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3년 재테크 평생을 좌우한다 - 결혼준비부터 재테크, 내집마련, 살림 노하우까지
짠돌이카페 소금부부 지음 / 길벗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http://010777000.tistory.com/100

 

내가 읽은 <신혼 3년 재테크 평생을 좌우한다> 길벗책과, 넥서스의 <알짜배기 신혼부부 재테크> 중 넥서스 책이 좀 더 최근의 책이긴 했으나 구체적인 정보보다는 스토리텔링 형식인 것 같아서 길벗으로 골랐다. 구매할 당시에 특별부록까지 같이 껴서 있었는데, 포장이 되어 있어서 미리 읽어보질 못하고 궁금한 마음에 고른 것도 있었다. 저자는 재테크 카페로 유명한 '짠돌이카페' 회원이었는데, 재테크 전문가가 아닌 일반 가정주부가 저자라는 점이 오히려 책이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오게 만들었다.

중간중간에 신혼에서부터 10년차 정도에 이르기까지 부부의 자산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표로 보여주기도 하고, 월 수입은 얼마인지 적혀 있어서 한눈에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특별부록으로 준 책자가 혼수 체크리스트, 결혼 준비, 육아에 이르기까지 꼭 알아두어야 할 깨알 정보들이 많아서 두고두고 읽기에 좋을 거 같았다. (평소엔 찾지 않더라도 그때가 되면 제일 먼저 펼쳐 볼 것 같은 정보들)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어떤 독자가 2008년에 나온 책이니 시대적 흐름이 변한 건 감안해서 읽어야 한다고 그랬는데, 역시나 읽으면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일단 7년 전에 나온 책인데다, 지금 대략 40대 주부인 저자들이 신혼 때를 기준으로 돈을 적어놔서 현재의 물가랑 비교했을 때 얼마인가가 감이 잡히지 않는 거였다. 얼마나 없이 시작한 건지, 얼마나 많이 번 건지가 실제적으로 확 다가오진 않아서 그냥 '없었나 보다, 벌었나 보다'하면서 읽어야 했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보면서 이렇게 아끼는 구나 하는 것들만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리고 또 아쉬웠던 건 펀드, 부동산, 이율과 관련한 정보들이 있는데 이 역시 지금의 상황과는 좀 다른 면도 있는 것 같다. 은행 적금 이율이 5.5 이상이라는 걸 볼 땐 좋았던 시절이었네 하는 생각도 좀 들고. 저자 중에 한 사람은 온전히 부부가 일어섰다기 보다는 친정의 도움을 꽤 많이 받은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다.

일단 읽으면서 꼭 해야겠다 싶었던 건 가계부쓰기, 돈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기, 경제지나 기타 경제서를 다독할 것. 보면서 느낀 건 돈을 좋아하고, 그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겐 돈이 절로 딸려 오는 것 같다는 것. 돈에 관심이 많아서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늦은 나이에 따고, 부동산도 둘러보고 하는 어떤 저자를 보고선 부자 되는 게 참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쓰메 소세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 근현대문학 일본문화총서 (글로세움) 4
한국일어일문학회 지음 / 글로세움 / 200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010777000.tistory.com/84

 

특정 도서를 읽겠다고 생각하지 않고 갔던 도서관에서 빌려온 일본근대소설개론서 <나쓰메 소세키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까지>. 책에 어떤 사연이 깃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표지가 이렇게까지 너덜너덜해질 수 있나 싶어서 감탄했다. 이 책 외에 다른 근대소설개론서를 찾아보려 했는데 책이 없어서 그냥 이대로 빌렸다. 이 책은 한국일어일문학회 일원인 교수들의 각각의 원고를 취합해서 엮은 책이다.

