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모음 법정 스님 전집 6
법정(法頂) 지음 / 샘터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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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141쪽 생각해 볼 말이다.그런데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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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0-11-1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누구인가?' 나는 나다...
"나는 왜 사는가?' 생명은 소중하고 귀하기 때문에...
 
장길산 1 황석영 대하소설 1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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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그 보를 풀으시게."
갑송이가 홑청을 훌떡 벗겼으나, 신가는 맨상투를 사타구니에 처박고 고개를 들어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지금부터 네 놈을 징계하리라."
길산이 말했고, 갑송이는 벌써부터 매를 고르느라고 이 가지 저 가지를 꺾으며 부산을 떨었다. 신복동이 가까스로 용기를 내어 어둠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을 살피려 애쓰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댁들은....... 뉘시길래 나허구 무슨 웬수가 졌다고 이러는 거요?"
박대근이 누워서 그를 바라보며 나직하게 웃었다.
"우린 천한 백성이다. 일찍이 네놈들의 악행을 들었으되, 썩은 관리들의 비호로 징치할 바가 없더니 이제야 기회가 온 모양이로구나. 이제 네 죄를 말할 터이니 들어보아라. 원래 재물이란 여러 사람들 가운데서 모으는 것이니, 물건을 사거나 바꾸는 일에서 정당할 일이요. 또한 작은 이를 골고루 나누고 나머지를 모아야만 실로 하늘의 뜻에 합당한 재물이 되는 것이다. 남에게서 훔치지 않고 남에게서 빼앗지 않으며 남을 속이지 않을뿐더러 나아가서는 그것이 여럿을 위하여 쓰여짐이 가하다.-332~334쪽

무릇 장사치라는 것은 애초부터 농공(農工)의 아래로 가장 천역인데,그것은 생산이 근본이요 교역을 그를 돕는 일일 뿐이기 때문이어서 성현이 정한 바이다. 그러나 이제 시세가 재화를 중히 여기게 되어 반상(班常)을 막론하고 상업에 종사하는 일은 대수롭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재물이란 소리(小利)를 모아 대리(大利)를 이루는 것이니, 장사치는 민생의 근본이 되는 생산을 돕는 일임을 스스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너는 지방 장시를 횡행하며 가난한 백성의 산물을 위협으로 침탈하였으니 그 축재의 그릇됨이 첫째이다.-333쪽

상업이 성행하는 것은 물화(物貨)가 풍부하게 생산됨에 있고, 물화가 무성히 되는 것은 관이 깨끗하여 백성의 생활을 보호함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놈은 오히려 썩은 관리와 결탁하여 영세 행상들의 판로를 막고 혼자 저자를 독점하였으니 그 축재의 그릇됨이 둘째이다.-333쪽

하늘이 사람을 낳으매 모두가 먹고 입는 것이 마련되어 있는 법인데, 물자를 만드는 일과 물자를 쓰는 일이 형평하다면 가난한 자가 없을 것이 천하의 법도이다. 장사를 하는데 민생에 중한 물산은 그 이윤을 도모함을 너그러이 하며, 당화나 방물과 같은 사치품에 이를 넉넉히 남겨 상도의 평정함을 추구할 일인즉, 너희 여각 객주에서 폭리하는 물산이 무엇이더냐. 너 같은 간상배가 대저 물가를 비싸게 하는 장본인이다. 그러니 행상은 몇날 며칠을 돌아다녀도 그 이윤으로 먹을 길이 막연하고 자연히 교역이 침제하여지는 것이 아니냐. 폭리로써 네 혼자의 이윤만을 도모한 나머지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탐욕스런 부자는 너희 상행위에 결탁하여 더욱 재화를 늘리니 네 재물의 그릇됨이 그 셋째이다.-333~334쪽

