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발견 지금은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된 커피는 누가 언제 어떻게 세상에 선보였을까? 커피에 매료된여러 나라의 문인들이 자신의 작품에 커피를 등장시키는 일이 자주 있다. 그중 내가 좋아하는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시인 잘랄 아드딘 아르 루미ualal ad-Din ar Rumi 가 표현한 ‘커피‘에 관한 정의는 매우 인상적이다. 그는 작품 〈입술 없는 꽃〉에서 커피를 아침의 포도주" 라고 칭송했다. 포도주를 뜻하는 아랍어 ‘까흐와Qahwah‘ 에서 ‘커피‘가 유래되었다는 가설에 비추어 보면, 커피가 주는 황홀감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그 감동의 크기가 마치 아침에 마시는 포도주 한 잔처럼강력하고 화려해 거부할 수 없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무역상들이 커피를 유럽에 들여온 뒤에도 사람들의 정서적 거부감이 너무커서 유럽에 전파되기까지 어려움이 무척 많았다.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것은 1600년경 교황의 지침이었다. 커피를 사탄의 음료‘라며 청원을 올리는 시민들의 말이 허황되고 터무니없다. 고 생각한 교황 클레멘스 8세 Clemens Ⅲ는 "커피는 악마의 음료라고 보기에는 너무 맛있습니다. 커피에게 제가 세례를 하겠습니다" 라는 충격적인 선언을 했고, 이는 교황의 말씀을 어길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다.
• 아프리카 커피의 시작 앞부분 ‘커피의 발견‘에서 살펴본 것처럼, 에티오피아의 칼디라는 양치기 소년이 처음 커피 열매를 먹고 흥분하는 양을 보고 커피를 수도사들에게 알린 것이 오늘날 커피 전파의 시작이라보는 설이 바로 아프리카 유력설이다. 칼디가 발견한 커피가 사원으로 전해져 수도사들이 각성 효과와 함께 활력을 얻게 되자 커피에 신비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여기고 결국 커피의 전파에 힘을 실어 주었다는 것이다.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곳이 칼디 설의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이거나 오마르 설의 아라비아 예멘이거나 지리적으로 보면 두 곳이 매우 근접한 곳이다. 또 최초의 출발은 달라도 두 지역은 역사적으로 커피가 매우 발달된 곳이다. 칼디 설에 따라 에티오피아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고가정한다면 커피는 예멘을 비롯한 아랍 지역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 아라비아 처음으로 커피를 재배한 예멘 커피는 홍해를 건너 아라비아 남쪽 끝에 있는 예멘에까지 전해졌는데, 예멘에서는 커피를 공급받는 대신, 직접 재배하는 방식을 택하게 된다. 우리가 즐겨 마시는 모카커피는 커피를 수출하던 모카(Mocha 항구에서 유래한 것으로, 붉은 커피 열매를 직접 섭취하거나 거름망 없이 그대로 끓며 마시던 커피를 현재의 커피와 가장 유사한 형태로 즐기기 시작한 곳도 예멘이었다. 오늘날 ‘모카‘는 에스프레소에 초콜릿이나 향을 첨가한 커피를 뜻한다.
• 인도네시아 자바 커피의 탄생 커피나무를 빼돌려 식민지에 심으러던네덜란드인들 덕분에 인도네시아에서 예멘의 모카에 필적하는 자바Java‘ 커피가 탄생하게 된다. 당시로서는 상상할수 없었겠지만, 1696년 자바섬에서 커피나무 재배가 시작되면서 커피의 양대산맥인 예멘의 ‘모카‘ 와 인도네시아의자바‘가 탄생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는 바다에서 솟아오른 화산지형이 대부분인데, 화산지형의 토지에는 무기질이다량 포함되어 있어 커피나무 재배에 아주 이상적인 조건이다. 그 후 인도네시아는 아시아 최대의 커피 생산국으로성장하게 된다.
• 미국 커피를 통한 자유 독립 운동 미국의 경우에는 조금 특이한 상황에서 커피 문화가 형성된다. 미국인들이 홍차 대신 커피를마시는 것을 일종의 자유의 상징으로 여기게 된 ‘보스턴 차 사건 Boston Tea Party)‘을 계기로 커피를 통한 독립 운동이 벌어진다. 1773년에 일어난 보스턴 차 사건‘은 영국이 미국에 수출하는차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자 화가 난 보스턴 주민들이 정박해 있던 영국 상선에올라가 차를 모두 바다에 버리고 대규모 항의를 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결국 미국 독립 혁명의 발단이 되기도 했는데, 홍차를 마시던 미국인들은 커피를 마시게 되었고, 커피는 미국인들의 국민 음료로 자리 잡을 만큼 사랑받게 된다. 오늘날 유럽연합을 제외하면 전 세계 기피 수입량 1위를 차지하는 곳이 바로 미국일 만큼, 미국인들의 커피 사랑은 남다르다(오른쪽 도표 참조).
