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웨이브 - 팬데믹 이후, 대한민국 뉴노멀 트렌드를 이끌 7가지 거대한 물결
홍석철 외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9년 겨울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던 뉴스를 본 것이 생각난다.

기껏해야 사스나 메르스 정도일 거라는 생각에 별거 아닌 것이라고 지나쳤다.

하지만 2019년이 지나 2020년 새해가 밝자 코로나19는 대재앙이 되었고 전 세계를 패닉으로 몰아세웠고 모든 사회가 멈춘 듯한 이상한 시기가 시작되었다.

조금 긴박하긴 하지만 봄이 되면 끝날 거라던 희망을 비웃듯이 코로나19는 2022년 10월도 여전히 그 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코로나19가 2019년에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닌 800년간 인류와 함께 살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단순한 전염병을 넘어서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전 세계 인류는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다.

비대면을 위한 기술의 발전은 팬데믹을 기회로 어마한 발전을 이루었고, 무엇보다 국제 사회의 모습이 팬데믹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아갔다.

팬데믹 이전에는 세계 무역에서 분업주의가 당연한 것이었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국경의 폐쇄는 자국 안에서의 생존경제를 우선시하게 되었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어느 정도 당연시되었고,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를 위한 희생 중 어떤 것을 우선시했느냐가 방역의 문제가 되기도 했다.

비대면으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 빈부격차가 더욱 커지게 된 것 또한 팬데믹이 낳은 결과이다.

공무원이나 은행원, 대기업 직원처럼 팬데믹으로 인해 소득의 변화가 없었던 직종의 종사자들과 중소기업이나 대면이 꼭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서비스업 종사들 간의 소득 격차는 그렇지 않아도 높아지던 빈부격차를 극단적인 모습으로 드러나게 했다.

특히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팬데믹은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분과 인간관계 등 그동안의 모든 것들을 바뀌어 놓게 된다.

직접 만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그동안 어쩔 수 없다며 지나쳤던 인간관계를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또 불필요한 관계들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국가의 복지정책에도 많은 변화를 주었으며 예전과는 다른 사회보장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 다룬 다양한 방면에서의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문화, 심리, 국제적 관계의 변화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기술의 발전이나 빈부격차는 생각할 수 있었지만 복지와 방역과 프라이버시 사이의 문제점, 지금까지의 작은 정부에서 큰 정부로의 변화며 큰 정부로서의 정부의 역할 등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마스크를 벗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엔데믹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코로나19라는 질병이 가져온 다양한 변화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걱정과 기대가 함께 공존하는 시대를 살아간다는 사실을 더욱 실감하게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서 종이우산을 쓰고 가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세 사람이 만났다.

여든여섯 살의 시노다 간지, 여든 살의 시게모리 츠토무, 여든두 살의 눈에 띄는 스타일을 한 미야시타 치사코.

처음 읽었을 때 이 세 사람의 모임은 그저 예전 직장 동료들의 친목 모임 정도로만 보인다.

이 세 사람 사이에는 괘 오래전에 애정관계도 있었지만 이제는 다 추억일 뿐이다.

호텔방에 체크인을 하고 세 사람은 바에서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호텔방에서 엽총으로 죽은 채 발견된 3명의 노인.

새해 첫날 이 사건으로 세상은 소란스럽다.

그리고 그들의 남은 가족들은 유족이라는 공통의 이름 아래 경찰서에 모이게 된다.

이런 일이 아니었다면 평생 만날 일이 없었을 사람들이 경찰서의 한 공간에 모여 조사를 받는다.

어린 시절 집을 나간 엄마의 엄마일 뿐인 외할머니. 은퇴하고 시골에서 혼자서 살던 암 투병 중인 할아버지, 그리고 가족은 없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받고 있는 전 교사.

소설은 세 사람의 마지막 날의 대화 장면과 그들이 세상을 떠난 후의 유족과 지인들 겪게 되는 일상과 그 일상 속에서 그들의 죽음으로 인한 심리가 묘사되고 있다.

늘 그렇듯이 사건 자체만 본다면 괘나 비극적인 모습일테지만 저자는 그런 느낌을 조금도 주지 않는다.

만약 내가 알고 있던 누군가가 이런 방법으로 생을 마감했다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될까?

물른 사람마다 개인차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품 속의 세 노인들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도 아니고 그저 자신들의 삶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마감하고 싶었을 뿐이다.

노인들 중 한 명의 유언에도 있듯이 가족들에게 새해 첫날부터 경찰서에 들락거리는 번거로움을 겪게 하는 것에 미안함이 있을 뿐이다.

