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울림을 주는 책입니다.
보통 책에서는 주제를 통하거나 저자가 걸어온 길을 통해 묵직함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 책은 주제를 통해서 묵직함과 그동안 외면해버렸던 내 모습에 대해서 씁쓸함을 던진다.
정말 한번도 생각을 못한 주제다.
나의 성은 중요했지만 다른 이들, 특히 소수자들 중에서도 장애인들의 성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렇게 보면 사회적인 이슈들 중 정말 내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본 게 몇이나 있을까?하고 잠시 생각한다.
언론을 통해서 제기된 것 외에, 나는 어떤 사회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아마도 이 문제도
"장애인들의 복지문제가 우선이지 그들의 성문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구?"라고 생각할지 모를 일이다.
이책의 저자는 천자오루이다. 타이완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기자로 일했다.
이 책 <사랑을 말할 대 우리가 꺼내지 않았던 이야기들>로 타이베이 국제도서전 대상을 수상했다.
책은 크게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명
사랑할 권리
깊은 잠에 빠진 아이
자기만의 방
장애,여성, 연애
욕망의 출로
섹슈얼리티가 인권이라니
내용의 큰 줄기는 장애인들의 성(性)에 대해서 얘기한다.
장애를 갖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직접 얘기하고 있다.
그들의 느끼고 있는 생생한 목소리는 비장애인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마치 죽을때까지 고민해보지 못할 고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생존의 문제만큼 또는 더 중요한 문제인데 말이다.
한편으로 사례들의 이웃하지만 다른 나라인 대만의 얘기들이라서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이런 이야기들을 책으로 써서 공론화하고 공감하려는 노력이 그들에게는 있지만,
우리에게 <장애인의 성>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졌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사회가 장애인들의 성(性)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
부모가 지적장애를 갖고 있는 자식의 성적욕구를 바라보기
장애인이 내가 이성에 대한 성적인 욕구를 갖는 것
남성장애인의 여자친구로서 살아가는 것
남성장애인의 비자애인 여성과 결혼, 출산, 육아를 하면서 성생활
p116.장애인은 그저'살아 있는 것'만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은 언제나 폄하되어 변방의 변방으로 밀려난다.마치 그들이 '건강하고 온전한' 신체를 잃은 그 순간부터 성과 사랑에 대한 갈망이 함께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p129.장애을 가진 신체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동정,공포,기형이라는 편견은 악의에서 나왔다기보다는 단순히 낯설어서인지도 모른다.
p141.버지니아울프는 <자기만의 방>에서 남존여비의 사회문화 때문에 여성은 자기만의 공간과 사회적자원을 갖지 못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