 

일어일문학을 전공했지만 시험이 끝나고, 졸업을 하고 하다 보니 배웠던 때가 있었던가 싶을 만큼 뇌가 하얘져서 다시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려고 빌렸다. 처음 의도대로 읽다 보니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재일교포 부분에서는 익숙한 담당 교수님의 원고도 있어서 반가웠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대학교 땐 이만큼의 흥미가 없었나 싶은 반성이 들었다. 그때 좀 더 흥미가 있었으면 강의를 들을 때 좀 더 열중하고 재밌게 들었을지도 모르는데 배움에는 때라는 게 따로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크게 장 구성은 소설, 시, 재일문학으로 나뉘어져 있다. (시 부분은 사실 관심이 없어서 넘겼다)

소설 파트는 읽으면서 작가의 작품을 비롯하여 작가의 생애, 분석, 작품의 의의까지 담겨 있어서 한눈에 문학사를 파악하기에 좋았다. 예전에 강의를 들을 때 일본작가들은 자살도 많이 하고, 애정문제도 진짜 버라이어티하다 싶었는데 다시 읽어도 역시나 놀랍다. 문학 동료의 아내를 뺏질 않나, 할복 자살도 하질 않나, 안 그러면 요절도 엄청 많은 것 같다. 그래서 문학 작품을 다루는데 굉장히 어렵거나 하지만은 않다. 작가들의 생애 자체가 소설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가장 궁금했던 소설의 흐름은 사실 맨 앞 장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일본 근현대문학의 이해'라는 내용의 글이 실려 있는데 그 부분만 읽어도 대략적으로 알 수가 있어 좋았다. 그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일본 근현대소설사의 흐름>

1. 메이지시대 전기[1868~1885]

후쿠자와 유키치 <학문의 권장>, 번역소설(외국문학의 소개), 정치소설(자유민권운동을 주장하며 정치가의 출세를 위해) 

 

2. 메이지시대 후기[1886~1912]

1) 쓰보우치 쇼요 <소설신수> '소설의 핵심은 인정(人情)이고, 그 다음이 세태풍속이다' > 인간의 내면을 그리는 것이 문학,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문학  > 사실주의+구어체 : 후타바테이 시메이 <뜬구름>(일본 최초의 근대소설) 

2) 전통문학(고전주의) : 고다 로한 <고쥬노토(오중탑)

3) 낭만주의문학 : 모리 오가이 <무희>

4) 자연주의 : 나가이 가후 <지옥의 꽃> (낭만문학에 대한 반발+프랑스의 자연주의 영향 > 이후엔 일본식 자연주의로 발전) > 다야마 가타이 <이불>, 시마자키 도손 <파계>

 

3. 다이쇼시대[1912~1926]

반자연주의(인간의 추악한 면을 드러내는 문학) 등장. 다양한 형태로 발전.

1) 탐미파(관능과 정서에 호소) : 나가이 가후, 다니자키 준이치로

2) 시라카바파(이상주의적 개인주의, 인간의 고귀함과 이상) : 무샤노코지 사네아쓰

3) 이지파(있는 그대로가 아닌 이지적으로 구성)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4) 고답파 or 여유파 : 모리 오가이, 나쓰메 소세키

 

4. 쇼와시대 전기 전전(戰前)[1926~1945]

1) 프롤레타리아문학(전쟁의 발발로 인간의 고귀성, 미를 추구하는 것은 사치)

2) 예술파 운동(반프롤레타리아문학. 문학은 문학일 뿐) : 가와바타 야스나리, 요코미쓰 리이치, 이부세 마스지  

 

5. 쇼와시대 후기 전후(戰後)[1945~]

2차 세계대전 이후는 뚜렷한 문학운동은 없음.

1) 대가의 등장 : 가와바타 야스나리, 다니자키 준이치로, 시가 나오야

2) 전후파 : 미시마 유키오, 오오카 쇼헤이

3) 제3의 신인 : 야스오카 쇼타로, 엔도 슈사쿠

4) 이후 : 탈이데올로기 문학=내향의 시대, 신세대 작가 문학, 기타 재일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교 입시
미나토 가나에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http://010777000.tistory.com/83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미나토 가나에의 책이므로 바로 빌렸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들로 빌려온 책을 쌓아 두고 읽지는 않고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의 반납일은 다가오고 이러다간 읽지도 못하고 반납하겠다 싶어 읽기 시작했다. 읽기 전엔 어떤 내용인가 싶어 뒤표지를 살펴봤는데 "그러니까, 입시를 짓밟아버리자"라는 글이 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교 입시를 위해 수험준비를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흔한 일은 아닌데, 일본에선 드라마나 책에 등장해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고교입시>에 등장하는 이치고는 지역 내에서 학업이 우수한 학생들이 진학하는 공립학교다.  이 학교가 있는 지역은 독특해서 이치고에 진학하지 못하면 그곳에서 살아가는 내내 '멍청하다'는 편견에 시달린다. 그래서 이치고에 떨어지고 더 낮은 학교에 진학하게 된 사람은 현재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어도 백수인 사람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다. 반면에 그곳에 진학하게 된 사람들은 평생 오만한 태도를 드러내고, 이치고 OB를 자처하면서 고등학교 3년 시절의 영광을 잊지 못한다.