그 뿐이더냐. 재물을 여럿 사이에서 도적질하듯 빼앗아 권세를 사고팔며 관에는 야비한 아첨으로 뇌물을 바쳐 국세를 좀먹고 관리를 타락시키며, 백성에게는 혹독하고 선행에는 침을 뱉으니 네놈 간상의 죄 무수하여 차례를 따지기도 어렵구나.
일찍이 요순시절에는 치세와 인심이 공히 순박하여 광물을 녹이고 바닷물을 쪄서 소금을 굽고, 물고기를 잡으며, 미역을 따고, 누에를 치며, 베를 짜고, 나무를 심어 과실을 거두고, 닭과 돼지를 치고, 곡식을 심고 거두는 일들이 모두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민산(民産)은 하늘의 뜻 가운데 있었다. 이제 난세에 모든 사람의 도의가 혼란하여 비록 남의 물산으로 이윤을 도모한다 할지라도, 종내에는 그 이를 도와준 백성의 것으로 되돌려주어야 마땅할 것인즉, 내 이름없는 장사치로서 백성에게 돌려줄 자산을 모으려는 뜻을 품은 지 오래더니 너 같은 자를 죽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내가 정한 대명률(大明律)도 아닌즉 곤장이나 때리고 갈 터이니 달게 맞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라."-334쪽

낮게 그리고 위압적으로 줄줄 이야기하고 난 박대근은 작대기를 네댓 개 꺾어들고 있는 갑송이에게 말했다.
"태(苔) 삼십만 치시오."
"예, 집장사령 시행하겠소."-3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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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1-11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장길산 구해놓은지가,, 어언 몇년이랴.
아직 손도 못 대고 있으니... 후애님 글 보면서 반성 중. 진짜 반성 중.

후애(厚愛) 2010-11-14 09:29   좋아요 0 | URL
저도 몇년을 사 놓고 안 읽은 책들이 많아요.
이제 조금씩 읽으려고 노력중이지요.^^
 
장길산 1 황석영 대하소설 1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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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산곶매는 나를 슬프게 한다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죽게 된 매.나부터 욕심을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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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11-1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길산을 읽기 시작하셨군요.이책 참 재미있지요^^

후애(厚愛) 2010-11-14 09:29   좋아요 0 | URL
네 두 세번 읽었는데도 여전히 재밌네요^^
 

지금으로부터 삼백년 전 선조왕때 어느 날, 남도 흘영산 기슭 마을에 도관 도복을 입고 지팡이를 손에 든 한 도사가 나타났다. 그는 이 마을의 집집을 찾아다니면서 말하기를,

"이 산중에는 한 채의 암자가 있는데, 지금은 몹시 헐어져서 볼 모양이 없소. 그래서 나는 이 암자를 다시 주축하고자 하는데, 바라는 것은 주축에 필요한 물자를 운반하고자 하니 소를 하루만 빌려주십시오."

라고 하므로 마을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곧 승낙을 하였더니, 도사는 말하기를,

"소는 내일 아침에 쓰겠으니 아침 일찍이 소죽을 실컷 먹인 뒤 앞 마당에 매어 놓아주시오."

하고는 어디로인지 사라져 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도사가 부탁하는대로 아침 일찍부터 소들을 각각 집 앞에 매어 두고, 소를 몰고 가는 것을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웬일인지 해가 서산에 다 기울어져도 도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그 매어 둔 소들이 모두 한번도 눕는 일이 없이 마치 땅위에 못 박은 듯이 꼭 서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신에는 구슬 같은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같이 하여 그날은 저물었다.


이튿날이 되자, 전날의 도사가 다시 찾아와서는 집집을 찾아다니면서,

"어제는 여러분이 소를 빌려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하고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더욱 이상하여,

"소는 조금도 쓰지 않고서 무어가 고맙습니까?"

하고 말하자 그 도사는 웃으면서,

"나는 도술로써 소 넋을 빼어서 썼던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비로소 그 도사의 괴이하고도 또한 그 작용의 신묘한 도술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후로는 그를 흘령도사라 불렀다고 한다. -출처 네이버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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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걸 찾다가 이 그림들을 보게 되었다. 

보자마자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담아봤다... 

밑에서 두번째 그림은 나의 할머니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생각이 많이 난다... 보고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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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11-1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시퍼.라는 말이 맘이 저릿하네요...저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집니다...

후애(厚愛) 2010-11-11 07:48   좋아요 0 | URL
언니와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를 평생 잊지 못할겁니다.
중풍이 아니었다면 더 오래 사셨을텐데...