• 대한민국과 일본 커피를 사랑한 고종과 UCC 커피의 탄생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를 다룰 때 커피 애호가였던 고종 황제를 빼놓을 수 없다. 1896년 고종이 일본의 위협을 피해 1년가량 러시아공사관에 머무르는 아관파천俄館播遷이 일어나면서 커피를 마시기시작했다고 알려졌는데 고종은 그 후 커피 마니아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 고종의 커피 시중을 들던 독일인 앙투아네트 손탁AntoinetteSontag이라는 여성은 1902년 서울 정동의 손탁 호텔에 커피 하우스를 열기도 했다. 역사성 때문인지 최근에 도심 곳곳에서 ‘손탁‘ 이라는 브랜드를 단 커피 전문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도를 중심으로 북위 25 와 남위 25 사이가 커피 재배에 적합한 지역으로 ‘커피 존(커피 벨트)‘ 이라고 부른다.
커피 상식 커피류 ㅡ 커피 원두를 가공한 것이나 이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한 것으로, 볶은 커피, 인스턴트커피, 조제 커피, 액상 커피가 여기에 속한다. 인스턴트커피 ㅡ 가용성 추출액을 건조시킨 것으로 물에 타 마시는 스틱 포장 커피를 총칭한다. 조제 커피 ㅡ 믹스커피로 불리는 대다수의 커피를 말한다. 액상커피 ㅡ 구입해서 바로 마실 수 있도록 캔, 병, 컵 등에 담긴 커피를 얼음이 든 컵과 함께 판매하는 파우치형 커피를 말한다.
BRASIL브라질은 세계적으로 많은 커피를 생산하지만 소비 또한 상위를 차지한다. 브라질에는 전통적으로 누군가를 환영할 때 커피를 대접하는 문화가 있는데, 반가운 사람을만나거나 손님을 환대할 때 ‘카페지뉴Cafezinho‘ 라는 커피를 내놓는다고 한다. 카페지뉴는 끓는 물에 설탕을 넣고 끓이다가 커피를 넣고 저은 뒤, 이를 여과 천에 걸러 데미타세 Demitasse 잔(작은 커피 잔)에 따라 마시는 전통적인 커피를 말한다. 만약 브라질 여행 중 데미타세 잔에 담긴 카페지뉴를 대접받았다면 무척 환대받은 것으로 생각해도 좋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커피는 보통 8단계로 품질을 평가하는데 대량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하품도 많지만 산투스 커피와 같은 최상급의 커피도 있다. 대표적인 최상급 커피로는 버번 산투스Bourbon Santos가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어떤 커피를 더 선호할까? 일반적으로 브라질 커피를 능가할 만한 커피를 꼽으라면 단연 콜롬비아 커피다.
콜롬비아 커피 브라질에 이어 커피 생산량 세계 2위를 지켜 오다가 최근 베트남에 밀려 잠시 3위가 되었지만, 콜롬비아는 오랫동안 세계 최대의 커피를 생산해 온 국가다. 생산량뿐만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세계 최고의 평가를 받는 콜롬비아 커피는 특히 ‘마일드 커피 Mild Coffee‘가 유명하다. 향미가 뛰어나고, 맛이 부드럽다고 하여 ‘마일드 커피‘로 불리는 콜롬비아 커피는 기호성이 좋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데, 특히 연한 커피를 선호하는 북미 지역에서 크게 사랑받는다.
커피를 재배하는 농부들을 ‘카페테로 Cafetero‘ 라는 명칭으로 따로 부를만큼, 콜롬비아의 커피 생산에 대한 열의와 문화적 여건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브라질과 비슷하게 많은 양의 커피를 생산하면서도 품질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브라질 커피와의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이는 콜롬비아 사람들이 커피를 다량으로 생산하는 경작물로만 취급하지 않고 문화 자체로 여기기 때문이다. 또 생산과 수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커피를 탐구하고 발전시켜려한 태도가 좋은 품질의 커피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했다.