암 투병으로 이제 서서히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게 된 시노다는 해외에서 유학 중인 손녀에게 자신이 좋아했던 책들을 유품으로 보냈다.

결혼한 딸이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와 남자를 번갈아가며 사는 모습에 더 이상 만나지 않지만 손자와 손녀에게 적지 않은 자금을 상속으로 남긴 외할머니 치사코상.

가족은 없지만 다양한 직업을 거친 덕에 지인들이 많은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마지막 배웅을 받은 시게모리.

이들 중 그나마 평범한 삶을 살았던 사람은 시노다일 것이다.

모든 것을 끝내기 위한 죽음이 아닌 이들의 죽음은 끊어졌던 인연을 다시 이어지게 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주게 되는 계기가 된다.

장례가 끝나고 시노다의 손녀가 치사코의 딸에게 메일을 보내 자신이 모르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하는 모습은 '러브레터' 와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세 사람이 살아있을 때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그들이 세 사람이 죽고 난 뒤에 그들의 존재와 죽음으로 변화를 겪는 모습들은 의외이기도 했지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가능한 영향력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새해를 살아갈 사람들의 몫이라며 마지막 날 세상을 떠난 세 노인의 마음이 이해가 갔고,

책의 광고에도 쓰였던 '갖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사람도 이곳엔 이제 하나도 없어' 라고 말했던 치사코씨의 체념도 그녀의 가족들을 보니 이해가 갔다.

남은 사람들에게 새해 첫날부터 경찰서를 들락거리게 한 것은 확실히 민폐였지만 세 사람에게 받은 것에 비하면 마지막 가는 일에 이 정도의 수고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과 소설 속 이야기이긴 하지만 삶도 죽음도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살다간 그들이 부러워졌다.

책을 덮고 이 서평을 쓰면서 죽음 그것도 노인들의 엽총 자살을 이렇게 덤덤하게 그려내는 것은 에쿠니 가오리만의 능력이자 특허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위험한 미래가 온다 - 국내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모색하는 초위기 시대의 생존법
김영익 외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 우연히 예능 프로를 보다가 썩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1박2일'에서 기차 여행 중에 부르는 노래가 정말이지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가는 가슴 아픈 개사였다.

주식 투자를 하는 듯한 두 출연자들의 대화는 아마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그저 예능의 부분이라고 웃을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매수 시기를 묻는 다른 출연자에게 '아무것도 하지마~'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특히 같은 손실의 아픔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투자자들이 썩소를 지었을 거 같다.

지난주 며칠인가 반등을 하기는 했지만 추세는 여전히 하락이 대세이고 이 반등들은 기술적 파동의 일부이니 어설프게 매수에 나서는 경거망동은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2021년 11월 제때 빠져나오지 못한 투자자들은 1년째 하락의 파란 감옥에 갇혀있는 셈이다.

나 역시도 그 서슬 어린 파란 감옥에서 조금이라도 손해를 덜 보고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가 어느 순간부터 의욕마저도 꺾인 채 관련 책과 방송을 보면서 다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그저 기다리고 있다.

지금 정도면 바닥이니 매수에 들어가라는 조언도 있지만 1년이나 얼어붙은 이 시장에서 웬만한 실력자가 아닌 이상은 섣불리 움직이지 못할 거 같다.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미국 국채 금리 인상 뉴스에 답답해지는 것도 이제는 일상의 일부분이 되어버린 듯하다.

인플레이션을 넘은 초인플레이션에 스태그플레이션까지 학창 시절 그저 책에서 봤던 경제학 용어들이 어떻게 실생활에서 활동하는지 정확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6명의 경제 전문가들의 이름도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친근함마저 든다.

가계부채의 정확한 정의와 가계부채가 늘어난 원인, 그리고 가계부채가 왜 더 문제가 되고 대한민국의 가계 부채는 부채 금액도 문제지만 그 증가 속도가 더 문제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국가 경제 전체를 위협하는 것은 가계부채뿐만 아니라 기업 부채가 더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공부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여전히 끝나지 않는 러-우 전쟁의 여파는 이제는 러시아 난민까지 발생시키고 있어 더욱 국제적으로 심각성을 띠고 있다.

추운 겨울 에너지 대란을 기다리는 푸틴의 전략에 놀아나는 듯한 유럽 경제와 더 이상 미국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중동과 중국과의 대립 등 국제사회는 인플레이션이 당연한 시대를 맞이하였다.

주식 투자자 중 한 명이라면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4장일 것이다.

