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교섭 30년
와다 하루키 지음, 길윤형 옮김 / 서해문집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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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다 하루키 선생의 한국어판 서문 마지막 문장처럼, 동북아평화를 이루어야하는 일본 사람뿐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꼭 읽어볼만한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자인 한겨레 길윤형 기자님이 페이스북에 작년부터 여러차례 이 책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언제 한 번 읽어야지하다 이제사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남북 관계나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미 간의 접촉, 회담에 비해, 북일 관계나 접촉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구나 싶은 마음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근데 이 책은 단순히 사실의 전개 과정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는 책이 아니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그래도 북일 교섭, 관계 개선의 가능성이 생겼으나, 그것이 어떤 세력에 의해 좌절되어버렸는지,
그리고 그 세력들이 2020년대 중반인 지금까지 강고한 상황에서 북일 관계 개선이 너무나도 어렵다는 걸 똑바로 알아야한다는 뜨거운 경고문같은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일본 정치지배세력은 한반도 평화의 조력자가 될 가능성이 없으니, 그 점을 알고 냉철하게 외교정책을 펴야할 것이라는 취지의 옮긴이의 후기도 가슴서늘하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아베 신조같은 일본 우익 세력은, 식민지 시대에 대한 잘못을 인정한 고노 관방장관의 담화, 무라야마 총리담화를 부정할 뿐만 아니라, 고이즈미 총리와 김정일 총비서간의 2000년대 초반 두 차례 북일정상회담을 통해 가능성이 보였던 북일관계 개선을 좌절시키는, 남북미 관계 개선을 좌절시킨 트럼프 시대의 미국 볼턴 안보보좌관같은 세력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에는 한반도평화에는 미국을 잘 다루어야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일본사회나 정치세력도 적지 않은 변수임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남북미 3국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 평화지향 세력들이 동시에 주류흐름을 형성하는 시기를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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