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 데이즈 - 건강하고 가볍게 하루 한 끼 채소 습관
홍서우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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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싱으로 달달한 것보다 매콤한 맛을 만드는게 좋아요. 아내와 애들이랑 떨어져 살아서 혼자서 해먹기도 어렵지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샐러드 만들기가 필요하죠. 요즘은 샐러드도 좋지만 봄나물무치기에 도전해 보는데요, 나물무침은 한국형 샐러드 아닐까요^^ 물론 각자는 식재료, 식사순서 등 않이 다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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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집 짓기 - 이별의 순간, 아버지와 함께 만든 것
데이비드 기펄스 지음, 서창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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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자신의 관을 만들 결심을 하게 된 데는, 관을 설계하고 제작하기 위해서는 은퇴한 토목기사로서 목공 일에 일가견이 있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그 일을 해나가면서 아버지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만큼 아버지는 이 책에서 가장 비중 있게 다루어진다.

저자가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는 저자의 롤 모델이자 영웅이라는 것을 우리는 아버지를 묘사한 소박하고 애정 어린 숱한 문장에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361쪽, 옮긴이의 말

요래저래 바쁜 일들이 많았다. 신경쓸 일도 가끔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싶은데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던 요즘이다.

요 책도 제목만으로도 흥미로운 내용이겠구나 싶었다.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던 이유가 저자의 서사같은 긴 설명체 문장들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대한 설명, 가조들의 특징, 집안내력, 지금의 모습들을 주욱~~~~~ 설명하듯이 쓰고 있지만, 문장들이 길어서 그런지 몰라도 몰입되다가도 딴 생각으로 빠지지가 십상이었다.

그래도 원래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글을 봤고, 마지막에야 옮긴이가 설명하는 부분도 있지만 아버지와 함께 자신의 관을 만드는 내용의 글은 흔치 않다. 아니 없을 것 같다.

그래서 < 왜 저자가 아버지와 함께 관을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아버지가 워낙 목공에 뛰어난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우연찮게 생각의 꼬리를 물고 쫓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가벼운 얘기로 시작되었다. 집에서 손수 만든 관을 장례업자들이 받아줄까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정말 그걸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렇게 해서 나는 짐금 해답보다는 의문이 더 많은 구글 검색 결과를 들고 여기 서 있게 되었다.

25쪽

나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가끔 그리울 때가 있다. 사실 아버지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립다는 표현도 맞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움에는 그 대상과의 추억이 있어서 그림움의 마음과 정이 있는게 아닐까? 그래서 나에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란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그림움이 정확히 맞는 표현일 것이다.

저가는 아버지를 무척이나 따르고 존경하는 것 같다.

그런 아버지의 삶과 생활속의 모습들을 보면서 아버지의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살아있는 동안의 순간순간을 아버지와의 시간을 만들어가는데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물론 책은 아버지와의 내용들이 많이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죽음에 대한 저자의 생각들도 비중있게 다루어진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아버지와 어머니, 친구 존에 대한 내용들이다.

그렇게 소중한 사람은 어머니가 먼저 사망하게 되면서 연이어서 저자를 떠나게 된다. 평생 소중한 관계로 지냈던 친구인 존도 어머니가 사망한 1년 뒤에 사망하게 된다. 그러면서 남아있는 아버지도 폐암 진단을 받는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여러 달을 보내는 동안 나느 많은 것들에 대해서, 특히 죽음에 대해서 완전히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어머니를 잃게 되자 죽음의 개념이 덜 추상적이고 한결 현실적인 개념이 된 것이었다.

날카로운 고통 역시 이 거대한 수수께끼에 관해 새로이 명료한 인식을 가져다 주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내게 촉박한 문제가 되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나는 속으로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 절화벨이 울릴 때마다 덜컥 마음이 내려앉았다.

저자는 자신이 졸업한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교수이면서 글을 쓰고 있다.

당연히 책의 내용들 중에는 한없이 담고 싶은 글들이 많다.

아버지의 헛간에서 목공을 하는 것이 저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p.142 나는 목재에 대해서는 늘 그와 같은 식으로 생각해왔다. 주로 아버지의 작업장과 나 자신의 작업장에서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 목재를 열심히 살펴보고, 구분하고, 두드려보고, 손으로 무게를 재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엄지손톱으로 밀도를 시험해보고,심지어 가끔 혀로 맛을 보기도 했다.

친구 존은 저자가 태어난 애크런이라는 도시에서 함께 자란 죽마고우다. 저자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친구는 미술을 공부해서 서로 항상 의지하면 살아왔다.

p.156 중년의 우정은 흔히 이런식이다. 우정이 빠져나가고 또 빠져나가서 결국 "우린 곧 만나야 해"라고 내뱉은 말이 그런 우정은 소멸된다는 진실을 가리는 불편한 광막이 되어버린다.

