한 호세 루이스의 은퇴와 재기의 모습도 보이고, 루이스 부인의 암진단-항암치료-사망으로 이어지는 한 가정의 부단한 인생사가 교차하고 있어 더 실감나게 읽게 되었다.<br/><br/><br/>특히 최근에 항암 치료를 받다가 떠나 보낸 가족이 있기에 &lt;트러플&gt;의 이야기는 작가가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작업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이야기 같아 가슴 한켠이 헛헛하고 시렸다. 정말이지 강아지뿐만 아니라, 길다면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우리 인간의 삶 또한 이렇게나 짧은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한 사람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정말 충만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기가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말이다. 우리의 삶 역시 이렇게나 짧은 것인가 새삼 낯설게 느껴졌다.<br/><br/><br/>마지막에 걷기도 힘들어했을 우리집 ‘쭈’역시 숨이 멎은 후, 트러플처럼 꽃길을 달리고 나와 공놀이하는 꿈도 꾸었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작가 글라피라 스미스의 &lt;트러플&gt;은 바로 우리 가족의 이야기 같기도 했다. 지구 반대편의 어느 작가가 포착하고 그려낸 이야기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삶을 관통하는 듯하다. ‘트러플’의 이야기는 내게 ‘영혼을 가진 존재’가 친구로서 어울려 살아가는 일상의 모습을 재확인해주고 있는 듯하다. 나아가 내 주변에서 나와 함께하는 존재들에 대해 새삼 고마움을 떠올리고, 우리의 일상을 함께 지내는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br/><br/><br/><br/><br/>#트러플 #글라피라스미스 #권가람번역가 #바람북스 #그래픽노블]]></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8538/0/cover150/k872135334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85380094</link></image></item><item><author>초란공</author><category>느릿 느릿 책읽기</category><title>&amp;lt;나쁜 유전자&amp;gt; - 책방연희 사이언스 믹서 1월 모임 후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067576</link><pubDate>Tue, 03 Feb 2026 00:01: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712851116/17067576</guid><description><![CDATA[<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1999691&TPaperId=170675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19877/11/coveroff/897199969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210689&TPaperId=170675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23/52/coveroff/8952210689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052032021&TPaperId=170675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536/18/coveroff/k052032021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912832653&TPaperId=170675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1569/2/coveroff/k912832653_1.jpg" width="75" border="0"></a>&nbs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262031375&TPaperId=17067576"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off/k262031375_1.jpg" width="75" border="0"></a>&nbsp;<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책방연희 과학책 읽기&nbsp;사이언스 믹서&nbsp;1월 모임 후기<br>《나쁜 유전자》&nbsp;1장 - '피부색 유전자' 함께 읽기<br>  &nbsp;  작년 하반기에 잠시 쉬어 갔던 책방연희 과학책 읽기 모임이 ‘사이언스 믹서 Science Mixer’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1월의 마지막 토요일 오전, 추위를 물리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풀어 놓은 공통점 한 가지는 현재 각자의 독서 활동을 좀 더 폭넓게 확장해보고 싶다는 바람이었던 것 같고요.&nbsp;또 과학 지식의 확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이 그 자체로만 고립되어 존재하는 분과가 아니라는 것, 나와 사회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했습니다. <br>  &nbsp;  그런데 정작 제가 ‘사이언스 믹서’를 시작할 때 시도해보기로 했던 읽기 방식이 참여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진 않았거든요.&nbsp;오히려 느리게 읽기의 방식이 늘어지고 권태로운 독서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컸습니다.&nbsp;최근 책읽기는 점점 더 인기를 잃어가는 반면, AI에 한 관심과 필요성은 점점 더 우리를 압박할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엉뚱하게도 '1년에 1권 읽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예측할 수는 없었습니다.     <br>  &nbsp;  그럼에도 올 한해 느릿느릿 읽어나갈 책은, 공지한 바대로 정우현 교수님의 &lt;나쁜 유전자&gt;였는데요, 1월 첫 모임에서는 이 책을 진행자가 선택하게 된 배경과 기대하는 바를 언급하고 함께 1장 ‘피부색 유전자’에 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br>  &nbsp;  인간의 피부색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구별짓기’의 표지이자  ‘낙인찍기’의 근거가 되어 왔는데요, 저자는 인간의 피부색이 수많은 유전자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멜라닌 색소의 많고 적음, 그리고 색소의 배합 정도에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알려줍니다. 나아가 피부색은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선택을 거쳐 적응한 유전형질이라고 말이죠. 나아가 내가 속한 ‘인종적 집단’과 ‘타집단’에서 보이는 차이(변이)보다도 내가 속한 집단 내부에서 보이는 차이(변이)가 생물학적으로 더 크다는 것도 놀라운 이야기였습니다. <br>  &nbsp;  따라서 우리가 ‘인종’이라고 말할 때, 이 개념은 생물학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 ‘인종’은 단지 인간 문화의 산물일뿐이라는 것을 현대 과학이 말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 ‘차이’가 ‘차별’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여겨졌다는 것이지요.  &nbsp;  <br>생물학적인 사실들을 정리하고 나서도,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인종적 차별이나 우리 안의 편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인간은 그들이 속한 사회의 ‘문화’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도 다시금 깨닫습니다. 아울러 과학적 발견을 통한 지식이 하나의 강력한 필터로 작용했을 때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력도 다시금 확인해보았습니다.<br>  &nbsp;  첫 모임이었고, 한번에 한 챕터 읽기라는, 엉뚱한 읽기 모임에 호기심을 보이고 와주신 분들, 조금 어색한 분위기에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셔서 모임 분위기가 한결 가벼웠던 것 같네요.<br>1부에서 시간을 많이 써서 참고 도서를 소개하고 의견을 나누는 2부에서는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네요. 하지만 1장 피부색 유전자와 관련한 참고도서로 &lt;웃음이 닮았다&gt;, &lt;낙인찍힌 몸&gt;, &lt;주인 노예 남편 아내&gt;, &lt;블랙 라이크 미&gt;와 같은 책이 언급되었습니다. 다음 읽기 모임에서는 각자 읽어 오신 참고도서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듣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nbsp;  그럼 3월 사이언스 믹서에서 뵙겠습니다.&nbsp;고맙습니다!<br><br><br><br>    <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br>&nbsp;  #나쁜유전자 #정우현작가 #이른비출판사 #사이언스믹서 #책방연희]]></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37138/94/cover150/k262031375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1389434</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