그 제목도 무서운 '장기화되는 침체의 늪' 모든 투자가 그렇지만 주식 투자에서는 특히 매크로 방향이 중요한데 지금이 바로 역대급 메크로 방향이 전환된 시기라고 한다.

너무 낯이 익어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경제 방송에서의 이분의 목소리가 기억나고 들었던 내용도 어느 정도 기억이 날 정도다.

이 책에서의 내용도 방송에서 들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저 흘려들었던 내용들을 이렇게 책으로 읽고 정세에 대한 설명까지 꼼꼼하게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

기술적 반동과 낙관주의 전문가들에게 속지 마라, 리스크에 대응하여 항상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비중을 줄여 현금을 확보하라 고 하셨던 이유들을 이 책에서 더욱 자세하게 알려주었고 그 단어조차 낯선 '리세션'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도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리세션이 끝날 때가 언제인지, 그 후의 투자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니 이 어두운 터널을 버틸 힘을 얻을 수 있을 거 같다.

지난번에 읽었던 어느 책의 저자는 주식 투자보다는 부동산 투자가 초보 투자자들이 하기에는 더 좋은 투자 방법이라고 했다.

끝없이 오를 것 같은 부동산의 상승세는 이제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그나마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은 뉴스를 조금만 봐도 알 수 있다.

각자의 처지에 맞는 부동산 조정기의 대처방안과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그 유효성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주식도 부동산도 시장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시장에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거 같다.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여서 매일매일이 난리통 아닌 난리통인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그것도 부족해서 북한까지 이 난리통에 기름을 붓고 있으니 대국들 사이에 낀 힘없고, 자원 없는 분단국가의 한계성을 더욱 느끼는 요즘인 거 같다.

유일한 무기라고 생각했던 반도체는 미국에게 덜미를 잡힌 거 같고 승승장구하던 자동차 산업도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업의 기술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나라가 힘이 없고 정치인들이 자기 밥그릇 싸움만 하면 어떤 꼴을 당하게 되는지에 대해 너무 잘 알게 된 요즘인 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작은 죽음들 -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가 과학수사에 남긴 흔적을 따라서
브루스 골드파브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의학에 대해서 아무것도 어린 시절 즐겨봤던 미드 'CSI'를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그 드라마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 중 하나가 CSI 팀의 팀장이 현장을 미니어처로 만들어두고 뭔가를 실험하고 연구하는 장면이었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 섬세하게 만든 디오라마는 긴 시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이 책에서 드라마 속에서 등장했던 것과 같은 디오라마를 최초로 만들어서 법의학의 발전에 기여한 사람이 돈 많은 재벌 할머니라는 사실을 알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유능한 사업가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프렌시스 글레스너 리' 라는 이 할머니는 지금으로 말하면 재벌 3세이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유능한 사업가였고 여자인 그녀를 제외한 가족들 모두 하버드를 나온 최상위급의 엘리트 집안이다.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하버드의 입학허가를 받지 못한 그녀는 자녀들을 다 출가시킨 후에 자신이 가진 재산과 재능, 그리고 끊기와 열정으로 하버드 대학과 시를 비롯한 다양한 단체들에게 돈쭐을 제대로 내준다.

재벌 3세가 어떻게 자신이 가진 재력과 다른 능력들을 써야 하는지 그 표본을 보여주는 거 같아 읽는 내내 부럽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했다.

최초의 여성 법의학자라는 수식어가 붙기에 당연히 의대에서 정규교육을 받고 의사가 되었다가 법의학자로 전향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른 이 경우도 당시를 생각하면 더 대단하지만 이 리여사는 법의학에 관한 공부를 거의 독학으로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돈의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부도 그녀를 통해서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마인드와 열정을 가진 재벌 할머니가 한 명이라도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했다.

법의학이라는 학문은커녕 '코로너' 라는 전근대적이고 비전문적인 집단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인이나 사고 조사에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지만 그 형태는 가관 그 자체였다.

사망자의 사인에 '자살일 수도 있고 살인일 수도 있고' 라고 기재된 것도, 죽은 아기의 시신을 몇 번이나 돌려가면서 사건 횟수를 늘려 수당을 챙기는 등의 이야기들은 당시의 '코로너'들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잘 보여준다.

무능력하고 비전문적인 그들이 사법체제에까지 입김을 불어넣었으니 범죄자의 처벌 또한 제대로 이루어졌을 리 만무할 것이다.