저자는 자신의 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라면서 아버지와 함께 3년이라는 시간동안 자신의 관을 만드는 작업을 이어나간다. 그 과정에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정리해 나간다. 그리고 자신의 이 책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아버지에게 알리고, 초고를 아버지로 하여금 읽게 한다. 아버지는 책이 출판되고 3일 뒤에 돌아가신다.

나는 아버지와 추억이 없었고, 아버지로부터 배운것이 없었고, 그래서 내가 애들의 아빠가 되어서 항상 나는 아빠로서 잘 하고 있나 의문점을 가지고 살아왔다. 한 마디로 아버지에 대한 롤모델이 없었다.

물론 모델이 꼭 있어야 하는 것도 또 그 모델이 내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느낀 것처럼 소중한 아버지와 아들, 아니 자식들과의 관계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감사하다.

저자가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배운 것들이 꼭 학습이라는 의식적인 과정은 아닐 것이다. 저자가 추억하는 지혜를 들어보면서 마무리한다.

물어볼 생각도 거의 하지 못했고, 대답을 부탁한 적도 없는 것에 대한 대답은 일종의 질문이었다. 아버지는 평생 그런 식으로 나를 가르쳤다.

어머니의 충고 '외로워지지마'는 슬픔이라는 것이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괜찮은 친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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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수학책 - 그림으로 이해하는 일상 속 수학 개념들
벤 올린 지음, 김성훈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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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수학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토대를 이루고 있을까?

수학은 어떻게 동전과 유전자, 주사위와 주식, 책과 야구 등 서로 상관없는 영역을 연결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수학이 생각의 체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은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때 도움이 된다.

머리말

언뜻 보면 거창하지만, 실제 맞는 말이면서도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를 딱 맞게 표현했다.

적어도 나는 이 말에 공감하고 동의한다^^

거창한 동의를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수학이 삶의 한 부분이고, 문제해결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수학책들이 어떻게 하면 재미없는 수학을 재미있게 설명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많은 사람이 수학의 재미에 대해서 부정하지만,

수학의 중요성은 알고 있다.

물론 아는 것과 말하는 것은 다르다.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라고 하면 잘 되지 않는 것이 또한 수학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잘 설명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너무 중요해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의 저자는 수학교사인데요,

이 책은 알록달록한 그림, 유쾌한 농담, 그리고 수학은 만인의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열정 넘치는 교사의 이야기를 통해 진리와 지식을 전달한다.

이 책의 모든 내용에는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이상한 그림'이 함께 한다. 이 그림들은 그가 전하려는 메시지와 통찰을 완벽하게 전달해 준다.

미국 선거인단 제도, 인간 유전학, 통계를 믿지 말아야 하는 이유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수학과 멀어진 사람과 수학과 사랑에 빠진 사람 모두에게 인생을 바꿀 단 한 권의 책이 되어 줄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수학책들과 공통점이 있지만, 아주 다른 차이점도 있다.

공통점은 재밌게 쓸려고 했고, 원리를 이해하게 하려고 했고, 생활속의 숨겨져 있는 수학의 이론과 개념들을 끄집어내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정도는 다른 책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것들이다.

but, 이것은 정말 다르다.

나는 왜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을까?

어느 날 문제를 내려고 칠판에 개를 그렸다가 내가 수학 교사로 일한 기간을 통틀어 학생들에게 가장 큰 웃음을 선사했던 사건이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학생들은 내 형편없는 그림 실력을 아주 충격적이고 웃기다고 느꼈고 심지어 일종의 매력을 느끼기까지 했다.

저자는 자신의 그림실력이 별로라고 하지만, 적어도 준전문가인 내가 보기에 저자의 그림 실력은 중간이상이다.

이 캐릭터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수학을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다가가기 쉬운 분야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어느새 부턴가

더 쉽게, 더 재밌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책들이 많아 졌다. 책말고도, 각종 TV나 유투브를 통해서 수학과 관련된 흥미를 이끄는 동영상 자료는 많다.

그만큼 우리 주변에 수포자가 많고, 수학이 재미없는 학문이라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책은 5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수학자처럼 생각하는 법

2부, 디자인. 쓸만한 것들의 기하학

3부, 확률론, 어쩌면의 수학

4부, 통계학, 정직하게 거짓말하는 기술

5부, 전환점. 한 걸음의 힘

항상 느끼지만, 어떤 책들은 <그냥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기분좋게 하는 책들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책이다>.

몇 가지 매력을 얘기해보면, 일단 표지디자인이 너무 밝고 재밌다. 수학적인 연산기호들과 각종 그래프와 데이터들이 표시되어 있어서 뭔가 마법의 성에 다가가는 느낌이다. 둘째는 작가가 그린 주인공 캐릭터가 너무 깜찍하고 재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에 담겨져 있는 내용들은 언제든지 수학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책장에서 끄집어내서 읽어도 재밌는 내용들이다.