이런 학교를 배경으로 '입시를 짓밟아버리자'라는 벽보가 붙고 입시를 망치기 위한 프로젝트에 누군지 알 수 없는 인물들이 달려들고, 입시를 무사히 끝내려는 교사들과 대립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로 대변되는 동창회장, 현 의원의 어머니도 얽히고, 입시로 인해 가족이 흩어져야 했던 과거를 가진 인물도 등장해 '입시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그것과 함께 '익명성'이란 이름의 폭력도 폭넓게 다룬다. 알고 보면 범인이 의인이었던 결말이 주는 훈훈함도 있다.  

 

초반부엔 등장인물이 하도 많아서 누가 누군지 헷갈려 계속해서 앞장으로 되돌아가야 했다. 뒤에 역자 후기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 그 많던 인물이 하나의 캐릭터로 자리 잡아 앞장을 들춰보지 않아도 누가 누구인지 딱 그려졌다. 이게 미나토 가나에의 인물 구성력이 아닌가 싶다. 항상 작품에 돌입하기 전에 인물의 이력서를 만든다는 치밀함이란.

 

<고백>, <야행관람차> 이후로 접했던 미나토 가나에의 소설은 재미는 있지만 어딘가 깊이는 느껴지지 않는 것들이었는데 <고교입시>는 실망감에서 조금 벗어나게 해준 책 같다. 그리고 악의로만 가득찼던 과거 그녀의 작품들보다 좀 더 따뜻함이 느껴진다. 형을 생각하는 동생의 마음이 드러나는 에피소드는 가슴이 아파서 눈물까지 났다. 전체적으로 적당한 악의와 이기주의를 드러내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이 마음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템테이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ttp://010777000.tistory.com/80

 

한가한 주말이었다. 일부러 푹 쉬고 싶어 약속도 잡지 않고, 집에서 쉬고 있었다. 시간은 많은데 TV를 보기도, 컴퓨터를 하기도 싫던 차 책장에 꽂혀 있던 책 중 하나를 고른 게 <템테이션>이었다. 동생이랑 서점에 갔다가 동생이 골랐던 책이었다. 한때 영미소설을 좋아하기도 했으나 후엔 일본소설에 빠져 놓고 있었다가 꽤 우리나라에서 통했던 책이었기 때문에(<빅 픽처>와 함께) 읽어보기로 했다. 재미없으면 즉시 그만둘 생각으로.

 

주인공은 무명작가 데이비드 아미티지와 무명배우 루시였다. 이들은 젊었고, 사랑했고, 그래서 부부가 되었으며, 앞으로 나아갈 미래도 있었다. 그러나 10년 이상 이어진 무명생활은 이들을 금전적으로 압박했고, 재능에 대한 좌절감을 키웠고, 더 이상 가까워질 수 없는 관계로 몰아갔다. 그렇게 불편한 사이가 되어버린 이들 앞에 반전이 일어난다. 데이비드의 극이 에이전시를 통해 방송국에 팔리게 되고, 빅히트를 쳤으며, 시트콤은 시즌2를 제작하게 되었고, 그의 몸값도 덩달아 오르고, 부부는 드디어 재정적인 걱정을 하지 않는 부자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없다가 부자가 된 전형적인 케이스의 사람들처럼 데이비드 역시 본처를 버리고 불륜에 빠져버린다. 그렇게 유혹에 빠져들어가고 겪는 그의 성공, 타락, 음모, 재기의 이야기를 스피디하게 다뤄나간다.