과테말라 커피는 재배되는 지역의 해발고도에 따라 등급을 구분하고, 최고 등급인 SHB StrictlyHard Bean 에 해당되는 고급 커피는 주로 해발고도 1,400~1,700미터에서 재배된다. 과테말라의 커피나무는 90% 이상이 ‘그늘 경작법 Shade Growin‘ 으로 재배되는데, 그늘 경작법은키가 큰 나무 사이에 커피나무를 심어 그늘이 지게 하는 경작법을 말한다.
- 자메이카 커피 다양한 커피류를 판매하는 대형 마트나 세계 각국의 커피를 판매하는 커피 전문점에서 우리는 ‘블루마운틴‘ 이라고 쓰인 브랜드명이나 커피를 쉽게 볼 수 있다. ‘커피의 황제‘, 또는 ‘세계 최고급 커피‘로 평가받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Jamaica Blue Mountain‘은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고산지대에서 생산하는 커피를 가리킨다. ‘블루마운틴‘ 이라는 이름은 자메이카 북쪽에서부터 동쪽 카리브해 연안까지 길게 뻗어 있는 산맥의 이름이 ‘블루‘ 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 이다.
1728년부터 커피를 재배한 것으로 알려진 자메이카에서는 쓴맛은 별로 없으면서도 아주 우아한 향기와 환상적인 맛을 지닌 커피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렇게 양질의 커피를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자메이카가 커피 재배에 적합한 천혜의 환경을 가졌기 때문이다. 커피가 재배되는 자메이카의 고산지대는 서늘한 기후에, 습기를 제공하는 안개와 비가 잦은 데다 배수가 잘되는토양이라 커피 열매가 천천히 익을 수 있었다.
하와이에서 커피가 처음으로 재배된 것은 1800년대 초반이지만 초기에는 경작에 모두 실패했고, 1828년에 미국인 선교사 새뮤얼 러글스SamuelRuggles가 들여온 묘목이 자라면서 코나 Kona 커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새뮤얼 러글스에 의해 유입된 커피 묘목은 버번종에 속하는 카나카 코피Kanaka Kopi 라는 묘목이었는데 하와이섬에서 맨 먼저 재배되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하와이 코나‘ 라고 부르는 커피는 1892년에 과테말라에서 티피카 품종을 들여와서 코나 지역에서자리를 잡은 것이다. 과테말라에서 들여온 커피라고 해서 처음에는과테말란 커피‘라고 불리다가 1990년경에 이르러 ‘코나 티피카 커피 Kona Typica coffee‘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톰 소여의 모험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 Mark Twain은 하와이 코나 커피를 이렇게 칭송했다고 한다.
코나 커피는 향미가 다른 어떤 곳에서 재배되는 커피보다도 풍부하며 최고의 커피가 재배되어야 할 바로 그곳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당신의 찬사를 받을 충분한 자격을 지니고 있다."
최고의 소설가이면서 사회 비평가이기도 했던 마크 트웨인이 1866년 하와이에 들렀다가코나 커피를 맛보고는 이런 찬사를 남긴 것인데, 저명 인사인 마크 트웨인의 이 말 한마디는코나 커피가 고급 커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탄자니아 커피는 고산지대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특히 킬리만자로 커피는 신맛, 쓴맛, 단맛이 모두 느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커피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커피를 생산한다. 전 세계를 기준으로 보면 4위에 해당된다.2017년 기준). 많은 나라에서 아라비카 품종을 생산하는 데 비해 인도네시아는 고품질의 로부스타종을 주로 경작하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알려진 루왁 커피Luwak Coffee‘와 ‘자바 커피가 유명하다.
정확한 유래가 어찌 되었든 사향고양이가 먹은 커피 열매는 몸속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숙성 과정을 통해 단맛과 초콜릿 맛, 신맛 등의 향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은 사향고양이체내에서 커피 열매를 효소분해하면서 다량의 아미노산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아미노산이 커피 씨앗에 특유의 신비로운 맛을 제공하는 셈이다.