하여튼, 수학에 대한 호불호는 너무 확실해서 나조차도 우리 애들에게 어떻게 흥미를 유발하게 하고, 수포자가 되지 않게 해야 할지 항상 고민이다.

그냥 단순하게 빨리 생각해봤지만, 애들이 수학에 관심을 쓰지 않는 이유들 중에는 수학풀기보다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서 그렇다. 우리가 초등학교중학교 다닐때는 그래도 수학문제를 푸는게 아주 꽝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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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시옷들 - 사랑, 삶 그리고 시 날마다 인문학 1
조이스 박 지음 / 포르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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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대해 책을 쓰고 길에 대한 말을 할까 한다. 1940년대 두 차례 세계대전 이후 젊은이들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다른 무엇보다도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나 많이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탓이다. 그렇게 많은 젊은이가 방황의 길을 걸었다.

지금은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말미암아 우리는 말과 글이 넘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예전의 길을 잃었던 이들과 달리, 버젓한 길이 있음에도 의미 있는 한 발을 딛지 못하고, 생산적인 말을 뱉지 못하는 것이다.

이 포화한 말과 글 속에는 나는 '시'라는 길을 찾았다. 최소한의 언어로 최대한의 심상과 의미를 전하는 시가 지금에 와서 어떤 해답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혼탁한 말과 글의 밀림이 일상을 지배할 때, 나는 시 속에서 내가 사랑하는 시옷들을 꺼낸다.

들어가며, 조이스박

공감되는 말들이다.

어느 시대의 젊은이들은 방황할 권리가 있지만,

100년전의 젊은이들의 방황과 지금의 젊은이들의 방황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말과 글이 넘쳐나는 사회다.

그리고 그 말과 글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회다.

마치 그동안 참아왔던 글쓰기, 말하기에 대한 욕구가 화산처럼 한꺼번에 봇물터지듯 터지버린 것 같다.

너도나도 자신의 목소리들로 가득하다. 듣고 싶어도 어떤 것들을 들어야 할지 너무 많아 길게 읽지 못한다.

좋아요, 하트가 많은 것들일지, 이쁜 사진들을 붙여놓은 것들일지.

그저 나도 하고 싶은 마음에 여기저기 터치해본다.

유행일지도 모르겠다. 유행?? 참 오래된 말처럼 느껴지고, 철 지난 말처럼 느껴진다.

시집을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시집은 가급적 피하는 책이다. 그냥 씌여진 글도 종종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은유같은 시라니^^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시들은 몇몇 기억이 있다.

나름 청소년의 감성으로 암기했던 것들이라 기억에 남아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해서는 책방이든 서점이든 어디서든 시집을 산다는 것은 잊혀진 기억이 되버렸다.

근데 시집이라니!, 그것도 영시들이다. 책속의 있는 30개의 시들중에 아는 시가 단 한개도 없다.

독자로서 문학의 장르들 중에서 시를 좋아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나말고도 더러 있을텐데도 왠지 창피하다. 창피할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저자가 대학에서 교양영어를, 다른 교육기관에서 영어 교수법과 영문학을 가르치고 기업체에서 다양성 강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책은 영시를 소개하고 번역하고, 그리고 곁들어서 해석까지 해주고 있다.

그런데도 어렵다. 시를 쓰는 상황은 공감이 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쉬운 단어들인데도 왜 그렇게 함축해서, 줄여서 표현을 했느냐다.

시들을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그래도 공감가는 시가 있어서 다행이다. 책속에 있는 시들을 금방 이해하는 것은 내 능력에는 한참 맞지 않다.

이제 봄이 오면 따뜻한 볕이 들이미는 벤치든, 정자든, 의자든 그런 곳에 앉아서 지나가는 바람을 들으며, 빛을 보면서 읽어야 겠다.

시를 이해하는 것도 연습이 되어야 겠지???

젊은이여, 그대들은 아직 산 것이 아니다. 그대들에겐 삶이

꿈이 쌓여 맺힌 어여쁜 종유석이나

호박색과 자수정색 불꽃으로 일렁이며

바다에 피어오르는 안개처럼 심장 주변에서

무심히 톰장거리는 기쁨의 축제 같겠지.

젊은이여, 그대들은 아직 산 것이 아니다

불가항력의 시간이 일어나 심장을 움직여 깨어나게 하고

사랑을 좇아 굶주림을 느끼고

그대들 이마를 핏빛 고통으로 채우는 것들을 열렬하게 갈망하다

타는 목마름을 느껴보기 전까지

그대들은 그저 존재하는 것일 뿐.

