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원 삼대
황석영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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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진오는 오십대 초반이 될때까지 이십오년 동안 공장노동자로 일해왔다.

왜 그는 지금 발전소에 있는 45미터나 되는 굴뚝위에 서 있을까? 무엇을 위해, 누구에 대항하여

하늘로 솟은 위태위태한 그곳에서 독보자가 되어서 날선 글자와 목소리로, 무엇을 외치고 있을까?

그렇구나! 그도 그들도 그들이다.

마지막까지 복직과 고용승계를 주장하던 이십여명의 동지 가운데 열한명이 남았고 집행부이거난 서울 체류가 가능한 다섯 사람이 농성의 핵심으로 남았다. 이진오와 그 또래의 김창수, 사십대의 정과 박, 막내인 이십대의 차가 그들이다.

1대 이백만

2대 이일철

3대 이지산

4대 이진오

주인공 이진오의 조상들은 우리나라의 산 역사다. 그런 험난한 역사속에서 가장 힘들게 살아온 할아버지, 아버지들이다. 그리고 할머니, 어머니들이고. 과연 소설을 읽으면서도 우리가 우리를 얼마만큼이나 알고 있을까? 우리가 그들의 상처와 고통을 얼마만큼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도저히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아온 고통의 역사를 어찌 알 수 있을까?

열 여섯에 아버지를 찾으러떠넌 아들, 5년이 흘러서 다리 하나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 아들은 아버지가 되어서 주인공 진오가 태어난다.

이 소설은 3대가 지나온 역사의 시간을 현재에서는 손자인 이진오, 그리고 다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과거에서는 전쟁통을 몸소 겪었던 아버지인 이지산의 삶,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입에 풀칠하는 것만도 부모손을 덜게 해주는 거라고 일본인이 운영하는 정미소에서 혼자 악착같이 살아온 큰할아버지 이백만. 그리고 할아버지 이일철(한쇠)의 얘기들이다.

철도는 조선 백성들의 피와 눈물로 맹글어진 거다

왜 그런말을 하는 줄 몰랐다. 왜 철도가 생겼는데 우리 조상들의 피와 눈물이 거기에 있는지??

철도공사의 대부분이 전쟁 중에 일본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완공하려고 서두르는 가운데 진행되었기 때문에 일본인 감독자들의 독촉과 성화가 불같았다. 차츰 난폭해진 그들은 칼과 총으로 무장하고 조선인 노동자를 소나 개처럼 부렸다.

철도가 놓이면서 강제로 땅을 빼앗기고, 부역에 끌려나와 고생하고, 가족이나 친척이 살해당한 조선 백성들은 전국 곳곳에서 열차운행과 철도공사를 끈질기게 방해하기 시작했다. 이맘때에 국권을 빼앗기고 나라가 망하여 일어나게 된 의병들도 철도를 주요 공격의 목표로 삼곤했다.

역시 황석영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소설 하나로 시작해서 마무리한 느낌이다. 슬픔과 기쁨, 한과 설움 그리고 우리가 살아왔던 이 땅에서의 나의 뿌리인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우리 모두가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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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요괴 도감
고성배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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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요괴 도감>을 통해 즐거운 상상을 하며 미소 지을 독자들을 생각한다. 당신의 믿음으로 요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길 바란다.

우리가 요괴의 존재를 믿으면 그들은 생생하게 걷고 날던 미지의 생물로 남지만, 믿지 않으면 단순한 신화나 우스갯소리로 언젠가 사라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상상속 요괴들이 다시 존재하기 위해서

참 신기하고 재밌는 책이다^^

이 책을 보고 싶었던 이유는 딱 한가지. 내 늦동이 딸 때문이다.

고 나이 또래(다섯살^^)에게 인기있는 만화가 있다.

바로 <신비아파트>다.

4살 초반때니까 만으로 두살이겠죠? TV리모콘을 가지고 와서 신비아파트를 틀어달라고 했을 때, 잘못 들었다고 생각해서 계속 되묻기만 했다.

왠만해서 우리집에서 요 다섯살 꼬맹이랑 의사소통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 나인데,

어 이것은 아무리 들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아파트 이름이 신비아파트라구? 그래서 그런 아파트 제목으로 TV에서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있을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막상 만화를 보니까, 왜 <신비아파트>인지 알게 되었고, '아니 4살짜리 꼬맹이가 이런 만화를 이해하고 보는 걸까?'하고 놀랍기만 했다.

하여튼 또래의 다른 애들에게도 인기고, 그 이후로는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신비아파트도 같이 보는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뭐 이런가 가지고 놀라면 안 되지만, 워낙 말을 잘하는 꼬마아가씨인데, 신비아파트에 나오는 괴물, 고스트들의 이름을 다 기억한다.