루왁 커피의 정확한 명칭은 ‘코피 루왁Kopi Luwar‘ 이다. ‘코피‘는 인도네시아어로 ‘커피‘를 뜻하고 ‘루왁‘은 ‘사향고양이‘를 가리킨다. 뛰어난 맛을 지닌 코피 루왁은 자연에서 사향고양이의배설물을 채취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회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피 루왁은 아주비싼 가격에 최고급 커피로 판매된다. 이렇게 매우 비싼 가격에 거래되다 보니 사향고양이를직접 사육해 코피 루왁을 생산하려는 상인들과 가짜 코피 루왁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커피의 주요 산지로는 수마트라섬, 자바섬, 술라웨시섬 등이 있다. 수마트라섬은만델링 커피가 유명하고, 자바섬은 자바 커피, 술라웨시섬은 셀레베스 토라자Celebes Toraja 커피가 유명하다.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세 가지 커피의 특징을 간단히 살펴보면, 만델링 커피는 커피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커피 중 하나로 보디감과 함께 달콤한 맛이 특징이다. 커피 생산량 중약 17%를 차지하는 자바 커피는 신맛이 적은 것이 특징이며 달콤한 초콜릿 향과 흙냄새, 스파이시한 향이 있다. 진하게 마시면 톡 쏘는 듯한 풍미와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 에스프레소용으로 적합해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셀레베스 토라자 커피는 묵직한 보디감과 함께 신맛을느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인도 커피 커피 애호가라면 ‘몬순 커피 Monsooned Coffee‘를 한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인도는 생두를 숙성시킨 몬순 커피가 아주 유명하다. 숙성 과정을 거친 몬순 커피는 향미가 일반 커피와는 확연히다르다. 단맛과 고소한 맛, 그리고 흙 내음이 섞여 독특한 맛을 낸다. 이렇게 개성 강한 인도의 몬순 커피는 오랜 시간 자연 숙성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데, 여기에는흥미로운 사실이 숨어 있다. 처음부터 커피의 독특한 맛을 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두를 숙성시키지 않은 것이다.
과거 인도에서 커피를 유럽으로 수출할 때 동인도회사의 선박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런데 선박을 이용해 인도에서 유럽으로 커피를 이동하는 데에는 5~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배 에 실려 긴 시간을 이동하다 보니 커피 원두는 자연스럽게 바닷바람도 맞게 되고 비와 안개의영향도 받게 되었다. 특히 인도에는 지리적으로 아라비아해와 벵골만에서 계절풍이 불어오는데, 이 계절풍은 바다의 습기를 몰고 온다. 해풍에 노출되어 습기가 찬 인도 커피가 유럽에 도착했을 때에는 초록색 원두가 누렇게 변해있었다. 맛 또한 변하여 커피 특유의 산미는 사라지고 곰팡이와 흙 내음이 뒤섞인 듯한 독특한냄새가 났다. 그런데 해풍을 맞아 변형된 커피에서 캐러멜 향의 단맛과 고소한 맛이 나자 인도
커피는 뜻하지 않은 인기를 끌게 되었다. 이렇게하여 몬순 커피가 탄생했다. 유럽 사람들은 처음 에는 이 인도 커피를 몬순 커피‘라고 하지 않고 ‘올드 브라운 자바 커피 old Browin Java coffee‘ 라고 불렀다. 노란 황금색으로 변한 생두의 색깔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오늘날에는 우연하게 얻게 된 몬순 키피의 맛을재현하기 위해 인위적인 숙성 방법을 사용한다. 열대 몬순 계절풍이 부는 창고에 커피 원두를 보- 관하이 숙성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본순기후의특성을 이용해 키피를 숙성시키는 방법을 ‘몬수닝Worsooning 이라고 하는데, 원두는 7주 정도 통풍이 잘되는 창고에서 숙성 과정을 거치게 된다. 돈순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단순히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만 하는 것은 아니다. 커피 원두를최대한 넓게 펼쳐 두고 갈퀴로 뒤집는 과정을 반복하여 원두가 골고루 바람을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몬수닝은 이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몬순 커피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말라바르(Malistar지역에서 생산되는 ‘몬순 말라바르가 있다. 말라바르 커피는 해발 1,000~2,000m에서 재배된다. 주로 아라비카종을 생산하며 최고급 등급인 ‘몬순 말라바르AA‘는 전 세계 모든 커피들 중에서 가장 산도가 적은 커피로 유명하다.
에티오피아 커피 커피의 최대 생산국이 브라질이라면 커피의 발생지, 시작은 에티오피아라고 할 수 있다.
모카커피로 유명한 곳 또한 에티오피아다. 에티오피아의 커피가 예멘의 항구도시인 모카를 통해 유럽 각지로 수출되면서 유럽 사람들은 자연스레 이를 ‘모카커피‘라고 부르게 되었다. 예멘의 커피를 당연히 모카커피라고 부르지만, 에티오피아에서 예멘의 모카항을 통해 수출 되는 커피에도 모카라는 명칭이 붙여졌던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모카커피에는 모두 세 종류가 있다. 재배하는 지역에 따라 시다모Sidano, 이르가체페, 리무Limmu라 부르는데 대부분 초콜릿 맛, 신맛, 꽃향기가 어우러져 향기가 좋고부드럽다. 특히 이르가체페는 에티오피아 커피 중 가장 세련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한 꽃향기에 부드러운 보디감, 달큰한 신맛 등 와인에 비유되는 깊은 맛을 지닌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주로 해발 2,0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생산되는데, 3,000미터가 넘는 동부 산악지대 하라르 Harrar에서는 최고급 커피인 ‘모카 하라르(Mocha Harrai 가 생산된다. 하라르 커피는 깊은 향과 감미로운 와인 향으로 유명한데 에티오피아의 축복‘ 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커피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커피다.