단 한 명이 그것도 당시 사회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여성의 힘으로 당시의 사법체제와 법의학은 지금의 과학적인 모습을 서서히 갖추게 되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그녀가 미국 사회의 지도층이었고 어마어마한 재력으로 하버드 대학을 상대로 자신의 희망이 이뤄질 때까지 몇 번이나 요구했다는 것 또한 대단한 일이었다.

학생으로는 입학조차 할 수 없었던 하버드 대학에 그녀는 법의학과의 자문 위원으로 학교 내에 개인 사무실까지 두었다.

하버드 대학의 법의학과는 그녀의 지원만으로 시작되었고 그녀의 지원하에서만 성장한 셈이다.

그녀가 임명했던 법의학교수들이 일을 그만두고 그녀의 건강은 다시 나빠지게 되면서 그녀가 이루었던 많은 것들은 더 이상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미국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에 법의학 전용 도서관까지 만들어낸 그녀로 인해 법의학과는 물른 경찰, FBI의 과학수사까지도 발전을 이루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당연하게 이루어지는 과학수사와 법의학의 기초를 만들어 억울한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줄 수 있게 되었고 또 제대로 된 범인을 잡아내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단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으로 지금의 과학수사와 법의학, 검시관 제도까지 자리를 잡게 되었다는 것은 이 책을 읽고 그녀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이야기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 - 영국 최고 법정신의학자의 26년간 현장 기록
리처드 테일러 지음, 공민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대체 왜 사람은 사람을 죽이는 것일까?

'짐승만도 못한' 이라는 말속에 짐승들은 배가 고파서 다른 생명을 잡아먹지만 성욕이니 재물에 대한 탐욕, 화가 난다고 해서 상대를 헤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재산을 이유는 살인을 하는 경우는 전체 살인율에서 현저하게 낮다는 점도 의외였다.

상대가 나와 내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는 한 사람을 죽게 만드는 행위는 살인이다.

단지 자신의 어떤 욕구 해소를 위해 누군가를 죽이는 행위를 하는 존재는 인간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살인사건을 접할 때마다 하게 된다.

저자는 영국의 '법정신의학자'로 20년째 근무 중인 정신과 의사이다.

이 책 첫 장은 성적 살인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앤서니 하디나 리 왓슨은 자신들과 큰 관련도 없는 여성들을 죽여서 시신들을 토막을 낸 엽기 살인마이다.

우리나라의 유영철이 이와 가장 흡사한 유형일 것이다.

충동적인 리 왓슨에 비해 하디는 지능이 높은 사이코패스의 전형으로 그가 이미 살인을 저질렀지만 다시 풀러났고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사건 사고에서는 낯설지 않은 이야기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정신이상 살인이든 일반적인 살인이든 피해자가 낯선 사람이 아닌 가족인 경우가 가장 많다는 사실이었다.

살인의 원인 또한 대단한 사건이 아닌 말다툼을 원인으로 살인 사건까지 일어난다고 하니 더욱 충격적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가장 접촉이 많은 상대이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살인 사건 중에 가장 안타까운 사건이라면 바로 영아 살인 사건이다.

대부분이 자신을 낳아준 부모에게 살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밝혀진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인 거 같아 억울하게 죽어간 어린 영혼들을 생각하면 먹먹함마저 느껴진다.

저자의 이모 역시 자신의 어린 딸을 죽여서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다고 한다.

두 아이를 잃은 이모는 나중에 막내딸을 얻고, 그 딸은 어른으로 자라 네 자녀의 엄마가 되었지만 결국 자살로 세상을 마감했다는 책의 끝부분에 나온다.

가족의 자살이 남은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암담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이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거 같았다.

지난달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신당역 살인사건은 스토 거가 피해자를 계획적으로 살해한 끔찍한 사건이었다.

헤어진 연인에 목숨을 잃는 여성들이 비율이 가장 높으며 전연이니 가장 위험한 상대라고 하는 사실도 괘나 충격적이다.

이 책에서도 스토커에게 살해된 여성의 이야기가 나온다.

스토커라는 단어로 뭉뚱거리지만 그들의 감정은 나르시시즘, 자기중심적, 소유욕, 집착, 질투, 보복 그리고 과도한 애정공세 또한 스토커들의 특징이라고 하니 만일 앞에 있는 사람이 이런 증세를 보인다면 하루빨리 헤어져야 하고 헤어짐의 방법 또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한다.

8부에 등장하는 테러범들은 딱히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사건들과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테러범들의 모습은 그다지 낯설지 않아서 더욱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다 아는 단체에 소속된 테러리스트에 비해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테러리스트가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저' ~살인사건' 이라고 불리지만 그 살인사건들 각각은 이렇게 다른 심리들이 작용한 결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