 

잠깐 읽을 생각이었는데 화려한 할리우드에서 벌어지는 너무도 현실적인 '성공', '돈'에 대한 키워드가 이 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한 키워드를 잡은 동시에 골때린(?) 대사가 많다. 한방 먹은 것 같은. 책의 뒤표지에 보면 '너무나 생생하고 중독적인 소설', '남은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깝지만 자꾸만 책장을 넘기게 되는 소설'이라는 찬사가 적혀 있는데, 이걸 보고서 어느 책에든 쓰여 있는 과장된 칭찬에 조소를 날렸으나 읽고서는 그 생각을 딱 접었다. 정말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는데다 가뜩이나 책읽는 속도도 느린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계속 잠을 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필립의 음모에 빠지고 최악의 스캔들로 구렁텅이에 빠졌을 때 어떻게든 해결이 되겠지라고는 생각했으나 그 결말이 예상했던 대로만 되지 않아서 오히려 더없이 만족스러운 소설이기도 했다.

 

성공을 하려거든 데이비드처럼 한 우물을 미친듯이 파는 열정과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과 어마어마한 부(富)를 이룬 사람이 한 인간을 어떻게까지 지배할 수 있는가 하는 무서움도 느꼈고, 인생의 쓴맛을 볼 때 내 옆에 있어주는 게 누굴까라는 걱정도 하게 했으며, 누군가 힘들 때 외면하지 않는 앨리슨 같은 사람이 되어줄 수 있을지 싶기도 했다. 한시도 가만두지 않고 나라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드는 격렬한 소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허한 십자가 (특별보급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http://010777000.tistory.com/79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정근》을 본 후로 다른 책도 눈길이 갔다. 그중 눈길을 끈 게 《공허한 십자가》였다. 뭔가 음울해 보이는 제목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출판사에서 특별보급판도 발간한 터라 행간이 넓고, 비싸기만 한 다른 책보다 훨씬 저렴하게 똑같은 그의 작품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읽기 전에 먼저 독자들의 평을 가볍게 본 후라, '사형제도'에 관한 내용 정도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는 내내 다른 그 어떤 책보다 '사형제도'에 관해, '죽음', '유족'에 관해 이렇게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한 적은 없었다. 사형제는 뜨거운 감자인 만큼 찬반의 의견이 거센데, 사형제 폐지론자의 가장 큰 주장은 진범이 아닐 경우 이미 잃어버린 사형수의 목숨을 다시 살려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무게감 탓인지 우리나라에서도 1997년도에 마지막 사형집행을 한 뒤로 사형제가 폐지되진 않았으나 잠재적 사형폐지국이 되었다. 살인을 저질렀다고 해서 사형으로 맞서기보다는 무기징역으로 끝까지 죄를 감내해야 된다는 게 내 생각이라 그동안 사형제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선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까 내가 바라보는 사형제의 중심은 '범죄자'를 향해 있지 '유족'을 향해 있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책 <공허한 십자가>를 읽고선 남겨진 유족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흉악한 살인범에 의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가장 큰 목표는 '사형 판결'이고, 그것은 끝이 아니라 앞으로 겪어야 할 시련에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목숨을 잃을 때까지 고통에 몸부림쳐야 했다는 사실은 유족을 평생 짓이겨 놓는다. 그래서 이 소설에 등장하는 부부도 그 고통을 참을 수 없어 이혼을 하고, 직장도 잃고, 겨우겨우 살아가거나 사형제의 헛점에 대해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하며 산다.

그러면 반대로 범죄자는 어떤가? 책에선 두 사건이 있고, 그에 따라 각각의 범죄자가 등장하는데 하나는 경찰에 붙잡혀 사형을 당하고, 하나는 범죄가 발각되지 않아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사형제도로 인해 사형 당한 범죄자는 자신의 행한 범죄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재판을 계속하기 귀찮다며 그 판결을 받아들인다. 계속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범죄자는 자신의 범행을 잊지 않고 사회에 헌신하고,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 이야기를 통해 히가시노 게이고가 던지는 메시지는 유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사형제는 범죄자가 교정하기에 최선이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형제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표명하진 않았어도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던졌다는 점에서 이번 책을 높이 산다. 게다가 그의 특징인 술술 읽히는 흡인력 있는 문체와 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서 밀려오는 아련함은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이전까지 읽은 그의 책들은 사람이 이런 것 때문에 살인까지 저지른단 말이야?라고 생각할 만한 동기로 이야기가 진행됐는데, 이제는 점점 사회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글을 써내려가는 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붉은손가락>, <용의자 x의 헌신>을 읽었을 때처럼 간만에 넋이 빠지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