엄청난 슬픔과 공포와 싸워보고

꿈을 산산조각 내는 세월이 안겨주는 갈등을 견디고

꿰뚫는 욕망에 상처 입고 투쟁으로 지쳐보기까지,

젊은이여, 그대들은 살아본 것이 아니다, 삶이란 이러함이다.

삶. 사로지니 나이두

없는 실력이지만 예전에 썼던 시를 올립니다

https://m.blog.naver.com/0708kma/22168602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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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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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펼져지는 누군가의 삶을 무심코 목격하게 될 때 우리는 그 삶의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그저 등장인물을 관찰하고 그들의 감정과 두려움,희망을 상상할 뿐이죠.

물론 때로는 착각할 때도 있습니다.

내가 진실에 가까이 있다고, 나에게 소명이 부여돼 있다고 말이죠. 그 소명이란 자신이 엿본 사건에 대해 그날그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러면서 사건의 결말에 놀라기도 하겠죠.

그런데 만약 결말이 실망스럽다면?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요.

가끔은 한계를 느낀다.

사실은 한계가 아니고, 그냥 없는 능력이다.

글로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적절한 단어를 선택할 수가 없다.

소설의 작가는 그렇게도 기가 막히게 딱 맞는 단어를 찾아서 딱 맞게 쓰고 있는데,

왜 나는 안될까? 당연한 소리를 반복하고 있다^^

이 소설에 대한 느낌도 그렇다. 소설속의 주인공이 벌써 다 표현해버려서 주인공의 표현들을 표절해야 할 판이다.

조금만 아껴 써줬으면 좋았을텐데....

단순하고 진부한 표현이지만, 미스테리 소설보다 더 미스테리하고, 로맨스소설보다 더 달달하다.

써 놓고 보니까 나름 괜찮은 표현인데요, 완전 꽝은 아닌것 같은데요^^

진짜다. 행복한 표정으로 소설속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어떤 결말이 있을지 가슴 졸이며 본 것 같다.

왜냐면 이 소설은 정말 특이하게도, 이 소설에 나오는 어떤 원고(그래서 책 제목도 '128호실의 원고')를 쓴 사람들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 편지를 받으실 분께,

보리바주 호텔 128호실의 포근한 더블침대 오른쪽에 있는 협탁 서랍을 열었더니 이 원고가 있더군요. 당신이 실수로 두고 가신 덕분에 저는 하늘에 감사를 드렸답니다.

주말에 아루아즈 바닷가에서 읽을 책을 챙긴다는 걸 깜빡했었거든요... 저는 책을 단 몇 페이지라도 읽지 않고는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랍니다. 읽는 즐거움을 빼앗기면 곧 심술쟁이가 되어버려요. 그런 제 심술에 애꿎은 나편만 볶일 뻔했는데 당신 덕분에 그럴 필요가 없었답니다.

13쪽. 안느 리즈 브리아르가 보내는 편지, 파리 모리용가, 2016년4월25일

소설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호텔에 묵었던 한 여성(주인공 안느 리즈)은 우연찮게 서랍에서 원고를 발견하고 읽습니다.

그런데 이 원고는 보통의 소설이 아니었던 모양이죠^^. 안느는 이 원고를 쓴 작가에게 보내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원고는 32년 전에 어떤 이유로 분실되었다가 이제야 작가에게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이죠.

안느의 호기심과 열정은 자신을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이 원고가 32년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파헤치기 위한 수사에 접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원고가 주고 받은 사람들을 찾아가면서

정말 많은 스토리들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이 원고는 그냥 단순한 하나의 소설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소설을 통해서 또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이 원고를 쓴 작가(실베스트르, 50대 남성) 또한 자신의 원고가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게 되면서 새로운 삶으로 도전하는데요.

어떤 도전인지 궁금하시죠???

이 소설(128호실의 원고)은 구성은 독특하죠. 누군가에게 쓴 편지내용을 나열하는 식이죠.

원고가 지난간 사람들간의 주고받은 편지들로 설명되어지고,

독자들도 주인공들이 편지를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을 그대로 전달받아서 애간장을 태울 뿐이죠^^

더 많은 내용을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게 뻔합니다.

아주 새로운 형식의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잘 쓰지 않는 편지의 기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소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면 당신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우린 알잖아요. 완벽한 순간이란 덧없다는 사실을요.

우리를 만나게 한 소설을 위해 그토록 많은 일을 함께했는데, 우리에겐 무엇이 남게 되는 걸까요?

당신은 어떤가요? 지금의 친구들이 이방이었던 시절 담합해서 벌인 일, 그리고 그들과 나눈 편지의 흔적을 마음속 어딘가에 간직하실 건가요?

저는 그 모든 일 기억에 남기기 위해 이렇게 글을 쓰는 거예요. 일주일 후, 혹은 일 년 후에 이 글을 읽는다면...

벨포엘에서, 2016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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