물론 발음이 정확하지 않지만, 따라서 부를때면 신기하다.

역시 좋아하는 것에는 따라갈 수가 없다.

이런 이유때문에 이 책을 신청하게 되었고,

역시나 책이 도착하고 책을 펼치는 순간, 막내딸은 아주 입을 쩌억 벌리면서 <아빠~~~~~~, 귀신들이 엄청 마나>하며, 연신 기쁨의 표정^^♥♥♥을 했다. 양반다리한 위에 앉아서 책을 보면서 이름을 알려달라고 해서 불러주었지만,

음, 신비아파트에 나오는 한국이름들이 아니라서 그런지 아니면 요괴모습이 자기 입맛이 아니었던 모양인지 실망이 컸다^^

어쨌든 아빠의 선물책이라고 뻥을 쫌 치고, 매일 퇴근하면 펼쳐보는 책이 되었다.

이런 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쓴 저자도 대단하다. 사실 일본만화영화의 기반이 대부분 이런 전해내려오는 괴물들과 관련된 구술들이 스토리가 많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이 책에서도 일본요괴들이 가장 많다. 이름이 길어서 애들에게는 재미가 없지만. . .

한국요괴들은 너무 없다^^

근데 벌써 <한국요괴도감>은 출판된 모양이네요. 그래서 이 책에는 한국요괴들이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럼 저자는 왜 이렇게 요괴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요?

한국요괴에 대한 책을 만들기 위해 아카이빙을 시작했을 때, 그 방대한 자료에 놀랐다. 그리고 중국이나 인도, 다른 아시아 국가에 기원을 둔 요괴가 우리나라에 전달되어 정착하거나 변형된 것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러던 중 문득 동양요괴들이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차근차근 자료를 정리하며 비교해봤다. <동양 요괴 도감>은 그렇게 시작됐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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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오페라
캐서린 M. 발렌티 지음, 이정아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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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장 먼저 1956년에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를 기획한 마르셀 베장송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에서 영감을 받아 이 책을 썼기에, 유로비전은 황당함과 화려함과 허세로 뭉친 인류의 가장 위대한 성과물에 속한다. 지구 역사상 가장 끔찍한 전쟁이 끝나고 난 뒤 노래와 춤과 스팽글로 유럽대륙을 결속시킨다는 발상은 황당할 정도로 무척 우스꽝스럽고 가망 없어 보였다.

만약 이런 것들을 갖춘 아주 진지한 가요제였다면 누구도 시청하지 않고 아무도 감동받지 못 했을 것이다.

작가의 말

이런 소설의 스토리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올까?^^

진짜로 궁금하다. 장르물을 저자들은 정말 대단하다. 책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뇌구조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이야기도 이야기이지만, 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자체가 더 대단하다.

나의 지식으로는 이 책 <스페이스오페라>에 나오는 한 페이지를 쓰는데도 두려움과 걱정이 몰려올 정도다.

뭐,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당연히 읽는데도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생판 모르는 단어와 지명, 사고의 흐름. 모두가 평벙한 나의 지식체계와 인지구조로는 쉽게 해석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런 장르물들이 인기라는 것은 내가 이상하다는 것이 틀림없다^^

저자는 캐서린 M.발렌티.

대학에서 그리스고전을 공부하고, 2004년 장편 <미로>로 데뷔했다. 많은 작품으로 많은 상을 받는 유명작가다.

이이야기의 시작을 보자. 영국의 락밴드

록은 생겨나기를 원한다. 록은 생겨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데시벨 존스는 미래가 영원히 자기편이라도 되는 듯 잠깐의 불응기도 없이 곧장 재기하기로 마음먹고 <앱솔루트 제로스>를 결성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물론, 드러머 겸 연쇄 키도븓 구타자인 '사기녀' 미라 원더품 스타와 즉시 만족시켜 주는 만능 악기 연주자이자 '남새가' 오르트 세인트 울트라바이올렛 그리고 데시벨 존스로 구성된 앱솔루트 제로스는 첫날 밤 같은 성공을 다시 맛보지는 못했다.

그리고 외계인이 출현. 2미터 키에,반은 플라밍고이고 반은 아귀처럼 생긴 군청색 외계인......

이 외계인 에스카는 인간종,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들의 대화가 이어진다.

인간들의 질문들은 이어진다. 전세계에서 궁금한 게 많다.

1. 그곳은 좋은 별인가요? 거기가 마음에 들어요.

2.내 마음을 읽었고? 외계인이 마음을 읽을 거라고 늘 생각했지.

3.그곳에 당신들은 몇이나 있고?

4.우릴 전부 죽일 건가요?

