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으면서 언론사의 탐사보도를 보는 것 같아서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했고, 하루만에 다 읽었다.
마치 토요일 11시에 TV에서 하는 '그것이 ○○ 싶다'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목차도 중요했다.
제1부 죽은 새와 부자들
앨프리드 러셀 윌리스의 시련, 로스차일드 경의 박물관, 깃털 열병, 운동의 시작, 빅토리아 시대 "낚시 형제", 플라이 타잉의 미래
제2부 트링박물관 도난사건
깃털없는 런던, 박물관 침입계획. DOD, 유리창 파손사건, "매우특수한 사건", 달아오른 깃털과 식어버린 흔적, Fluteplayer1988, 감옥에 갇히다, 지옥으로 꺼져, 진단, 아스터거증후군, 사라진새들
제3부 진실과 결말
제21회 국제 플라이타잉 심포지엄, 잃어버린 바다의 기억, 타임머신을 타고 단서를 찾아서, 프럼박사의 USB, "전 도둑이 아니예요", 노르웨이에서 보낸 3일, 사라진 미켈란젤로, 세상에 녹아든 깃털
실제로 작가는 이라크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었다. 제대후 전쟁중에 미군을 도와줬던 이라크인 통역관들이 오히려 이라크 군인들에게 배신자로 찍혀 죽임을 당하는 것을 알게 된 후,
미국으로 난민입국을 도와주는 비정부단체를 이끌어간다. 그러나 정부와의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오는 자괴감과 죄책감,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한다
그러나 재정난에 허덕이며 수년간의 난민 구호 활동에 지쳐 있다가 떠난 여행에서 뜻밖의 얘기에 완전 몰입하게 되는데,
"낚시에 쓰이는 플라이를 만들기 위해 박물관에서 새 깃털을 훔쳐 달아난 젊은 청년의 이야기"
를 듣게 된다.
저자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이 사건의 전말을 파헤치기 시작했지만, 그 새들을 찾는 일이 인류에게 얼마나 중대한 문제인지 깨닫게 되면서
오로지 자발적인 의지로 사라진 깃털을 되찾기 위해 5년의 세월을 바쳤다.
저자는 박물관에 놓인 수많은 표본의 가치와 자연과학을 연구한 생물학자, 동물과 자연을 사랑한 자연학자, 표본을 지켜내고자 애썼던 큐레이터들의 숨은 노력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2부까지는 예상이 되었다.
에드윈리스트의 남다른 능력에 대한 줄거리가 이어지면서 음악에 재능이 있었던 한 꼬마 어린이가 <오비스의 플아이 낚시 교실>이라는 비디오를 보면서 플라이 타잉에 매료되고 지인들을 통해서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기까지는 그럴듯 한 얘기지만 다음부터가 문제다
플라이 타잉은 송어나 연어를 낚는 낚시를 제작하는 것인데, 실제의 곤충류를 묘사하기 위해서 다양한 새의 깃털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단순한 낚시바늘에 대한 인간의 아름다음과 특별함에 대한 욕망이 결합되면서 문제가 시작된 것이다.
아름다운 새의 깃털을 이용한 낚시바늘은 단순한 낚시바늘이 아니라 하나의 예술작품 수준으로 인정받게 되고
인정받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멸종위기에 있는 희귀한 새들의 깃털로
타잉을 하게 되면서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만다.
그런데 작가는 이 사건의 범인인 에드위리스트가 아스퍼거증후군으로 풀려나면서
끝났다고 생각한 사건에
아직 회수되지 않은 깃털들을 끝까지 추적하게 된다.
이 소설을 읽고나서
수백개의 새 가죽을 훔치고도 죄책감이 없이 법망을 빠져나간 에드윈과 빅토리아 시대 연어 플라이 타잉을 만들며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보여준 모습을 통해 아름다움을 향한 집착과 욕망에 빠진 모습들이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