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 & 하버마스 : 광기의 시대, 소통의 이성 지식인마을 32
하상복 지음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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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국이 이상하다. 내가 지금까지 배워왔던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가 무참히 무너지고 있다. 광우병 파동에서 비롯된 촛불시위. 4대강 살리기를 빙자한 대운하, 신문방송 겸업을 가능케 한 미디어법 통과, 그리고 지금까지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쌍용 자동차 사태까지. 정부는 어떠한 의견수렴의 과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독단적이고 독자적인 나라를 꾸려가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은 상위 1%만을 위한 나라가가 되어 버렸다. 99% 대다수의 국민은 그저 끌려가고만 있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이미 대한민국은 이성을 상실한 나라다.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를 하려 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는 말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정부, 그들에게는 이성이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욕망만 존재할 뿐이다.

 

인간의 이성은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인류에게 자유와 평등, 해방의 이념을 일깨우면서 근대사회의 밑거름이 되어왔다. 하지만 이 이성 때문에 우리는 많은 전쟁과 내전, 갈등과 불평등을 억압과 폭력을 낳았다. 합리성만을 강요하며 광기로 치닫고 있는 정부와 소통을 주장하는 서민들. 이들은 여러 사건들을 통해 대립해왔고, 심지어는 지금 이 순간에도 그 대립은 일어나고 있다. 이토록 서로 대립, 반목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상봉의 <푸코&하버마스; 광기의 시대, 소통의 이성>은 서양근대철학의 두 양대 산맥인 푸코와 하버마스의 철학적인 차이를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제점들을 살펴보고 있는 책이다. 1960년대 근대성에 대한 대논쟁의 중심에 섰던 두 철학자, 푸코와 하버마스의 사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해 보고자 하는 책이다.

 

인간의 모순됨과 폭력성 때문에 강력한 제도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푸코와 인간의 이성을 존중하며 대화와 소통으로 풀어야 한다는 하버마스의 철학적 견해 차이를 철학서적 치고는(?) 꽤 쉽게 풀어냈다. 또한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인 ‘소통의 부재’에 대해 촛불시위 문제를 이 둘의 관점을 통해 가상대화로 풀어낸 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푸코와 하버마스, 이들의 논쟁이 1960년대 이뤄진 것 치고는 오늘날에도 똑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부끄럽기만 하다. 오늘도 뉴스에서는 쌍용자동차 노조 사태를 보도하고 있다. 공장으로 투입된 경찰 병력들, 그들은 강력한 스턴건으로 시위자들을 진압하려 한다. 또한 시위자들은 화염병과 표창으로 무장되어 있다. 경찰도 시위자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푸코의 이론대로라면 시위자들은 광인이다. 이들은 강력한 법과 제도 하에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것이고, 하버마스의 이론대로라면 정부가 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공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다. 누구의 이론이 옳고 그른지의 가치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결국 오늘날의 우리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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