5.어차피 우리를 개처럼 도륙할 거라면 왜 번거롭게 집에 들러 잡담을 먼저 나누는 겁니까? 그냥 핵무기로 궤도에서 날려 버리지 않고요

6.가만히 누워서 너희가 재미 삼아 우리의 삶을 파괴하도록 놔두지는 않을테다. 우린 버티고 싸울 것이다.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찮은 말바로 다른 종들을 겁주나 본데, 지금은 인간을 잘못 건드리는 거야. 우리에게는 너희가 상상하는 거 이상으로 많은 능력이 있어. 너희들의 미개한 제물의식보다 훨씬 막강하다고. 우리는 다 같이 일어나 이 행성을 지킬거다. 결국에는 우리의 정신과 우리의 용기와 우리의 핵 비축량이 승리할 거다.

마지막 말은 미국 대통령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당연히 말의 느낌을 보면 트럼프가 확실하다. "일단 외계인은 적이야. 마음에 안드는 놈들은 다 가만히 두지 않을거야!"라고 말하고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 외계인들이 여기에 왜 왔을까요?

인류여. 힘내시라! 당신들은 우주에서 가장 인기있는 나이트클럽에 예약되었어요! 당신들은 휴행의 첨단을 걷는 종들이 은하계 최고상을 받기 위해 모두 모이는 아름다운 리토스트 행성에 인류대표를 보낼 거예요.

우주 그랑프리 가요계의 규칙(20가지)

1.그랑프리 가요제는 알루니자르 표준년마다 한 번씩 열린다.

4. 종족당 한 곡의 노래만 부를 수 있다.

12.대회에 지원해 꼴찌를 하면 해당 종족의 태양계는 최소 5만년동안 은밀히 격리당하고 그들의 문화는 즉결로 전부 쓰레기통에 버려지며 이들의 고향행성은 책임지고 자원을 캐내야 한다.

19.최선을 다하고 재밌게 놀아라!

데시벨 존스는 외계인이 하자는대로 다 따르기로 하고 별에 가서 인간종을 위해 노래를 부르기로 했다.

과연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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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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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전에 가제본을 받았다.

표지에는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이다.

그리스로마신화를 개인적으로는 완독해 볼 기회가 없었다. 애들이 만화를 볼 때 슬쩍 본 정도다.^^

'왜 안 읽었지?' 우리 애들은 꼬맹이 때 재밌다고 열심히 읽던데.

나에게도 이유가 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그래서 도통 읽어도 기억되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휴~~~ 읽으면서 많이 헷갈리겠네, 등장인물들의 가계도까지 그려봐야 되나?"하고 생각했다. 머리속에서 신들의 이름으로 거의 뒤범벅되기 일쑤다.

신의 딸로 태어나서 사랑도 받지 못 한채로 인간을 사랑하게 된 키르케. 아버지인 헬리오스는 그렇다치고 엄마는 페르스에게 사랑받지 못했다.동생들에게도 놀림감이었다.

눈이 노란 게 오줌색이야. 목소리는 올빼미처럼 끽끽거리고.저렇게 못생겼는데 매가 아니라 염소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이런 미움을 받는 키르케에게는 놀라운 능력이 숨어 있었는데, 그 능력으로 인간을 신으로 얄미운 님프를 변신시켜버리는 능력이다.

파르마키스, 마녀

키르케는 자신의 한 행동에 벌을 달게 받겠다고 생개하고 인실직고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타는 듯한 고통을 받고 무인도로 쫓겨난다.

키르케는 섬세한 여신이다. 그녀가 말하는 독백같은 생각과 신이지만 인간에 대한 끝없는 동정과 연민을 느끼면서, 오히려 인간이 우리들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아름다운 마녀로 남을 것 같다.

이것의 바로 유배의 의미였다.

아무도 오지 않는다는 것. 아무도 올 일이 없다는 것. 그 자체가 두려운 사실이었지만 공포로 얼룩진 긴 밤을 보내고 났더니 모든 게 사소하고 대수롭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가장 못난 겁쟁이의 면모가 진땀과 함께 날악갔다. 아찔한 번뜩임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사실 이 책은 키르케라는 여신의 눈에 비친 신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그 신들에게는 하찮은 인간들 사이에 있는 키르케의 존재를 통해 마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인간군상들의 별의별 웃픈 얘기들을 전해주는 것 같다.

순수한 키르케가 변해가는 모습을 나를 들여다보고 세상을 들여다 본다면 이 책이 다르게 와 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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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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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키르케라는 여신의 눈에 비친 신들의 세계를 보여주고, 그 신들에게는 하찮은 인간들 사이에 있는 키르케의 존재를 통해 마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인간군상들의 별의별 웃픈 얘기들을 전해주는 것 같다.

순수한 키르케가 변해가는 모습을 나를 들여다보고 세상을 들여다 본다면 이 책이 다르게 와 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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