"고흐와 소통하려면 모카 마타리를 마셔야 한다."
‘모카 마타리‘는 앞부분 예멘 커피‘ 에서 다루었듯이 예멘의 대표적인커피다. 묵직한 보디감과 함께 진한 초콜릿 향이 나는 예멘 모카 마타리를 고흐가 평소 즐겨 마셨기에 고흐와 소통하려면 그가 좋아하는 모카 마타리를 함께 마셔야 한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일 것이다.
어떤 커피가 진짜 맛있는 커피일까. 우리가 커피를 마시면서 "이 커피 정말 맛 좋다" 라고 하는 그 커피의 맛은 어떤 맛일까? 사실 맛을표준화해서 맛있는 커피는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 내리기는 쉽지는 않다. 정확히 말하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맛은 사람마다 제각기 느끼는 기준이 다르고 식생활의 경험과 문화적 체험까지도 포함 하는 매우 복잡한 것이기 때문이다.
● 커피의 재배 조건 커피나무가 열매를 맺고 수확할 수 있는 상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배되는 지역의 기온과 일조량, 강수량, 토양 등이 매우 중요하다. 커피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기온은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연평균기온 22도 정도다. 평균기온이 25도 이상일 경우에는 광합성작용이 원활하지 못해 커피나무가 자라지 못한다. 커피나무는 습도가 낮으면서도 안개가 자주 끼는 곳에서 잘 자란다. 강수량은 대략 연중1,000~2,000mm 전후가 알맞다.
커피나무는 평지보다 표고가 높은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는데, 에티오피아와 케냐를 포함한 아프리카 고원지대, 중미의 과테말라와 자메이카 등의 고산지대, 남미의 콜롬비아와 에콰도르등이 포함된 안데스산맥 등이 대표적이다. 이 지역의 토양은 대부분 화산작용으로 인해 오랫동안 퇴적된 부식토인데, 화산 지역의 부식토는 토양의 내부에 미세한 기공을 포함하고 있어수분 유지가 되기 때문에 질 좋은 커피를 생산하는 데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런 토양은 유기물이 풍부하고, 습기가 적당해 배수가 잘되는 게 특징이다. 한마디로 비옥한 토양에서 모든 식물이 잘 자라듯이 커피나무도 재배되는 토양이 중요하다. 부식토가 풍부하고 석회, 질소, 인산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커피 농사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브라질의 유명한 테라로사 Ferra rossa 지역이다. 또 에티오피아와 아라비아의 고원지대 역시 부식도 함량이 높아 품질 좋은 커피가 생산된다. 커피 재배에 적합한 지형은 고도가 낮은 평야지대보다 경사진 언덕이나 비탈진 지역이다. 하지만 이런 지역은 배수가 잘되는 반면 지형적 특성 때문에 관리가 어렵다.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성장과정에서 열매가 단단해져 조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맛과향이 풍부하고 원두의 색깔이 비교적 밝고 진한 편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들이 모두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또 표고가 높은 곳에서 재배되는 커피가 저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보다 신맛이 더 자극적으로 변한다고 알려져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생두의 가공 방식은 크게 네 가지 정도가 있는데, 가장 오래된 전통적인 방식인 ‘자연 건조 방식(Natural Dry Process‘은 햇빛 건조가 가능한 자연 조건이 필수적이다. 물을 이용하여 커피 열매를 세척하고 생두를 추출하는 방식을 워시드 방식 Washed Process‘ 이라고 하는데, 이 방식은 건식 처리 방식보다 커피 품질이 좋아 대부분의 커피 생산국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 건식법과 습식법을 합친 ‘세미워시드 방식 Semi-Washed Process, 건식법과 습식법의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펄프드 내추럴 방식 Pulped Natural Process‘ 등이 있다.
이때 생두를 보관하는 창고의 지리적 위치와 환경, 관리 설비가 매우 중요하다. 생두 보관의 이상적인 온도는 섭씨 23도, 습도는 약 60% 정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생두는 습도에 매우 민감한 편인데, 습도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생두에 곰팡이가 피고 품질이 저하되기 때문에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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