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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로 산다는 것
김학원.정은숙.강주헌 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12년 5월
평점 :
http://blog.naver.com/yyn0521/220361639781
《편집자로
산다는 것》 : 편집자의 모든
노하우가 여기에!
편집자로 일하기 전에 읽었던 책이 있다. 《편집자분투기》, 《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가
그렇다. 그 책을 읽고, 한겨레에서 출판 관련 강의를 들으면서 편집자로서 꿈을 키워나갔다. 그리고 지금 편집자로 일한 지 2년이 지났다. 확실히
편집자가 되기 전 읽었던 책들은 도움이 됐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문장에만 촉각을 세우고 있었는데, 책 만드는 데에 신경쓸 것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독자의 당황스런 질문들에도 대처하는 내공이 생겼고, 작가님들과 작업하면서 의견을 전달하는 데에도 좀 더 수월해졌고, 일정을
잡는 것에도 가늠하기가 처음보다 쉬워졌다. 그러다 보니 슬슬 책 만드는 게 특별한 일처럼 느껴지지 않은 때도 가끔은 생겼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리즈의 책을 매번 편집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초심을 읽는 게 두려워 《편집자로 산다는 것》을
읽었다.
이 책엔 출판계에 있으면 어디서든 한 번쯤 들어보는 분들의 글이 있어서 상당한 도움이
된다. 편집자의 자세나, 앞으로의 방향(어떤 분야를 자신의 전문 분야로 삼을 것인지), 기획의 방법, 작가와의 소통 등을 세세하게 알 수 있다.
참고로 이 책에는 기존에 읽었던 2권의 책의 저자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일하기
전에는 막연한 이상 같았던 편집자에 관한 글들이 편집자로 일하면서 읽으니 피부로 한층 와 닿았다. 마음산책 대표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자와의
소통의 중요성을 느꼈다. 첫책을 작업하면 후속작들도 염두에 두면서 저자의 이미지도 만들어 간다는 것도 인상 깊었고, 책 하나에도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가 느껴졌다. 또, 휴머니스트의 대표님은 역사 편집자로 일하면서 역사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이는 적다고 지적했는데, 편집자가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가지는 게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다. 웅진 임프린트
리더스북의 대표님은 출판 기획 인사이트에 대해 10가지를 집어줬는 데 이게 참 인상적이어서 노트에 적어놓기도 했다.
또
마지막으로 정민영이라는 분이 미술 기획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그게 참 흥미로웠다. 미술책은 잘 읽지도 않는 편이어서 별 기대를 안 했던 게
사실이었는데, 미술책을 기획하는 것엔 어떤 고민이 있는지, 저작권은 어떻게 다루는지, 편집은 어떻게 하는지, 미술책을 기획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를 들으니 역시 어느 책이건 쉽게 만드는 책은 없고,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이 미술책에만 국한된 내용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건 편집자에 관한 이야기로 꽉꽉 채웠다는 것. 아무리
친구라도 같은 분야에서 일하지 않으니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데에 한계가 있는데, 이 편집자는 이런 고민이 있었고, 이렇게 해결했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힘이 난다. 이 책의 저자들이 썼던 다른 책들도 있던데, 시간이 나면 읽어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